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서영 (용인초당중 교사)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학교폭력, 왕따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것은 한 학생의 자살이 일으킨 파문 때문입니다.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자신의 생을 마감한 그 학생! 무엇이 이 학생을 자살로 이끌었을까요?

단지 친구들의 괴롭힘만이 그 원인일까요? 그 외에도 저는 교사-학생과의 소통부재와 부모의 무관심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건 이후에 학교에 폭력 전담 경찰관이 배치되었고 학교폭력 실태조사 및 국가와 학교 차원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학생-교사-학부모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학교 폭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실제로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2013년에 처음으로 생활인권부장을 맡은 초짜로서 이러한 현상은 무척 다행스러웠습니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인식 변화와 발 빠른 대처로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대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쉽게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점이 확대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사안이 해결이 되지 않고 확대되는 이유

학교폭력 해결을 방해하는 요인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학부모의 인식 변화를 그 원인으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예전의 학부모는 학교폭력을 성장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가해․피해 모두 ‘우리 아이’라는 인식이 비교적 강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학부모들은 ‘어찌 감히 귀한 내 자식에게....’라고 감정적으로 대처하느라 합리적인 해결점을 모색하기 위한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물론, 부모들의 이러한 비합리적인 태도의 근간에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려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부모가 개입이 되지 않고 학교 폭력 당사자끼리 해결하면 쉽게 풀릴 수 있는 사안에 부모들이 개입하고 그들의 감정사움이 더해지면서 민사상, 형사상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체육교사면서 생활인권부장인 저는 학생-교사-학부모가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심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음으로써 서로의 입장이 다르지 않음을 인식하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학교 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스포츠와 함께하는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학생-교사-학부모 동행 프로그램 고안

학교 현장은 학교 예산의 범주 안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예산은 한정적입니다. 생활인권부장을 맡아 경험이 부족한 데다 편성된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학교 정상화를 이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고민한 끝에『스포츠와 함께하는 아버지 학교』라는 프로그램을 고안해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학교 체육물품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비용일 뿐 아니라, 자녀 교육에 뒷짐을 지고 있는 아버지들을 자녀 교육의 적극적인 조력자로 끌어내 자녀와 관계 개선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 비해 자식들에 대한 애정 표현이 부족해서 어머니들에게 교육을 일임하고 뒤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무관심한 아빠, 엄격한 아빠의 모습을 지닌 아버지께서 학교 폭력 사안 발생 시 개입하면 특이하게도 문제해결이 점점 어려워지는 경향이 발생했습니다. 그 동안 자식의 교육문제에 무관심했던 자책감과 보상심리가 문제해결을 방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들이 자신의 자녀를 이해하고 학교와 교사의 입장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운영이 시급함을 절감했습니다.

 

 

스포츠와 함께하는 아버지 학교 운영

2013년 7월과 10월 토요일 오후 2차례, 『스포츠와 함께하는 아버지 학교』를 학교 운동장과 강당에서 실시하였습니다. 먼저 16팀의 신청서를 받아 2조로 나누어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였습니다. 운영의 목적은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 스포츠 활동을 함으로써 대화,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여 아버지들이 자녀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하며 친구들의 아버지를 만나 바른 인성교육, 가정교육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학교폭력 멈춰! 교사 동아리 『수호천사 사랑 나눔단』 회원 15명이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버지와 교사, 교사와 학생이 스포츠를 통해 함께 호흡하고 소통함으로써 서로에 대해 신뢰와 이해를 쌓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와 함께하는 아버지 학교』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는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웃고 즐기며 놀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어서 좋았고 아빠와 더욱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고 다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남학생)

 

이런 뜻 깊은 행사에 같이 참여해 주신 초당중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토요일 오후라 휴일임에도 많은 샘들께서 함께 참여하고 추억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진짜 감동이었다. 체육교사가 꿈인 나도 언젠가는 이런 행사를 주최하고 참여해 가는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남학생)

 

아들과 함께 이런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이런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기 때문에 초당중 선생님들께 더욱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아버지)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알지만 바빠서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많이 아쉬웠는데,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 주신 초당중 교장, 교감,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아버지)

 

 

『스포츠와 함께하는 아버지 학교』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참여한 인원은 적지만 그들이 학교에 느낀 신뢰도가 적지 않으므로 그 파급효과는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미흡한 점이 있다면 ‘스포츠’와 ‘아버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참여 학생의 대부분이 남학생이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여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어머니 학교’, ‘가족 캠프’ 등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활동자료>

순서 

 1차 아버지학교(강당)

2차 아버지학교(운동장) 

 1

 개회식

개회식 

 2

 보디가드 피구

발야구

 3

 족구

협동 배구 

 4

 농구

 짝 축구

 5

 단체줄넘기(8자마라톤)

긴줄 파도타기 (5판3승)

 6

 짝축구

 족구

 7

 물풍선 놀이

 이어달리기

 8

 마무리 및 폐회식

 마무리 및 폐회식

 

 

<활동사진>

 

(1차 아버지학교)

 

 

(2차 아버지학교)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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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이태구 2014.02.19 21:24 신고

    너무 좋은 아이디어인데,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존경합니다^^

  • 김서영 2014.02.20 17:33 신고

    저한테 스포츠와 함께하는 아버지 학교는 치유의 프로그램으로 기억됩니다.
    학교폭력사안으로 학부모님들에게 받았던 상처를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면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며 한분 한분께 위로와 격려를 받았거든요.
    정말 괜찮은 프로그램이고, 예산도 저렴하게 들어서 한번 해보시면 좋을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