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용만 (단국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다른 월드컵에서와 마찬가지로 각 대륙을 대표하는 32개국의 본선
진출국이 1차적으로 16강 진출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경기장 관중은 물론
이거니와 자국에서 방송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국민들은 국가를 대표한 선수들의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한다.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둥근 공 하나에 지구촌 모든 축구가족들이 열광하고
있다. 여기에는 남녀가 관계없고 노소가 따로 없다. 그리고 낮은 물론이거니와 밤도 소용없다.
오직 승리를 기원하기 위한 열렬한 응원만이 존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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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왜 공식스폰서가 되려고 하는가?

축구팬들의 승리에 대한 목마름은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원동력이다. 새로운
스타플레이어 탄생에 대한 기대나 국민 영웅의 맹활약에 대한 바람도 역시 월드컵의 가치를 강화
시키는 중요한 동인이다. 다시 말해서,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인 이벤트이다. 기업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목표소비자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만일 누군가가 소비자들을 한 곳으로 모아 줄 수 있다면 제품을 손쉽게 알리면서 그들을 쉽게 설득
할 수 있다. 더욱이 소비자들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주체가 매우 신뢰할만한 수준이
라면 잠재적소비자인 축구팬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기업도 신뢰하게 된다. 이것이 기업이 월드컵
을 활용하려고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기업이 월드컵과 관련을 맺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월드컵
의 격에 맞는 세계적인 명성과 신뢰를 인정받아야만 한다. 그 이유는 콧대 높은 월드컵(FIFA)이
함께 갈 파트너를 엄격한 기준에 근거하여 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가 되기만 하면 기대되는 효과가 생각 그 이상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앞 다투어 높은
비용을 지불하며 관련을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식파트너에게 왜 독점적 권리가 주어지는가?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월드컵 품 안에 안기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FIFA와 월드컵조직
위원회가 공식파트너로 하여금 마음 놓고 월드컵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6개의 FIFA 파트너와 7개의 월드컵 파트너를 제외하고 그 어느 기업도 월드컵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어찌 보면 불공정 경쟁
이기 때문에 공식파트너와 일반기업의 마케팅 승부에서 누가 이길지는 손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은 앞 다투어 목표소비자에게 손쉽게 다가가서 제품을 알리며 호의적인
감정을 유발시키고 더 나아가 제품의 판매를 증진시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월드컵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니 FIFA로서도 막대한 재정을 기꺼이 후원하는 파트너를 철저하게 보호해 스폰서십
효과를 극대화시켜 줄 수 있도록 스폰서십에 대한 독점성(exclusivity)을 보장해 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반기업들은 월드컵에 관한한 ‘월’자도 쓸 수 없고, 월드컵과 관련된 그 어느 곳 그
어떤 것도 시공간을 초월해서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매복마케팅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렇다면 일반기업들은 눈앞에 펼쳐진 ‘물 반 고기 반’인 황금어장을 군침만 흘리며 바라만 볼 것
인가? 결코 그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하지도 않지만 그렇게 하려면 지구를 떠나서 기업
활동하는 것이 차라리 낳을지도 모른다. 감시가 심한 황금어장의 중심에서 고기잡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당한 곳에 매복하여 고기를 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간혹 교묘하게 매복해서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하며 오히려 공식파트너보다 더 큰 재미를
보는 사례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일반기업이 매복마케팅(ambush marketing)을 하는 것은 공식
파트너가 독차지하려는 월드컵효과를 반감시키기 위한 맞불작전의 일환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매복자(ambusher)는 대중들에게 마치 자신들이 공식파트너인 것처럼 현혹시켜 공식파트너의 스폰
서십효과를 빼앗을 의도를 가지고 매복마케팅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공식
파트너가 KT인데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SK를 공식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아디다스가 공식파트너인데 대한민국대표팀을 활용한 나이키를 오히려 더 많이 알고 있었던
것도 좋은 사례이다.


매복마케팅은 불법인가 아니면 적법인가?

매복마케팅은 법적인 해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개념적으로
볼 때 위법한 것은 아니다. 다만 매복마케팅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이 흉내를 내다 위법한 사례로
적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매복마케팅은 불법 마케팅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월드컵을 활용하는 기업이 매복마케팅을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은 불법 매복마케팅과 적법 매복
마케팅 모두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둘의 차이는 매복마케팅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하
느냐 아니면 모르고 하느냐의 차이이다. 그런데 그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는 하늘과 땅 정도로
다르다. 알고 하면 적법한 매복마케팅을 하여 때때로 공식파트너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지만,
모르고 하면 불법 매복마케팅을 하게 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안 할 수 없는 매복마케팅이라면
스포츠마케팅을 정확하게 알고 규제를 피해서 적법하게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FIFA나
조직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공식파트너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니
매복마케팅을 놓고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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