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기홍(용인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특수체육은 특별한 체육이 아니다. 특수체육을 특수교육적인 측면에서 해석하고자 하는 경향도 있지만 특수체육은 특별한 교육도 아니다. 특수체육은 장애인을 위한 적절한 체육일 뿐 유별난 것도 특별난 것도 아니다.

 

특수체육 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가장 흔하게 들어온 소리가 “특별한 일을 한다, 좋은 일 한다, 매우 바람직한 일을 한다, 희생적이다, 봉사정신이 투철하다, 등등” 그중에서 매우 고무적인 말은 바로 비전이 있어 보인다란 말이었다. 10년전 에도 전도양양한 즉, 비전 있는 전공이었고 20년 전에도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 아니 그 이전 30년 전에도 바로 그런 소리를 들었다. 그 비전은 언제 찾아온단 말인가? 과연 특수체육의 비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와 같은 이야기는 어제 오늘 계속되어온 것만도 아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렇게 칭찬인지 연민인지 모를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한다면 이는 바람직한 것일까? 그와 같은 현상은 사회복지학 분야에서도 있을 법하다. 장애인을 위한 일이 곧 사랑, 박애, 봉사를 전제로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환자를 위한 의학도는 그런 소릴 듣지 않는 것인가?

 

 

 

 

특수체육! 이는 봉사를 바탕으로 헌신하는 종교적 가치를 토대로 평가받을 분야이기 보다는 지식과 기술 및 경험을 전문화하여 특수체육을 필요로 하는 대상자에게 가장 바람직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 강조되어야 한다. 사범대학의 학과 편성에서 특수체육교육은 엄연히 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그러므로 학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과학처럼 특수체육 또한 학과목의 명칭이 맞다. 그러나 현재 특수학교의 현장에서는 특수체육교사의 위치가 매우 애매모호하게 되었다. 특수학교의 체육교사들은 무엇을 지도하고 있는가? 특수체육교사의 위치가 굳건한 현장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학교들이 체육교사라는 명칭으로 특수학교에 교사를 임용하고 있지 않음이 현실이다.

 

체육! 그 자체에 대한 범국가적 및 국민적 인식이나 의식이 매우 도태된 것의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특수교육 대상자인 장애학생들의 입장에서 진정으로 체육이 요구되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황들을 접수하고 인정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특수체육을 통하여 장애학생들이 매우 즐거워하고 만족스러워하며 또한 그 교육적 효과도 탁월한 것이 분명하다.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신체활동을 근간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체육활동이 어려운 것일까? 특수체육의 본질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는 절대로 어려운 것이 아님을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장애학생들이 특수체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를 바라고 있을 순 없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주장하기 어려운 장애학생들을 누가 대변할 것인가? 특수체육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임일 수 있다. 특수체육은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교 현장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져야 할 것이며 이 또한 장애학생을 위한 바람직한 교육임이 강조되어야한다.


특수체육(adapted physical education)을 정의하자면 장애학생들의 체육을 강조하는 체육학의 하위 학문분야이다. 또한 특수체육이란 용어는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학교교육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는 포괄적 용어에 해당된다. 동시에 장애인신체활동(adapted physical activity)라는 용어는 학생들이 학교 현장을 떠나서 사회인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졸업 후의 프로그램을 포함한 생애체육에 해당되는 용어로서 그 의미는 보다 장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장애인 스포츠 활동이 바로 이러한 용어에 모두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본다.

 

비록 체육과 특수체육의 목표가 동일하다 할지라도 특수체육에 있어서 먼저 고려되는 사항은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수체육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동시에 특수교육현장에서 가장 특성화된 것이라 말 할 수 있는 개별화 교육프로그램(IEP: Individual Educational Programs)이다. 예로써, 모든 학생들이 건강관련 체력운동을 한다고 할지라도 근육장애를 갖고 있는 학생에게 중요한 목표는 수준이 낮은 건강관련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낮은 수준의 체력 목표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학생들에게는 너무 하위 수준이라 목표로 설정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동일한 내용의 예를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 혹은 뇌병변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운동기능 발달은 체육의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지만 행동장애가 있는 학생에게는 사회성발달이 더 중요한 사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이 바로 특수체육의 독특함이라고 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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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기홍(용인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생활환경적 접근 방식과 비교되는 bottom-up 방식의 지도계획은 바로 발달적 접근 방식이다.  발달적 접근 방식은 수준이 높은 단계를 오르기 위하여 반드시 하위 발달 단계의 기능을 미리 습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위 발달 단계의 기능에는 학생이 상급 학년에 진학한 후 체육수업이나 혹은 졸업 후 사회에서 필요한 레저나 레크리에이션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목표와는 무관한 것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한발로 서서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은 홉핑 동작의 전 단계로써, 홉핑은 스킵 동작의 전 단계로써 우선 요구되는 기능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럼으로, bottom-up 접근 방식에서 스킵 동작은 학생이 외발 서기가 가능할 때까지 그리고 홉 동작이 가능할 때까지 지도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환경적 접근 방식에서는 외발서기, 홉, 스킵과 같은 동작들이 특정 장애학생을 위한 학습수행 목표로써 적합한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그 기능이 특정 놀이 (예를 들어, T-ball 게임에서 필요한 활동 내역)에서 굳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면 그와 같은 학습수행은 굳이 지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활환경적 접근과 발달적 접근 방식의 또 다른 차이점은 발달 학습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기 전에 먼저 평가를 통한 판단이 선행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Peabody 발달 검사 도구, 혹은 Bayley 발달 검사도구나 President's Council on Physical Fitness 검사도구, 또는, Bruininks-Oseretsky 운동 발달 검사를 통하여 학생의 발달 정도를 먼저 평가하게 된다. 이러한 검사를 바탕으로 학생의 발달 연령이나 또래 연령에 대비된 발달 수준뿐만 아니라 학생에게 필요한 운동기능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그러면, 교사 및 물리치료사들은 학생의 평가 결과에 따라 어떤 수준의 발달 정도 혹은 단계를 수행해야 할지와 그것에 적합한 학습 프로그램의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24인치 높이를 뛰어 넘을 수 있는 학생에게 30인치의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 Bruininks 외발 서기 검사에서 수행이 어려운 학생을 위하여 외발서기 훈련 프로그램을 설정하는 것; 체력검사의 윗몸일으키기에서 하위 2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학생을 위한 윗몸일으키기 연습 실시 등과 같은 학습수행 프로그램의 목표를 제시하게 된다. 현재의 학생 수준과 관련된 이와 같은 활동 내용들은 현재 혹은 미래 해당 학생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학생의 체력 수준이 하위 20%에 있는 점이나 단지 20인치 높이를 뛰어 넘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 도대체 무슨 문제인가? 이러한 것이 문제라면 일반 체육수업, 놀이터, 동네, 혹은 지역사회 여가활동에서 곤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

 

발달적 접근방식의 또 다른 애로사항이라면 장애학생이 발달적 학습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즉, 요구된 모든 목표를 수행가능하기까지). 뇌성마비 장애인과 같은 지체부자유 장애인 중 많은 이들이 한 발로 서있는 외발서기, 두발모아 뛰기, 또는 평균대 위에서 걷기와 같은 활동이 평생 동안 가능한 일이 될 수 없다. 설사 그 동작을 수행할 수 있기도 하지만 수년간의 연습 기간이 요구되는 것이다; 발달적 접근 모델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하기에는 생활환경적 활동을 함께 익혀서 일반체육수업이나 차후 지역사회 신체활동에 성공적으로 참가할 수 있기까지에는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혹시 장애학생이 성취한 발달적 목표활동이 일반 체육수업 활동이나 지역사회 레저 활동을 성공적으로 참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면 그 발달적 접근 지도 모델은 유용한 지도 목표가 될 수가 있다. 하지만, 목표한 발달적 활동 목표가 허락된 시간 내에 수행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해당된 기능학습을 수행목표로 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합체육이라고 해서 장애학생이 일반체육수업의 과정을 비장애 학우들과 함께 같은 방식으로 수업에 참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비장애 학생 대부분은 일반 체육교과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신체활동에 참가 한다 (즉, 해당 활동을 완전히 숙련하는 목적보다도 다양하게 체험하는 목적이다). 또한,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평생스포츠 종목에 졸업 후에도 참가하여 즐길 수 있도록 교육받게 된다.  하지만, 장애가 심한 학생의 경우는 해당 신체활동을 매우 집중적으로 지도 받는다 하더라도 평생 레저활동에 참가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럼으로, 어떤 스포츠 활동이 장애학생에게 가장 유용한 것이며 어떤 활동이 장애 학생의 개별화 교육 목적을 성취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인지를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판단과 더불어 본문에 소개되었던 2가지 핵심적인 접근방식을 바탕으로 특수체육의 평가도구를 활용함으로써 장애학생을 위한 효과적 통합수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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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김기홍 (용인대학교 교수)

                                               ( 사진출처: 경남매일 )
 
장애학생들은 체육 수업 수강의 마땅한 권리가 있다.
하지만, 모든 장애학생들이 자동적으로 특수체육의 지도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프로그램의 실시에서 제일 먼저 특수체육 지도를 받을 대상이 누군지를 명확하게 표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IDEA에서 규정하고 1997년 개정내용에 포함된 것과 같이 특수체육 지도대상의 결정은 IEP팀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나아가서, 결정은 장애의 종류, 지역별 지원, 혹은 지원 가능성과 같은 사항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 휠체어를 사용하는 정형외과 손상의 지체부자유 장애학생이라고 해서 무조건 특수체육을 지도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휠체어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근력과 신체활동이 왕성하기 때문에 일반 체육수업에서 약간의 수정보완을 통하여 얼마든지 함께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신지체 장애아동이 특수체육의 지도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운동기능에 문제가 있는 정신지체 장애아동 조차 특수체육의 지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럼으로, 현재 학생의 수행능력을 다각도로 평가하고 공식, 비공식적인 검사 및 관찰을 통하여 각각의 사례에 따라 대상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기술 및 능력: 교육청이 인정한 체육교과과정의 평가기준이나 검사도구와 같이 규준지향 및 준거지향 운동 발달 및 능력 검사를 통하여 평가 (예, 운동발달검사).

체력: 규준 및 준거 지향 체력 검사 (예, 교육청이 인정한 체력검사 방법)

인지/감각 운동 기능: 준거지향 인지 운동 검사 (자신이 개발하여 만들 수 있다).


일반 체육: 공식 혹은 비공식적 관찰을 통하여 일반 체육수업에 성공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학생의
능력을 파악한다
.

행동: 일반 체육수업에서 나타나는 장애학생의 행동을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관찰하여 학생의 수업이해 정도 혹은 장애학생의 행동과 다른 급우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한다.

위와 같은 평가방법이나 관찰을 통하여 얻어진 정보들을 바탕으로 장애학생이 또래 학우들보다 얼마나 뒤떨어진 상태이며 무엇이 취약한 것인가를 파악하고 무엇이 필요한 지를 개별화 교육팀을 통하여 결정하도록 지원한다. 비록 장애학생의 능력이 또래보다 현저히 뒤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막연히 능력부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즉, 또래 급우들에 비하여 체력검사에서 1년 혹은 2년 정도 쳐진 상태이며 일반체육 수업에서 특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여기서,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는 일반체육 수업에서 정한 학습목표인 운동능력, 체력, 혹은 행동목표를 또래아이들처럼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교육 팀이 장애학생이 또래보다 현저히 뒤떨어진 상태임을 파악하고 일반체육수업의 참가가 어렵다고 결정한 후에는 그 장애학생은 특수체육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팀에서 장애학생의 수준이 평가기준에서 벗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특수체육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는다.


특수체육의 지도대상이 되려면, 교육팀은 다른 체계를 따라서 결정을 할 수도 있다. 특수체육 대상자가 아닌 장애학생은 일반체육 수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약간의 특별 수정과 지원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특별지원에는 보조교사, 지도방법의 수정, 특수 장비 및 도구, 그리고 변형 수업활동 등이 포함된다. 다시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평가도구를 통한 장애학생의 수행능력을 가늠해야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 것인지를 교육팀은 파악하고 결정하여야한다. 그런 후에 지원 내용을 IEP 수업계획에 명시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학생 중 행동장애가 있는 경우에 일반 체육수업에 참가하기 위하여 보조교사가 필요할 것이다. 청각장애 학생인 경우에는 수화 통역이 필요하고, 시각장애 학생의 경우, 브레일 점자 지원이 요구되며, 정신지체 장애학생의 경우, 지도내용을 반복 설명하는 교사의 도움 혹은 또래 급우의 보조를 통하여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며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를 알 수 있게 도움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수업지원은 각 장애학생이 필요로 하는 점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제공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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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오아라(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1학년 학생들이 장애인 생활체육 현장에 처음으로 참여하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처음 특수체육현장에 배치되었을 때를 떠올리게 되었다. 휠체어레이싱선수들을 보조하는 역할이었는데 처음으로 휠체어를 탄 사람들을 보았을 때 너무나도 긴장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머릿속에선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특수체육개론 수업에서 장애인들에게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장애인들을 평등하게 대하는 걸까?’ 등의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내가 생각한 평등은 그들을 동정하지 않는 것 이었다. 그래서 경사로를 힘겹게 휠체어를 타고 올라가는 선수를 보면서도 도와주지 않았고 그들이 불편한 손으로 휠체어를 조립할 때도 옆에서 바라보기만 했었다. 그때는 어리석게도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동정으로 비춰질까봐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 평등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평등’ 장애인들에게 어떻게 해야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10년 전 친구들과 함께 한 달 정도 캐나다 밴쿠버를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첫날 밴쿠버 시내를 관광하면서 장애인들과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처음엔 내가 특수체육을 전공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오겠거니 생각했었다. 하지만 둘째 날, 셋째 날에도 어김없이 하루 평균 8명 이상의 장애인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당시 ‘밴쿠버에는 장애인들이 많이 사는 구나’ 정도의 생각을 했었다.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하다가 문득 밴쿠버에 장애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그 이유는 ‘평등’ 이었다.


                                                                                  사진출처: 대한장애인체육회


우리나라 인구의 10%정도가 장애인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하루에 한 명의 장애인도 만나기 쉽지 않다. 이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한 가지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문제일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을 위하여 시위하는 것을 대중매체를 통하여 접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장애인들은 혼자서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들을 보며 안타깝게 생각하고 동정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는 장애인 당사자에게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생각된다.

밴쿠버에서는 환경적 평등이 있었다. 장애인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타인의 도움 없이 어디든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거리에서 장애인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곳의 대중교통인 버스는 대부분이  저상버스(low floor bus)로 휠체어 장애인들이 타인의 도움 없이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었고 대부분 건물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혼자서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든 편하게 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


신체활동에서의 평등

장애인이 신체활동에 참여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국내의 장애인 전용체육시설은 전국적으로 24곳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장애인들이 전용체육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공공체육시설을 장애인들이 함께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 장애인편의시설 리모델링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장애인체육에 있어서 ‘평등’은 그들이 하고 싶은 종목을 선택하여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체육시설까지의 이동권이 보장되어 있으며 시설까지 어떠한 장애물 없이 이동하며 시설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장애인을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 자격제도도 하루빨리 시행 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신체활동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니 신체활동에 참여하라’는 식의 권유 보다는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신체활동을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고 그들이 스스로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생각 한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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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경숙(한국체육대학교) 


내가 처음 특수체육이라는 학문을 전공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을 때만해도 국내에서 대다수의
체육학자들은 특수체육이 ‘체육학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인가?’ ‘과연 장애인들이 체육은 할 수
있는 것인가?’ 란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며 특수체육을 체육학으로 인정하기 꺼려했었다. 하지만
‘88 서울파랄림픽’ 이후 장애인 체육에 관한 관심도가 서서히 높아지면서 국내 장애인 스포츠 현장의
발전은 물론 학문도 발전해 왔다. 최근 체육분야 학술지들을 보면 여러 분과에서 장애인들을 대상
으로 한 연구들을 자주 볼 수 있어 국내 특수체육학의 초기 전공자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연구들을 살펴보면 대다수의 연구자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장애를 갖은 대상자’가 아닌 그들의 장애특성에 대한 이해인 것이다. 즉 장애의 특성이나 장애
정도에 대한 이해 없이 과거에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던 연구를 대상자만 장애인으로
바꾸어 재 연구 해 놓은 것들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장애인들의 독특한 요구와 특성을 모르는 사람
들에겐 의미 있는 연구로 비춰질 수 있으나 특수체육 전공자나 장애인 당사자들이 보았을 때는
무용지물인 연구일 수밖에 없다.


 

                                                                                   사진출처: 대한장애인체육회


예를 들어 지적장애인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여 운동기술이나 체력 향상에 대한 연구들이 다양한
체육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연구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에 있어서 장애 등급을 분류 시 정확한 지적능력과 적응행동능력의 측정 없이 단순히
장애인복지카드에 명시된 장애등급에 따라 대상자를 분류하고 있다. 장애인 복지카드에 명시된
장애등급은 어떠한 기관에서 진단하였느냐에 동일한 사람이라도 장애등급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연구대상자의 특성을 복지카드에 명시된 장애등급 만으로 분류하는 것에는 문제가 따른다.

또한 몇몇의 지적장애인들은 운동기술이나 체력능력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평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평가의 결과가 저조하게 나오거나 그날의 컨디션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평가
결과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들의 고려 없이 비장애인들에게 평가하는 방식
그대로 지적장애인들에게 적용하여 얻은 결과를 발표한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특수체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수체육 관련 연구를 볼 때 연구 참여자의
향상된 결과자체 보다는 어떠한 방법으로 지도하고 어떠한 프로그램을 적용했더니 운동기술이나
 체력이 향상됐더라 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연구를
하는데 있어 장애인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어떠한 과정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면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명은(1995)은 사회학, 생리학, 역학 등의 학문을 인간의 움직임에 관련시키지 않으면 스포츠
영역의 학문으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보면 다양한 체육 전공영역
에서 하고 있는 특수체육 연구를 장애인의 이해가 없이 연구 되어 진다면 특수체육학으로서의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특수체육학은 Sherrill(1993)의 말처럼 교차학문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차학문적
성격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장애인들의 신체활동에 교육학, 사회학, 생리학, 역학과 같은
개별과학이 접목되어야하는 것이다. 따라서 특수체육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들과의 최적화된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며 특수체육 전공자들의 역할 제고뿐만 아니라 함께하려는
자세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학문과 연구 방법들을 통합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모색과 다양한 측면에서 학문간 협력과 교류 방식을 특수체육에 적용하는 것이 특수체육의 성장과
발전에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Sherrrill, C.(1993). Adapted physical activity, recreation, and sport: Cross-disciplinary and lifespan
(4th ed.) Dubuque, IA: WCB/McGraw-Hill.
김정명(1995). 연구논단: 진정한' 체육학' 과 그 방법론.
한국체육학회회보, 62, 9-11.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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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구교만(백석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


많은 사람들이 신체활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장애인들에게 신체활동의 참여를 권장
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통계자료에 따르면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들의 6.8%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아직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몰라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까? 우리사회가 장애인들의 발목을 잡은 채 밖으로 나오라고 하고
있진 않을까?


                                                                                         출처: 대한장애인체육회 웹진 46호

“날씨가 너무도 좋은 어느 하루의 일이다. 밖은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 좋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일들로 머리가 아파오는 그런 날이었다. 날 짓누르던 일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오랜만에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가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을 갈아입고 핸드폰 하나만
챙겨서 집을 나섰다. 우리 집에서 공원에 가려면 기찻길을 지나기 위한 육교를 지나야 한다. 계단이
약 50여개 넘는 높은 육교다. 공원은 한 바퀴가 480m가 되는 트랙과 인조잔디가 깔려있는 축구장이
있다. 또 게이트볼장, 농구장, 간이 운동 시설도 그럭저럭 잘 갖추어져 있다. 난 트랙을 몇 바퀴 달리고
턱걸이도 하고 팔굽혀펴기도 했다. 무척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모든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오는 길에 그 긴 육교를 오르며 육교에 설치되어 있는
엘리베이터에 눈길이 갔다. ‘오늘은 작동이 될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하지만 여전히 점검중
이라는 표시만이 작동이 되고 있었다. 벌써 몇 달째 그런 상태다. 우리나라 기술력이 그 엘리베이터
점검하는데 몇 달씩 걸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일부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산책하러 오면서,
운동하러 오면서 엘리베이터가 왜 필요 하냐’고. 하지만 그 육교의 계단을 혼자 오르고 내릴 수
없는 사람, 휠체어를 탄 사람은 그 공원을 어떻게 가야하는지 가르쳐 주질 않으면서 말이다.”

“오래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가까운 지역 공공 체육
시설을 찾아가 시각장애인 수영 프로그램을 개설해서 운영하면 수강료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 체육시설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있지 않고 장애인전문 강사가 없어
힘들다고 답변하였다. 그럼 우리가 직접 지도 할 테니 레인을 대여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답변은
물론 ‘NO’ 였다. 우린 계속해서 부탁을 했고 결국 메인 강사는 체육시설 직원이 하고 우리가
도우미로 참여하여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을 몇 개월간 운영하였지만
체육시설의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1997년 WHO에서는 장애에 대한 개념과 범주를 새롭게 발표하며 손상, 활동, 참여, 상황요인으로
장애를 설명하고 있다. 이는 장애가 신체적인 기능의 문제나 능력의 장애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환경 속에서 활동과 참여에 제한을 받게 되어 발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사례와 같이 집 근처 공원으로의 이동문제로 신체활동을 하고 여가를 즐기며
살아가는데 제한적인 요인들이 존재하고 동네 수영장을 찾아 수영을 하려해도 수영장을 다닐 수
없는 제한적 요인들이 장애를 만든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심신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우리사회
가 ‘장애’라는 굴레를 씌워준 것은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체육, 스포츠와 같은 신체활동에서의 상황적, 환경적 제약은 기본적인 움직임의 욕구를 충족
시키는 데 저해 요소가 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준비된 환경 속에서 장애인들이 쉽고 편하게 건강 증진과 여가를 즐기기 위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개개인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스포츠둥지


Comment +1

  • Lombre 2010.05.19 09:03 신고

    시설만 설치해놓고 관리가 소홀한 기관, 만들때만 반짝 운영하고 그다음엔 소홀함이 눈에 보이네여 인력이 부족하다는둥 비용이 많이 든다는 등의 핑계만 있을뿐,,,
    우리 일반인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야 하지만 이런 국가에서 처음에만 반짝 지원해주는게 아니라 꾸준한 관리는 정말...언제쯤 정착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