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학수(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하버드대를 이변의 주역으로 탄생시킨 ‘3월의 광란’ 미 대학농구가 예측불허의 승부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단 한 게임으로 운명이 결정되는 ‘녹아웃포멧’을 채택하고 있는 대회 방식 때문인 듯, 올해도 죽기살기식 토너먼트가 이어져 팬들을 열광케한다. 초반 돌풍의 주연은 단연 ‘공부벌레’ 하버드대였다. 대회 초반 뚜껑이 열리자 마자 몰아친 하버드대의 돌풍은 매거톤급의 위력을 발휘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US 투데이, ESPN, CBS, 블롬버그 통신 등 주요 언론매체에서 하버드대의 이변을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하버드대가 공부나 학문으로 이름을 떨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농구팀으로 인구에 회자되기는 이례적이다.

 


ⓒ하버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21일 ‘A Hot Pick, No. 12 Seed Harvard Shows Why(뜨거운 선택, 12번시드 하버드가 이유를 보여줬어’라는 제목을 달고 동부지구 12번시드의 하버드대가 64강전에서 5번시드의 신시내티대를 61-57로 물리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64강팀의 대진표는 4지역으로 나뉘어져 1번시드와 16번시드가 맞붙고, 2번시드가 15번시드, 3번시드가 14번시드 등으로 토너먼트가 진행되는데 가장 많은 이변이 일어나는 매치업이 바로 12번시드와 5번시드의 경기였다. 이변의 주인공이 하버드대였으니, 그 스토리는 흥미진진하고 극적이었다. 하버드대는 우승후보로 꼽힌 4번시드의 미시간 주립대와의 32강전에서  73-80으로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많은 뒷 이야기를 남겼다. 하버드대의 이번 대회 승리는 미 대학농구의 판세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비쳐졌다. 그동안 아이비리그의 최고 챔피언에 연속 올랐던 하버드대에게 토너먼트 대회는 넘기에는 너무나 높은 산으로 보였지만 정상도 노려볼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하버드대의 도전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작년 대회서 14번시드였던 하버드대는 3번 시드의 뉴멕시코대를 물리치고 미 대학농구 토너먼트서 67년 만에 첫 승리를 거둔 바 있었다. 이 승리는 학교 측도 예상치 못한 대이변으로 하버드대 역사상 첫 토너먼트대회 승리였으며 역대 토너먼트로서 최고의 이변이었다. 하버드대는 다음 경기에서 애리조나주립대에 일격을 맞고 탈락했지만 그 승리의 의미는 크고 깊었다. 


1년 만에 거둔 올해의 승리는 지난해와는 달리 어느 정도 예측됐던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하버드 팀의 역풍이 올해에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비윤리적인 과제물 표절로 1년간 학교를 떠났던 핵심멤버 4년생 포워드 카일 케이스와 브랜디 커리 등이 복귀하면서 전력이 급상승,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태풍의 눈’으로 다른 팀들에 주의령을 내렸다. 하버드대 로스쿨 동문으로 농구광인 오바마 대통령도 달라진 하버드대 전력을 보곤 범상치 않은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버드대가 달라진 것은 선수들이 강력한 필승의지와 소속감으로 뭉쳤으며, 지난 5년간 코치를 맡았던 타미 아마커의 뛰어난 지도력과 학교 측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카일 케이스와 브랜디 커리는 누구보다도 승리를 갈구했다. 2012-2013 시즌 공동주장으로 활약했던 둘은 수업과제물을 대필하는 학사 부정행위로 선수자격 박탈이 우려돼 1년간 코트를 떠나 있었다. 3학년 때 팀내 최고 득점을 올렸던 케이스는 쉬는 동안 비영리 청년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복귀를 준비했고, 커리는 노스 캐롤라이나 샤롯의 집부근에서 보험외판원으로 일했다. “육체적, 정신적, 감성적으로 코트 밖에서 있다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 코트에서 그동안 못다한 열정을 쏟아 붓겠다. 너무나 농구의 승리에 굶주려 있었다.”고 둘은 말했다.


사실 둘이 코트를 떠나야만 했던 부정행위는 하버드대를 크게 술렁이게 했던 사건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저지른 부정행위는 그 파장이 컸다. 둘을 포함해 70명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났으며, 이 중 둘은 학교 내서 유명한 운동선수이었기 때문에 더욱 여론의 표적이 됐었다. 특히 케이스와 커리, 아마커 코치 등 흑인계가 농구팀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못마땅한 여긴 일부 교수들의 심한 견제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첫 여성 총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비단 운동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사 부정행위는 운동부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저질렀다”며 “ 선수를 포함해 여성, 남성, 흑인, 백인, 황색인 등이 포함됐으며 단지 흑인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팀 전력을 향상시키려는 아마커 코치의 작업도 결코 쉽지 않았다. 우수 선수를 스카우트 하려는 그의 노력이 학생 선수들의 학력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일부 학교 측 관계자들이 우려했으며 신입 선수들의 조기 훈련방식도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또 농구팀을 집중 육성하고자하는 학교 측의 적극적인 정책 변화도 일부 교수들의 질시와 냉대를 초래했다.


학교의 주요 운동부로 부상한 하버드대 농구팀은 학문의 다양성과 복잡한 인종들로 구성된 학교 내의 민주화와 소속감을 높이는데 적극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최고를 지향하며 독점적인 위치를 갖고 있는 하버드내서 농구팀은 최고의 상징이며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소통을 이어주는 매개역할까지도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하버드대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3천5백만 수용의 체육관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버드대 농구팀의 성공은 미국 대학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참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엄격한 학사관리를 하는 미국 대학스포츠에서 하버드대는 단연 최고의 학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타가 공인한다. 여기에다 운동실력까지 갖췄으니 금상첨화라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하버드대의 성공 모습은 우리나라 대학스포츠에게 여러 가지 교훈적 의미를 줄만하다. 대학리그 홈앤드 어웨이 대회를 수년전부터 가지며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는 우리 대학 스포츠는 선수들의 학사 관리를 엄격히 하며 부정행위를 할 때는 과감히 제재조처를 취하는 하버드대의 모습을 마냥 부러워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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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레미 린 2014.03.27 19:43 신고

    교수님 하버드의 돌풍이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그리고 하버드와 농구라고 하면...

    제레미 린이 떠오릅니다. ^^

 

 

 

글 / 최진범 (스포츠둥지 기자)

 

 

         체육인재육성재단(NEST)은 그동안 ‘스포츠인재 강국’을 발판으로 ‘스포츠선진국’ 도약을 위한 체육인재 육성이라는 미션을 품고 스포츠인재 확충(체육인재 발굴 및 육성), 스포츠인재 역량강화(인재 전문화 교육), 국제 경쟁력 확보(글로벌 역량 강화)에 힘써왔다. ‘스포츠 르네상스(Sport Renaissance)’를 캐치플레이즈로 세운 야심찬 프로젝트는 단순한 메달 획득을 통한 국위선양을 넘어 스포츠·체육이 가지는 잠재력과 비전을 파악하고, 국민 모두가 이를 통해 건강한 심신을 단련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스포츠 르네상스’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함께, ‘스포츠 부흥운동’의 현대적 의미를 되새겨 봄으로써, 향후 21세기 스포츠복지국가의 선두주자로서 본 재단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르네상스(Renaissance)’, 고대 문예부흥과 스포츠의 재정립

범 그리스 제전이 열렸던 올림피아(사진.좌)와 당시 출전 선수와 사용됐던 도구들(사진.우) ⓒ 영국메트로폴리탄대학

 

 

 ‘르네상스’는 중세를 마감하고, 근세사회가 시작된 전환기로서 14세기 말엽부터 16세기 초에 걸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이후 전 유럽에 파급된 문예부흥운동을 말한다. 여기서 문예부흥이란, 구체적으로 문화·예술·체육 전반에 걸친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재인식과 재수용을 의미한다. 더불어 내세론과 이성을 중요시하는 중세의 사상과는 달리 인간성 회복과 인간 개성의 해방을 목표한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체육’에 있어서도 금욕주의에 얽매인 신체교육에서 탈피하여 심신일원론적인 교육관을 주장하였는데, 특히 고대 그리스의 문화를 부흥한다는 방법론적 목적이 있었기에 그리스 문화에 있어 핵심이었던 운동경기, 신체교육을 주목 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필자는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고대 그리스의 스포츠 부흥운동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고대 아테네는 스파르타와 달리 체육과 관련한 신체교육의 목적을 ‘전인적 인간형성’에 두었다. 이에, 스포츠를 통해서 경기력과 기술의 향상보다는 ‘성격 형성’을 강조했다. 아테네에서 남자아이는 16세가 되면 ‘짐네지움(Gymansium)’에 갈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신체훈련과 함께 철학적인 토론과 사교적인 활동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테네에서는 신체교육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기는 했으나, 심신이 조화롭게 발달된 인간상을 지향하며, 이상적이고 균형적인 체육관을 토대로 체육을 실시했다.


 둘째, 고대 그리스는 민족단결과 화합을 위해 도시국가간 ‘경기대회(범 그리스 제전)’를 개최했다. 이는 각 도시국가의 다양한 사회, 정치, 문화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하나라는 동질감을 제공했다. 이중 올림피아 대회는 앞선 아테네의 체육관을 반영하여 스포츠와 종교, 예술을 혼합한 올림픽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올림픽이 열리기 3개월 전에는 그리스 전역에 휴전이 선포됐고, 올림픽기간 동안에는 도시국가간 어떠한 논쟁 및 충돌도 금지됐다.
 셋째, 올림피아 대회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해당 선수는 물론, 소속된 국가에게도 상당한 영예로 여겨졌다. 이에, 관련한 포상제도 및 국가차원의 막대한 지원이 따랐고 이후 경기대회가 전문화·체계화되는 데 큰 바탕이 됐다.

 

 

‘스포츠 르네상스(Sport Renaissance)’, 21세기 스포츠 부흥운동

재단 내 체육영재육성사업(사진.좌)과 글로벌 스포츠리더육성 프로그램 ⓒ 체육인재육성재단

 

 

실제 본 재단이 추구하는 ‘스포츠 르네상스’가 고대 그리스의 전통을 계승하는 ‘21세기 스포츠 부흥운동’이라고 볼 때, 이는 다양한 현대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재단이 추구하는 21세기 인재상은, 단순한 기록-성적만능형 체육인이 아닌,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일반학생’을 모토로 하는 글로벌 체육인재 뜻한다. 재단은 전국 17개 체육영재센터를 지정하여 지역 차원의 체육영재 양성사업을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전·현 운동선수 외에도 대학교수, 원어민 강사와 같은 질 높은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등 ‘현대판 짐네지움(Gymansium)’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다.


 둘째, 스포츠를 통한 국민화합과 행복은 곧, 스포츠의 범 국민화를 일컫는다. 재단은 ‘토요체육학교 스포츠스타 강습회’를 통해 학교체육 및 생활체육 진흥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사회적·문화적 소회지역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인프라를 통해 올바르고 건전한 스포츠문화향유의 발판을 마련 해 오고 있다.


 셋째, 재단이 추구하는 인재 전문화 교육 및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우수한 체육인재들에게 외국어 및 업무능력 배양 등의 경력개발 지원을 통해 국내·외 스포츠관련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전문 지도자 교육 및 관련 산업 인재 양성(스포츠산업/스포츠코칭)을 통해 엘리트 스포츠를 지속적으로 전문화·체계화 하는데 힘쓰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스포츠 부흥운동은 오늘날 21세기 스포츠복지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는데 있어, 국민 모두가 함께 스포츠·체육이 가지는 잠재력과 비전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심신을 단련하는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포츠·체육의 전문화와 대중화는 현대 스포츠가 ‘부국강병’에서 점차 ‘건민부국’의 흐름으로 변모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스포츠 르네상스’의 중심에 서 있는 재단이 이를 혁명이나 개혁이 아닌, 자연스러운 시대적 정신운동임을 깨닫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인드로 스포츠 선진국의 위용을 유감없이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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