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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하고 있는 일과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의 차이

몰입, 하고 있는 일과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의 차이

 

글 / 김예은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 심리학)

 

(해리 바든 역할 주인공이 티샷을 하기 전 몰입의 상태를 표현한 장면/ 출처 : Youtube)

 

   “해리 바든이 티샷을 하기 전 그린을 바라보면서 집중을 하자, 주변의 수많은 관중들과 나무들이 사라진다. 남아 있는 건 티샷을 하는 해리 바든과 그린 위의 홀 깃대뿐이다.” 이 장면은 1913년 US 오픈 당시 영국 챔피언 해리 바든을 꺾고 우승한 20세 프랜시스 위멧의 감동적인 실화를 그린 영화 ‘내 생애 최고의 경기’의 일부분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은 몰입에 대해 연구한 저명한 심리학자이다. 그에 따르면 몰입은 무아지경의 상태로, 그리스어로 무아지경(ectasy)은 단순히 어떤 것의 밖에 있다는 의미인데, 결국 여기서 무아지경이란 보통 일상적인 일과를 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정신 상태를 비유하고 있다. 또한 미하이가 진행한 연구에서 한 작곡가는 “이런 경험이 꽤 강렬해서 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하이는 이와 같은 상태가 되면 몸이 무엇을 느끼는지, 혹은 주위에 무슨 일이 문제인지, 심지어 배가 고프다던가 피곤하다는 것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고 한다.

 

   또한 미하이는 자기의 일을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연구 결과 문화, 교육 수준 등과 관계없이 사람이 몰입 상태가 될 때에는 7가지 조건들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첫째,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한 집중을 하는 것. 둘째, 일상에서 벗어나는 무아지경을 느끼는 것. 셋째,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아는 것. 넷째, 자기의 능력이 일을 처리하는데 적합하다고 아는 것. 다섯째, 자신에 대해 걱정이 없고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느낌. 여섯째, 현재에 완전한 집중을 해서 시간이 지나간 줄 모르는 것. 일곱 번째, 내적인 보상에서 오는 동기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형성되고 나면, 하고 있는 일 자체가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몰입의 상태 그래프/ 출처 : Jiro Taylor)

 

   특히 미하이는 ‘그 순간 사람들이 경험하는 도전성의 정도’와 ‘그 순간 본인이 생각하는 능력의 수준’을 비교하여 몰입의 시점을 이 두 가지 기준보다 높은 영역이라고 보여준다. 따라서 주어진 일의 난이도가 적절하게 높고, 이러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본인의 능력이 높다고 판단될 때 몰입의 상태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안양시청 소속 육상 선수인 신용욱선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11년 육상대회에서 몰입의 상태를 최고조로 경험하였다”라며 그때의 상황을 말했다. 신 선수는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자신감이 있었고, 1등을 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경기에 임하였다. 몸 상태도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좋았다. 3000mSC(3000m를 장애물을 넘으며 달리는 경기) 선수인데 장애물 넘는 것이 평소보다 수월했다. 숨도 차지 않았고 달리기는 아주 경쾌했다. 세리머니를 하며 골인을 했고, 이에 대해 관중들도 환호를 해주었다”라며 자신의 몰입 경험을 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신 선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몰입의 상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본다.

 

(경기 중인 신용욱 선수/ 출처 : 신용욱 선수)

 

- 몰입의 상태에 있을 때 느낌이 어떠합니까?

▲ 몰입의 상태에 들어서면 뭐랄까. 기분이 묘하면서도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빨리 달릴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주변의 풍경이 빨라지고 앞만 보며 달립니다.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이 없고 오로지 더 빨리 달리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마치 전속력으로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겠다는 느낌입니다.

 

- 그 당시 신체적으로 어떻게 느끼셨나요?

▲ 가볍습니다. 가벼우면서도 몸 안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느낌입니다. 앞서 말 한 것처럼 구름 위를 달리는 느낌입니다. 분노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러너스 하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 그 당시 무엇에 대하여 생각하고 계셨나요?

▲ 오로지 달리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호흡소리를 듣고 다리의 상태, 온몸에 정신을 집중을 합니다. 경기 중에는 다른 선수들을 언제 따돌리고 앞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 얼마나 자주 몰입을 경험하시나요?

▲ 저의 경우 매 훈련마다 한 번씩은 느끼는 것 같습니다. 육상 경력도 오래되었지만 항상 달릴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몸이 힘든 날에도 달리다가 어느 지점에 닿으면 나도 모르게 달리기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 몰입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쉽게 하도록 하는 특정 상황이나 영향을 주는 점이 있나요?

▲ 대회 전날이나 당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몰입 상태에 들어가게 합니다. 좋은 생각, 그리고 어떻게 대회를 풀어갈 것 인지, 언제 어느 지점에서 승부를 볼 것인지 등 대회에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몰입 상태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제대로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인 것 같습니다.

 

- 몰입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저는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저는 자존감이 굉장히 높은 선수입니다. 항상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운동이나 대회에 참여합니다.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을 가지면 몰입 상태에 쉽게 들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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