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윤동일 (국방부)

 

 

가. 고대 올림픽 종목들(종합)
지난 연재까지 8회에 걸쳐 현대 스포츠의 원형인 고대 올림픽에 거행된 종목들을 달리기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해 군사적 관점(고대 올림픽 종목의 전투성)에서 각 종목별 특성을 소개했다. 시기별로 개관해 보면 아래 표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호머의 일리아드에 등장하는 기원전 776년, 트로이 전쟁에 참가했다가 전사한 아킬레우스의 친구이자 친척이었던 파트로클레의 장례식에서 행해진 경기들을 시초로 올림픽이 거행된 초기엔 주로 달리기 종목(단거리 스타디온 이후, 중거리 디아울로스<BC724년>, 장거리 돌리코스<BC720년>)만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말기에 이르러 단거리 달리기 이외에 이미 대중화되어 인기를 누렸던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그리고 레슬링의 다섯 종목을 혼성 편성하여 전장에서 전사들에게 긴요했던 전투기술을 겨누는 5종경기(BC708년)이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600년대에 들어서며 좀 더 다양한 종목들이 등장했는데 레슬링과 권투(BC688년) 그리고 이 둘을 합친 판크라티온(BC648년)과 같은 격투경기와 말과 함께 하는 경기(네 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경기<BC680년>와 경마<BC648년>)가 거행되었으며 후기에는 소년들이 참가하는 경기들이(5종경기<BC638년>, 스타디온·레슬링<BC632년>, 권투<BC616년>) 가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오늘날 전해지는 고대 올림픽 경기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후 추가된 종목으로 갑주·방패·창·무릎보호대 등 전투복장을 그대로 착용한 채로 달리는 무장달리기(BC520년)와 두 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경기(BC480년)가 있었다. 고대 올림픽 종목들은 전장에서 적 보다 빨리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유리한 지형을 확보해 성을 공략하고, 대적한 상대를 무찌르는데 필요한 핵심 전투기술에 규칙성을 가미하여 평시에 서로 견주어 봄으로써 전쟁준비 태세 점검하기 위한 종목들이었다.

따라서 경기 자체의 재미나 즐거움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전쟁의 연장선에서 오로지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agon’)‘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물론 신을 섬기는 종교제전이었기에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빨리, 멀리 그리고 가장 강한(Citius, Altius, Fortius)‘ 자만을 가렸다. 5종경기의 경기방식에서 알 수 있듯이 종목별 순위나 개별종목의 우승은 무의미하며 오로지 종합 승자만을 가렸다. 기록에 의하면 네로 황제 역시 당시 거행된 모든 종목을 석권하며 올림픽의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경향은 5종경기가 다른 종목으로 분기될 때가지 지속되었다.

 

 

<표-1> 고대 올림픽 종목들(개최년도;개최대회)

※ ’12.12.20 연재(달리기)하며 언급한‘계주’는 정식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엔 포함하지 않았다.

 

 

나. 군사적 관점에서 본 스포츠
오늘날의 스포츠(sports)는 어원상 ‘흥겹게 놀다(disport)’를 의미하는 고대 영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통상 흥겹게 노는 행위(to enjoy)를 통해 부정적인 마음을 없애고, 인간성을 완성하며 사회성을 증진하는 활동으로 인식되어진다. 때문에 생존을 위해 적과 생사를 다투는(to survive) 전쟁과는 본질적으로 상반되는 영역으로 간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직관적으로 이미 앞서 소개했던 달리기를 비롯한 고대 종목들이 시작된 배경과 유래도 남다르고, 부르는 이름은 같지만 경기방식은 오늘날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혀 다른 하나의 공통점을 지향한다는 것을 쉽게 눈치 챘을 것이다. 이는 ‘국가의 생존을 위해 힘이 중요’했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전혀 무관하지 않고, 고대의 근육전쟁으로부터 첨단의 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현대전쟁에 이르기까지 “비유와 흉내는 가능하겠지만 전쟁에 견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개인적인 고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와 전쟁의 본질에 기인하여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평시에 전쟁 준비태세를 점검하고, 유사시 필요한 전투능력과 기술을 구비하기 위해 스포츠를 전시 상황을 상정한 군사훈련으로 채택해 활용했었다.

 

여기서는 이미 소개했던 고대 스포츠 종목들의 특성들을 반대로 군사의 관점에서 구분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전시에 필요한 핵심 전투기술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의 전투(기술) 유형에 해당되는 스포츠 종목들을 연계하여 언급하려 한다. 전장에서 요구되는 전투능력과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유형은 먼저 개인과 집단에 필요한 전투기술로 구분하고, 고대 전쟁의 전개순서에 따라 다섯 유형으로 구분했다.

 

즉, 대치한 두 군대가 결전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이격된 거리를 좁혀 접촉을 유지(1)해야 하고, 서로의 전투능력과 기술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편제 화기의 사거리 내에서 적을 약화(2)시켜야 근접전투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데 특히 약한 일방(一方)이 견고한 성(城)을 쌓고 방어하는 경우에는 최대한의 피해를 강요하는 치열한 공방전투(3)가 불가피하며 최후의 방어선으로써 성이 무너지면 마지막까지 생존한 쌍방의 군사들에 의한 백병전(白兵戰, Dog fighting,4)으로 최종 승부를 결정했다.

이를 쉽게 개념적(별도의 군사용어가 있으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정의한 용어를 사용하였음.)으로 정리하면 <1>접적전진(接敵前進, 적과 접촉을 위해 적 방향으로 실시하는 이동), <2>원거리·공성전투(원거리전투와 공성전투는 적과 접촉한 후, 직접적인 교전 이전 단계에 벌어지는 전투), <3>근접전투(적과의 직접적인 교전이 이루어지는 단계로 무기를 들고 또는 무기 없이 하는 백병전투를 포함한다.)로 구분하되, 여기에 적과 접촉을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불의의 기습으로 적과 조우(遭遇)하게 될 경우, 전장이동에서 근접전투로 태세를 변환해야 하는 경우처럼 둘 이상의 전투기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한<4> 종합전투기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4개의 유형은 개인 차원의 전투기술이라면 실전에선 <5>집단의 조직적인 전투기술도 필요한데 이것까지 고려하면 아래 표(표-2)에 제시한 바와 같이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구분

개인

조직

전투국면

개전접적전진

초기전투

최종전투

전 단계

전 단계

전투기술

<1>전장이동기술

<2>원거리·공성전투기술

<3>근접전투기술

<4>개인종합기술

<5>조직전투기술

비고

달리기또는교통 수단(,,스키)에 탑승이동

직사/곡사회기에

의한사거리전투

(,,)

자연/인공장애물

극복(凹凸또는 해자,성벽)

맨손의격술이나 ·등을활용 하는무술

전사/전령자격 평가,특정 상황 대처(<1>+<3>)

조직의전투수행

능력과 기술

<표-2> 전투의 진행국면별 요구되는 전투기술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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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동일 (국방부)

 

 

 

가. 원반던지기(Discus)

 

25미터의 원형의 구역 내에서 몸의 회전을 통한 원심력을 이용해 가장 멀리 던진 거리로 순위를 겨루는 경기 * 남자용 : 지름 219221mm, 무게 2kg이상 * 여자용 : 지름 180182mm, 무게 1kg이상

 

원반은 창던지기와 함께 가장 오랜 육상의 투척경기인데 그 유래는 매우 흥미롭다. 혹자는 사냥감을 잡기 위해 돌멩이 등을 던졌던 사냥행위에서 비롯하여 전쟁에서 대적한 적을 살상하기 위해 특병한 투사체(missile)를 던진 행위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그러나 이는 원반(Discus)의 생김새와 투척방법을 생각해 보면 그리 충분한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투척경기에 사용되는 공(球)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남자용 원반의 경우 직경은 22cm나 되고, 무게도 2kg 이상으로 공에 비해 훨씬 크고, 무거운데다 구조적으로도 둥글고, 납작하게 생겨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반적인 던지기 방법으로는 원반을 멀리 보낼 수 없다. 따라서 공기의 저항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 투척방법이 관건이 된다. 게다가 바람이 원반에 미치는 영향은 특정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완전히 반대로 작용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적당한 맞바람은 오히려 원반의 비행에 양력(揚力, 비행체에 작용하는 공기저항이 비행체를 위로 밀어 올리는 힘)으로 작용해 비거리(飛距離)를 증가(초속 10미터의 바람은 비거리를 약 5미터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시켜주고, 뒤에서 부는 바람은 오히려 비거리를 감소(8%)시키기 때문에 투척 자세나 방법, 기술 등에 민감한 종목이라 할 수 있다. 원반의 생김새만 보면 고대 전사들을 보호하는 방호장비인 ‘방패’와 닮았다.

 

여기서 잠깐 방패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일반적으로 초기의 방패는 가슴이하의 신체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초기의 방패는 몸길이 정도의 크기에 워낙 무거웠기 때문에 끈을 연결해 목둘레에 매달아 운반할 정도였다. 그러나 후대에 들어 발의 근육 모양을 본 따 만든 ‘정강이 보호대’를 도입하면서 방패의 크기는 훨씬 작고 둥근 형태로 변화되었다. 그리스에서는 약 7세기에 이르러 당시 군의 핵심 밀집 전투대형인 팔랑스(Phalanx)의 주력군인 중갑보병(호프라이트, Hoplites)들에게 방패를 휴대하도록 했는데 이로부터 ‘호프론(Hoplon)’으로 불리는 둥근 방패가 보편화되었다. 아래 마지막 두 사진은 영화 300에 등장한 둥근 호프론 인데 영화에서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를 전쟁터로 보내는 왕비의 대사(“Return with your shield!, Or On it!”)에서 방패는 전사들의 생명을 보호함은 물론, 전사자와 부상자를 운반하는 들것으로도 활용됐기 때문에 전사들의 고귀한 명예를 상징했다. 실제로 전장에서 도주하는 경우, 무거운 방패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유기하는 장비이기도 하다.

 

 

1. 고대 그리스의 원반과 그리스군의 방패(호프론)  

2. 그리스와 페르시아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300에 등장한 그리스군의 방패 호프론


※ 이와 관련하여 달리기 종목에 대해 설명한 글 가운데 호프리토드로모스(Hoplitodromos)의 사진을 살펴보면 선수(중갑보병)들이 들고 있는 둥근 호프론과 정강이 보호대를 볼 수 있다.

 

 

만약 원반이 방패에서 유래한 것에 동의한다면, 원반던지기는 과연 어떤 전투상황을 상정한 것일까? 당시 멀리 떨어져 있는 적국을 공격하거나 이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는 서로 기습을 택하지 않는 한, 병력의 전개와 통제에 유리한 탁 트인 개활지에서 결정적인 전투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싸움터는 서로의 본국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장소로 정했고, 서로 적과의 접촉을 위해 먼 거리을 이동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강이나 하천은 아주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었는데 이 때 크고 무거운 방패(60∼100cm, 평균 8kg)를 휴대한 채로 유영(遊泳)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그리스 병사들은 물을 만나면 유영에 앞서 먼저 방패를 강 건너편으로 던져서 도섭(徒涉)을 위한 행동의 자유를 보장할 필요에 의해서 고안된 경기가 원반던지기인 셈이다. 경기 방식은 강폭이 넓을수록 멀리 던지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에 당연히 원반을 던진 거리로 승부를 결정했다는 점은 사냥이나 살상을 위해 정밀도를 요하는 던지기에서 유래한 경기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원반이 당시의 방패 무게에 비해 고작 1/3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이 나올 법도 하다.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은 현 세계기록 보유자가 남녀 모두 유난히 팔이 길고, 상체가 잘 발달된 독일인이라는 점과 47개나 되는 육상 종목 가운데 여성의 세계기록이 남성을 능가(유르겐 쉴트<男> : 74.8m, 가브리엘 라인쉬<女> : 76.80m)하는 유일한 종목이라는 점이다. 아래의 그림들은 고대와 현대의 경기방식을 보여주는 자료인데 세부 동작들을 비교해 보면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명한 ‘원반 던지는 사람(Discobolus)’이라는 조각상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먼저, 상체의 각도인데 고대 경기자의 허리가 너무 앞으로 굽어 있어 무게 중심이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신체 회전력을 직선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오늘날의 경기 본질과는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게 한다. 또 다른 특징으로 눈과 왼손의 방향과 위치인데 오늘날 왼손은 얼굴과 함께 오른손의 회전력과 원반의 방향성을 통제해 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원반의 반대 방향을 지향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래 로마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조각상은 선수의 눈이 오히려 원반을 쳐다보고 있어 원반이 제대로 멀리 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일까?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페르세우스(Perseus)는 어느 날 우연히 경기에 참가해 던진 원반이 그 경기를 지켜보던 자신의 할아버지이자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우스(Acrisius)를 맞춰 죽게 했다는 신화가 전해지는지도 모르겠다.

 

 

                                 3. 고대의 원반던지기                          4. 현대의 원반던지기

5. 그리스 토기에 그려진 원반던지기 모습   

6. Discobolus(원반 던지는 사람)는 기원전 485년 그리스 조각가 Myron에 의해 제작된 최초의 청동상이나 원형은 전해지지 않고, 현존하는 조각상들은 모두 후대에 복제된 것이다. 사진은 로마국립박물관(왼쪽)과 대영박물관(오른쪽)에 소장된 것으로 약간 다르다.

7. 페르세우스(Perseus)가 던진 원반에 맞아 죽음을 맞이하는 아크리시우스(Acrisius)

 

 

나. 창던지기(Akon, Javelin Throw)

 

창을 들고 35미터 이내의 거리를 도움닫기 하여 가장 멀리 던진 거리로 순위를 겨루는 경기

* 남자용 : 길이 2.62.7미터, 무게 800그램 * 여자용 : 길이 2.22.3미터, 무게 600그램

 

창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주지하는 바와 같이 매우 오래된 사냥의 수단인 동시에 대표적인 살상의 무기로 간주되며 이미 고대 그리스 이전부터 전쟁에 사용된 투척무기이다. 창던지기를 설명하기에 앞서 서양의 고대 역사와 전쟁 특히, 그리스·로마전쟁에 정통한 한 전문가의 주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그리스군의 주력인 중갑보병의 편제 무기와 활용에 관한 것으로 주장은 다음과 같다. “그리스 중갑보병의 주요 무기는 6피트 6인치에서 10피트(2∼3미터) 사이의 다양한 길이의 창이다. 창은 통상 어깨 위로 들어 던져서 사용했다.”(John Warry[각주:1]), 1976) 부연하면, 물론 칼(날의 길이만 약 2피트<60센티미터>에 이르는 비교적 단검)도 무장했지만 팔랑스(Phalanx)라는 밀집 전투대형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전술에는 창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여기서 팔랑스를 운용하는 전술이란 서로 ‘럭비의 스크럼(Scrum)’처럼 상대를 힘으로 밀어 붙여 그 대형을 와해시키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중복된 대열(오와 열)을 유지하고, 격돌해서는 비교적 멀리서 상대 팔랑스를 와해시킬 무기가 필요했는데 이것이 창이었다. 어느 일방의 전투대형이 와해되면, 대형에서 이탈하거나 또는 도주하는 전투원들이 속출하게 되며 이들을 살육하는 것이 칼이다. 이런 전통은 그리스의 뒤를 이어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대제국을 건설했던 마케도니아에 이어졌는데 그들이 사용했던 창, 사리사(Sarissa)의 길이가 무려 4.2미터나 되었다고 한다. 창을 던지는 모습은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창의 구조와 경기방법 등은 사뭇 달랐다. 

 

           1. 현대 창던지기          2. 고대 창던지기 / 테르모필레 전투를 배경으로 한 영화 300의 창던지는 장면

 

 

앞서 소개한 존 워리는 자신의 저서에 고대 그리스군의 중갑보병들이 사용한 창의 생김새에 대하여 중요한 단서를 남겼는데 “그들이 사용한 창의 중앙 부근의 손잡이는 가죽 끈으로 묶여 있었다.”(John Warry, 1976)고 주장하였다. 이는 고대 그리스 군에서는 안킬레(Ankyle)로 불리는 일종의 ‘보조 추진 장치’를 제작해 활용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창의 중심이 되는 근처를 손잡이로 정하고, 아래 두 번째 그림처럼 가죽 끈으로 고리를 만들어 세 번째와 네 번째 그림처럼 고리에 검지와 중지를 걸어서 던졌던 것이다. 이렇게 한 배경에는 창의 회전력(spin)을 배가시킴으로써 창의 비행 중 공기의 저항을 줄여 비거리(飛距離)와 안정도를 증진시켜 명중률을 제고하려는 실전적이며 경험적 지혜가 숨어 있다. 이 방법은 오늘날에도 호주와 뉴기니의 일부 부족들이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www.ancientworlds.net)

경기방식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앞서 원반던지기처럼 창던지기도 정확도를 가지고 승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현대 스포츠 종목에도 사격이나 양궁 또는 일부의 혼성경기(10종경기, 바이애슬런 등)를 제외하면 주로 비거리의 우열로써 승부를 결정하는 종목이 많은데 고대 종목 가운데 창던지기는 유일하게 정확도를 가지고 승부하는 유일한 종목이었다. 경기방식은 오늘날처럼 창을 멀리 던진 거리로 승부를 결정하는 방식(Ekebolon)과 창을 던져 구체적인 표적을 맞추는 방식(Stochastikon)으로 구분해 진행했다고 한다.

(www.ancientworlds.net)      

 

 

3. 그리스 토기에 그려진 창던지는 장면 손가락 고리(Ankyle)와 활용 

   4. 창던지는 사람(Akontistis) 청동상
5. 손가락 고리(Ankyle)를 활용해 창을 던지는 모습

 

 

 

 

 

 

 

ⓒ 스포츠둥지

 

 

 

 

 

 

  1. 1) John Warry :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를 역임하고, 주로 헬레니즘 시대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에 대한 연구에 전념했으며 특히 군사(軍史) 분야에 많은 연구 업적을 남겼음. - Alexander the Great - Alexander 334-323 B.C. - Warfare in the Classical World : War and the Ancient Civilizations of Greece and Rome(특히, 이 책은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과 전쟁에 대한 역작이자 필독서로 평가되고 있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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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태승 2013.01.03 11:07 신고

    고대올림픽에서 현대 올림픽 유래와 더불어 군사 분야와 연관지어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다음 경기도 기대하겠습니다.




                                                                                          글/ 박상균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지난7월 6일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총회에서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선정함으로 국민 모두가 기뻐하는 쾌거를 올리게 되었다. 금년8월 27일에서 9월 4일까지 대구에서는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최로 대한민국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일본에 이어 7번째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하는 이 대회가 자칫 ‘남의 집 잔치’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를 위한 우수 선수 육성과 함께 스포츠의 과학적 지원이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 되고있다.

                                                             < 대구 스타디움>

육상경기의 경우 인간의 원초적 능력을 겨루는 스포츠로 동양인으로서 신체적 약점이 크고, 타종목에 비해 김연아, 박태환 같은 월드스타를 배출하지 못해 비인기 종목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스포츠 과학의 발전에 따른 기술적 측면의 발달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여 높이뛰기, 세단뛰기, 창던지기, 마라톤 등 대한민국의 육상이 세계무대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예를 들어, 창던지기의 경우 한국 신기록 보유자 박재명 선수의 최고기록인 한국신기록83.99m는 지난 12회 2009 독일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3위 기록인83.15m보다도 앞서 메달권 진입이 기대되어진다. 그렇다면 창던지기 기록에 영향을 주는 역학적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창을 보다 멀리 던지기 위해서는 투사높이, 투사각도 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궁극적인 요인은 바로 투사속도이다(그림A). 투사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채찍효과(whip effect)를 이용해 상지의 원위분절의 가속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빠른 도움닫기를 통해 보다 많은 운동량을 만들어 내야 한다. 2005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기분석에 의하면 선수들의 도움닫기 속도는 4~8m/s이고, 도움닫기 속도가 빠를수록 좋은 경기결과(투사거리)를 가져왔다(그림 B). 
 

<그림 A. 투사속도와 투사거리 간의 관계 B. 도움닫기 속도와 투사거리 간의 관계>


빠른 도움닫기를 통해 만들어낸 큰 운동량을 원위분절까지 효율적으로 옮기기 위해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지지발의 무릎 각을 크게 신전(extension)하여 제동력(breaking force)을 높이고, 이 제동력을
통해 허리에 회전적인 힘 즉, 토크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림). 예를 들어, 오른팔로 창을 던지는 선수의 경우 도움닫기 후 왼쪽 무릎을 최대한 신전시켜 제동력을 높이게 되면 연결선 상에 위치한 왼쪽 골반은 제동이 되고 오른쪽 골반은 계속 진행함에 따라 큰 토크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빠른 도움닫기와 지지발의 무릎의 신전각을 크게 함으로써 왼쪽 골반은 제동되고 이때 오른쪽 골반의 회전력을 크게 하여 창의 투사거리에 영향을 미칠것이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결승 진출 우수 선수들의 경우 무릎의 신전각도가 140도에서 170도 이상으로 일반 선수들에 비해 큰것을 볼수 있었다. 따라서 투사시 지지발의 무릎을 보다 신전시킴으로써 투사거리를 늘릴수 있을 것이다. 


   <그림- 지지발 착지 시 무릎관절각과 투사거리 간의 관계>


또한 허리에 발생된 토크는 몸통 전체를 회전시켜 결과적으로 창을 잡고 있는 팔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릴리즈 구간에서 지나치게 어깨를 외전(팔의 높이가 높은 경우)시키면 중심축에서 창까지의 회전반경이 줄어들어 운동량이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몸통을 중심으로 빠른 각속도를 유지하면서도 회전축에서 창까지의 회전반경을 최대로 함으로써 창의 투사속도는 빨리진다. 따라서 투사 시 어깨의 외전각이 90도에 가까울수록 유리하다.

                                                                  [우사인 볼트]

그 밖에도 상지의 전-후경각을 통해 상지분절 속도와 투사높이를 높여야 하고, 투사높이에 따른 적절한 투사각도를 맞춰야 한다. 주관절과 손목관절의 쓰임 등의 기술적인 요인들이 추가되어야 한다. 이렇듯 창던지기 하나에도 수십가지의 과학적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역학적 기법을 이용한 과학적 분석은 선수들의 기술을 향상시킬수 있으며 동양인으로서의 신체적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된다.

창던지기의 박재명 선수 외에 이봉주 선수의 은퇴 이후 한국 마라톤의 현역 최고기록 보유자인 지영준 선수, 방콕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세단뛰기, 베오그라드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멀리뛰기에서 우승한 김덕현 선수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권 진입이 가까워짐에 따라 더욱 더 이러한 역학적 분석을 통한 기술 발전이 중요시 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와 같이 각 종목의 최고의 기량을 갖춘 212개 국가 2000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경기 분석이 이루어져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훈련과 기술 향상이 이루어 진다면 우리선수들의 세계적인 선수로의 성장에 도움을 줄수 있을 것이다
. 결국에는 대한민국의 스포츠 외교적 성장 뿐만아니라, 과학적인 분석과 이를 근거로한 체계적인 선수지원을 통해서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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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혈여아 2011.07.27 17:42 신고

    우리나라는 마라톤에만 희망을 갖었는데, 창던지기가 생각보다 세계수준에 올라있군요.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