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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선수인가, 상품인가?(사례로 본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 과잉과 오용)

                                                                                              글 / 남상우 (충남대학교 박사)




국민은행과 현대자동차의 로고를 유니폼에 단 김연아. AIG라는 로고를 가슴팍에 매달고 운동장을
누비는 박지성.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로고로 뒤덮인 티셔츠를 입고 있는 야오밍과 펠프스.




오늘날 인기 있는 스포츠 스타는 모두 기업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아니, 오히려 소비사회가
도래하면서, “순수했던” 스포츠의 성격이 상품화의 코드와 일치되었다고 보는 것이 나을 듯하다.
그 과정에서 특정 스포츠에 관여하는 ‘스타’는 상품화의 주요 수단이자 목표가 되어버렸다.



상품이 된 스포츠 스타

상품화란, 학술적으로는 “하나의 인물, 대상, 현상을 ‘팔수 있는’ 대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
(Slater & Tonkiss, 2001)이자 “이윤을 목적으로 한 자본의 교환”(Williams, 2005) 쯤으로
정의될 수 있다. 어렵게 이해할 필요 없이 한 마디로, “사고 팔만한 물건이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사고판다는 것에 주목해보자. 무엇을 사고팔까? 물건의 존재가치와 효용가치 등이 사고파는 것의
주제일 수 있지만, 스포츠 스타의 경우엔 바로 이미지(image)라 할 수 있다. 70-80년대가 이미자의
시대였다면, 90-2000년대는 바로 이미지의 시대인 것이다. 

스포츠가 가지는 여러 가지 이미지를 체현한 스타선수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광고나 국가의
공익광고에 자주 ‘소비’된다. 소비되는 스포츠의 이미지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고 건전한 이미지,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보수적 이미지, 나아가 운동을 하면 개인 뿐 아니라 사회가
건강해진다는 이미지 등이다. 스포츠 스타는 자신의 이미지를 내주면서 스스로 ‘상품이 되어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김연아’ 이미지의 과잉과 오용

꽤 된 것으로 아는데, 스포츠토토 광고에 김연아가 출현한 적이 있다. 다음의 광고가 그것이다.
“제2의 김연아를 보고 싶지 않으세요?”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이 광고는 많은 이들에게 “스포츠
토토를 하면 김연아 같은 또 하나의 걸출한 스포츠 스타가 나올 수 있겠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내 아내다. 광고를 보자마자 스포츠토토가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고 “오빠도
토토해라”라고 말하던데, 모르긴 몰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든 많든, 그건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김연아의 이미지가
그 속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운영되는 프로그램의 홍보를 위해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미지의
오용이다.

스포츠토토는 그 존재가치를 프로스포츠의 운영지원에 둔다. 이는 스포츠토토의 지원금 배분
현황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나 월드컵조직위원회, 한국농구연맹, 한국
프로골프협회, 한국야구위원회, 한국배구연맹, 한국씨름연맹 등 ‘프로스포츠’ 중심으로
이루어짐을 말이다. 비인기종목 혹은 꿈나무 육성이라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물론, 가끔씩 그러한 것에 지원을 하기도 했다. 한 때 기간을 정해놓고 복권사서 투표권 번호
입력하면 한 건당 20원씩이 꿈나무 육성에 배당되기도 했는데, 그래봤자 100만명이 배팅하면
2,400만원이고, 그 돈으로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하나 1년 지원하기도 힘든 돈이다. 물론 이것
마저도 한시적으로 운영되었던 캠페인 성 행사였다.

김연아의 이미지는 바로 여기에 사용된 것이다. 아마도 이 광고, 공익사업의 형식으로 제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연아 아니면 IB스포츠 역시 그러한 취지에 공감하여 선뜻 광고에 나섰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김연아의 이미지는 전혀 엉뚱한 곳에 서 소비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김연아의 광고 때문에 스포츠토토 복권을 더 사고, 말고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김연아의 명사성(名士性)과 피겨스케이팅이 담지하는 비인기종목을
한데 엮어 사행사업으로서의 도박을 권장하는 일로 해석될 수 있다.

비난받을 일은 아닐지언정, 분명 페어플레이는 아니다. 많은 이들로 하여금 도박이라는 것이
가질 수밖에 없는 사행성을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스포츠토토를
도박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난 개인적으로 ‘도박’으로 규정한다. 이에 대한 반론은 이견이
있으신 분들이 다른 지면을 통해 해주면 고맙겠다).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 오용은 견제해야

소비사회가 만연된 오늘날 스포츠 스타는 자신의 이미지가 적극적으로 소비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다. 이 시대의 스포츠가 바로 판촉문화(promotional culture)의 특징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포츠 스타 개인은, 자신의 의지로 광고에서 이미지를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든, 공익
사업이나 어떤 행사의 홍보대사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소비하든, 개인의 자유선택에 따라 이미지를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과는 다르게, 이해하기 어려운 몇몇 집단에 의해 어긋난 채로
이미지가 소비된다면, 그건 개인이나 사회 전반적으로 좋을 것이 없지 않을까. 견제해야 할 그 무엇이다.




Source)

Slater, D., & Tonkiss, F.(2001). Market society: Markets and modern social theory. Cambridge: Polity
Williams, C.C.(2005). A commodified world? Mapping the limits of capitalism.
London and New York: Zed Books. 



ⓒ 스포츠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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