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오재근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건강복지학부 교수)


눈 많고 춥고 혹독했던 겨울 탓인지 봄이라고는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불규칙하다. 여름 날씨 같았다
가도 금세 쌀쌀해지면서 가을 날씨 같기도 하고. 그런데도 변하지 않는 것은 햇빛 보는 날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면서 우리의 일상생활도 바뀌고 있다.

원래부터 신체는 빛과 어둠에 의해 길들여지고 그 주기에 맞추어 살도록 유전학적으로 프로그램 되어
있다. 인체 내에는 ‘circadian rhythm’이라고 하는 24시간 주기에 맞춘 생체시계(body clock)가 내장되어
있다. 이 생체시계는 환경에 따라 변하는데 주로 햇빛이 비춰지는 시간, 잠자는 시간, 식사 시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체온, 산소섭취량, 심박수, 혈압 등이 24시간의 주기와 리듬을 가지고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하며, 이에 따라 호르몬 분비도 증가되었다가 감소되었다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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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의 에너지 근원인 빛은 필요한 영역별로 체내에 흡수되어 각 세포의 에너지 순환을 증가시킨다.
그에 따라 효소가 증가되고 단백질 합성이 늘어나서 심장근을 포함한 모든 근육의 기능이 좋아진다.
자외선 형태의 빛은 피부층의 콜레스테롤에 흡수되어 비타민 D를 만들고, 비타민 D는 칼슘을 만드는
등의 여러 가지 치료역할도 해 왔다.

햇빛은 운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빛을 쬐면 운동능력이 향상되면서 운동피로물질이 감소되는데
연구결과 수영시간이 길어졌다. 구체적으로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 몸에 나쁜 콜레스테
롤은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심장근을 포함한 모든 근육기능을 좋게 만들어 1회 심박출량 증가나
안정 시 심박수 감소를 가져온다고 한다. 더욱이 심장근과 호흡근의 피로도 또한 감소시켜 준다고 밝혀졌으니 고지혈증이 있거나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은 햇볕을 쬐면서 하면 운동효과가 더 좋겠다.

아예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서는 나이 들면 하루에 최소 20분 이상 야외에서 햇볕을 쬐며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다. 노인들의 경우 골다공증에도 좋지만 기분을 좋게 만들어 우울증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즘처럼 따뜻한 봄 날씨라면 바깥에서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더욱이
우울증에는 장기적이고 규칙적인 유산소성 운동이 좋다고 한다. 단기간의 과도하고 강한 운동 트레이
닝이 긴장과 불안을 유발할 수 있음에 비해 최소 16주 이상의 규칙적인 장거리성 운동은 인지적 기능의
상승과 함께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어에피네프린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쳐
운동치료로서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햇빛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햇빛의 세기나 햇빛을 쬐는 시간이 너무 길면 건강에 좋기는
커녕 직사광선으로 쓰러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피부의 노화가 빨리 진행됨은 물론 피부 염증, 심하면
암도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 결과 햇빛이 너무 뜨거울 때나 스모그가 심할 때 운동하는 경우에서는 평소와 비교해서 3배
에서 10배까지 몸에 나쁜 활성산소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OD(superoxide dismutase), CAT(catalase), GPX(glutathion peroxidase)가 중요 3대 항산화 효소인데 이 효소들의 활성도가 높을수록
오래 산다. 적당한 햇빛,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이 이들 효소활성도를 높여주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들 효소들이 활성도를 높여 항산화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은 가지고 있던 자신의 전자를 나쁜 활성
산소에게 내어 줌으로써 가능해진다.

예부터 많은 햇빛 때문에 모든 동식물이 성장하고 활동적이 되는 봄에는 미운 마음도 봄눈 녹듯 해야
한단다. 남을 살리되 죽이는 마음을 먹지 말고 주기는 하되 뺏지는 말라고 한다.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햇빛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몸과 마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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