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지성 (한양대학교)





올해 초 내내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을 몽땅 털어부어 7월부터 8월까지 친한 친구 한 명과 함께
유럽
7개국을 도는 한 달간의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었다. 독일에서 영어의 Hello할로라고 쓰이고, National이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에서 나치오날레라는 비슷한 발음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았다. 유럽 각국에서 사용하는 언어들의 기초는 알파벳을 사용하는 라틴어에 있기 때문에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포츠에 있어서 육상도 마찬가지다. 오직 자기 신체만 이용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능력을 극대화시킨 것이 현재 각국을 대표하는 육상선수들이고 육상에서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선수들이 축구나 야구, 배구 같은 구기종목으로 진로를 변경하곤 한다. 유럽의 언어 밑바탕에 알파벳이 있는 것처럼 모든 스포츠의 기본에는 육상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오늘날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3대 메이저 스포츠대회로 꼽는 이유이다.

올해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서 우리나라는 3대 메이저 스포츠대회를 모두 유치하는 나라의 반열에 들게 되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이면에는 한국육상의 허약한 실체가 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한국육상의 대표선수들을 모아
‘10개 종목에 10명의 결선진출선수를 배출한다.’라는 10-10을 목표로 대회준비에 매진했으나 남자경보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결선진출선수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나라 중에 우리나라가 노메달 국가로는 세번째라고 한다. 단기적인 투자와 훈련으로 성과를 내기엔 세계육상의 벽이 너무 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대회에서의 저조한 성적과는 별개로 대회를 통해 한국육상이 얻은 것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육상의 저변이 확대되었다. 여자허들의 정혜림은 뛰어난 실력과 외모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고, 남자 4*100m 계주팀은 피나는 연습 끝에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예선을 통과한 다른 팀보다 더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 남자경보의 간판 박칠성 선수는 남자 50km부문에서 3시간 4713초의 한국신기록으로 7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당당하게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본 어린이들이 육상선수의 꿈을 가지게 될 것
이다
.

또한 이번 경기는 대구라는, 외국인들에겐 낯선 도시에서 한국육상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애초에 육상선수권을 유치할 때 우리나라의 부족한 육상시설과 인지도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 선수권을 계기로 한국의 육상을 발전시키겠다는 호소가 먹혀들었다. 김범일 시장을 비롯한 대구시 관계자들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추후 국내 선수들의 훈련이나 대회가 있을 때 대회 개최경험이 있는 대구는 훌륭한 거점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관람스포츠로서 육상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평생 못 볼 수도 있는 우사인 볼트나 이신바예바같은 슈퍼스타들의 경기를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대구스타디움으로 향하게 했다.

운 좋게 이번 대회의 개막식을 직접 참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가 본 대구스타디움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많고 어린이들도 많았다. 대다수가 가까이서 올 수 있는 대구 시민들이었다. 돈을 내고 육상경기를 보러 온 것과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경기를 보는 것 모두 처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막식 후 바로 여자 400m 예선과 남자높이뛰기 예선이 펼쳐지자 경기장 내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글 첫머리에도 말했지만 육상은 가장 기초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복잡한 규칙이 없다. 더 빠르게, 멀리, 높이 가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선수들의 힘찬 동작에서 뿜어져나오는 에너지는 그대로 관중석으로 전달되어 저절로 관객들의 박수와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실제로 대구육상선수권대회를 관람하고 온 사람들이 육상이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인 줄 몰랐다.”, “도약 종목을 할 때 박수로 박자를 맞춰주면서 선수들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이야기들을 웹상에서 나누고 있다. 작은 육상대회가 열려도 관객이 꽉꽉 들어차는 유럽에 비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관람스포츠로서 육상의 매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육상선수들이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얻은 자신감과 목표의식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던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부딪치면서 쌓은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남자 100m예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당하는 충격을 딛고 남자 4*100m 계주팀 주자로 나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는 데 일조한 김국영 선수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http://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495544.html)에서 국민들의 응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나?”라는 질문에 당연하다. 400계주 경기 때 소름 끼칠 정도로 느꼈다. 소개가 나가고 전광판에 우리 모습이 비치자 어마어마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또 한 번 이건 꿈이다싶었다.”라고 감격적인 그 때의 순간을 회상했다.

                                        (남자 4*100m 계주 예선 한국신기록 수립 영상)
http://daegu2011.kbs.co.kr/player/VODPlayer.html?f_name=110904_daegu_m_4_100m_03.mp4

또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선 꼭 금메달을 목에 걸 거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가 얼마나 우리에게 힘이 되는지도 깨달았고, 아직 쏟아부어야 할 힘들이 많이 남아 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육상선수들이 더 큰 꿈을 가지고 세계무대로 비상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중국이 자랑하는 황색 탄환류샹과 일본의 남자 해머던지기 금메달리스트 무로후시 등 이젠 아시아권에서도 세계적인 육상선수들을 배출해내고 있다. 여러 명이 팀을 구성해 겨루는 구기종목과 달리 육상은 순순히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경기를 뒤집을 변수가 적고 뿌린 만큼 거둔다.’라는 우리의 옛 속담이 딱 들어맞는 종목이다. 특히 단거리 트랙 종목은 선천적인 능력이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될성부른 떡잎을 미리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육상선진국 미국이나 자메이카처럼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유망주들을 선별해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국제대회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육상선수들의 전성기, 특히 단거리 선수들의 전성기가 20대 초중반임을 감안하면 초등학생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대회 남자100m 우승을 차지한 자메이카의 요한 블레이크는 1989년 생으로 우리나이로 하면 23세이다.

개막식을 지켜보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가 세워진 차도와 대구 스타디움 안팎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관람객들과 전세계에서 모여든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이번에 경기를 관람한 모든 분들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육상의 매력에 푹 빠졌을 것이다. 지난 몇십년간 어두운 터널 안에 갇혀 있던 우리나라 육상계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모처럼 조성된 좋은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한국 육상의 튼튼한 뿌리가 자리잡기를 바란다.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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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박상균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지난7월 6일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총회에서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선정함으로 국민 모두가 기뻐하는 쾌거를 올리게 되었다. 금년8월 27일에서 9월 4일까지 대구에서는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최로 대한민국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일본에 이어 7번째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하는 이 대회가 자칫 ‘남의 집 잔치’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를 위한 우수 선수 육성과 함께 스포츠의 과학적 지원이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 되고있다.

                                                             < 대구 스타디움>

육상경기의 경우 인간의 원초적 능력을 겨루는 스포츠로 동양인으로서 신체적 약점이 크고, 타종목에 비해 김연아, 박태환 같은 월드스타를 배출하지 못해 비인기 종목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스포츠 과학의 발전에 따른 기술적 측면의 발달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여 높이뛰기, 세단뛰기, 창던지기, 마라톤 등 대한민국의 육상이 세계무대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예를 들어, 창던지기의 경우 한국 신기록 보유자 박재명 선수의 최고기록인 한국신기록83.99m는 지난 12회 2009 독일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3위 기록인83.15m보다도 앞서 메달권 진입이 기대되어진다. 그렇다면 창던지기 기록에 영향을 주는 역학적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창을 보다 멀리 던지기 위해서는 투사높이, 투사각도 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궁극적인 요인은 바로 투사속도이다(그림A). 투사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채찍효과(whip effect)를 이용해 상지의 원위분절의 가속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빠른 도움닫기를 통해 보다 많은 운동량을 만들어 내야 한다. 2005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기분석에 의하면 선수들의 도움닫기 속도는 4~8m/s이고, 도움닫기 속도가 빠를수록 좋은 경기결과(투사거리)를 가져왔다(그림 B). 
 

<그림 A. 투사속도와 투사거리 간의 관계 B. 도움닫기 속도와 투사거리 간의 관계>


빠른 도움닫기를 통해 만들어낸 큰 운동량을 원위분절까지 효율적으로 옮기기 위해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지지발의 무릎 각을 크게 신전(extension)하여 제동력(breaking force)을 높이고, 이 제동력을
통해 허리에 회전적인 힘 즉, 토크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림). 예를 들어, 오른팔로 창을 던지는 선수의 경우 도움닫기 후 왼쪽 무릎을 최대한 신전시켜 제동력을 높이게 되면 연결선 상에 위치한 왼쪽 골반은 제동이 되고 오른쪽 골반은 계속 진행함에 따라 큰 토크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빠른 도움닫기와 지지발의 무릎의 신전각을 크게 함으로써 왼쪽 골반은 제동되고 이때 오른쪽 골반의 회전력을 크게 하여 창의 투사거리에 영향을 미칠것이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결승 진출 우수 선수들의 경우 무릎의 신전각도가 140도에서 170도 이상으로 일반 선수들에 비해 큰것을 볼수 있었다. 따라서 투사시 지지발의 무릎을 보다 신전시킴으로써 투사거리를 늘릴수 있을 것이다. 


   <그림- 지지발 착지 시 무릎관절각과 투사거리 간의 관계>


또한 허리에 발생된 토크는 몸통 전체를 회전시켜 결과적으로 창을 잡고 있는 팔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릴리즈 구간에서 지나치게 어깨를 외전(팔의 높이가 높은 경우)시키면 중심축에서 창까지의 회전반경이 줄어들어 운동량이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몸통을 중심으로 빠른 각속도를 유지하면서도 회전축에서 창까지의 회전반경을 최대로 함으로써 창의 투사속도는 빨리진다. 따라서 투사 시 어깨의 외전각이 90도에 가까울수록 유리하다.

                                                                  [우사인 볼트]

그 밖에도 상지의 전-후경각을 통해 상지분절 속도와 투사높이를 높여야 하고, 투사높이에 따른 적절한 투사각도를 맞춰야 한다. 주관절과 손목관절의 쓰임 등의 기술적인 요인들이 추가되어야 한다. 이렇듯 창던지기 하나에도 수십가지의 과학적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역학적 기법을 이용한 과학적 분석은 선수들의 기술을 향상시킬수 있으며 동양인으로서의 신체적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된다.

창던지기의 박재명 선수 외에 이봉주 선수의 은퇴 이후 한국 마라톤의 현역 최고기록 보유자인 지영준 선수, 방콕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세단뛰기, 베오그라드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멀리뛰기에서 우승한 김덕현 선수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권 진입이 가까워짐에 따라 더욱 더 이러한 역학적 분석을 통한 기술 발전이 중요시 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와 같이 각 종목의 최고의 기량을 갖춘 212개 국가 2000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경기 분석이 이루어져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훈련과 기술 향상이 이루어 진다면 우리선수들의 세계적인 선수로의 성장에 도움을 줄수 있을 것이다
. 결국에는 대한민국의 스포츠 외교적 성장 뿐만아니라, 과학적인 분석과 이를 근거로한 체계적인 선수지원을 통해서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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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혈여아 2011.07.27 17:42 신고

    우리나라는 마라톤에만 희망을 갖었는데, 창던지기가 생각보다 세계수준에 올라있군요.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