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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메가이벤트는 진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글 / 박보현 (한국체육대학교 박사후 과정)


오늘날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스포츠메가이벤트 유치에 성공했다는 것은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름없는 의미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스포츠메가이벤트 유치 그 자체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회유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치·경제·문화적 발전은 다른 어느 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의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1990년대
구소련 체제의 몰락이후 스포츠메가이벤트의 경제적 가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정도입니다. 때문에 전세계 국가와 도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주인이
되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하루에 하나씩 황금알을 낳았습니다. 거위알이 아닌 황금알 말입니다.
만약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황금이 아닌 거위알을 낳았다면 당연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이니겠죠. 그렇다면 스포츠메가이벤트는 매번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과거 거행되었던 스포츠메가이벤트의 성적을 살펴보면 이 말이 참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스포츠메가이벤트는 황금알을 낳은 적이 있다.

스포츠메가이벤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1984년
LA올림픽대회의 성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공식보고서에 따르면 1984년 올림픽대회의
준비와 진행을 위해 LA시가 지출한 경비는 6억 8천 3백 9십만 달러(대략 7천억 원)입니다.
반면, 대회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10억 6천 4백 5십만 달러(대략 1조 1천억 원)로
3억 8천 6십만 달러(대략 4천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도 19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
1994년 미국월드컵, 그리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 등도 공식적으로 흑자대회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은 공공부문에서 69억 5천만 달러를 지출한 가운데
공식적으로는 단지 3백 3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였으며, 1994년 미국월드컵은 축구의
불모지로 불리는 미국에서 개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322억 명의 시청자를 바탕으로
2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또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대회참가국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남에 따라 전 세계 370억 명의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3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메가이벤트는 황금알이 아닌 낙동강 오리알을 낳기도 한다.
반면, 올림픽을 개최하고 쪽박 찬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입니다. 몬트리올올림픽은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투자, 잘못된 관리,
노동자들의 파업, 그리고 시장의 불균형 등으로 인해 27억2천9백만 달러(대략 3조 원) 적자라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2000년에 치러진 시드니올림픽 또한 47억 8천 8백 2십만 달러
(약 5조 원)를 지출한 결과 공식적으로 4천 5백만 달러(대략 5백 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104년 만에 올림픽의 발생지로 돌아온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조직위원회가 대회운영을
책임지고 그리스정부가 인프라를 책임진 가운데, 도시 정비, 교통문제 해결, 새로운 공항과
도로, 지하철 등의 건설을 포함하여 53억 달러(대략 5조 5천 억 원)의 비용을 지출한 가운데,
공식적인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지만 상당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거행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경우 대회개최 비용으로 경기장 건설비용 만 21억 달러,
최대 143억 달러(대략 15조 원)가 투자된 가운데, 수입은 2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경우는?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뤘습니다. 그 성과는 공식적으로
두 대회 모두 성공적인 흑자대회로 기록되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공식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9,098억 원에 지출 5,683억 원으로 최종 3,360억의 흑자를 기록하였습니다. 또한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경우 수입 4,887억 원, 지출 3,149억 원으로 1, 737억원의 잉여금(흑자)을
남긴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막을 자세히 드려다 보면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식보고서에 따르면,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실제 지출한 비용은 2조원이 넘습니다.
이 2조원에는 경기장 건설과 이에 따른 사회간접자본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비용은
최종 결산에서 누락되었습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경우 대회를 위해 10개 도시에
새로 건축한 경기장 비용이 2조 64억 원에 달하지만 이 역시 최종 결산에는 누락되었습니다.
만약 이러한 경기장 건설비용이 최종 정산에 포함되었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은 엄청난 규모의 적자대회로 기록되었을 겁니다.

공식보고서에 이 비용들이 누락된 이유는 경기장 건설이 단지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나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만을 위해 건설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의 경우 대구와 부산, 광주의 경우 다른 목적으로 인해 경기장을 신축했다 치더라도,
상암구장과 수원, 전주, 서귀포 구장은 2002년 월드컵대회가 아니었다면 지을 필요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에도 막대한 건축비용으로 인해 대회개최 도시를 10개 도시에서 6개 도시로
축소하려 했던 사실에 비춰봤을 때, 이러한 논리가 얼마나 억지스러운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한 스포츠메가이벤트를 원하십니까?
앞서 살펴봤듯이 스포츠메가이벤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스포츠메가이벤트는 여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상징인
듯 합니다. 그 이유는 스포츠메가이벤트가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보이지 않는 경제효과에 대한
착각 내지는 맹신과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꼼수가 교묘히 결합되어 일반대중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입니다.

1984년 LA올림픽은 우리에게 쉽고도 어려운 답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은 학교체육, 생활체육을
위해 꾸준히 스포츠시설에 투자하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올림픽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아니면 체육시설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유치한 스포츠메가이벤트는 보고서로는 흑자일지 몰라도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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