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지항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얼마 전 개최된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단연 돋보인 선수는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일 것이다.
연이은 기록 갱신을 하고 있는 그이지만 이번에는 전과 달리 진지한 모습을 보였고 약점이었던
스타트도 매우 뛰어났다. 이와 관련되어 미디어에 오르내린 말이 스타트에서의 반응시간이란 단어이다.

반응시간은 출발 신호에서부터 스타팅 동작을 시작하는 시점까지의 아주 짧은 기간을
의미하는 단어
로서 이번 대회 우사인 볼트는 0.133초의 반응 시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육상에서 0.1초 이하의 반응시간을 보인 선수는 출발 신호에 대한 반응이 아닌
예측 스타트를 한 것으로 여겨 부정출발이 되며 2002년 몽고메리는 0.104초라는
경이로운 반응시간 기록을 보인바 있다.

스포츠 상황에서 인간의 뛰어난 근력과 심폐기능이 필수 불가결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고,
많은 선수들이 이를 위해 매진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두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역할에 대해서는 뜻밖에 무지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운동 기술을 배우고 수행할 때 그 주체가 되는 것은 바로 신경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최대 산소 섭취량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감각센서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중추신경계에서 이 정보를 저장, 출력하며, 적절한 명령을
근육에 전달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듯 하다.
앞서 언급한 반응시간이란 개념 역시 바로 이 같은 정보 처리 과정을 반영하는 시간이며,
이 같은 운동 준비 단계에서 나아가 신경계는 움직이는 중간에도 끊임없이 정보와 명령을 전달,
처리하고 있다.



사실 스포츠와 신경계의 역할에 관해서 그나마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표현은
“저 사람은 운동신경이 좋다”와 같은 내용 들이다.
그러나 ‘운동’ 신경이라는 표현은 운동 명령을 내려 보내는 일련의 신경군을 의미하며
사람들이 의도하는 ‘어떤 운동이던지 쉽게 익힌다’와 같은 표현을 하기엔 정확한 것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운동 감각’이라는 표현 역시 이같이 잘못된 용도로 종종 쓰인다.
실제, 운동 수행에 ‘연관된’ 신경은 감각, 운동 신경을 포함한 중추신경계의 많은 부분들을 포함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과연 스포츠 참여에 의한 신경계의 변화가 있는가’ 혹은
‘뛰어난 운동 관련 신경 활동을 보이는 사람이 엘리트 선수가 될 수 있는 가’와 같은 궁금증이
뒤따르게 된다.
과연 엘리트선수들과 일반인들간에 신경계의 활동, 조직, 혹은 구성에 차이가 있을까?

대부분의 관련 연구 결과들은 전통적으로 실험실에서의 눈 깜박임, 손 짚기, 키보드 누르기 등의
최소한의 동작만을 허용하는 과제들로 이루어져왔고,
수 많은 가변성이 있는 스포츠기술에 지 적용할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 중 이같은 문제에 접근한 몇 가지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첫째, 일단 전문가와 초보자의 두뇌를 비교해 보았을 때 몇몇 두뇌 영역이
담당하는 역할 간에 차이가 있음은 비교적 분명하게 밝혀졌다.


전문가의 훈련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근육 수축 명령을 내리는 두뇌 부위가
초보자에 비해 더욱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그 명령 신호 자체도 더욱 강력했다.

둘째, 엘리트 선수들은 스포츠 상황에서의
우월한 판단 능력(making decision)을 보인다.


오류를 탐지하고 이에 관한 여러 가능한 대처 방안을 만들며
이 중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능력에 관련된 여러 두뇌 영역들이
스포츠 상황 중에 엘리트 선수들에게서 더욱 활성화 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마지막으로 엘리트 선수들은 타인의 동작을 보고 그 중 필요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를 바탕으로 앞으로 발생할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
하며,
이는 실제 크리켓과 농구 같은 종목에서 엘리트 선수들의 상황 예측 능력이 우수했다는
결과가 보고된 된 바 있다.

한가지 운동 종목의 엘리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에 걸쳐 총10,000시간 이상의
연습을 해야 한다
고 알려져 있다.
또한, 공장에서 7년 이상 일하며 100만개 이상의 시가담배를 말아온 인부도
현재 그 작업 속도가 계속적으로 증가한다는 놀라운 사실도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운동 기술이 신경계에 자리잡아 엘리트 수준의 수행능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를 나타낸다.

그러나 스포츠와 신경계 사이의 이 같은 방대한 관계성에 비하면 현재 알려진 바는
너무나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인간의 두뇌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밝혀질 수 많은 사실들이 스포츠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 것도 사실이다.
스포츠 현장에서 근육과 심장, 허파가 인간 한계에 도달한 현재,
두뇌가 기록 경신의 바톤을 이어받을 머지 않은 앞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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