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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심리학과 일반 심리학, 그 사이

스포츠심리학과 일반 심리학, 그 사이

 

글 / 김예은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 심리학)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은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여 ‘컬벤져스, 안경선배 등’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여자 컬링 대표팀은 김경두 전 컬링 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장반석 감독 등 컬링 지도자들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폭로하며 대한체육연맹에 호소문을 제출하였다. 한편 김경두 감독은 폭언과 인권 침해 모두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고, 장반석 감독도 이번 사건의 폭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금 상황에서 누구의 입장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상황이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선수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경기력과 관련된 심리기술 훈련이 아니라 유사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되고,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 되는지 등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심리 상담과 같은 절차가 필요할 것이다.

 

(심리학의 범주는 매우 넓다/ 출처 : kardiniahealth.com)

   심리학이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이해하기 위해 발전된 학문이다. 따라서 심리학에서 다루는 주제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심리학은 크게 기초 심리학과 응용 심리학으로 구분되는데, 기초 심리학의 경우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 과정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인지심리학, 지각심리학, 학습심리학, 생물심리학, 성격심리학, 사회심리학, 언어심리학, 발달심리학 등이 있다. 응용 심리학은 앞서 말한 기본적인 심리학적 지식을 실제 상황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임상/상담 심리학, 산업/조직 심리학, 사회/성격 심리학, 건강심리학, 소비자/광고 심리학, 범죄심리학 등이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심리학은 응용심리학에 포함되어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스포츠심리학은 심리학 분과학회가 아닌 체육학의 분과학회로 속해 있다.

 

(한국스포츠심리학회 로고/ 출처 :KSSP)

 

   일반 심리학과 스포츠심리학의 차이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보면 두 학문 간에 추구하는 목적은 같지만, 스포츠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심리적인 현상은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측면과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고 본다.

 

   문학 치료학 박사인 대구대 김성범 교수는 일반 심리학과 스포츠심리학은 “궁극적으로 한 존재 자체의 성장과 성숙을 돕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라며 두 학문 간에 추구하는 방향과 목적은 같다고 보았다. “하지만 경기 내적인 요소들이 순간적으로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경기 내적인 부분과 경기 중, 경기 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부분까지 필요한 것이 스포츠심리학에서 가지고 있는 특이한 점”이라며 “따라서 스포츠 현장에서의 심리훈련을 진행할 때 심리적 유연성과 안정감이 신체적 유연성과 안정감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이해를 도와 실제 경기 시 힘든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순발력 있게 대처하고 반응하는 힘을 키우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포츠 심리학 박사인 김병준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스포츠 심리학은 1960년대 일반 심리학에서 이론을 빌려왔기 때문에 당시에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시합 불안, 경기력 향상을 위한 중재 기법들이 스포츠 심리학에서 많이 발달해있기 때문에 일반 심리학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1990년대부터는 체육학 내에서도 독자적인 영역으로 자리를 잡았다”라고 강조한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상혁 박사는 스포츠심리학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심리학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인터뷰 문항에 대해 “스포츠심리학은 일반심리학에서 시작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스포츠 현장에서의 특수한 심리상태를 연구하는 것”이라며 “강한 압박감 속에서 승리와 패배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구분되는 심리분석을 통해 경기력 향상을 추구하는 것”을 스포츠심리학의 특수성이라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일반적으로 시험을 잘 못 본 학생이 있는 경우 동기부여를 통해 다음 시험을 잘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심리상태는 상대적으로 쉽게 정상으로 돌아온다”며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심리적인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스포츠경기에서는 패할 경우 상황 상 심리적 충격이 크기 때문에 심리상태가 부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정상 상태로 돌리기가 힘들다”라며 “스포츠심리학은 이럴 때 선수의 심리적인 분석을 통해 선수를 보호하고 경기력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다”라는 예시를 들어주었다.

 


(왼쪽 미국심리학회 로고, 오른쪽 호주심리학회 로고. 출처 apa, aps )

 

   스포츠 선진국인 미국과 호주에서는 스포츠심리학이 심리학회 내 분과학회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경우 스포츠심리학(Society for the Sport, Exercise and Performance Psychology)은 심리학 분과학회에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는 스포츠심리학이란 운동선수의 최고 수행과 웰빙, 스포츠 참여의 발달과 사회적인 측면, 스포츠 상황과 스포츠 조직과 관련된 시스템을 다루기 위한 심리학적 지식과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인식한다. 또한 최고 운동 수행을 개선하기 위해 인지적, 행동적 기술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목표 설정, 심상 훈련, 주의집중 전략, 자신감, 자아존중감, 인지 행동적 조절 기술, 정서 조절, 스포츠맨십과 리더십 기술 등이 있다. 호주에서는 호주 심리학회(Australian Psychological Society) 분과 학회에 스포츠심리학(Sport and Exercise Psychology)이 속해 있다. 호주 심리학회는 스포츠심리학을 스포츠 참여 동기, 신체 활동이 개인적인 발달과 웰빙에 끼치는 영향 등 스포츠에 관련된 전반적인 교육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해외와 국내에서 스포츠심리학이 각각 다른 분과에 속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분과 학회에 속해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의 스포츠심리학 분과 입장은 일반 심리학에선 스포츠 상황에 대한 특수성을 잘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반면 일반 심리학에서는 스포츠 심리학이 아주 다른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서로의 영역에 대해 접근하기가 어렵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

 

   스포츠 선수는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다. 선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한 개인인 것이다. 따라서 선수에게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부분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상황과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이것이 과해지면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스포츠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기력에 관한 심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동시에 선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반적인 심리 현상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더불어 앞으로 각 학문 간에 교류와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 선수에게 필요한 지원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대안적 방법 중 하나로 치료적 팀(Therapeutic TEAM)을 형성하는 것이 있다. 치료적 팀이란 스포츠심리 전문가와 일반 심리치료 전문가와의 협력을 통해 선수가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심리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선수가 경기 내적인 부분과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한 것을 보다 더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의 문제행동의 자각하고 그에 따른 정서반응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은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인 훈련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게 되고, 이것은 자신의 경기 내적인 문제행동과 심리적 문제의 감소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연결되어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치료적 팀을 형성함으로써 기존 학문들 간에 가지고 있는 인식 변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수와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이 한 축을 담당하여 서로 협력적인 팀으로 성장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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