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채관석 (공군사관학교, 대한럭비협회 이사)

 

         국내에서 최초로 대한럭비협회 산하 대학 여자 럭비 팀이 창단된다. 수원여자대학교는 스포츠 레저학과 3명이 럭비 국가대표로 선발됨에 따라 내년 3월에 팀을 정식으로 창단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여자 럭비는 고교, 대학, 실업에 단 한 개의 팀이 없다. 단지 대한럭비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여자 국가대표 팀을 구성하여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2016년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대표 선수 양성이 어려운 시기에 수원여자대학의 럭비 팀 창단 소식은 반가운 사실이다.

 

  럭비는 15인제와 7인제로 경기한다. 15인제 럭비경기는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개최되었던 전통적인 종목인 반면, 7인제는 1976년 홍콩 세븐즈 대회를 시초로 비교적 역사가 짧다. 그런데 15인제보다 훨씬 뒤늦게 시작한 7인제가 2016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더군다나 전통적인 남성스포츠라고 여겨 지는 럭비에서 7인제 여자 럭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유가 무엇인가?  

 


 

 

 첫째 이유는 7인제 럭비가 기존의 15인제 럭비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득점방법, 경기방식 등 모든 경기 규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지 한 팀의 선수가 7명이며 시합시간이 14분이다. 그러나 7인제는 빠르고 순간적인 스피드와 민첩성, 과감한 풋워크(footwork)를 통해 일순간에 상대진영의 게인 라인(gain line)을 돌파하여 득점을 올리고 단시간에 승부를 결정지음으로써 15인제 못지 않는 재미를 주고 있다. 

 

 둘째, 7인제 럭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14분간의 짧은 시합시간으로 2-3일내에 모든 경기를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7인제는 1시간 동안에 4게임이 열리기 때문에 오전에 예선전이 이루어지고, 오후에는 준결승전이 가능하다. 하루 동안 출전하는 모든 팀이 한 장소에서 모여, 한 경기가 끝나자 마자 다음 경기가 즉시 시작되기 때문에 다양한 팀의 경기를 한 번에 관전할 수 있다. 이처럼 14분간의 짧은 경기시간과 승부 결정은 관중들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고 더 몰입하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매력을 갖게 한다. 100m × 70m의 크기의 경기장은 14명의 선수가 경합하는 가운데 넓은 공간에서의 스피드와 무한 질주를 보여 줌으로써 경기의 재미를 더해 준다.


  셋째, 세계 럭비의 평등과 여자 럭비의 활성화를 위한 iRB(국제럭비위원회)의 노력의 결과이다. 예전의 럭비는 주로 영연방 국가 중심의 스포츠이자 여자들에게는 제한적인 거친 스포츠로 인식되어 왔다. 힘과 체격을 바탕으로 한 서구인 중심의 스포츠였다. 1987년 럭비 월드컵 탄생과 함께 Rugby Sport for All을 지향하는 iRB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을 포함한 전 세계에 대한 럭비의 보급과 여자 럭비 발전을 위한 대안으로서 7인제 럭비의 발전 전략을 도입하게 되었다. 7인제는 여자들에게 적합한 스포츠로 인식되었고 많은 여자선수들이 럭비를 시작하게 되는 기초가 되었다. 또한 여자 럭비선수의 증가와 함께 여자선수들의 경기력과 체력을 가이드하고 대회 운영 등을 지원하는 여자 럭비 조직이 탄생되었다. 이들은 HSBC 홍콩 국제 7인제 대회, 7인제 월드시리즈 등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여자 럭비가 올림픽 종목에 채택되는 기틀을 제공해 주었다. 7인제 여자 럭비는 올림픽 평등 뿐 만이 아니라 럭비에서의 남녀 평등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여자 럭비는 아시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7인제 경기의 올림픽 채택을 계기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 지고 있다. 내년 인천 아시안 게임을 대비하여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여자 럭비에 대한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과 하키 등에서 보여주는 투지력과 체력을 고려하여 볼 때, 여자 럭비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단지 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팀과 지원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나라도 여자 팀이 창설되고 다양한 7인제 대회개최가 이루어짐으로써 가까운 시일 내에 아시아 강국으로 떠오르기를 발전을 기대한다. 이를 위하여 현재 진행 중인 수원여자대학의 럭비 팀 창설을 기원하며, 아울러 우리나라 럭비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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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채관석 (공군사관학교, 대한럭비협회 이사)


        럭비는 2016년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부터 7인제 경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시행된다. 런던 올림픽 이후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벌써부터 럭비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 흥분과 기대를 갖고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이다. 특히 프랑스는 지난 2011년 뉴질랜드에서 개최된 럭비 월드컵 대회에서 준우승 이후, 럭비와 같은 스포츠를 통한 사회통합과 발전에 고무되고 있다. 이 바탕에는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이며 럭비선수와 심판으로 활약하였던 프랑스 쿠베르탱 남작의 스포츠 정신이 실려져 있다.

 

 

쿠베르탱은 1870년 보불(프랑스와 독일) 전쟁이후 패배한 프랑스 국민의 떨어진 사기를 진작하고 자국민의 체력과 건강 증진을 위하여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의 여러 스포츠를 경험하게 되었다. 당시 영국의 스포츠 중 럭비는 럭비스쿨 등 학교교육 현장에서 청소년 교육을 위한 체육교육과정 종목으로 육성되었고, 일상생활의 생활체육 종목으로 발전되고 있었다.  쿠베르탱은 영국 럭비를 보면서 양 팀 선수가 공을 쟁취하기 위하여 몸과 몸이 부딪혀 힘을 겨루는 몰(maul), 럭(ruck), 스크러미지(scrummage), 태클(tackle) 등에서 나오는 강인한 체력과 협동을 발견하였다. 또한 무질서한 신체 싸움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규칙준수를 통해 정정당당한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체제의 지배가치를 학습하는 스포츠 태도를 함양함으로써 스포츠의 사회교육적 가치를 발견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을 떨어트리지 않고 상대 진영까지 운반해서 트라이(try)하여 점수를 올리는 스포츠의 놀이 게임적 요소를 발견하여 이 운동이 프랑스 청소년들의 체력증진과 신체활동 욕구 해소, 인성교육 함양에 적합하다고 간주하게 되었고 영국 럭비를 자국에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쿠베르탱은 럭비를 “개인주의로 만연된 팀 사회를 훈련과 규율을 통하여 하나로 만들고, 각 선수들의 다양한 생각과 기대, 방향을 주장선수의 합리적 결정에 의해 하나로 나아가게 한다. 럭비경기는 심판의 호각소리 조차도 선수들의 규칙위반, 심판에게 보이지 않았던 행동, 선수의 성격이나 인내심을 평가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스포츠이다. 양 팀 선수가 서로 볼을 확보하기 위한 쟁취 과정에서 발생되는 격하고 숨가쁜 신체적 경합을 규칙과 합의로 통제되는 작은 사회적 통합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럭비는 진짜로 현실 생활을 반영하는 것이며 실제 세계를 경험하는 학습 장에서의 가장 현실적인 교육적인 도구이다.”라고 역설하였다. 

 

  쿠베르탱의 이러한 노력은 럭비를 통한 프랑스 국가경쟁력 재건으로 이어졌고, 럭비는 1900년부터 1924년까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었다.(1904년은 제외). 그러나 에너지 소모가 많고, 지나치게 격렬하다는 인식과 함께 럭비경기는 짧은 올림픽 대회 기간에 모두 이루어지지 못해 도중에 중단되었다. 하지만 전후반 각각 10분만 소요되는 7인제 경기의 시간 절약과 과격한 태클금지, 위험한 동작에 대한 철저한 제어 등 경기규칙의 개선은 럭비를 올림픽에 재진입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스피디하며 파워풀한 럭비경기 특성을 올림픽이라는 국가대항전속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었다.  

 

 우리나라 럭비는 서양 선수에 비교하여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가 빠르고, 민첩한 개인기로 인하여 외국선수가 포함된 아시아 강자인 일본을 물리치고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한다.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7인제와 15인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럭비는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투지력으로 인하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16년 한국 럭비의 올림픽 참가를 통한 엘리트 스포츠에서의 성공도 기대할 수 있지만, 럭비가 청소년의 전인교육에 필요한 종목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는 시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럭비 팀에서 요구되는 체력, 협동, 상호 존중의 정신이 민주 시민의식과 국가 원동력이라고 주장한 쿠베르탱의 럭비 정신이 우리나라의 학교체육 현장에도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자료
www. irb.com
www. rugbyfootballhistory.com/olypic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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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mdphd.kr BlogIcon OJ 2012.11.12 13:49 신고

    럭비 참 재미있죠. 실제로 직접 보는 것보다 중계할 때가 더 박진감 넘치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메달을 따기에는 서구 녀석들이 너무 잘하는 것 같습니다. 응원을 하겠지만서도 ^^ 랜덤으로 들어왔는데 재미있게 잘 읽다 갑니다.

  • 쿠베르탱의 이러한 노력은 럭비를 통한 프랑스 국가경쟁력 재건으로 이어졌고

  • 구루미55 2016.08.13 23:38 신고

    좋은 글입니다. 희생과 협동의 럭비정신이 존중되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합니다.

 

 

 

글 / 강동균 (스포츠둥지 기자)

    

 

       2008년 시작된 아시아 5개국 대회는 총 24개국이 참가해 톱5, 디비전 1~5로 나뉘어 Up & Down 제로 치러진다. 그룹마다 꼴찌 팀은 강등, 우승팀은 승격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종목뿐만 아니라 대회 자체도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럭비가 역사적으로 프로화가 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보수적인 운동이기 때문이다. 철저히 아마추어 리그를 지향하고 최근 스포츠의 트렌드인 상업화에 따르지 않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어쩔 수 없이 상업화를 따라가기 위해 IRFB(International Rugby Football Board)에서 프로화를 선언하며 탄생한 대회이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10년 대회에서 5위에 그치며 디비전 1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디비전 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 다시 톱5에 올라왔다. 2경기를 치른 가운데 1승 1패의 성적을 안고 있다. 향후 일정은 19일 카자흐스탄과의 원정 경기와 26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가 남아 있다.

 

2012 HSBC 아시아 5개국 럭비대회 ©강동균

 

 

우리나라 럭비의 현실
우리나라의 대부분 엘리트 체육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가 럭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고, 운동을 그만두면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지극히 한정되어 있는 문제가 있다. 선수로 뛰고 싶어하던 많은 선수들이 너무나도 좁은 선수의 길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보니 애초에 럭비 선수를 하려는 사람 자체가 적다.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경기력의 저하로 이어졌다.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도 따는 등 국제대회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마치 ‘우생순’의 핸드볼 대표팀이나 ‘국가대표’의 스키점프 대표팀처럼 관심은 그때뿐이었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경기장 역시 열악했다. 이번 대회 역시 축구장으로 쓰고 있던 성남 종합 운동장을 개조한 경기장에서 시합이 개최 되었다. 또한 일본은 실업 팀만 3000개에 이르는 저변과 풍부한 대회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는 ‘럭비 불모지’인 한국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IRFB측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고, 2016 올림픽부터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2019년에는 일본에서 아시아 최초의 럭비 월드컵이 개최된다. 이러한 부분들은 럭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한국 럭비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인기가 있는 만큼 생활체육 등 그 저변도 넓은 편이다. 앞으로 자주 접하면서 럭비에 대한 생소함을 떨쳐낸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것이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모습 ©강동균

 

 

뜨거웠던 한일전
이날 경기에는 1800여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무료 입장이었지만 평소보다도 많은 관중이 온 것이라고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많은 외국인 관람객과 학생들이었다. 가족과 함께 온 한 외국인 관람객은 “자신도 대학을 다니던 시절 럭비를 했는데 한국에 온 뒤로는 럭비를 실제로 볼 기회가 적었다. (물론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서 다시 럭비를 볼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라고 밝혔다. 대부분 맥주와 다양한 주전부리를 함께 먹으며 자유롭게 경기를 관전하는 분위기였다.

 

특이한 헤어스타일의 외국인 관중 ©강동균

 

 

경기 막판 한국의 터치 시도 장면 ©강동균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투혼’이다. 이번 경기 역시 한국 선수들의 부상 투혼이 빛났던 경기다. 하지만 일본의 우월한 체격과 운동신경은 한국 대표팀 경기력의 열세로 이어져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 럭비 대표팀을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월드컵 경기장에서나 나올 법한 “짝짝짝짝짝 대~한민국”을 외치며 환호했다. 일본의 공세 속 간간이 이어지는 한국의 역습에서는 우뢰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오며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뜨겁게 했다.


 경기 막판 일본의 진영에 터치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심판은 노 터치를 선언했다. 한국 선수들은 아쉬움에 소리를 질렀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이미 경기의 승패는 결정 나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만은 잃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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