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상국 (세종대 교수) 


2010년 10월의 끝자락에서 경상남도 조그마한 산골동네 함안에 큰 잔치가 벌어졌다.
함안군은 U-17 여자월드컵대회에서 우승한 축구부 소속인 여민지·이정은 선수의 귀향을 환영 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 두 선수의 활약으로 인하여 7만여 함안 군민들을 또다시 하나로 달구었다.
이러한 행사는 함안 군민들에게 집단 자긍심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존감을 한층 더 높여 주었다.
바로 이 두 여자 축구선수 때문에 함안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그 보답으로 군민들이 환영의
잔치를 마련했던 것이다.

경찰 차량과 육군 제39사단 군악대를 선두로 여민지, 이정은 선수와 부모님을 태운 카퍼레이드는 오전 11시40분께 함안군 함주 공원을 출발해 함안군청에 이르는 2㎞ 구간에서 25분여 동안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군민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여기저기에서 “여민지” “이정은”을 힘차게 외치며
군민들이 하나가 되는 장면이 TV로 목격되었다.

사실 여자 축구는 우리나라에서 척박한 땅이다.
이 척박한 땅에서 세계를 제패한 행운을 안은 것은 하나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대회에 주전선수 2명이 함안 대산고 소속 학생이다. 이
것은 틀림없는 함안의 행운이다. 이러한 행운은 두선수로
인해 전국적으로 함안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것은 함안 군민들과 특히 그 학교에 소속해 있는 대산고 학생들에게도 돌아간 것이다.

특히 스포츠는 청소년들의 삶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청소년들은 자기가 속해있는 팀에 열정적으로 관여하고 있어서, 마치 자신이 그 팀의 한 부분인 것처럼 개인적인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한 팀의 승리가 팀 구성원인 선수나 코치 혹은 감독에게만 감동과 기쁨이 머물지는 않는다. 그 팀에 열성적으로 관여하는 모든 학생이나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 까지 감동과 기쁨이 퍼져나간다. 스포츠를 통해 얻은 그 감동은 그 느낌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감동은 개개인들의 자긍심으로 이어지고 또 나아가 자기 효능 감을 높여주어 삶의 자신감을 넘치게 만든다.


학창시절에 운동선수로 참여해 본 사람은 일생동안 그 추억과 기억 속에서 살아간다.
마치 우리나라 군 생활을 경험한 남자들을 만나면 “군대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것과 같다. 특히 운동부 활동에서 얻은 성취감이나 자존감 그리고 자기효능감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큰 활력소를 불어넣는다. 이러한 활력소는 드라마틱하게 한사람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다.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야기다. 그는 유년시절을 매우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오직 자신을 바로 세워 준 것은 농구였다.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이면 언제나 농구공을 손에 들고 있었고, 방과 후에는 어김없이 농구코트에서 움직였다. 마침내 그는 1979년 하와이주 고등학교 농구 토너먼트에서 자신의 모교에 우승을 안겨주었다. 그는 지금도 백악관에서 시간만 나면 농구를 즐긴다.

지난 11월 4번째 주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이다. 이날 빅뉴스 중에 하나는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중 백악관을 방문한 아는 지인과 친척들과 함께 농구 게임을 즐기다가 부딪치어 입술주변에 12바늘을 꿰어 메는 사건 이였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뉴욕 컬럼비아대학, 하바드법 대 시절과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시절에도 틈만 나면 농구를 즐겼다고 한다. 스포츠는 청소년들에게 여러 가지 장점을 제공한다.

첫째, 스포츠는 연습을 통해 잠재능력을 일깨워 주기 때문에 성취감과 자신감을 획득한다.

이러한 자신감은 자아존중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자기효능감을 높여준다.
특히 조그마한 대회나 큰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경험들은 청소년 시기에 보약을 먹는 것보다 더욱 값진 것이다. 왜냐하면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다른 새로운 도전에도
전이(transfer)가 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어려웠던 유년시절에도 ‘새로운 도전’을 연속극처럼 만든 것은, 바로 그가 운동에서 습득한 "I can do it"이라는 자신감에서 기인하기 때문이었다.

둘째, 스포츠는 서로 돕는 협동심과 인내력을 키워준다.

주변의 운동부원이나 타교의 운동부와 싸움이라기보다는 자신과의 싸우는 훈련을 제공해 준다.
예를 들면 스포츠의 모든 운동 동작들은 끊임없는 반복적 동작을 통해야 한 가지의 기술로 완성이 된다. 바로 이때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가 훌륭한 선수로 거듭나게 된다. 이번에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딴 모든 선수들은 극복하기 힘든 반복적 훈련이란 전투에서 자신과의 싸움의 승리자다.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싸움에서 이겨야만 승리를 쟁취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상은 그런 것은 아니다.

셋째, 운동은 두뇌를 똑똑하게 만들어 준다.

운동이 뇌 가소성(plasticity)을 높여 준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하바드 의과대학의 존 레이티(John J. Ratey) 교수는 이 분야에 매우 관심이 높은 학자이다.
그는 운동을 하기만 하면 뇌는 스스로 이상이 있는 부분을 고친다고 강조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뇌를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사고력을 증진 시켜주며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준다. 또한 삶의 의욕을 높여 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운동선수들을 머리가 나쁘다는 등식이 붙어 다닐까?
우리나라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대 근육만 사용하여 좌뇌가 활성화하는 기회가 줄어든다.
왜냐하면 학교 운동부는 시합의 참가나 연습이라는 핑계로 학습권이 박탈되었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기에 왕성한 사고력을 증진 시키는 균형 있는 학습습관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일정한
학력수준이 미달되는 선수는 운동팀 대신에 교실에서 학습능력을 길러준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는 선수는 팀 소속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균형 있는 성장이 바로 훌륭한 지도자를 만들어 내고 건강한 자신감 있는 똑똑한 지도자로 만들어 준다.

특히 일선 학교 학생 운동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이나 코치들은 팀의 승리를 위해 강압적인 운동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학생 운동선수들이 보다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즐기면서 참여하는 운동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본다. 이제부터 청소년 스포츠 지도자들은 학생선수들이 정규수업과 함께 즐기는 스포츠를 병행하여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전체를 보는 안목을 키워 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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