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최근 사이클 원로인 이달순 수원대 명예교수의 팔순잔치와 출판기념회에 참석했을 때, 선배 여성 언론인들과 한 테이블에 앉게되는 기회가 있었다. 70대로 이미 고희를 넘긴 이들은 남승자 전 KBS 보도주간, 윤호미 전 조선일보 부국장, 이정희 전 연합뉴스 고문 등이다. 여성 언론인이 아주 드물었던 1960~80년대 방송, 신문, 통신 등에서 투철한 기자정신과 실력을 갖고 언론계서 최고위직에까지 올랐던 입지적적인 여걸로 소문난 분들이다.
한국 최초의 여기자인 추계 최은희 사업회 회원이기도 한 이들은 기자사회서 여기자들을 위한 롤모델이 됐으며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최은희 선생의 장남인 이달순 명예교수의 팔순잔치의 초대에 응한 것도 이들이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언론계선 이들의 빼어난 활약에 영향을 받은 때문인 듯,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많이 얕아졌다. 필자가 언론계에 입사했던 1980년대 초중반만해도 신문, 방송, 통신사 등에 매년 사별로 여기자가 1명 정도 합격하는 정도였으나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남성을 초월, 여초(女 超)현상이 굳어졌다. 각 언론사별로 합격자의 절반이상이 여성이라는 얘기일 정도이니까 말이다. 남성들이 강세를 보였던 체육부 기자도 여성들이 현저하게 늘어났으며 무거운 장비를 들고 다니는 카메라 기자도 여성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사법고시, 외무고시에 이어 언론고시에서도 여성들의 진출이 대거 늘어나는 추세가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여성들이 언론고시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는 것은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작문에서 빼어난 능력을 보이고 영어 등 외국어 실력에서도 남성을 크게 앞서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의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서도 여성교수가 최근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국엘리트 체육의 산실인 한국체육대만해도 여성교수 채용이 확대되면서 실력있는 여성들이 이론과 실기교수로 여러 명 발탁됐다. 여자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김경숙 교수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학원장에 취임해 주목을 받았으며 유도 국가대표 조민선 등 비롯한 경기인과 전문 연구분야와 교양과목 등에서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미 교수 연구동은 각 층별로 여성 교수들을 위한 전용 화장실을  남성교수들과 동등하게 운영하고 있을 정도이다. 아직은 남성 교수들이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서도 이같은 여성교수들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은 여성교수들의 입지가 그만큼 강화됐다는 의미이다.

 

정부, 언론, 학계 등 많은 영역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정작 스포츠계서는 아직도 유리천장이 두껍게 처져있는 모습이다. 지도자, 주요 체육단체 임원, 국제대회 선수단장 등에서 여성들은 크게 배제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장에서 여성 회장은 전무하며 각종 국제대회에도 여성이 단장을 맡는 경우도 전례가 거의 없다. 여성 종목의 지도자도 대부분 남성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체육인재 육성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역대 올림픽 국가대표 지도자 및 본부임원에서 여성의 비율은 지도자 4.4%, 임원 19.5%로 남성에 비해 월등히 낮다. ‘마초문화’로 대표되는 스포츠분야에서 유독 여성들의 존재감이 미약한 것은 오랫동안의 관행이었다. 올림픽 전체 메달의 32.4%를 여성들이 획득했으나 여성들의 스포츠계 진출은 미미한 상태였다.

 


이러한 남성지배의 스포츠문화는 남녀 동등체제로 이루어지는 국제스포츠계의 추세에 역행할 뿐 아니라 한국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여성 스포츠인의 노력을 경시하는 것이다. 2012 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남녀간 종목에 균형을 이루었다. 즉 남성만의 스포츠는 올림픽에서는 이제 볼 수 없게 된 시대가 온 것이다. 축구, 복싱, 유도, 레슬링, 스키점프, 역도 등 예전 남성만의 종목들이 모두 여성 부문을 채택해 정식 종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지도자 및 경기단체 임원 등서도 여성들에게 문호가 활짝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성 스포츠리더가 필요한 것은 남녀간의 성적 균형을 맞춘다는 의미뿐 아니라 여성만의 특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열린 사고방식을 갖고 미래지향적인 여성들은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착실하게 성장을 시켜 안정된 기량을 갖춘 선수를 키울 수 있는 역량은 남성들에 결코 못지않다는 분석이다.

 

일부 남성 지도자들은 지도자 자질을 갖춘 여성을 찾기 힘들다며 여성 스포츠 리더의 육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여성 스포츠 리더는 여성 스포츠 뿐 아니라 남성 스포츠의 질적인 성장에도 적지않은 도움과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여성 스포츠 전문가들의 얘기이다.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스키 국가대표 출신으로 체육인재 육성재단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나미 국제 바이애슬론 부회장은 “여성 스포츠 리더가 많이 육성돼야한다. 여성들의 장점들을 많이 활용해 스포츠서도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릇 세상의 이치는 음양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만의 사회도, 여성만의 사회도 참다운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스포츠의 다양성과 독특성을 살려나가기 위해선 여성 스포츠 리더의 육성과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스포츠 발전을 이루는 길이며, 안정된 사회와 국가로 나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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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17.04.03 15:33 신고

    전체적으로 인터넷 보급으로 인해 해외 수준높은 리그를 쉽게 접하며 점차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것이 국내 모든 스포츠가 내재하고 있는 문제인데, 국내 남성 스포츠보다도 더 경기수준(일부는 아기자기함에서 매력을 찾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여성 스포츠의 한계를 극명히 드러낸다고 봅니다)이 떨어지는 여성 스포츠는 프로로써 존재의의가 있을까요? 그저 정치적인 이유로 존재한다고밖에 안 느껴집니다. 유리천장이라고 하기엔 여성스포츠 대부분이 너무 매력이 없지요.

                                                                                           글 / 남상우 (충남대학교 박사)




야구(MLB)의 투수와 포수, 미식축구(NFL)의 쿼터백과 센터, 농구(NBA)의 포인트 가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3대 구기종목과 관련해 언급된 몇몇 포지션은, 그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그렇기에 아무나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종목 내 포지션에도 위계가 존재한다는
일명, 포지션 중심성(centrality of positions)이론. 이처럼 종목 내 포지션이 지니는 특징으로 인해,
미국 스포츠는 피부색에 따른 차별현상을 경험해야만 했다. 물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인종에 따른 차별적 배치
혹시 TV로 미국프로야구를 주의 깊게 시청해 본 사람이라면, 희한한 경향이 있음을 읽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즉, 투수나 포수에서 흑인이 절대적으로 ‘희귀하다’는 점을 말이다. 마찬가지로
미식축구에서의 쿼터백도 그렇고, 농구에서의 포인트가드에도 흑인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몇몇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그 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야구의 경우 투수와
포수를 포함한 내야수(중심성)와 외야수(비중심성)의 비율이 백인 대 흑인이 약 8.5 대 1.5로,
미식축구의 경우엔 쿼터백과 센터(중심성) 대 그 밖의 포지션(비중심성)이 9대 1로, 마지막으로
농구의 경우 포인트가드와 그 밖의 다른 종목 사이의 비율은 7.6대 2.4 정도라는 것이다(물론,
농구의 경우 포인트가드 이외의 다른 포지션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있기에, 이러한 피부색에
따른 포지션 배치 논란에서 조금 벗어나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율의 차이는 과연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우연일까?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회학자들은 이를 우연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피부색이라는 인종적 시선을
중심으로 고착화한 사회구조적 문제로 파악한다. 쉽게 말해,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그에
“어울리는” 피부색이 존재하고, 거기에 흑인은 포함될 수 없으며, 때문에 “똑똑한” 백인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부색에 따른 포지션 차별현상은 비단 선수들 내에서 뿐 아니라 보다 상위계층, 가령,
감독이나 구단주 등의 층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자면, 농구의 경우,
2007년 선수의 경우 백인이 21%에 흑인이 75%(나머지 비율은 아시아와 라틴계)를 차지했지만,
감독(60 대 40)과 구단주(9.8 대 0.2)로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현저하게 역전된다고 한다(Lapchick,
2008의 조사결과를 참고해보라). 이는 둘 중 하나다. 흑인들이 정말로 무능하거나, 아니면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하거나.

백인은 덩크슛을 할 수 없다?
피부색에 따른 차별적 배치와 시선이 반드시 흑인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백인은 덩크슛을 할 수 없다(White Men Can't Jump)는 말에서 볼 수 있듯, 흑인에 비해 백인은
오히려 ‘운동능력’에 있어 차별을 받고 있다. 같은 조건을 놓고 운동능력만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백인들은 흑인에 비해 차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백인은 흑인에 비해 운동능력에서 열등하지만, 반대로 백인은 흑인에 비해 두뇌가 우수하다는
식으로 고정관념화되어 있다.

 

결국, 운동능력에 있어서는 흑인이 우위에, 반대로 두뇌역량과 관련해서는 백인이 우위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자질에 반하여 다른 쪽 자질이 열등하게 되는 현상을
‘보상의 법칙(Law of Compensation)’이라고 하는데, 텍사스 대학의 존 호버만(J. Hoberman)
교수가 그의 저서(Darwin’s Athletes: How Sport Has Damaged Black America and Preserved
the Myth of Race, 1997)에서 주장한 개념이다.

물론, 이러한 열성과 우성에 관한 신념은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사회에서는 이러한 신화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고, 결국 인식의 ‘경로의존성’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물론, 최근 들어 타이거 우즈나 마이클 조던, 정치계의 콜린 파월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연예계의 오프라 윈프리처럼 “똑똑한” 명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은
단지 ‘규칙을 입증하는 예외’일 뿐, 아직까지도 미국 사회 내에는, 보상의 법칙이 절대적으로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종에 따른 차별적 배치는 지속된다!
다시 스포츠 종목으로 돌아와서 보자면,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러한 인종적 차별배치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프로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나 대학의 학생운동선수 수준에서부터 감독과 코치가
이미 백인으로 점철된 이상, 그들이 종목 내 주요 포지션으로 배치할 인종은 자신들과 동종인
‘백인’, 혹은 흑인보다 똑똑할 거라 판단되는 ‘백인’, 나아가 미디어에서 지속적으로 관심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백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인종 사회에서 발생하는 이와 같은 차별적 배치는 세계화의 물결에 따라 우리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봐야 한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프로스포츠로
유입시키는 현 상황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종목 내 포지션과 관련하여 ‘인종’의 문제가
첨예하게 대두될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당장 프로농구에서의 센터는 이제 모조리 외국인, 그것도
흑인들이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Source) Lapchick, R(2008). “Scoring the hire”: A hiring report card for NCAA Division I women’s
basketball head coaching positions,
http://grfx.cstv.com/photos/schools/bca/genrel/auto_pdf/0406-report-card.pdf



 

ⓒ 스포츠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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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는지 모르겠는데...
    저도 미식축구에서 쿼터백은 거의 백인이라고 들었거든요...

    잘보고 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 세아향님 반갑습니다^^
      피부색에 따라 포지션이 결정된다니
      너무 흥미로운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스포츠둥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cdogg 2010.01.13 12:34 신고

    현재 NBA 포인트가드 어시스트 순위 1-20 중 백인선수 1명 있습니다. 스티브 내쉬.. 나머지는 다 흑인이죠. 구단주들이야 구단을 매각하기 전까지는 비율이 변하기 힘들지만 최근 흑인 감독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고요. NBA는 글에서 빼시는게 더 논리적일것 같습니다.

  • 그린박스 2010.01.13 15:16 신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생각되네요~~정확한 통계수치를 제시해주시지 못한게 아쉽네요~약간의 인종과 문화,나라마다 평균적인 특성이란게 있지요 요새 스포츠가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포지션별 세분화된 임무와 로테이션을 사용하고 있죠~예전엔 선발이 완투/완봉을 많이 했지만 롱릴리프,셋업맨,마무리 순서를 전략으로 쓰듯이 히스패닉계는 슬로거 기질과 다혈질이고 아시아인은 속구보다는 제구력위주, 쿼터백은 좀더 작전수행능력을 중시하느라 지능적플레이보다는 피지컬을 통한 런닝이나 와이드리시버에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흑인계통을 쓰는 것, 포인트가드는 발빠르고 단신위주 센터는 장신위주 이듯이 꼭 인종차별이라고 까지 할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예전엔 물론 무조건적이었지만 현재 스포츠계는 좀더 능력위주로 바꼈죠 그리고 각 분야 스포츠계의 킹으로 존재하는 이들은 요새 흑인계열이 주를 이루고 있죠

  • Suppy 2010.01.14 10:33 신고

    글 재밌네요,,,
    근데 사실인것같은데요,,,NBA까지는 모르겠는데..다른분야에는 암묵적으로 진행은 되지만 흑인은 지위나 중요성이 높아지는 위치일 수 록 희소성이 있죠.
    사실 아무 통계도 없는데요.(흑인이 정말 멍청하다는..)
    거기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흑인이 운동신경이 좋다는 얘기를 뿌렸는지 모르죠.
    (예전에 본 스포츠서적 중에 이 가정또한 입증된 자료는 없다는 글을 읽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