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상국 (세종대 교수) 


지난해 11월 12일 미국인으로부터 가장 존경을 받고 있는 기업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뉴욕 컬럼비아비즈니스 스쿨에서 진행되었던 TV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빌게이츠가 한 말이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다. 그가 이야기 한 성공비결은 건강한 자신감(healthy self-confidence)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가능한 책을 많이 읽고 책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라고 했다. 빌 게이츠가 지적한 성공의 기초는 자신감이 아니라 건강한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청년들 앞에 강조한 건강한 자신감이란 무엇을 말한 것일까?
E.M. 그레이 교수의 "The Common Denominator of Success" 라 하는 저서에는 성공적으로 산 사람들의 생애와 그 삶의 철학, 그리고 업적들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열을 다해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성공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좋았던 사람들이 성공했다고 하고 운도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자기가 선택한 일에 가치를 느끼며 모든 에너지를 쏟아 정열적으로 살아가는 태도가 바로 건강한 자신감이 아닐까.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비방하고, 누구를 좋아하고, 누구와 다르고, 누구와 원수지고... 이러한 상태로는 건강한 자신감을 얻을 수 없다. 이러한 지도자들은 모두 미숙(未熟)한 지도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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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에 집착하는 것보다 전체를 볼 줄 아는 사람이 건강한 자신감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나무만 쳐다보는 사람은 숲을 못 본다. 숲이라고 하는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산행을 하다가 조난을 당할 경우 등산전문가들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고 조언 한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저 밑을 한눈에 훤히 내려다보고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한 다음에 내려가야 조난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숙한 사람은 부분보다 전체를 본다. 그런데 미숙한 지도자는 언제나 부분만 집착한다. 또한 작은 것을 보고 큰일을 망친다. 성숙한 지도자는 보다 멀리 보며, 눈앞의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음, 몇 차원 높여서 멀리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교 운동부를 육성하고 지도하는 코치들은 대체로 성숙한 지도자와 미숙한 지도자로 대별된다. 학교 현장에 건강한 자신감이 있는 지도자들이 많이 있기를 희망한다. 성숙한 지도자는 자라나는 학생선수들에게 비젼을 심어주며 멀리 보게 하고, 부분 보다는 전체를 생각하게 한다. 또 함께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정신을 가르치고, 건강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운동부 학생들에게 올바른 코치의 만남은 행운을 가져오지만 지도력이 미숙한 지도자를 만나면 불행의 원인이 된다. 최근 공익광고의 중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란 카피 문구가 우리들 마음에 와 닿는다. ‘부모와 학부모’를 ‘성숙한지도자와 미숙한 지도자’란 명칭으로 바꾸어 보았다.

 


 
<성숙한 지도자와 미숙한 지도자의 차이>

성숙한 지도자는 멀리 보라하고
미숙한 지도자는 앞만 보라 합니다.

성숙한 지도자는 함께 가라하고
미숙한 지도자는 앞서 가라 합니다.

성숙한 지도자는 꿈을 꾸라하고
미숙한 지도자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성숙한 지도자입니까? 미숙한 지도자입니까?

성숙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
참된 학교 운동부의 시작입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때였다.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은 올림픽에서 승리를 거두고 귀국한 메달리스트들을 환영하기에 바빴다. 이들의 명예는 물론 금전적인 보상과 더불어 국민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까지 받았던 부러운 존재들이였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관련하여 TV시사 프로에서 ‘슬픈 금메달’이라는 제목으로 운동선수에게는 학교정규수업이 없었다는 내용을 보도한바 있다. 힘든 훈련과 각고의 노력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등극한 금메달리스트들이 사회에 잘 적응 못하여 자살 까지 결심하였다는 슬픈 이야기는 아직도 필자의 가슴을 메이게 한다. 이러한 결과는 지도자가 멀리 보지 말고, 오직 앞만 보라고 담금질하기 때문이다.


왜 지도자는 꿈을 꾸라하고,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을까? 학생이면 어떠한 일이라도 정규수업에 빠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승리가 마치 코치들의 트로피처럼 생각하는 문화는 미성숙한 스포츠 문화이다. 오직 코치 자신의 승리를 위해 앞서가라고 강요하는 지도자는 분명히 미숙한 지도자이다.

스포츠 지도자 사이에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성이다. 선수가 코치를 얼마만큼 믿고 따르는 심리적 태도를 말한다. 올바름(道)이 없는 지도자들은 신뢰의 수준이 그 만큼 떨어진다. M. R 코비가 「신뢰의 속도」라는 책에서 신뢰(trust)라는 추상적인 언어를 경제학의 중심 개념으로, 신뢰의 경제학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의 명제는 인간 상호간의 신뢰수준이 떨어지면 지향하는 목표를 향한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비용도 더 많이 든다는 것이다. 그 반대로 상호간의 신뢰수준이 높아지면 목표를 향한 속도는 더 빨라지고 비용은 점점 내려간다고 했다. 그는 불신은 대단한 대가를 치룰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포츠 세계도 마찬가지다. 팀의 선수들과 코치사이의 신뢰수준이 높을 때 그 팀의 사기가 올라가 훈련과 경기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팀의 신뢰수준이 떨어지면 효율성이 떨어져 그 만큼 손실을 얻게 된다. 이러한 신뢰성도 건강한 자신감에서 출발된다. 따라서 선수와 코치사이에 신뢰 없이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신뢰는 성공하기 위해 얻으려고 노력하는 거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한 자신감이란 어떤 일에 대하여 뜻한 대로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스스로의 올바른 능력(能力)을 믿는 굳센 마음을 의미한다. 심판을 매수하여 승리를 쟁취하거나 부정직한 방법으로 승리를 가져왔다면, 이러한 것들은 건강한 자신감이 아니다. 왜냐하면 심판매수, 구타, 성폭력, 학습권 박탈 같은 것들은 젊은 학생선수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학교 현실은 성숙한 지도자에 목말라 있다. 스포츠는 단순히 즐기고 노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사고방식에도 큰 영향을 준다. 성숙한 지도자에게 배움을 받은 선수들은 올바른 선수로 태어날 확률이 크다. 성숙한 지도자 밑에서 배우는 학교 운동선수들은, 멀리 생각하고, 함께하며, 비젼을 가지고, 오늘을 소중하게 실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건강한 자신감을 배우고,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포츠맨십을 배운다.

건강한 자신감은 바로 정직하게 땀을 흘린 노력의 대가(代價)로부터 얻어진다. 운동의 이점(利點)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스포츠는 기초 동작부터 시작하여 한단계식 발전해 나가기 때문에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작은 성취감들이 마음에 쌓이게 된다. 이러한 성취감이 바로 건강한 자신감을 만들어낸다. 심리학자 벤두라 교수는 건강한 자신감은 자긍심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높여주어 어떤 일을 수행하더라도 성공률을 높여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바드의대 정신과 존 라티박사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이 운동 후 증가된다고 밝혔다. 운동을 하면 집중력, 진정효과, 추진력 등 효과가 있으며, 특히 항우울제인 프로작과 리탈린을 복용하는 효과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운동은 자존감과 자기효능감, 그리고 건강한 자신감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빌 게이츠는 왜 젊은이들 앞에서 성공의 비결이 ‘건강한 자신감’이라고 강조했을까? 건강한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들이 많을수록 그리고 건강한 자신감이 넘치는 지도자들이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 나아가 건강한 국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한다. 이러한 지도자들은 선수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얻는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이 자신이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용기가 바로 건강한 자신감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오직 우리 운동부만 생각하는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쳐다보는” 이기적인 자세는 건강한 인격체가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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