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상국 (세종대학교 교수) 


얼마 전 TV 스포츠뉴스에서 스포츠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아주 흥미 있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남아공 월드컵 4강 진출에 실패한 우승 후보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반응이 너무 대조적이었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귀국 반응이 대체적으로 냉담하고 또한 살벌한 분위기와는 달리, 아르헨티나의 국민들은 축포와 함께 적극적으로 축구대표팀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며칠 전 신문 스포츠면에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기사가 하나 실렸다. 일본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드였던 고마노 유이치에 대한 이야기다. 고마노 유이치는 16강전 파라과이와 승부차기에서 그가 찬 공이 불행하게도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그만 실축하고 말았다. 결국 그의 실수로 인해 일본은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하고 말았다. 그는 귀국하기가 두렵고 마음의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신문 기사는 실수한 고마노 유이치선수에게 그의 고향에서 공로메달을 수여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꿈과 감동을 준 것에 대한 답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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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에게는 비난이나 조롱 혹은 협박성이 난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환영하는 관대함이나 일본 축구 팬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축구외의 또 다른 감동을 만들어 준다.

스포츠는 수많은 감동을 연출해 낸다.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최고의 영광은 스페인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국가들도 최선을 다했지만 트로피는 하나만 존재한다. 승리로 인해서 스페인 국민들에게는 영광과 더불어 경제적 가치 상승은 물론 국가의 브랜드가치 상승에도 높은 영향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2위를 한 네덜란드의 국민들에게는 아쉬움과 함께 상처가 남아 있을 것이다.

스포츠세계에는 성공과 실패가 엄연히 공존하는 양면성이 있다. 성공했을 때 자신감을 얻는 대신 실패는 마음의 상처를 얻게 된다. 성공했을 때 과거의 실패한 경험들을 생각하면 겸손을 얻게 되며, 곧 그 겸손은 훌륭한 교훈을 만들어 준다. 그러나 승자에게서 겸손을 잊어버리면 성공의 교훈은 곧 사라지고 만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 원인을 잘 분석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차분히 준비하게 되면 곧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것이 스포츠에서 얻는 좋은 교훈이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득이 있으면 실이 있기 마련이다. 스포츠의 양면성을 인정하면서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발전시킨다면 스포츠의 발전과 함께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학교운동부에도 양면성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선수들은 2009년 현재 85,694명이 등록되어 있다. 학생선수들은 초등학교 0.78%, 중학교 1.53%, 고등학교 1.39% 가 선수로 등록되어 있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선수층이 얇은 편이며,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들 중 스타로 탄생하는 선수는 극소수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성적 지상주의에 희생된 낙오자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운동에만 전념한 나머지 은퇴 후의 인생 설계에 실패한 경우가 많이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사회생활의 낙오자가 된 케이스도 적지 않다. 엘리트선수들의 체계적인 교육이 잘 실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엘리트체육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도 운동선수들의 자리를 좁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교운동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대체로 두 가지로 대별된다. 엘리트 체육정책의 관점과 교육의 본질적인 관점이다. 엘리트 체육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스포츠의 역할은 우리나라 한국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이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정체성이나 자긍심 향상과 함께, 나아가서는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가치이다.

우리가 ‘잘 살아보세’라고 외쳤던 시절의 끝자락에서 88 서울올림픽의 성공으로 발전의 빌미를 마련한 것과, IMF로 암울했을 때 박세리의 골프 제패로 인해 국민들에게 희망감과 자긍심 상승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야구, 축구 등의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은 우리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선사했다. 이러한 사실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엘리트 스포츠의 업적들이다.

하지만 교육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학교운동부의 실태를 살펴보면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어두운 그림자가 노출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엘리트스포츠 시스템의 효율이 높아질수록 그로인한 부작용도 커져갔다.

운동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습권의 박탈에 있다. 학교의 본질은 교육을 실천하는 장인데 학원스포츠는 프로스포츠처럼 흉내 내고 있으며, 기다림이 없고 너무 조급하다. 엘리트 선수들 중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겨우 살아남아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경우는 전체 선수 중 확률적으로 미미한 상태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프로스포츠와 학원스포츠는 엄연하게 구별이 되어야 한다. 학원 스포츠는 당연히 교육적인 면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프로는 프로다워야 하지만 아마추어는 아무추어다워야 도(道)를 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학원스포츠는 도가 지나친 편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추구하는‘오직 승리’라는 승리지상주의에 영향을 받아 프로 선수 못지않게 학생선수들이 혹사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학원 스포츠의 두 가지 양상에 대한 가치를 판단함에있어 큰 딜레마에 빠져있다.

다행이도 최근 대학에서도 학원스포츠를 교육의 영역으로 되돌리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이제는 학교에서 정한 모든 학습을 따라야만하고 선수에게는 학습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최근 문체부와 교과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초˙중˙고 학생선수의 최저학력제도에 대학까지 동참하면서 학원스포츠 개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운동부활동은 학교교육의 일환으로서 교육과정 외에 행해지는 아동·학생의 스포츠활동이다. 그 활동을 통해서 운동에의 친화적인 태도의 형성, 체력의 향상이나 건강의 증진, 자존감 및 자기효능감(self-efficacy) 향상, 매너, 경기 규칙을 준수하는 태도의 육성은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그 교육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운동부 활동은 평생스포츠를 찾아내는 기회가 되고 있어 보다 높은 수준의 기능이나 기록을 목표로 한 활동을 하는 것에 의해 자신에 한계에 도전하는 등 보다 알찬 학교생활을 경험하게 하는 동시에 의미가 있는 활동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더욱이 학년을 넘어 다른 연령집단으로서 자발적, 자주적, 자취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서로 협력하거나 자신의 책임을 수행하거나 상급생과 하급생의 신뢰 관계를 이룩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동시에 필요한 협조성과 연대감 등을 기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운동부활동,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스포츠발전을 위해서는 다각적으로 멈추어서 볼 필요가 있다.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함께 일반 학생들에게 많은 스포츠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느끼는 스포츠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서 모두가 함께 즐기고 발전시킬 수 있는 스포츠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운동선수가 나아갈 길을 한가지로만 좁히는 것이 아닌, 다방면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재로 형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학교적, 사회적, 국가적인 개선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엘리트 스포츠의 고유의 장점과 학교 현장에서 교육의 가치실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두 가지의 양면성을 잘 조화롭게 발전시켜야 한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정규수업이 없는 학생선수들을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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