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양윤준 (인제의대 교수)


팀 주치의는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해서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와준다. 난이도 높은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게는 항상 부상의 위험이 따르고, 경기를 이겨야 하는 스트레스가 많으며, 선수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여러 질병에 노출될 수도 있다. 따라서 팀 주치의는 이러한 질병과 부상을 예방하고 관리해 주며, 정신심리적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선수나 코칭 스탭은 팀 주치의를 제대로 이용해야 한다. 최대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려면, 선수 자신이 가진 문제를 솔직히 상담해서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선수들이 아플 때 의사에게 가면, 무조건 쉬라고만 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는 선수나 코칭 스탭들이 있다. 과거에 스포츠의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실제로 다친 부위를 쉬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소한의 휴식만 취하고 가급적 일찍 움직여야 선수들이 경기 현장으로 조기 복귀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를 위한 의학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아무 걱정 없이 팀 주치의와 의료 문제를 상담하는 것이 현명하다.
 
팀 주치의의 역할 중 하나는 여행에 따르는 문제 관리이다. 스포츠 팀은 경기나 훈련을 위해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팀 주치의는 여행의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팀이 여행을 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남아프리카 공화국처럼 멀리 떨어진 지역에 여행할 때에는 시차증이 문제가 된다. 또한 많은 사람과 접촉하게 되므로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도 문제가 된다.





시차증은 출발지와 도착지의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

시차에 적응하지 못하면 주간 피로, 야간 수면 곤란, 과민, 집중 곤란증 등이 생기고, 기운이 없고 만사가 귀찮아지며, 두통, 입맛 감소, 배변 이상도 생긴다. 일반적으로 3시간 이상 시차가 있을 때, 서쪽보다 동쪽으로 여행할 때 더 심하다.
시차에 빨리 적응하려면 우선 여행 전에 충분히 자서 수면 부족 상태가 아니라야 한다. 도착지 시간표에 따라 서서히 수면 시간을 맞추고, 비행기 도착 시간과 취침 시간 간격이 짧은 것이 좋다.
 
낮에 졸린다고 각성제를 사용하면 도핑에 걸리게 되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기므로 피해야 한다. 카페인도 과다 섭취하면 유사한 부작용이 생긴다. 수면제나 멜라토닌은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팀 주치의 지시하에 사용해야 하겠다.

감염증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홍역, 볼거리, 풍진, 소아마비 예방접종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어릴 때 접종하므로 별 문제가 없다. 다만 파상풍은 나이가 들면서도 10년에 한 번씩 추가 접종을 해야 하므로, 10년 이내 접종 경력이 없으면, 맞는 것이 좋다.

B형 간염, A형 간염, 독감 예방 접종도 권유된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 예방 접종은 어릴 때 대부분 맞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데, A형 간염은 예방 접종을 맞지 않았고, 20~30대 젊은 층에서는 자연 면역도 없기 때문에 예방 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보통 6-12개월 간격으로 2회 맞아야 하므로 가급적 조기에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말라리아, 공수병, 황열, 콜레라, 일본뇌염 등은 지역과 시기별로 접종 여부가 결정된다. 지역별로 필요한 예방 접종은 미국 질병관리본부(www.cdc.gov)나 세계보건기구(www.who.int)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 위생에도 힘써야 한다. 지난 번 신종 독감 유행시기에 사람들이 열심히 손을 씻는 등 위생을 철저히 했더니, 독감
뿐만 아니라 설사, 눈병 등 다른 감염 질환도 줄어들었다는 점은 개인 위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손 씻기 또는 손 소독제 사용, 뚜껑이 열려있지 않은 생수 마시기, 완전히 가열한 음식을 먹기, 과일과 채소는 씻고 껍질 벗겨서 먹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과일 껍질을 벗기는 칼날에 묻었던 세균에 의해 감염되기도 한다. 따라서 칼도 잘 씻고 소독해서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행자 설사는 그 지역에 만연한 세균에 의해서 생기는 설사병인데, 지역 사람들은 면역이 되어 있어서 별 문제 없어도, 외지인에게는 설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장거리 여행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선수들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크므로, 경기 이외의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즉 갈아타는 비행 스케쥴을 피해서 가급적 직항으로 선택해야 하며, 탈수 현상이나 영양 부족이 생기지 않게 자주 물을 마시고, 입에 맞는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편안할 수 있도록 복도나 비상출구 좌석을 미리 확보하고, 편한 옷을 입으며, MP3 등 오디오나 책자를 준비하여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한다. 정맥이 막히는 혈전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1시간에 한번 기내에서 걷기나 좌석에서 체조를 해야 하겠다.

많은 사람이 움직이는 스포츠 팀 여행에는 많은 의학적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은 미리 준비하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것들이다. 문제를 예방하여 최선의 경기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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