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스포츠도덕이란 어떤 것일까? 전통적 의미에서 스포츠도덕은 스포츠규칙의 자발적 준수를 의미하였다. 철학자 게르하르트는 스포츠는 규칙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규칙을 충실하게 지키는 한에서만 스포츠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스포츠선수는 자신이 참가하는 스포츠경기에서 그것의 구성적 조건인 규칙을 충실하게 준수해야만 스포츠선수라는 것이다. 만일 그가 자신이 참가한 스포츠경기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는 더 이상 스포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나아가 더 이상 스포츠선수도 아닌 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스포츠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모든 선수는 스포츠선수가 아닌 자가 되며 비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자가 되는 것인가?

 

 


만일 스포츠에서 도덕적 선수와 비도덕적 선수의 구별 기준, 참된 의미에서의 스포츠선수와 스포츠선수가 아닌 자의 구별 기준이 규칙의 자발적 준수에 있다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비도덕적 선수 또는 스포츠선수가 아닌 자에 속하게 될 것이다. 현대 경쟁스포츠에서 규칙 위반은 예외가 아니라 일상에 속하기 때문이다. 경기 장면을 관찰해보면 규칙 위반은 비도덕적 행위라기보다는 오히려 경기의 일부처럼 보인다. 심판은 규칙을 위반한 선수에게 규칙 위반의 정도에 따라 경고, 패널티 부여, 퇴장 같은 벌칙을 부과한다. 선수들이 위반해도 스포츠선수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규칙들도 있다. 그래서인지 경기에서 규칙 위반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이와 같은 현실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의미에서 스포츠도덕의 준수를 강력하게 주장한다면 그와 같은 주장은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잠재적으로 모든 선수들을 비도덕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


현실적 스포츠상황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 스포츠윤리는 정정당당한 승리,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 등을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상대를 속이는 행위라고 할 수 있는 태권도, 축구, 핸드볼, 농구 등에서 페인트모션은 비도덕적인 행위가 된다. 그러나 현실적 스포츠상황에서 이와 같은 행위는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태권도경기에서 페인트모션, 축구경기에서 파울을 유도하기 위한 과장된 제스처, 하키선수들의 폭력 등은 비도덕적 행위라기보다는 오히려 경기의 일부라는 인상을 준다. 현실적으로 페인트모션을 썼다고 비난을 받거나 제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규칙 위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관중들은 적절한 시기에 규칙을 위반한 선수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한다. 물론 모든 규칙 위반에는 그에 상응하는 페널티가 부과되지만 그 이상의 도덕적 비난은 없다. 주지하다시피 경쟁적 스포츠종목들에서 일종의 속임수인 페인트모션은 승리하기 위한 기술의 주요 부분이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포츠규칙 일반에 대한 절대적 준수를 강조하는 스포츠도덕은 비현실적이다.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전통적 도덕 정의는 스포츠의 도덕을 구별하지 않고 뭉뚱그려 다루었기 때문에 스포츠상황에서 도덕적으로 행위 하라는 요청은 준수하기 쉽지 않은 요청이 되었다. 필자는 여기서 스포츠의 작은 도덕과 큰 도덕의 구별, 즉 경기에서 위반이 어느 정도 용인될 수 있는 규칙과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규칙의 구별을 제안하고자 한다. 위반이 어느 정도 용인될 수 있는 규칙은 스포츠경기에서 구체적인 규칙을 준수하는 일과 관련이 있다. 예컨대 축구경기에서 골키퍼를 제외하고 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작은 도덕이다. 이렇듯 작은 도덕은 규칙의 존중이나 규칙에 대한 공정한 태도를 의미한다. 한편 경기에서 그 위반이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되는 큰 도덕은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금지된 수단이나 물질을 사용하거나 승부조작에 개입하는 일과 관련된다. 도핑이나 승부조작 금지 요청에 대한 기대는 경기 상황에서의 경기규칙 준수 요청에 대한 기대보다 크기 때문에 전자를 큰 도덕이라고 했고, 후자를 작은 도덕이라고 했다.


도덕 커뮤니케이션은 존중과 무시라는 주도적 코드에 따라 작동하는데, 작은 도덕의 경우 이 코드가 적용되는 대상이 특정 행위 영역에 속한 인격에게만 국한되는 경향이 있지만 큰 도덕의 경우 전 인격과 관련이 된다. 쉽게 말해 한 선수가 작은 도덕을 위반했을 때, 예컨대 경기규칙을 어겼을 때 선수로서 그의 인격에만 파울, 경고, 퇴장 같은 제재가 가해지지만 큰 도덕을 위반했을 때는 선수이자 일반인으로서 그의 인격 전체에 선수자격박탈, 벌금, 사회적 비난, 법적 처벌 같은 제재가 가해진다. 도핑 금지 외에 승부조작 금지도 스포츠의 큰 도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스포츠도덕의 구별은 스포츠의 문제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현재 스포츠에서 가장 논란거리가 되는 것은 큰 도덕의 위반이다. 특히 도핑과 승부조작이 여기에 해당한다.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작은 도덕의 위반은 경기의 일부로 볼 수도 있다. 작은 도덕의 위반은 경기를 흥미롭게 만들어주기조차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도덕의 위반은 크게 문제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큰 도덕의 위반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흔히 스포츠를 일컬어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영화나 연극, 소설은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스포츠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것이 스포츠를 매력적이게 만든다. 예측을 불허하는 결과, 한 순간에 뒤바뀐 승부는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만일 승부가 사전에 조작된 것이라면, 승리가 속임수를 동원해서 얻은 것이라면 관중의 실망은 클 것이다. 그에 따라 그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크게 반감될 것이다. 스포츠를 가장 매력적이게 만드는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스포츠는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에서 스포츠단체들은 도핑이나 승부조작 같은 큰 도덕의 위반에 대해 매우 강경한 태도로 반응한다.


만일 우리가 실천해야만 할 도덕을 큰 도덕에만 국한하여 볼 경우에 우리에게 중요한 도덕실천이란 페인트모션을 하지 않거나 경기 중에 파울을 범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승리하는 그런 행동의 실천에 대한 요구가 아니다. 선수들이 도핑을 하지 않게 만드는 일,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유혹을 뿌리치고 여기에 가담하지 않게 만드는 일이 우리의 관건이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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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구 2014.03.04 14:59 신고

    작은 도덕과 큰 도덕 인상적인 설명이네요. 학교현장에서 결국 스포츠맨십의 교육은 작은 도덕의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제미있게 보았습니다.

 

글/ 윤동일 (국방부)

 

 

나. 군사적 관점에서 본 스포츠(5-4)
스포츠의 전투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점을 약간 조정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전장에서 요구되는 전투 기술과 능력을 나름의 정의대로 아래와 같이 다섯 국면으로 구분했다. 먼저 개인과 집단에 필요한 전투기술로 구분하고, 일반적인 전투의 전개순서에 따라 다섯 국면별로 요구되는 전투기술을 설명하고자 한다.

 

<1>개인_개전∼접적전진(接敵前進) : 적과 접촉을 위해 적 방향으로 실시하는 전장이동기술
<2>개인_원거리·공성전투 : 가급적 편제무기에 의한 원거리 전투로 적의 기도를 와해시키고, 전투력을 감소시키되, 통상 방자의 성을 포함한 각종 장애물을 두고 벌이는 공방의 전투기술
※적과 접촉한 후, 직접적인 교전 이전 단계에 벌어지는 전투로 편의상 둘을 하나로 통합했음.
<3>개인_근접전투 : 원거리·공성전투에서 살아남은 양방이 최후의 승리를 위해 무기를 들고 또는 무기 없이 하는 백병전을 포함한 직접적인 교전기술
<4>개인_종합전투 : 개별적으로 연마한 각 전투기술(∼)을 종합적으로 구사하는 능력과 기술로 통상 전사나 전령의 자격조건을 구비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데 활용된다.
<5>집단_조직전투 : 전투조직을 구성했을 때 분담된 역할에 충실하고, 팀웍으로 조직화된 기술


 

<표> 전투의 진행국면별 요구되는 전투기술

구분

개인

조직

전투국면

개전접적전진

초기전투

최종전투

전 단계

전 단계

전투기술

<1>전장이동기술

<2>원거리·공성전투기술

<3>근접전투기술

<4>개인종합기술

<5>조직전투기술

비고

달리기또는교통 수단(,,스키)에 탑승이동

직사/곡사회기에

의한사거리전투

(,,)

자연/인공장애물

극복(凹凸또는 해자,성벽)

맨손의격술이나 ·등을활용 하는무술

전사/전령자격 평가,특정 상황 대처(<1>+<3>)

조직의전투수행

능력과 기술

 

여기서는 <5>조직전투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5>조직 전투 기술
고대 올림픽의 정식 종목 가운데 진정한 조직의 전투기술을 반영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앞서 소개했던 경마나 전차경기(2013년 1월 24일 연재)는 오늘날 F1 자동차 경주처럼 말 소유주와 기수, 조련사 그리고 관리사 등이 한 팀을 이루어 실시했기 때문에 굳이 꼽으라면 고대의 단체경기에 해당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투조직 전체가 참가해 통합된 전투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전제로 고안된 고대 스포츠 종목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날에는 단체 스포츠 경기는 물론이고, 게임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면 아이들의 눈싸움에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용사들이 고안했던 전투의 축소판인 ‘서바이벌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겠지만 이 영역은 고대 올림픽에선 그리 발달하지 못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 중장보병들의 밀집대형을 중심으로 전투를 조직화했던 그리스와 로마가 개인이 아닌 집단 전체가 참가하는 경기를 발전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솔직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각을 중세로 돌리면 그 흔적을 찾아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중세 기사들의 토너먼트로 말 탄 기사들의 일대일 마상창시합인 ‘쥬스팅(Jousting)’만을 기억하지만 이것 말고도 가문과 국가의 명예를 걸고 기사 집단들이 벌이는 결투,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집단 모의전투’가 있었다. 만약 그들이 말을 타고 마상전투를 벌였다면 ‘멜레(Mêlée 또는 Mellay)[각주:1]’라 했고, 말에서 내려 지상전투를 했다면 ‘토니(Tourney)’라 불렀다. 아마도 중세 기사들의 멜레나 토니가 고대 올림픽 만큼이나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국민적 지지 속에서 조직 전투기술의 우열을 겨루는 전사(기사)들의 훈련이면서 동시에 스포츠의 성격을 가진 대표적인 사례라 생각된다.(중세 기사들의 토너먼트 경기가 스포츠에 미친 영향과 의의를 조망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된다.)

 

또 다른 사례로 올림픽과 비슷한 시기에 행해졌으나 다른 지역에서 성행했던 종목이 있다. ‘폴로(Polo)’는 말을 타고 스틱으로 공을 몰거나 쳐서 골대에 넣는 구기종목인데 기원전 약 500년에 그리스 보다는 기병을 주력으로 활용했던 아시아의 대제국, 페르시아에서 인기가 있었다. 폴로는 기마민족의 전투성을 극대화하는 대표적인 집단경기라 할 수 있는데 당나라에 전해지면서 동양(몽골과 고려에도 전해진 것으로 추정)의 기마민족에게도 ‘마상격구(馬上擊毬)’ 또는 ‘기마격구(騎馬擊毬)’라는 이름으로 널리 보급되기도 하였다. 결국 고대 올림픽의 경마나 전차경기는 집단 전투성이 부족했지만 올림픽 이외의 범위로 관점을 확장해 본다면 페르시아의 폴로, 몽골의 기마격구, 중세 기사들의 집단결투인 멜레나 토니 등 조직전투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군사훈련용 스포츠의 흔적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멜레(Mêlée)                                       토니(Tourney)

 

        폴로(Polo)                                                        마상격구(馬上擊毬)

 

 

진장한 의미의 단체경기는 대부분 근대에 들어 고안되어 확산되었는데 오늘날 대중화된 단체경기는 잘 알려진 것처럼 대부분 영국이 세계로 전파시켰다. 스포츠를 통해 외형적으로는 세계의 식민지 국민들과의 결속을 다지는 것을 명분으로 삼았으나 실질적으로는 영국의 세계 지배와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민족적 우월감을 전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정책적으로 추진된 측면도 있다. 강대국들의 식민지 확장 과정에 스포츠가 동원된 것은 일반적으로 타 민족의 영토와 정신을 잠식하는데 필수적이었는데 이는 본래의 식민지 개척이라는 진의를 숨기기 위해 최후의 수단인 군대는 가급적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음악, 종교 그리고 스포츠 등을 전면에 내세워 피식민지 국민들의 반대 감정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다. 우리나라에 축구가 소개된 것도 1882년 제물포항에 정박했던 영국 해군함정의 승무원들이 부두에 모여 공을 차고, 떠나면서 축구공을 주고 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에 전파된 스포츠는 축구 말고도 많았는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서로의 진영을 나누는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배구,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과 같이 네트를 경계로 서로의 영토를 나누고 정해진 룰에 따라 상대 진영을 마음대로 공략하는 유형이 있고, 또 다른 형태는 축구, 럭비, 하키, 핸드볼 등 마치 땅따먹기처럼 상대국을 침략하여 요충지들을 점령하면서 상대방 영토를 유린하는 의미를 담은 종목들이 있다. 실제로 이런 종목들의 유래나 배경 등이 전쟁이나 군대와 무관하지 않은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축구에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은 2002년 한 체육사학자의 연구를 근거로 FIFA는 축구 역시 기원전부터 이미 고대 중국이나 로마시대에 군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고안되었다고 언급하고 있어 전쟁과 관련성이 있음을 시사했다.(축구의 기원과 유래는 다음 연재에서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여담이지만 발로하는 경기 가운데 우리나라 군에서 처음 고안해 도처에서 즐겨 하는 경기가 있다. 제한된 여건 속에서 생활하는 공군 조종사들(초<秒>를 다투는 공중 작전임무를 위해 기지 내에서 대기하면서 생활해야 하는 시·공간적 제약조건을 말함.)이 잠깐이나마 심신의 긴장을 풀고 차후 임무에 필요한 재충전을 도모하기 위해 고안한 족구가 그것이다. 이 경기는 축구공을 가지고 탁구와 배구의 특징을 혼합한 규칙을 적용해 배구 경기장 정도의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경기로 태권도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고안한 스포츠 종목이기도 하다.

 

 

테니스                                                             배구

축구                                                                  핸드볼

 

 

이상에서 언급한 내용을 기초로 전장에서 요구되는 다섯 가지의 전투기술 가운데 고대 올림픽 종목과 비교할 수 있는 개인 전투기술(조직전투기술을 제외한 4개)을 연마하는데 유용한 스포츠 종목을 서로 연관 지어 정리하면 아래에 보는 표<표-4>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전에서 요구되는 핵심 전투기술 연마에 유용한 스포츠 종목(고대 올림픽의 정식종목과 현대 동·하계 올림픽의 종목을 기준으로)들을 나름 분류해 본 것이다. 그러나 오해가 없어야 할 것은 비록 전쟁에서의 필요에 의해 스포츠의 형태로 고안된 것들이기는 하나 전장의 실상을 대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인간의 오랜 경험활동 가운데 전쟁만큼 강제적이고 위험하며 많은 경험과 고통을 요구하는 영역은 없기 때문에 전장의 상황은 인간에게 생명을 담보로 가장 극한을 극복할 수 있는 체력과 무한한 정신력을 요구한다. 군사적 관점에서 스포츠의 가치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표-4> 전투원에게 요구되는 전투기술 연마에 유용한 스포츠 종목

구분

전장이동기술

원거리공성전투기술

근접전투기술

종합전투기술

스포츠[각주:2]

달리기,원반던지기, 전차경주,경마

창던지기,멀리뛰기

권투,레슬링,

판크라티온

고대5종경기

무장달리기

현대스포츠[각주:3]

마라톤,육상트랙경기

수영,마술,조정,스키

창던지기, 투해머, 양궁, 사격

멀리뛰기, 높이뛰기, 장대뛰기

권투,레슬링,종합격투기,

무도(유도.태권도),펜싱

근대5종경기,

바이애슬런

 

 

 

ⓒ 스포츠둥지

 

 

 

  1. 중세 기사들이 출신 가문이나 지역의 명예를 걸고‘일대일’의 결투가 아닌 집단이 무장한 채로 벌이는 모의전투를 말하는데 피상적으로 보면 거의 난투(亂鬪)나 집단 패싸움 정도로 보여 진다. 쥬스팅에 비해 인기가 없었던 이 종목은 후일 거의 사라졌으나 로마에서 군사훈련으로 고안해 유럽에 전파시킨 집단축구(Mob Football)를 부르는 말로 존속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축구를 언급하면서 소개할 것이다. [본문으로]
  2. 고대 스포츠 종목 : 고대 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던 종목들 [본문으로]
  3. 현대 스포츠 종목 : 현대의 하계 및 동계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거행되는 종목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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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현애(이화여자대학교 및 동대학원 강사)

 

        스포츠에 대해서는 운동감각이라고 불리는 선천적인 운동기능 감각이 없는 경우, 스포츠를 제대로 느끼기란 쉽지 않다. 물론 운동기능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도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스포츠는 단지 승패로 시작하여 끝을 맺는 일이 되기도 한다.

 

스포츠 활동이란 신체로 행하는 것이고 수행하면서 느껴지는 일련의 활동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1차적 진입 경로일 텐데, 이는 모든 이에게 허용되어 있지 않다. 잘하지 않으면 맛을 모를 것이고, 그 고유의 맛을 보지 못한 이에게 스포츠란 먼 달 구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한 우리 학교 체육의 구조에서는 더욱이 스포츠 행위를 선천적인 능력으로 치부해버리려는 경향이 짙다. 신체활동의 효율성과 경제성, 그리고 자기 신체의 기계적 활용정도가 목적이 되고 이를 평가하는 구조에서는 스포츠를 알아가거나 나아가서 느끼는 일은 뒷전으로 밀어 놓았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신체를 활용한 행위에서 순간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전부이다.

 

 

 

 

스포츠로의 평등한 진입로 – 스포츠 감상

이렇게 스포츠로의 길은 편협한 진입로 외에는 없는 것일까? 물론 스포츠의 문은 여기에서 굳게 닫히지 않는다. 여전히 스포츠는 우리에게 눈에 보이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고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다른 문화에 비하여 비교적 빈번히 우리의 일상의 문을 두드린다. 스포츠 행위와 관련되어 있지 않는 일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스포츠로의 문은 ‘감상’이다.


월드컵 때면 많은 이들이 광화문 거리로 나오고, 올림픽이면 텔레비전 앞에 모인다. 야구시즌이면 야구에 관한 소소한 일들도 신문과 뉴스를 차지하고, 멋진 스포츠 행위들을 모아놓은 동영상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와 같이 스포츠 감상은 원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진 스포츠 세계로의 평등한 진입로이다. 깊이 있는 스포츠 감상이 바로 팬임을 자처하며 끊임없이 열광하고 울고 웃는 스포츠만이 지닌 저력의 근원일 것이다.

 

 

스포츠의 단계별 감상법

스포츠를 감상하는 것도 인간이 만든 모든 일에서와 같이 단계별 사고가 요구된다. 그리고 단계별로 상승 이동될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비로소 실재에 가깝게 된다.


첫째는 이기고 지는 것에 몰두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감상행위로 느껴지는 첫 번째 단계에 다소 지쳤다면, 그 다음 단계는 수행하는 아름다운(분명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몸의 움직임, 혹은 전체적 스포츠 흐름을 이해하는 과정의 해체와 종합적인 사고일 것이다.

 

이후 더 깊은 이해를 원하는 감상자가 얻을 수 있는 다음 단계는 내적 스포츠의 깊은 이해로서 이는 삶의 응용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스포츠 안에서 인생을 보는 것이다. 보다 높은 단계로의 감상이 이뤄질 때, 혹은 이를 원할 때 비로소 스포츠만의 인문적 측면-가끔은 매우 직선적이고 때로는 매우 심오한 깨달음을 주는- 즉 스포츠 세계의 이해와 일상세계로의 반영이 가능하게 된다. 스포츠 세계가 주는 심오한 이야기들은 일상의 복잡하고 민감한 일에 용기를 주거나 도전을 가능하게 하며, 다양한 형태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리에 쥐가 나 더 이상의 도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끝까지 역도 바를 놓지 않던 이배용 선수의 베이징 올림픽의 순간, 41회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 20여년의 마라톤 인생을 거치며 전설이 된 이봉주 선수, 17년째 깨지지 않은 한국 여자 100m 신기록을 보유한 이영숙 선수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기록(한국기록)을 7번이나 갱신해 자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준다. 또한 위기의 상황에서 위트 있는 플레이로 스포츠의 경쾌함을 주었던 김재박 선수의 모습은 우리의 삶에 대한 모습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어려운 가운데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고, 때로는 침체로 인한 고민의 방에 더 이상 갇히지 않고 위트있게 뛰어오르도록 도와준다.

 

 

스포츠, 의미있는 감상 - 촉수 기르기

스포츠는 보려는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보려는 이에게 이전에 눈에는 보여도 가슴으로 볼 수 없던, 느낄 수 없던 것들을 조근 조근이 이야기 해준다. 단지 ‘나이만 드는’ 사람과 인생의 깊이가 하나씩 새겨져 ‘나이를 이룬’ 사람들 간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스포츠는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는 더욱 풍부한 이야기들을 내 놓는다.

 

보다 깊이 보아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개인의 독특한 시선, 혹은 심오한 시선으로 파생된 그 안의 울림은 스포츠 감상자를 더 이상 승패에 전전한 우매한 인간군의 무의미한 행위로 만들지 않는다. 하나하나 인간 행위를 통한 창작물로서 다양한 세계로의 문을 열어준다. 이렇게 스포츠 감상에 대한 촉수를 길러서 깊이 들여다보면, 스포츠는 순간과 과정이 고스란히 의미를 가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그리고 삶의 주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해답을 제시해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행해지는 문화로서 기나긴 역사를 가지고 지금 이 시대에 분명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겉으로는 박진감 넘치는 흥분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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