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고문수(인천용일초등학교)

엘리트 체육은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여 자기완성을 도모하고 어려운 훈련과정을 이겨내며 인내심, 단결력, 협동심, 극복의지 그리고 타인존중 등을 배우고 익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엘리트 체육,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운동선수들의 엘리트 체육 형태는 이러한 목적과 사뭇 다르다. 학생선수들은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경기 자체를 가치 있게 생각하는 가운데 체육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에는 적극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엘리트 체육의 요람인 초등학교 엘리트 체육도 비슷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본 글에서는 초등학교 학교운동부 학생선수를 육성하는 주체의 현황과 훈련 환경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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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운동부 학생선수 주체의 현황

가. 학생선수 선발 여건의 미성숙

일반적으로 엘리트선수를 양성하는 구조는 피라미드형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엘리트선수 육성구조는 밑이 좁은 항아리형의 구조이다(손천택, 2004). 학교를 중심으로 선수를 육성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선수들에 비해 중학교나 고등학교 선수들의 숫자가 더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초등학교 수준에서 운동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을 충분히 선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중․고등학교 선수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그 결과 국․내외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학생 선수들은 단기적 처방 위주의 기술훈련에 집중하게 되고,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선수를 혹사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몇몇 우수한 선수를 제외하고는 선수 대부분이 부상과 기초체력 저하 등을 이유로 경기력이 점진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게
된다. 이러한 선수육성 구조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서 운동 잠재력이 있는 엘리트 선수들을 충분히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 선진국의 경우, 초등학생들이 주중이나 주말을 통해 다양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학부모들도 자녀의 스포츠 참여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쉽게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선수선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스포츠 선진국과 비교하면 사정이 사뭇 다르다. 운동선수로 선발되면 학업을 포기하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비교육적 행태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이 자녀가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선진국의 경우는 학교체육이나 스포츠클럽을 통해 다양한 운동경험을
하는 가운데 운동 잠재력이 있는 학생들이 선수로 선발되므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어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학부모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이 한줄 세우기 교육이 아닙니까? 그러다보니 공부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학생들은 운동부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해요.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모님과 상의해서 선수들을 선발하는데, 쉽지 않네요(경기도 U초등학교 탁구감독 송현창의 이야기).

꿈나무 선수들을 선발하는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꿈나무 선발의 주체인 초등학교 교사들이 체육, 특히 엘리트 체육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선수선발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선발이 체계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연습이나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선발된 선수들의 상당수가 중도 탈락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몇 년 전 인천의 k초등학교에서 양궁을 정책종목으로 채택하여 18명의 학생선수들을 선발하였으나 불과 2개월 만에 11명이 중도 탈락하고 현재 7명만 양궁을 계속하고 있다.

처음에는 키가 큰 학생들과 체력이 좋은 학생 위주로 선발을 했어요. 양궁을 하는데 다양한 제반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와 체력만을 가지고 학생들을 선발하다보니 처음에는 많은 학생들이 선발되었지만, 하루하루 운동을 하면서 부모님들과의 불협화음이나 흥미가 없어서 그만 두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어요(인천K초등학교 양궁감독 고민수의 이야기).

비인기 종목의 경우에는 사정이 더욱 심각한 모습이다. 골프 등 일부 인기 종목은 학생들이 원하는 경우 학부모가 크게 반대하지 않으며, 일부 학부모들의 경우에는 경쟁력 있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그러나 비인기 종목은 학생 선수들을 충분히 선발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학부모들이 인기종목을 선호하고 비인기종목을 기피하게 되므로 초등학교 수준에서 선수선발 자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것이 중․고등학교 선수선발까지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비인기종목을 육성하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이 문제는 당분간 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나. 운동부 지도교사의 기피

엘리트 선수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사의 역할은 코치 못지않게 중요하다. 시합시즌이 되면 지도교사는 수업을 뒷전으로 하고 경기장에 나가봐야 하며 그로 인하여 역할갈등의 문제에 부딪힌다. 운동부 활동에 적극적인 지도교사의 경우 시합대비 훈련에 자주 참여하며, 그로인한 피로의 누적으로 수업과 가정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선수들이 연중 참가하는 대회는 대개 4~6회 정도이고, 이 가운데 2~3회는 지방대회이고 나머지는 전국규모 대회이다(강신욱, 2003; 손천택, 2004).

초등학교는 중․고등학교와 달리 90% 이상의 교사가 담임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잦은 대회 출전과 전국 규모대회의 출전에 따른 장기 출장 등은 수업부실의 원인이 된다. 약 10% 정도를 차지하는 교과전담교사는 수업부담이 그나마 크지 않으므로 자기 학교 팀의 경기 날짜나 시간에 맞추어 수업시간을 조정하여 경기장에 나가볼 수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승진대기, 출산휴가 준비, 타시도 전출 등과 같은 개인 사정으로 교과전담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엘리트선수의 육성에는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교과전담교사들이 체육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운동부 학생선수의 육성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저희 학교는 36학급이고, 필요한 교과전담교사는 네 분인데 희망하는 교사가 세분이었어요. 세분 가운데 한 분은 교감발령 대상자이고, 다른 한 분은 출산휴가를 준비하고 있고, 저는 타시도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발령대기 중입니다. 전담교과도 영어와 미술을 희망하였고, 체육을 희망하는 전담교사는 거의 없어요. 엘리트선수들을 지도하기 위해 체육전담교과를 희망하는 교사는 더더욱 없더라고요(서울 Y초등학교 체육전담 조기희의 이야기).

운동부를 맡은 지도교사에게 수업시수를 줄여줄 수 없는 현실에서 수업과 선수지도를 병행해야 하는 교사로서는 어느 한 쪽도 만족시킬 수 없어 그것이 결국 역할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합시즌에 운동부를 맡은 지도교사가 출장을 가게 되면 교내에 남아있는 다른 교사가 수업을 대신해야 한다. 지도교사의 수업결손을 학교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보충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교사가 보결수업을 하게 되므로 교재개발로 바쁜 시간을 보내는 다른 교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어 결국 운동부 감독을 기피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다. 코치의 생활 불안정

인간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적인 여유를 누릴 수 있어야 주어진 과제나 활동에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현재 초등학교 운동부를 맡고 있는 코치들의 평균 임금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26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일 뿐만 아니라, 1년 단위의 계약직이므로 재계약을 맺기 위해 학교의 장이나 지도교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선수들을 훈련시켜 좋은 성적도 내야하는 이중적 부담을 안고 있다(강신욱, 2003). 이러한 상황에서 지도교사나 관리자가 우수한 경기성적을 요구하게 되면 코치로서는 짧은 기간에 훈련효과를 보기 위해 폭언이나 구타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여 선수들을 지도하게 되며, 그러한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교육적 또는 반사회적인 문제가 야기되는 경우가 있다. 
 

초등학생들이 기술을 충실히 배워서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코치의 신분을 확실히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안정적인 지도가 어렵습니다(인천K초등학교 양궁 코치 전성환의 이야기).

매년 지도한 결과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서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신중히 파악하여 효율적인 지도를 할 수 있겠는가? 초등학교 엘리트선수들을 가르치는 대부분의 코치들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는 교육청 소속의 순회코치이므로 소속감이 결여되어 이직 가능성이 높다. 코치로서 직업적 안정성이 높지 않은데다 월평균 소득수준이 낮으므로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하거나 부업으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나 개인레슨을 하는 코치들도 생겨나고 있다(류태호, 2003).


2. 학교운동부 학생선수 환경의 현황

가. 학교운동부 및 학생선수에 대한 잘못된 편견 지양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스포츠에 대한 잠재력과 재능을 가진 많은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운동부를 맡고 있는 지도자로서 학생의 부모님과 전문적인 선수로서의 운동과 관련된 상담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비인기 종목에 대한 불신감과 학생 장래에 대한 불안감, 즉 대학 진학 문제, 직업 및 경제력 문제 등을 손꼽을 수 있다. 현재 우리의 사회가 물질만능주의로 흘러가다 보니 부모들도 학생이 체육에 대한 탁월한 영재성을 가지고 있어도 운동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있어 전문적인 운동을 권유하면 찬성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드물다. 이처럼 현장에서 잠재력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선수로 발굴하여 육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지도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학교운동부를 활성화하여 운동선수들의 직업적 가치를 높이고, 운동선수들의 진로에 관한 전망을 밝게 한다면 운동부와 운동에 대한 부모님들의 부정적 인식이 현재보다는 많이 개선되어 선수를 발굴하는데 조금이나마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나. 전용시설의 부재

체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체라면 시설은 주체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객체로서 학교운동부 운영의 필수적 요소이다. 그러나 최근 시설 설비 기준이 완화되면서 체육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정도의 체육시설을 갖춘 학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학교 체육시설이 열악한 상황에서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스포츠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학교가 채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외부시설을 대여하거나 원거리 유휴시설을 임차하는 것이다. 원거리 시설의 사용허가를 얻어낸다고 할지라도 이동수단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이용에 여러 가지 불편이 따르고 있다.

교내에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기 때문에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안전문제에도 신경이 많이 쓰이죠(인천K초등학교 양궁감독 고민수의 이야기).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간의 차별은 시설확보에서도 나타난다. 대개 인기 종목은 비인기종목에 비해 예산이 우선 배정되어 자체 시설을 확보하는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주변시설의 사용 또한 용이한 반면 비인기종목은 학교 스스로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훈련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전국소년체육대회와 같은 큰 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에 대해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차등 배정하고 있다. 그 결과, 성적을 내지 못하는 종목은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인해 패배의 늪에서 헤어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각 스포츠 종목의 육성목적이나 훈련여건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예산을 균형 있게 배정해야한다. 하지만 종목이나 성적 위주로 예산을 편중 배정하고 있어 훈련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 열악한 재정

초등학교에서 운동부의 육성과 관련하여 대두되는 것이 바로 재정의 문제이다(채재성, 2004). 운동부는 일반 학생에 비해 극소수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과외 성격의 활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체육에 배정된 대부분의 예산을 운동부 육성에 사용하고 있다. 엘리트 체육의 국가사회적 역할이나 기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반 교사들이 제기하는 예산편중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학생의 5% 미만인 운동부에 학교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지출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예산과 그로 인해 일반 학생들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불이익과 관련하여 운동부 지도교사, 관리자, 교육청 간에 적지 않은 마찰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체육수업에 필요한 교구 구입에 사용할 예산을 운동부 예산으로 배정하는 과정에서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나 불가피성과 관련하여 관리자, 일반교사, 운동부 지도교사 간의 신경전이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심한 경우 운동부 폐지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운동부 지도교사의 입장에서는 열악한 훈련 여건을 개선하여 성적을 낼 목적으로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으나 한정된 예산으로 운동부뿐만 아니라 다른 교육활동에도 지원해야 하는 관리자의 입장도 이해가 되는 상황에서 운동부 육성에 필요한 예산을 둘러싸고 구성원들 간 신경전이 끊이지를 않는다.

결국, 학교예산으로 충당되지 않는 부분은 선수 본인의 학부모 부담으로 남게 된다. 운동부 육성에 필요한 예산을 학부모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 역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의 경우처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학부모들이 즐겁게 수용하는 상황이 아닌데다 선수생활을 하는 학부모들의 경제수준이 대체로 일반 학부모들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에 운동부 지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부족하고 학부모들이 부족분을 충당하지 못하면 훈련기간을 단축하거나 대회출전 횟수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와 결국 경기력 저하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체육정책 지정종목의 육성은 교육청과 학교관리자 간의 책임 회피성 갈등이 가장 심각한 부분이다. 운동부 지도교사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의 관리자는 정책종목을 지정한 교육청이 예산에 대하여 책임져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육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학교나 학부모들이 예산의 일부를 부담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도교사와 교육청간 그리고 지도교사와 관리자간의 예산책임 논쟁이 벌어지고 갈등이 발생한다.

교육청에서 올해는 지원을 해줄 수가 없으니 학부모의 재원을 받아 조달하라는 거예요.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에 무슨 예산이 있느냐고 하면서 교육청에서 지적종목을 정해 주었으니 교육청에 예산을 요청해 보라는 겁니다. 교장선생님께서 한 수 더 떠서 교육청이 올해처럼 지원을 못해주겠다면 내년에는 운동부를 해체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경기도U초등학교 탁구감독 송현창의 이야기).
 
라. 승리지상주의의 팽배

학교운동부는 운동수행력이나 운동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선수들에게 운동의 탁월성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이나 전략의 개발을 통해 스포츠에 재미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학교운동부가 운영되는 현실을 보면 중․고등학교나 대학은 물론 심지어 초등학교 운동부까지 승리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학교운동부는 1등만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 엘리트 체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금메달을 목에 걸지 않으면 패배자로 인식하는 어린 선수들 그리고 그것을 당연히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지도자, 학부모, 관리자들이 엘리트 체육의 현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체육의 교육적 목적이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학교 관리자들도 얼마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 성적 내는 것을 원해요. 체육정책종목으로 선정이 된지 2년도 안되었는데 성적을 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거든요. 무엇보다 학부모님들도 자식이 입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겁니다. 미래의 성공보다는 지금 당장의 이익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들도 학생지도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인천K초등학교 양궁코치 전성환의 이야기).

스포츠는 승리하기 위한 기술과 전술의 종합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정신, 문화, 예술, 전통 그리고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가치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참다운 스포츠는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스포츠가 갖는 모든 측면을 균형 있게 통합해야 한다(Anderson, 2001, 2002; Feezell, 2004). 선진국에서는 매년 새로운 선수들을 선발하여 지역 리그 중심의 시즌 경기를 하고 학업수행력이 일정 수준 이상인 학생들에게만 엘리트 체육의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일단 선수로 선발되면 계속해서 선수 자격을 유지하는 가운데 학업을 포기한 채, 운동에만 전념하여 얻은 경기결과로 상급학교 진학 티켓을 얻는 비교육적 선수육성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선수로 선발된 학생들은 전국 규모대회에서 입상을 해야 하며, 그 입상성적은 상급학교 진학과 이후의 선수생활 전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선수나 지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목표는 각종 경기대회에 자주 출전하여 승리함으로써 상급학교 입학 티켓을 따내는 것밖에 없다.

승리지상주의에 빠져있는 엘리트선수 육성구조에서 코치역시 학부모나 관리자 심지어 가르치는 학생들로부터 입상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입상으로 보답하지 못한 코치는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하여 팀에 기여하거나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초등학교 학생선수들을 맡고 있는 대부분의 코치들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고 있으므로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거나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직장을 잃게 된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참고문헌>

강신욱(2003). 학교운동부의 운동과 학업수행 및 운영 실태 조사. 한국체육학회지, 42(3), 97-109.
류태호(2003). 학교체육 정책에 관한 제도개선 연구. 교육정책연구, 2003-지정-8.
손천택(2004). 2004 학교운동선수의 건전육성 방안. 한국올림픽성화회 춘계학술대회, 37-52.
Anderson D.(2001). Recovering humanity: Movement, sport and nature. Journal of Philosophy of sport, 28, 140-150.
Anderson, D.(2002). The humanity of movement ot "it's not just a gym class." Quest, 54, 87-96.
Feezell, R.(2004). Sport, play & ethical reflection. Chicago: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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