글 / 박보현 (한국체육대학교 박사후과정) 


2010남아공월드컵은 첫 원정 16강 지출이라는 성과 말고도, SBS의 독점중계방송, 서울광장을 둘러싼 거리응원 논란 등, 개막전부터 축구 이외의 사회적 논쟁거리를 만들어냈다. SBS는 벤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KBS와 MBC의 법정 소송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독점중계를 강행했고, 2002년 이후 상업성에 휘말린 붉은 악마는 우여곡절 끝에 서울광장을 사수했다.

올림픽과 월드컵때마다 되풀이되는 이러한 상업성 논란은 점점 더 가열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올림픽과 월드컵의 상업적 가치가 더욱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올림픽과 월드컵은 어떻게 자신의 상업적 가치를 높였을까? 그 답으로 미디어의 역할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틀린 말이 아니다. 미디어가 동시간대에 올림픽과 월드컵을 전세계에 중계해 줌으로서 올림픽과 월드컵 후원기업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세계사장 곳곳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기업들로 하여금 올림픽과 월드컵의 공식후원사로 참가하게 만든 당근은 따로 있다. 그 당근이 바로 독점이다. 독점은 아무에게나 그 기회를 주지 않는 것으로, 선택된 기업만이 미디어를 통해 전세계 시장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올림픽 불황이 독점을 잉태하다!

70년대 이후 올림픽은 점차 대형화되었고, 개최국은 대회 운영비의 증가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 실제로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 때에는 약 3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1980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때에는 소요된 운영비의 회수가 불가능해 결국 조직위원회가 파산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렇게 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대회의 규모를 줄이는 방법이었고, 두 번째는 스폰서십의 형태로 민간 자본을 도입하는 일이었다. 전자는 올림픽의 축소, 후자는 올림픽이 지켜온 아마추어정신의 파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지만, IOC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렇게 해서 훗날 올림픽 상업화의 원년이라고 일컬어지는 LA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피터 유베로스가 위원장을 맡은 이 대회는 시민의 83%가 올림픽 개최를 반대했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한 푼의 지원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3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 종래의 상식을 뒤엎은 그야말로 마술과 같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유베로스 매직(마술)’이라고 불린 올림픽 흑자는 고액의 방송권료, 공식스폰서와 공식 로고 및 올림픽 마크 등 스포츠의 기본상품과 파생상품의 체계적 판매가 낳은 결과이다. 이후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TOP(the Olympic Partners)이라는 패키지 스폰서 시스템이다.

TOP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은 스폰서료를 지불하는 대신 올림픽 후원자로 선정되어 자사의 광고와 제품광고에 올림픽 로고와 휘장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독점은 동일업종 중 하나의 기업에게만 후원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으로, 코카콜라가 공식 후원사인 이상 경쟁업체인 펩시나 일본의 기린음료는 올림픽과 관련된 로고나 휘장을 사용한 광고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독점 시스템은 월드컵에도 적용되고 있다. FIFA는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94년 미국월드컵과 98년 프랑스월드컵을 거치면서 스폰서기업의 독점적 지위보장을 보다 강화는 방향으로 규정을 바꾸어가고 있다. 특히 경쟁기업들의 지능적인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으로 인한 분쟁과 공식후원기업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독점적 지위를 최대한 누려라!


IOC와 FIFA는 이러한 독점적 스폰서십 프로그램을 통해 넉넉한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넉넉한 재정이 올림픽과 월드컵을 유치한 국가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IOC와 IOC와 FIFA는 수익의 일부만을 대회유치 국가와 도시에 지원한다. 그리고 수입의 대부분을 자신들 조직을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그 돈의 규모와 사용처는 철저한 비밀로, 조직 내부에서도 회장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만 알고 있다.

일년에 수 천 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며 IOC와 FIFA로부터 독점적인 지위를 획득한 기업들은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 자신들에게 부여 받은 독점적 지위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로 참가한 현대자동차의 거리응원은 이를 최대한 활용한 예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붉은악마와 서울광장의 상징성으로 인해 거리응원에 대한 완전 독점은 하지 못했지만, ‘HYUNDAI FAN PARK’라는 이름으로 올림픽공원에서 거리응원을 자신들의 기획대로 주도하였다.

월드컵 거리응원 장소인 ‘HYUNDAI FAN PARK’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인원만이 놀이공원에 입장하듯이 줄을서서(좌), 자유이용권과 같은 입장권을 받아 손목에 차야 하고(중), 그리고 응원은 현대자동차 광고물로 둘러싸인 지정된 구역 안에서만 가능하다(우).


독점은 독점 기업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으나,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시장에서 독점은 규제대상이다. 그러나 올림픽과 월드컵은 이러한 독점을 발판으로 그 생명과 권력을 유지해가고 있다. 독점의 대표적 피해는 선택권의 박탈이다. SBS의 독점중계는 경기중계뿐만 아니라 월드컵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같이 차단하였다. 또한 거리응원도 독점 기업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해져 다양한 응원의 선택권도 침해 받게 되었다.

IOC나 FIFA가 독점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러한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마케팅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켜지고 있다. 어찌보면 지금이 초보적인 단계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들의 과도한 독점 마케팅이 노골화 되면 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몫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글: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몇 해 전에 김호감독과 함께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다. 나흘 동안 함께 지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유독 아프리카 선수에 대한 평가가 흥미로웠다. 6시 저녁시간에 밥을 안먹고 9시 넘어서 밥을 달라고
하는 선수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6시에는 배가 안고팠다고 대답하더라는 이야기, 유럽 팀에서 계약금 받고 다시 아프리카 정글로 가버리는 이유가 힘들게 왜 그 일을 하냐고 대답했다는 이야기, 아프리카 선수는 포기가 빠르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서 유럽팀에서는 그런 아프리카 선수를 바꾸기 위해 어린 선수를 홈스테이 시킨다는 이야기에 따스함이 아닌 비장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경기. 9시에 밥 달라고 하는 선수, 정글로 가버리는 선수, 빨리 포기하는 선수, 그런 선수만
출전했으면, 아니 유럽에서 홈스테이 해 성장한 선수가 출전하더라도 그 선수에게 빨리 포기해버려라는 주문을 걸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아르헨티나의 선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허망하게 끝나버렸다. 4:1, 한 수 아래 팀과의 경기에서 나오는 점수이다. 그렇게 굴욕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도약의 기회를 잃어버렸다. 분명 아르헨티나 경기는 세계 수준의 팀을
만나면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좋은 90분의
기회를 허둥대다 보내버렸다. 좋은 팀을 상대로 한 경기를 통해 선수는 도약한다.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물론이고 경기를 지켜본 많은 선수에게 그 경기의 영향력이 파급되는 것이 스포츠의 속성이다.

좋은 팀과의 경기, 그 좋은 팀과의 경기가 어떤 의미가 있고 좋은 팀과 경기를 성사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2010남아공 월드컵 B조라는 기회가 아니었다면 그 선수들이
모아진 팀과 경기를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메시는 대한민국
축구에 드러난 위험은 치명적이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현란한 드리블과 폭발적 드리블이라는 메시의
위험, 그 위험을 막는데 너무 많은 힘을 쏟아버렸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메시의 플레이를 위축시키기
위한 전술적 선택은 실점을 않기 위한 수단이어야 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메시 플레이의
위축 자체가 목표가 된듯했다.

메시는 대한민국 축구선수에게 드러난 위험은 치명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선물했고, 아르헨티나 팀은
대한민국 팀에 목표와 수단을 혼동하지 말라는 교훈을 남겼다.


위험 관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팀은 경쟁력을 갖춘 팀 특유의 강점이 있다. 그 강점이 경기에 투영되고 강점이
투영된 경기는 특유의 색을 낸다.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선수 전체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확보
하는 우리 대표팀의 색을 분명하게 보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전은 우리 색이 어떤 순간에도 나타나지
않아 무기력했다. 그리스 전과 아르헨티나 전은 대한민국 축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어렴풋하게나마
보여준다. 대한민국 색을 분명하게 보여주면 세계 표준으로 설수 있는 반면, 자신의 색을 분명하게
보여주지 못하면 한 수 아래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프리카의 눈물을 보았다. 언제나 가정법은 공허하지만 카이타가 발길질을 하지 않았다면 문제는
단순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 흐름 그대로였다면 무난하게 그리스를 꺾을 가능성이 높았던 나이지
리아였다. 그 카이타의 발길질 하나가 나이지리아는 물론 B조 판도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어느 팀에
2라운드에 진출할지는 B조 경기가 완전히 끝나야 알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대한민국에, 나이지리아에, 그리스에 그리고 아르헨티나 모두에게 위험한 상황이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은 모두를 성장시킬 것이다. 자연계에서 특정 환경에 가장 효율적으로 적응하여 번성을 이룬 생물종은 환경의 변화에
취약해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취약해져 도태되어 왔다. 축구 역시 그렇다는 사실을 지단이 사라진
2010 프랑스가 잘 보여준다.

아무리 철저히 대비해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발생한 위험 상황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가 대한민국 축구 유전자의 건강한 변이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하고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으려고 한다. 물리법칙으로 관성은 자리하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에도 관성이 존재한다. 심리적 관성......  대한민국이나 나이지리아 모두 2010월드컵 B조 1라운드 2차전이 힘들게 끝났다.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와 후반 한점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에 고삐를 당기다 2점을 실점하고 동력 자체가 심하게 약화되어 경기를 마쳤고, 나이지
리아 역시 앞서가다 카이타의 퇴장 이후 팀이 역전 당했고 심지어 카이타 선수가 살해 위협을 받는 지경
까지 이르렀다. 분명 두 팀 모두에게 어두움의 심리적 관성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그리고 양팀 모두에게 경기 초반 2차전의 심리적 관성이 나타날 것이다.

경기 초반 양팀 모두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질 것이다. 선취점이 중요하다. 아프리카 팀이 선취점을
얻으면 대한민국 선수는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 말고, 이
경기 잡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생각으로 뛰어야 한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은 몰입할 수 없게 하지만
잡을 수 있다는 낙관은 경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반면 대한민국이 선취점을 얻으면 더 조여야
한다. 아프리카 선수는 포기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그래서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 쉽게 포기해버린다.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이겼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盡人事而盡人事, 최선을 다해 뛰고
하늘의 명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뛰고 또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남아공,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팀이 줄줄이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대륙의
경기력 관성이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아니 대륙의 경기력 관성이 존재했으면 좋겠다. 


파부침주(破釜沈舟)

허정무감독의 출사표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역설적이지만 선수들은 살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어떤 결과가 이어지는지 선수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기기 싶은 열망이 간절할 것이다. 이제 투지와 승부욕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이다.
더반의 경기장에서는 나이지리아를 응원하는 기운이 경기장을 덮는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아프리카 여서 그렇고 더반에 나이지리아인이 많아서 더 그럴 것이다. 1998년 네덜란드 전의 5:0
패배와 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오렌지색 응원을 기억한다.

破釜沈舟, 항우는 타고 왔던 배를 부수어 침몰시키고, 솥도 깨뜨리고, 주위의 집들을 모두 불태워버리고
병사들에게는 사흘 먹을 식량을 나누어 주었다. 살기 위해 병사들은 출진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적진을 향해 돌진했다. 우리는 항우의 배, 솥, 집, 사흘 치 식량이 아닌, 출진 명령이 떨어졌을
때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병사들에 주목해야 한다. 심판의 휘슬이 울리는 동시에 선수들은 나이지리
아에 돌진해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아야 적어도 중립에 가까운
상황에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기를 반전시켜 나이지리아 선수를, 나이지리아 관중을
잠재울 수 있다.  


그리고 VISION

우리 목표는 분명 16강이었다. 하지만 16강 이후의 VISION 역시 중요하다. 16강에 천착해 16강 이후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는 듯 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002년 포르투갈과 경기를 앞두고 일본으로 건너
갔던 히딩크를 기억한다. 16강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탈리아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일본으로
간다고 했을 때 여기저기서 당황스러워 했다. 아직 1라운드 3차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2라운드
경기를 준비한다고? 하지만 그 선택은 적중했다. 그 이탈리아를 16강에서 만났다.

솥을 깨고 배를 침몰시켜도 다음 수는 생각해야 한다. 허정무 감독이나 2010대한민국 대표팀에게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 전체를 보면 2010 남아공 월드컵
역시 하나의 과정이다. 대한민국 축구가 가야할 머나먼 여정의 하나, 그 여정의 하나인 2010월드컵에
대한민국 축구 모두를 걸어버리면 머나먼 여정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어쨌거나 또 한 번의 경험을
쌓았다. 그 경험이 상처를 남기더라도 그 상처로 대한민국 축구가 건강해진다면 대한민국 축구에게는
고마운 경험이다.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글 / 김용만 (단국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SBS에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을 독점 중계하자 KBS와 MBC가 맹공을 퍼부으며 바야흐로 대한민국
에도 중계방송 전쟁에 대한 서곡이 울렸다. 형님 격인 KBS와 MBC 두 방송사에서 막내 격인 SBS에 화가
잔뜩 난 것은 올림픽 중계방송을 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 월드컵을 중계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상한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두 방송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빼앗겼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절대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친 SBS와 융단폭격을 해서라도 자존심 회복과 광고수익을 얻으려는 두 방송사 간에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에서도 스포츠를 놓고 독점중계를
하려고 방송사 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것을 보니 스포츠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 사실인가 보다.


                                              콘텐츠출처: 오픈애즈(http://www.openas.com)
                                              사전 허가 없이 콘텐츠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대한민국에 어떤 전쟁이 시작되었나?

과거 대한민국의 국제 스포츠이벤트에 대한 방송중계 협상은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로 구성된
스포츠중계권 협의체인 ‘코리아풀(Korea Pool)’에서 결정하였다. 엄밀히 말하면 담합을 통해서
중계권료를 싸게 지불하고 사이 좋게 나누어 방송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MBC가 박찬호가
맹활약할 당시 메이저리그야구를 독점 계약하여 방송 3사의 ‘합동방송시행세칙’을 어기면서 다툼이
촉발되었다. MBC가 약속을 위반하자 곧 바로 KBS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계권을 독점계약 하면서
MBC에 보복을 가해 실질적으로 방송 3사 간 ‘합동방송시행세칙’은 파기되었다. 이로써 오랜 동안
국제스포츠 중계협상 시 대한민국의 광고시장이 협소하다는 핑계로 방송 3사의 ‘코리아풀’을 통해 저렴
하게 중계권을 획득했던 구조는 깨지고 말았다. 그리고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때부터는 대한민국에
독점중계를 둘러싼 방송사 간 총성 없는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다.


왜 방송중계권 쟁탈전인가?

그렇다면 SBS는 왜 일부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독점중계를 고집하는 것이며, KBS는 법적 소송을
불사하며 SBS의 독점중계를 저지하려 하는 것일까? 합리적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들을 제시하며
여론전을 벌이며 본질을 숨기려 하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이벤트
만큼 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송사들마다 케이블과 위성 등 뉴미디어 분야에
진출하면서 이에 필요한 콘텐츠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중계권 쟁탈전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일 수밖에 없다.


독점중계권은 잘못된 것일까?

경제수준이 높은 스포츠선진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독점중계권 형태가 정착되었다. 방송사 간 치열한
물밑 쟁탈전은 있겠지만 일단 주관방송사가 결정되면 국민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시 말해서 독점중계 형태는 어쩌면 세계에서 기준으로 통용되는 규범인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의미에서의 독점중계는 대한민국처럼 하나의 방송사만이 독점적으로 중계를 하는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독점중계권이란 중계방송에 대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국 내 타 방송사에 재판매 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독점
중계권 프로그램은 외국에서는 일반화 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론에 의한
본질의 호도 때문인지 아직은 개운치 않은 면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 독점중계의 해법은 무엇인가?

이제 과거 담합형태의 중계권 협상으로 값싸게 스포츠중계권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방송사간 담합 룰인 ‘합동방송시행세칙’이 깨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대한민국의 경제적 수준
이나 국제 스포츠의 위상 정도에 비추어 볼 때 IOC나 FIFA에서 대한민국에 값싸게 중계권을 줄 리 만무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에서도 독점중계권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그 구조를 이해
하는 것이 더 이상의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각 방송사 간 갈등의 핵심은 서로 입장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월드컵을 비즈니스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비즈니스 구조 혹은 시장경제논리로 이해함이
옳을 듯싶다. 독점중계권 프로그램은 본질적으로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다른 방송사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주관방송사로부터 구매를 하여 방송중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SBS만이 월드컵 중계를 한다 하더라도 축구를 좋아하는 시청자는 SBS를 보면
되고 축구를 싫어하는 시청자는 다른 채널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SBS 방송사가 싫기 때문에 다른
방송사에 방송중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은 국제스포츠계의 독점중계권 프로그램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스포츠 비즈니스 차원에서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SBS로부터 KBS와 MBC가 중계권을 구매하여 중계도록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옳은 것이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위험천만하게
독점중계권 계약을 한 것은 SBS의 사업적 성과이다. KBS와 MBC가 SBS의 노력을 인정하고 남은
2012런던올림픽과 2014브라질월드컵 중계권 협상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이상적인 해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글 / 지인영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이제 드디어 세계인의 축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되었습니다.
축구 경기를 보러가는 Dave와 Susan의 다음 대화를 듣고 관련된 표현들을 살펴보기로 하지요. 

<A >
Dave: I have tickets to the soccer match on Friday night. Would you like to go?
Susan: Thanks. I'd love to. What time does it start?
Dave: At 8:00.
Susan: That sounds great. So, do you want to have dinner at 6:00?
Dave: Uh, I'd like to, but I have to work late.
Susan: Oh, that's OK. Let's just meet at the stadium before the match, around 7:30
Dave: OK. Let's meet at the gate.
Susan: That sounds fine. See you there.

<B. Dave and Susan at the soccer match / Which team does each person like?>
Dave: [crowd cheering] Yes!  That's another goal for the Ducks! That's the Ducks 3, the Frogs 0.
Susan: You really are a Ducks fan, Dave.
Dave: I know. They're my favorite team.
Susan: They're OK, but I like the Frogs a lot better, especially Mario Sanchez.
Dave: He is very talented. It's too bad he's not playing today.
                             
                                                        (출처: Interchange 1(Cambridge University Press))



Dave는 Susan을 초대해 축구경기를 보러 갔는데요, 결국 Dave가 응원하는 Ducks(오리)팀이 이기고,
Susan이 응원하는 Frogs(개구리)팀이 패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Susan이 좋아하는 Mario Sanchez가
오늘 경기에 나오지 않아 아쉬워하고 있네요. 위 대화에서 사용된 몇 가지 표현을 살펴보기로 하지요.


                                             콘텐츠출처 : 오픈애즈(http://www.openas.com)
                                             사전 허가 없이 콘텐츠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1. 초청하기; Would you like~

 
Dave가 Susan을 축구 경기에 초청할 때 Would you like~ 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특별한 행사에 초대하거나 상대방의 의향을 물어볼 때 흔히 사용하는 Would you like~를 다음과 같은
표현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Would you like to go to a basketball game on Sunday at Jamsil Stadium? 
일요일에 잠실 경기장에서 하는 농구 경기를 보러 가시겠어요? 
 
또한 음악 콘서트나 운동경기의 표가 있다고 할 때 ticket to (the soccer match/ the pop concert)를
쓸 수 있습니다.

I have tickets to the Rain Concert this Saturday, would you like to go? 
이번 토요일 비 콘서트가 있는데 같이 가실래요?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흔히 Yes, I'd like to. 하거나 위의 대답처럼 더 강력하게 I'd love to. 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혹시 못 갈 경우에도 I'd like to, but I have something to do.와 같이 가고 싶긴 하지만 사정이
있다는 표현으로 완곡하게 거절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 스코어 표현하기; 3:0

Part B에서는 Ducks팀과 Frogs팀이 3대 0인 상황입니다. 이때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위 대화에서는 그냥 That's the Ducks 3, the Frogs 0.라고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나타냅니다.

 The score is 3(three) to 0(zero) in favor of the Ducks. 
 3 대 0으로 Ducks가 이기고 있습니다.

숫자 0는 nothing으로 읽을 수도 있어서 three to nothing 이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흔히 ‘3대 0’ 의
‘대’를 Vs.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은데 Vs. 혹은 vs.는 versus의 약자로서 경기를 벌이는 상대팀들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가령 ‘한국 대 일본’ 경기라고 할 때 Korea versus(vs.) Japan 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월드컵이 끝나가는 6월 말쯤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It is Korea versus Italy in the World-cup final.
결승전은 한국 대 이탈리아의 경기입니다.


3. 또 하나, 하나 더; another
 
Dave는 Part B에서 Yes! That's another goal for the Ducks! 라고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Dave의 이
외침만으로도 우리는 Ducks 팀이 이전에 얻은 골이 있었다는 것을, 즉 적어도 0점은 아니었으며, 지금
넣은 골은 추가골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왜냐하면, another 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nother는 기존에 이미 하나 이상을 전제하고 ‘또 다른 하나’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위에서 Would you like~ 는 초대뿐 아니라 상대방의 의향을 물을 때도 쓰인다고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Would you like another cup of coffee?  라고 묻는다면 상대방이 이미 커피 한잔 혹은 그 이상을 마신 상황에서 ‘한잔 더 드실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경우입니다.

Would you like another cup of coffee?
커피 한잔 더 드시겠어요?
 
이번에 2010 남아공 월드컵 특수상품으로 2002년, 2006년 때보다도 더 다양하고 멋진 붉은 악마 티셔츠가 나와 있습니다. 한 가지 디자인을 보고 또 다른 디자인을 보여달라고 할 때 Could you show me another style?이라고 물어볼 수도 있겠죠? 만일 다른 것 하나가 아니라 다른 것들 좀 보여달라고 할 때는 another가 아니라 others를 사용합니다.
   
Could you show me another style?
다른 스타일 하나만 더 보여주세요.
Could you show me others?
다른 것들도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2010 월드컵에서 Another goal for Korea!, Another goal for Korea! 라는 함성이 울려 퍼지기를
기대합니다.

  
       GO KOREA!!  GO KOREA!!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글 / 윤영길(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그렇게 기다리던 4년이 또 여지없이 이렇게 오고야 말았다. 4년 전 지단의 박치기로 그렇게 허무하게
끝내버리더니 모두를 기다리게 하고 다시 남아공에 모여들었다. 4년 전 그 선수들도 있고 젊고 새로운
선수도 있다. 메시나 호날두, 파브레가스처럼 풋내기로 겨우 2006 월드컵팀에 합류해있던 선수들이
그 4년 동안 변태(變態, metamorphosis)를 거쳐 세계 축구의 중심선수가 되어 있다. 짧아 보이는 4년은
이렇게 많은 변화를 세계 축구계에 남겨놓았다. 우리의 이청용과 기성용, 이승렬이 변태한 것처럼......
대~한민국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사진출처: 한국축구협회

만들어진 팀

1986년 박창선의 골로 시작해 2006년 원정 첫승, 그렇게 대~한민국은 월드컵에 연속적으로 출전해
흔적을 남겨왔다. 물론 대부분의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했고 마치 남의 잔치에 잠깐 구경 온 것처럼
승패보다는 득점을 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해오곤 했다. 그렇게 1986년부터 매번 월드컵에 무의미
하게 다녀온 것 같지만 월드컵에 다녀오면서 대~한민국은 잠재적 학습을 통해 시나브로 세계 축구의
표준에 대~한민국을 접근시켜왔다.

대~한민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을 경험하면서 세계표준의 전술과 더불어 심리적 적응성을 축구선수의 유전자에 각인시켰다. 특히,
2002년과 2006년 양 대회에서 선수들이 얻은 세계 축구에 대한 자신감은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선수 모두의 집단 무의식에 각인되어 이제는 월드컵에서 정상적인 자기
플레이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팀에는 얼마 전까지 나타나던 후반 중반 이후의 급격한 체력 저하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후반 중반 이후 조커를 투입하는 전술운용이 정착되었고, 유럽팀 선수를 만나도 주눅 들지 않고,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포츠과학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등의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변화 중 “심리적으로 만들어진 팀”이라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특징은 이전의 대표팀과 구분되는
확연한 기준이다.


G 세대 “양박쌍용”

박지성과 박주영, 이청용과 기성용을 축구팬들은 양박쌍용으로 부른다. 척박한 땅에서 양박쌍용이
어떻게 자라났을까?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가 보자. 박지성이라는 무명의 선수를 2002대표팀에 발탁
했을 때 박지성에 대한 평가는 “왜 육상선수를 뽑았냐”는 비아냥이 있었다. 그 박지성은 2002년
포르투갈전을 거치며 심리적인 도약을 경험한다. 우리의 뇌리에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는 포르투갈전
그 골이 양박쌍용의 심리적 출발점이었다. 그 골은 박지성에게 경기장에서 어떤 상대를 만나도
여유를 선물했고 그 여유는 에레디비지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성장하는 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박지성
에게 대한민국 축구선수의 유전자에 각인되어온 세계축구에 대한 두려움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변이는 공명을 일으켜 다른 축구선수의 유전자와 경기장에서의 행태에 변화를 일으켰다.

박지성을 위시한 다른 선수들의 변이는 새롭게 축구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에게 유럽의 메이저 리그도
해볼만하다는 대리 경험을 통한 자신감 형성의 단초를 제공했고, 박지성의 성장에 고무된 어린 선수
들은 어렵지 않게 유럽리그를 꿈꿀 수 있었다. 한편 박주영에게 월드컵은 아릅답지 못한 기억이다.
2006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너무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그 무기력의 트라우마를 박주영은 2년
남짓 앓았다. 그렇게 심리적 좌절을 겪으면서 박주영은 성장했고 다시 팀의 주축으로 대~한민국에
섰다. 이 월드컵은 박주영의 축구 인생에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자신의 플레이를 한다면 다시
도약을 일으키겠지만 혹 지난 스위스전의 트라우마가 덧난다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청용, 기성용은 지금까지의 축구선수와는 다른 경로로 선수생활을 해오고 있다. 그래서 자유롭다.
대~한민국 축구선수에게 부족하다고 지적되었던 창의적 플레이, 생각하는 플레이의 답을 가진 선수들
이다. 중학교 때 이미 FC서울에서 훈련을 시작해 학원축구의 평준화된 훈련을 받은 선수와는 다르게
다른 축구를 보고 자랐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격려해주는 분위기에서 운동을 해왔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경기장에서 실현하는데 거침이 없다. 그리고 어떤 대~한민국 선수보다 볼 컨트롤이
좋다. 이렇게 유럽리그라는 개인적 목표와 박지성이라는 성공 사례, 개인의 역량이 어우러져 기술적,
전술적, 심리적 도약을 일으킨 진화된 선수가 성장하게 되었다. 이 도약의 발판에는 박지성의
포르투갈전 골이 있었고, 그 골의 영향은 수비를 완전히 읽고 상황을 점령해 만들어낸 이청용의
프리미어 리그 데뷔골에서 확인된다. 대~한민국 팀의 2010월드컵 최대의 수혜선수는 월드컵 경험만
추가하면 선수로 성장할 조건을 대부분 충족시키게 될 이청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감독 허정무

2010월드컵의 보이지 않는 최대의 실험은 감독 허정무이다. 2002년 히딩크, 2006년 아드보카드에 이어
도약이 일어난 대~한민국 팀의 최초의 내국인 감독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2006월드컵 후 다음 월드컵
감독은 국내 지도자 중에 누군가를 선택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축구의 시설
인프라, 선수의 역량 등 축구 도약을 위한 제반 여건이 개선을 넘어 도약에 이르렀는데, 지도자
영역만이 오히려 정체되어 있는 현실적 제약이 너무도 크게 다가왔다. 결국 대~한민국 축구가 변화
하기 위해서는 팀이 변해야 하고, 팀이 변하기 위해서는 선수가 변해야하고 선수가 변하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변해야 한다. 결국 경기력 향상 생태계의 출발점이 지도자이기 때문에 지도자가 변하지 않고
변화를 기대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또한 월드컵의 승리나 성적의 결실 역시 대~한민국
 선수는 경험했지만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경험하지 못해 선수나 지도자의 괴리가 커져가는 치명적
문제로 작용한다.

허정무의 도전은 보이지 않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허정무의 성공은 대~한민국 지도자의 지도력
자신감을 향상시켜 주기에 의미가 크다. 또한 허정무의 도전 자체가 대~한민국 지도자의 상실감을
보상해주는 커다란 동인이 될 것이다. 2010 허정무의 경험은 대~한민국 지도자에게 지도자 스스로를
돌아보는 또 한 번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고, 이 계기는 방향만 적절하다면 대~한민국 축구 도약의
촉매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2010 허정무의 도전을 맹목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맹목의 진화와 퇴화

대~한민국 허정무에 대한 맹목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허정무이기 때문에 맹목이 아니라 내국인
지도자이기 때문에 맹목이다. 내국인 지도자에 대한 지지는 편협한 국수주의라는 목적이 아니라
축구를 도약시키기 위한 대~한민국 지도자 변화의 수단이다. 붉은 악마를 기억한다. 맹목적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추종하던 그 붉은 악마에게 이제 맹목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기업에 점령당한
응원 공간을 서울시청에서 코엑스로 옮기기도 하고 기업이나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맹목이
진화해 합리적 판단과 결정을 하곤 한다.

 
2002년 4강의 기억이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대한민국 국민의 대~한민국 팀에 대한 기대수준은
4강에 맞추어져 있다. 그래서 16강 정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만도
대~한민국이 속한 조의 다른 세 팀의 FIFA 랭킹을 모두 더해도 대~한민국 랭킹보다는 작은 수가 되는
현실에서 세계 축구의 벽을 실감한다. 목표를 높게 잡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목표는
실패의 반복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무력감을 형성해 목표 자체를 버리게 한다.

2010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 정말 좋은 성과이고 혹시나 8강, 4강에 진출한다면 엄청난 성과이다.
붉은악마를 자처하면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 16강을 당연시 여기는 누군가가 있다면 현실과
가능성을 분명하게 인식시켜 주자.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 중기목표는 16강! 또 배울 수 있는 기회
가 2010년 대~한민국 축구에 주어졌다. 월드컵 성과보다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차분하게 읽어보자.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


* 이 글에 대한 내용은 6월 11일 SBS 뉴스 '월드컵의 과학'에 소개되었습니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757421


                                                                                   김영관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연구교수)


드디어 온 세계가 기대하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월드컵 시작 전에 하나의 화두는
새로운 공인구인 "자블라니(Jabulani)"이다. 공교롭게도 우리말의 "잡을려니"와 발음이 비슷하여 더욱
재미있다. 아디다스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2년여 작업을 거쳐 탄생한 자블라니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롭게 개발된 미세 특수 돌기의 공 표면과 3D 곡선 형태의 가죽 조각 8개를 붙여 제작, 이전 볼 보다
더욱 완벽한 구에 가깝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자블라니의 표면에는 특수 돌기가 전체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골키퍼가 잡을 때 미끄러짐 현상을 방지하고 발과 공 사이의 환상적인 그립감을 제공하며, 공기
역학을 이용해 공이 날아가는 괘적의 안정성을 높여 선수들이 어떤 날씨와 환경 속에서도 공을 완벽
하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제작진은 주장하였다. 하지만, 자블라니를 사용해 본 선수들의
처음 실제 반응은 신랄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은 "처음 사용할 때부터 공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브라질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도는 "공의 궤적이 마음대로 바뀐다. 예측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수문장 이운재도 지난 1월 남아공 전지훈련 당시 "낙하지점을 정확히 포착
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브라질의 공격수 루이스 파비아누는 "특이한 공이다. 볼의
궤적이 갑자기 바뀐다.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고, 이탈리아의 공격수 지암파올로
파찌니 역시 "공을 컨트롤하기 매우 어렵다. 헤딩을 하려고 점프를 하면 공이 엉뚱한 곳에 가 있다"며
예측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왜 그렇까? 왜 특히한 공일까? 필자의 예전 전공지식(항공우주공학)을 살려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우선, 자블라니 이전에 특수 돌기를 채택한 공은 2008년의 유로패스 공인구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2008년 이전 공들은 표면이 매끈하였으며 가죽조각이 만나는 부분에서만 연결부에 의해 매끈하지
못했다. 이번 자블라니의 경우 다양한 크기(작은 것, 큰것)와 다양한 방향(원형, 교차형)으로 특수
돌기(bumps)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는 공기역학적 현상을 유발한다. 이와 유사한 특수
돌기는 비행기 날개 표면에서도 가끔 이용이 되었다.

첫째, 결론적으로 작은 돌기는 공기저항을 줄인다. 이는 공기역학적 역설(paradox)로도 알려져 있다.
층류는 공기저항이 적고, 난류는 발생하면 공기저항이 커지기 때문에(형상저항의 영향) 매끄러운
표면이 공기저항을 줄인다고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매끄럽지 않고 작은 높이의 돌기가
공기저항을 줄인다는 역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이유는 돌기를 지나면서 생기는 작은 와류
(small eddy flow)의 현상 때문이다(그림 참조). 작은 와류가 발생하면 소용돌이 내부의 압력이 낮아
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압력이 높은 윗층 공기가 표면으로 흡착이 더 잘 된다. 반면 매끈한 표면인
경우, 공기의 점성(viscosity) 때문에 공의 표면을 지나면서 상층공기와 하층공기의 상대속도차가
점점 커져 결국 공기가 일찍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 난류를 형성한다. 따라서, 작은 특수 돌기 때문에
공기저항은 더 작고 더 멀리 더 빠르게 공이 날아가게 된다. 이는 야구공의 실밥이 매끈한 공 표면
위에 돌기로 작용하는 원리와 일치한다. 단 일정한 방향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형성된 자블라니
돌기와 표면의 홈(groove) 때문에 선수들이 애를 먹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예측 가능한 공의 안정성은 공의 회전수와 관계된다. 이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무회전킥과도
매우 관련이 있다. 호나우도의 무회전 킥이 위력적인 것은 속도가 빠른 것도 원인이지만, 낙구지점
예측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중에 날아가는 물체 괘적의 안정성(stability)를 높이기 위해 강제
회전을 시킨다. 그래서, 총알이 총구에서부터 회전을 하면서 날아가는 것이고, 육상에서의 투창, 미식
축구공의 던지기 등에서 강한 스파이럴 회전을 주어 공기저항에 의해 쉽게 괘적이 바뀌지 않고 예측
가능하도록 한다. 하지만, 최근의 무회전킥은 역설적으로 회전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 괘적의 불안정성이 매우 증가하여 춤을 추듯 예측한 방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은 하지 못했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분명 자블라니는 기존 공의 회전수보다 같은 조건에서
적게 회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남아공의 공용어 중 하나인 줄루어로 '축하하다'(celebrate)는 뜻을 담고 있는 자블라니가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어느 나라에게 축하해 줄지 무척 궁금하다. 이왕이면 대한민국의 축구팀을 축하해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안겨주길 바란다.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3

  • 무회전킥에 능한 축구 마법사들의 슈팅이 기대되는 이유가 자블리니입니다.
    더불어 패스와 드리블에도 애를 먹으면 슈팅이 정확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기도 합니다.

  • 잡을까말까 2010.06.15 11:55 신고

    전신수영복이 수영 경기력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처럼, 스포츠용품의 과학화가 무시못할 경쟁력이 된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자블라니 축구공은 제작사의 의도와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기존에 공에 익숙해져서, 다루기 힘들다고 하는지는 몰라도 자블라니는 오히려 경기력을 방해하는 것 같네요. 실제 경기력을 유지하지는 못할망정 떨어뜨리는 이번 공은 실패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 자블라니 2010.06.28 14:20 신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자블라니에 대해서 학교 시험에 나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 / 김동선 (경기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월드컵사상 최초 남북한이 동시에 본선무대를 밟게 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한국은 가장 먼저 7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었고, 북한도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8강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킨 적이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북한의 본선진출이 더 반가운 것은 남북관계에 활로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 때문이었다.
지난해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훈풍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많은 사람의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당시는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유모씨가 억류되었고(8월 13일 137일 만에 석방되었지만),
북핵문제와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Weapons of Mass Destruction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참여 등으로 경색되어 있던 때에 남북한이 월드컵에
동반 진출한 것은 국내외 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정부도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사업인 남북교류협력기금 35억 여원을 지원하기로
지난 8월 3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8월 25일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미뤄왔던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의 회의를 다음 주 중에 열기로 했다면서 10여개의
대북 지원 단체의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남북한 관계와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1991년 제 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구성,
1999년 통일농구대회와 남북노동자축구대회,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한 동시입장,
2002년 남북통일축구대회, 유럽-코리아재단이 주최한 남북통일축구대회, 부산아시안게임
남북한 공동응원 등이 있었고, 그리고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한 공동입장 등 다양한 형태의 스포츠교류를 통해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타개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남북한 공동입장의 전통이 깨진 뒤,
서울과 평양으로 예정된 월드컵 예선 두 경기가 남북관계 경색의 여파 때문에
경기장소를 제3국으로 옮기는 파행이 일어나기도 했다. 스포츠경기 개최지에
정치가 개입된 현실이 한탄스럽기만 했다.

남북한 스포츠교류를 둘러 싼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은 한국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북한의 체육정책과 남북관계가 종속변수라고 보면 미래의 남북관계 변화를
유도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일부분으로서의 스포츠교류 정책을 독립변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종속변수가 불변인데 반하여 독립변수가 가변적이라는 점에
대해 정부와 국민 양자가 인식을 같이하는가에 달려있다.

남북한 스포츠교류 증대가 통일 기반 조성에 도움을 주는 것이 확실하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스포츠교류의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체육계의 노력, 그리고 북한 당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정부가 남북한 스포츠교류를 중점 지원해야 하는 것은 접촉의 규모와 내용면에서
다른 어느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보다도 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즉, 영상물을 통한
교류와 함께 스포츠교류는 대다수 국민들이 즐거운 심정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된다.
이처럼 남북한 스포츠 선수 및 관중들이 양국 주민들의 접촉 확대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때 우리 체육계가 민족통일 과정에서 중차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된다.

이제 우리는 남북한이 나란히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만큼 월드컵 무대를
공동응원 등을 통해 좋은 성적을 올려 궁극적으로는 화해와 평화의 기반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모쪼록 대결로 치닫는 남북한 정부 당국자들도 스포츠 선수들의
정신을 본받아 상생과 번영의 길로 정책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 남북 관계에
있어 화해의 물꼬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