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조욱연 (서울대 체육교육과 박사과정)




얼마 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이 공개되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친환경 메달이라는 점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금속 소재로 메달을 만드는 방식에서 탈피해 컴퓨터나 전자제품 부속품들을 재활용하여 메달을 제작하였다. 그리고 친환경 메달이라는 점 외에도,
500-576g의 무게로 올림픽 역사상 가장 무거운 메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림픽 메달의 유래
지금은 올림픽 우승자에게 엄청난 부와 영광스런 메달이 수여되지만, 고대올림픽에서는 우승자에게 고작 올리브나무 가지로 만든 관이 전부였다고 한다. 근대올림픽이 시작되면서 승자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전통이 수립되기 시작하였다. 제 1회 올림픽 대회에서는 1등에게 은메달과 올리브관 그리고 우승 증서, 2등에게는 은메달이 수여되었으나, 오늘날과 달리 3등은 아무런 상을 받지 못하였다고 한다.






오늘날과 같은 메달 수여 방식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1등에게 금도금을 한 금메달을, 2등에게 은메달을 그리고 3등에게 동메달을 수여하였다.


올림픽 메달의 진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올림픽 메달의 진화를 살펴보면 한 국가의 독특한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화로 인해 국가 간 상호교류와 상호 의존도가 증가함에 따라 문화적 동질화의 경향이 촉진되고 있으며, 이에 저항하는 민족이나 지역단위에 기반을 둔 정체성 또한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이 잘 반영된 사례로 올림픽 관련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기능이 우선시 되는 다른 디자인(예, 교통 표지판)과 달리, 올림픽 관련 디자인은 개최국의 문화적 특징과 정체성을 반영하는데 그 궁극적인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특히 올림픽 메달 디자인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단순하고 빠르게 전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간접 언어이며, 한 눈에 그 의미를 포착하는 데에 그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아마도 이러한 간접 언어의 기원은 사물의 형태를 묘사한 상형문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상형문자는 정형화된 문자가 탄생하기 이전에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로써  사물의 모양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였다. 이러한 간접 언어는 올림픽이 발전함에 따라 디자인에 차용되어  한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어 왔다.



친환경 재활용 금메달
올림픽은 개최국의 역량을 자랑하는 훌륭한 기회이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통해 도시와 국가의 이미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면 더 할 나위 없는 기대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밴쿠버올림픽 메달은 캐나다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함축적인 디자인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전통적인 메달의 모양과는 달리 캐나다의 자연풍경을 표현하기 위해 구부러진 모양을 하고 있다. 메달에 새겨진 무늬는 범고래와 갈가마귀를 형상화 하였다. 메달의 디자인은 각각 원형과 사각 모양으로 구분되는데, 일반 올림픽의 메달은 원형 그리고 장애인 올림픽의 메달은 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자연환경과 정체성을 잘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올림픽 헌장이 규정한 메달의 요건은 지름이 최소 60mm이 이상, 두께가 3mm 이상이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순도 925/1000 이상의 순은이어야 하며, 금메달에는 최소한 6그램의 순금이 도금되어져야 한다. 하계 올림픽의 메달 앞면에는 승리의 여신을 새기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으나, 동계 올림픽의 메달에는 디자인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이러한 규정을 십분 활용하여, 폐 전자제품에서 수거한 금, 은, 동을 재활용해 메달을 제작함으로써 친환경적인 올림픽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 나아가 캐나다가 다가올 환경시대를 주도하는 선도국가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이 도시나 국가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성공적인 디자인인가에 대한 판단을 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제 올림픽을 포함한 모든 스포츠행사에서 환경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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