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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선수, 한국 국적 취득해도 영원한 외국인?

                                                                                             글 / 김연권 (경기대학교 교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그렇게 된 계기는 미국 슈퍼볼에서
MVP로 선정된 하인즈 워드가 2006년 봄 한국을 방문하면서부터이다. 그보다 10여전 전부터 한국
사회에 외국인 근로자 및 결혼 이민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었지만,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극히 적었다. 그런데 미국의 스포츠 스타인 하인즈 워드의 효과는 단숨에 한국 사회에 '다문화'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 까닭은 외국인의 급속한 국내 유입 때문이다.
국내 외국인의 유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유형은 외국인 근로자 그룹이다.
이들은 주로 1993년도에 시작된 산업연수생제도를 통해 유입되기 시작한 이후 현재 7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둘째 유형은 국제결혼을 통한 이주자 그룹인데, 1990년 중반부터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결혼이주 여성들이 기하급수적으로 한국 사회에 유입되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전체결혼 중 국제결혼 비율이 2005년 13 %를 넘어섰고 그 이후에도 계속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국제결혼 증가율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증가 추세로 비추어볼 때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조만간 전 인구의 5% 정도가 될 것이며 2020년에 이르러서는 20세 이하
연령층에서 5명 중 1명은 다문화 가정 자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한국 사회의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을 더 이상 부인하거나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에도 한국인은 여전히 순혈주의에 입각한 단일민족
국가라는 신화에 빠져 있다. 예컨대 귀화한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주민등록을 발급받으면
그는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 사회는 그들을 여전히 외국인으로 대할 뿐이다.
이는 한국 사회가 아직도 순혈주의에 젖어 있어 ‘민족’과 ‘국민’을 동일 범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귀화 외국인인 이참이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되어 귀화인에 대한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었지만, 민족과 국민을 구별하지 않는 이러한 순혈주의 의식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 존속해 있다. 특히 어느 분야보다도 스포츠에서 이러한 배타적인 순혈의식은 더욱 강해
보인다.  

   

한국의 스포츠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을 하나로 묶어주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원동력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 월드컵 축구가
국민 전체에게 안겨준 벅찬 감격은 말할 것 없고, IMF 시대의 암울함 속에서 박세리와 박찬호의
쾌거, 최근의 경제 불황 속에서의 김연아의 활약은 한국인에게 위로와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스포츠를 통해 형성된 민족적 집단의식이 타자에게 배타적·공격적으로 발현
된다면 이는 스포츠 본래의 정신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포츠를 통한
집단의식이 내부적 통합을 넘어 타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의식의 강화로 나아가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한국 스포츠 현실에서는 아직도 혼혈인이나 귀화 선수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속한다.
만일 하인즈 워드가 한국에서 성장했다면 오늘날 같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피부색을
이유로 텃세를 부리는 배타적인 국가에서는 하인즈 워드나 타이거 우즈 혹은 지단이 나올 수
없다. 이들이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운동선수가 되었다가는 이리저리 치이다가 결국은
고사해버리고 말 것이다. 이제 한국의 스포츠는 국민적 단합을 강조하는 스포츠 민족주의의
순기능을 살려나가되, 타문화권 출신이나 국내에 있는 사회 소외계층, 즉 소수자 혹은 이주자에게
보다 관용적인 자세로 접근하여 이들이 한국 사회 안에서 차별받지 않고 자랑스러운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포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문화사회에서 스포츠는 인종 간 문화적 차이의 갈등을 줄이고 사회적 통합을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이다. 왜냐하면 사회공용어로서 인종, 종교, 계층, 연령, 성과 관계없이
누구나가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사회적 소통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스포츠를
통해 다문화 사회에서 문화 간 화합과 통합을 구축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은 스포츠를 통한 다문화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다문화 사회에 직면한 한국의 스포츠에 몇 가지 당면한 과제가 있다. 첫째, 배타적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둘째, 학교 체육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체육 시간이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셋째, 이주자와 우리 모두가 함께 향유하고 상호 문화적 소통이 가능한 차원의 사회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발전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 스포츠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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