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전용배 (동명대 교수) 


지금까지 세 차례 기고를 통해, 올림픽의 재정구조와 경제효과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제적 무 효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도시들은 올림픽개최를 원하는가. 특히 필자가 거주하는 부산은 왜 올림픽을 개최하려고 하는가. 결론은 올림픽을 개최하고자 할 때는 경제효과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무형의 가치에 대해 탐색할 필요가 있으며, 경제효과 외적인 장점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산올림픽은 부산의 비전이다

과연 한국에서 서울을 제외하고 지방도시가 비전이 있는가. 적지 않은 희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올림픽을 유치해야한다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부산이라는 도시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제 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모든 면에서 서울과 너무 차이가 나는 것이 주지이 사실이다. 하나의 도시가 미래비전을 갖기 위해서는 올림픽만한 스포츠 이벤트는 없다.

 
부산이라는 도시를 근본적으로 개조할 수 있다

서울올림픽도 경제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 아니다.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2년이 지난 서울올림픽을 실패한 올림픽으로 규정하기는 힘들다. 서울은 올림픽을 통해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였다. 올림픽대로가 어떻게 완성되었는가. 서울올림픽을 위해 공적재원이 투입되어 서울의 교통망을 확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부산은 올림픽을 통해 도시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국과 중국같이 중앙정부가 전체예산을 쥐고 있는 경우, 올림픽은 국비로 도시가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을 확실하게 확충할 수 있다. 올림픽을 제대로 기획한다면, 현대적인 교통, 통신, 그리고 스포츠 인프라 시설건립에 대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잠재적인 이익은 덜 개발된 곳일수록 클 수 있지만 하지만 덜 개발 된 곳이라 하더라도 인프라 시설개선에 드는 공적자금은 상당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개선 사항은 대회를 개최하지 않고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공공정책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올림픽이라는 촉매제 없이는 이러한 개선이 수십 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부산이 가능하다

서울이 Korea보다 유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지구촌 사람들이 서울은 인지하고 있어도, Korea는 잘 모르는 편이다. 설사 Korea를 알아도 서울이 한국의 수도인 것은 잘 모른다. 서울과 Korea는 인지부조화가 있다. 이러한 이유는 기저에는 올림픽이 있기 때문이다. 수 십 조를 퍼부어도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일은 쉽지 않다. 올림픽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지구촌 이벤트이다. 올림픽으로 인해 당장 수조원의 부채가 발생한다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 하계올림픽은 대부분 대도시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동계올림픽의 효과와는 차원이 다른 효과가 발생한다. 그 도시의 국제화 지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효율적인 토지사용과 기존시설의 활용은 성공한 올림픽을 보증한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스포츠 시설, 올림픽 선수촌, 미디어와 관계자의 숙박시설, 관광객의 숙박시설, 그리고 주차 공간 등 엄청난 토지를 필요로 한다. 실패한 올림픽의 경우 올림픽 당시의 시설이 소중한 토지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정작 그 시설이 활발히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최근 연구에 의하면 나가노 대회에서 사용한 봅슬레이 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시설은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올림픽이후 엄청난 유지비용만 들고 있다. 비슷한 경우로, Calgary 올림픽 대회의 장기적인 경제효과는 매년 열리는 로데오 대회인 Calgary Stampede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algary의 대표적인 스포츠시설인 Saddle Dome은 쓸모가 거의 없으며 대회가 끝난 지 20년도 되지 않았는데도 교체가 필요한 실정이다. Montreal의 Olympic Stadium은 1976년 대회 이후 수년간 사용되었지만, MLB경기장 중에서 가장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개폐 가능한 지붕 등의 기능들은 사용되지도 않았다. 2004년 Athens 올림픽 당시 사용된 시설은 대부분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밀집된 도심지역의 소중한 토지를 점유하고 있을 뿐이다.

 
1984년 Los Angeles 하계올림픽과 같이 성공적인 사례는 올림픽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던 시설을 최대한 이용했을 때 가능하다. 1996 Atlanta 대회의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렸던 주경기장은 대회가 끝나자마자 야구장으로 개조되었다. 나가노 대회 때 지어진 총알기차는 나가노와 도쿄 사이의 이동거리를 상당히 줄이는 데 성공했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도심이나 산지의 소중한 토지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한 선택이다. 올림픽을 기획할 경우에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아주 오랜 시간 쓸모 있고, 해당 도시나 지역에 긍정적으로 흡수될 수 있는 시설을 기획해야 한다.

 
부산올림픽은 이 지역에 상당한 무형의 이익을 창출한다

개최도시의 주민들은 올림픽으로 인해 자부심을 얻고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 개최지역 주민에게 올림픽 기간은 아주 짧지만 집중적인 시간동안 자신의 삶에 터전이 세계 전체의 관심을 받게 되는 기간이다. 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준비의 상당 부분은 자원봉사자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주민의 손으로 직접 큰 규모의 사업을 완수할 수 있다면 국가와 지역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이 될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비경제적인 요인들에 대해 금전적인 가치를 부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매우 중요하며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올림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이익을 정량화하려는 연구가 최근에 이루어진 적이 있다. 야생지역에 유출 된 기름을 치운다던가, 도시지역의 녹지공간을 지키는 것 등에도 금전적인 가치가 분명히 있다. 경제학자들은 Contigent Valuation Method(CVM)을 이용해서 이러한 손에 잡히지 않는 다양한 이익에 금전적인 가치를 부여하고자 했다. CVM의 기본 접근방식은 국민투표나 세율변동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대상자들이 무형의 가치에 대해 비용을 추가로 지불할 의사를 파악하는 것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2012년 하계 올림픽에 의해 창출되는 무형가치에 대해 영국 국민들은 20억 파운드(3조 6천억) 정도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민들과 한국의 중앙정부도 이 정도의 대가는 지불할 의사가 있을 수 있다.

 
올림픽은 도시간의 경쟁에서 우위선점효과가 있다

올림픽이 경제적인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수 많은 도시들은 올림픽에 뛰어들까. 그것은 21세기가 국가 간의 경쟁보다 도시간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도시간의 경쟁에서 생존하기에 가장 적합한 이벤트가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하계올림픽은 부산 같은 지구촌의‘무명’도시에게는 분명히 기회이고, 도시간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의미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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