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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교류는 남북한이 이해대립 없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교류는 남북한이 이해대립 없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 홍양호원장 인터뷰

 

글/ 조해성(국민대 사법학)

   2018년은 남북평화에 있어서 변곡점이 된 한 해로 기록 될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 남북 평화 협력 기원 평양공연 등이 있었다. 스포츠분야 또한 남북교류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겨울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여자농구, 조정, 카누-드레곤보트 세 종목에 단일팀을 구성했다. 또한 15년 만에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개최되어 남녀 국가대표팀이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는 통일을 위해 남북 스포츠교류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할 때와 같이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을 고려하지 않고 희생만을 강요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가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방향을 묻기 위해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 홍양호원장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한반도미래연구원은 통일 과정에서 예상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과 통일 후 당면할 과제들을 사전에 준비하고 대응하며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연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원장을 맡고 있는 홍양호 교수는 정치외교학 박사로 통일부 차관을 지낸 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바 있다. 지난해 한반도미래연구원 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또한 2006년에는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상근회담대표를 2007년에는 남북체육회담 남측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홍양호 원장(좌)/ 출처 : 조해성)

Q. 스포츠는 통일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고, 정치적이나 경제적, 문화적 접근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통일에 접근하는 방식으로는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이 있습니다. 통일은 정치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남과 북의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자꾸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 협력을 통해 통일에 접근하는 것은 서로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기에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인 영향을 받아 손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손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문화적 접근방식도 남과 북이 같은 민족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는데 있어서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남쪽과 북쪽의 체제가 다르다 보니까 문화에도 정치적 이념이 깔려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4월에 남북평화 협력기원 평양공연을 할 때 남한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들 중에 북측입장에서 들으면 좀 이질적인 내용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연할 노래를 정할 때 사전에 합의 하는 이유가 정치적 이념을 배제한 공연을 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포츠로 통일에 접근을 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스포츠에는 이념이 없기 때문에 전 세계가 국경을 초월해서 할 수 있습니다. 공산주의 사람하고 자본주의 사람하고 축구를 한다면 축구에는 이념이 없기 때문에 경기만 하면 승자와 패자로만 갈리어 깔끔한 상태로 끝나게 됩니다. 그래서 스포츠가 통일에 있어서 충돌이 없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특성 중에 하나가 페어플레이입니다. 공정하다는 겁니다. 스포츠라는 것은 경기규칙에 따라 심판이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공정합니다. 경기를 하고 결과가 나오면 진 사람은 실력이 없어서 진거니까 항의를 할 수 없습니다. 스포츠라는 것은 공정하게 페어플레이에 따라 진행이 되면 충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포츠 경기에는 많은 관중들이 모여 단합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을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중에 첫 번째인 ‘우리 민족이 같은 민족이고 또 동질성을 가진 민족이다’는 의식을 국민들이 갖도록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그렇다면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현재 어느 단계까지 도달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스포츠교류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남북 간에 서로 교환경기를 하는 것, 국제대회에 나가서 남과 북이 공동입장하고, 단일팀을 꾸려서 공동 응원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면 스포츠의 기술교류 같은 것도 있습니다. 남한이 잘하는 종목의 감독이 북한에 가서 지도를 하거나, 또 북한이 잘하는 종목의 감독이 기술 향상을 위해서 교류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스포츠 그 자체는 아니지만 스포츠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성사된 것은 남북 간에 왕래해서 축구, 농구 경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일 쉽게 할 수 있고 관중들이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진행 됐습니다. 그 다음에 국제대회에 공동입장하는 것과 단일팀을 구성하여 출전한 수준입니다. 아직까지 국가가 주도하여 기술교류를 하거나 학술회의를 개최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에 남한의 남북체육교류협회 김경성 회장이 북한 유소년 선수들이 중국 운동장을 빌려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축구화도 기부하는 등의 활동을 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스포츠교류는 현재까지 정기적으로 이루어져 오지는 않았습니다. 정치적 이슈에 따라서 남북관계가 좋을 때에는 진행이 되지만, 관계가 악화되거나 정권이 교체되면 진행되지 않는 등 정기적이고 일상화된 레벨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국제대회 참가할 때 공동입장을 하고 단일팀 구성해서 출전하는 등의 선례를 계속 남긴다면, 다른 종목으로도 확산이 되고 남북한이 국제스포츠대회를 앞두고 제3국에서 전지훈련을 함께 진행하는 등의 스포츠 교류로 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스포츠 자체는 정치적이지 않고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현재까지의 교류에 있어서는 더 높은 정치적인 관계 때문에 영향을 받아 왔습니다. 앞으로는 정치적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스포츠 자체적으로만 교류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서 이야기 하신 스포츠 교류의 한 가지 형태로 교류전을 말씀하셨는데, 교류전의 의미는 무엇이고 효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교류전이라는 것은 다른 지역으로, 예를 들어 북한에서 한다고 하면 남한 선수들이 북한으로 가서 경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많은 북한 사람들이 북한 지역에서 남한 선수들이 운동하는 걸 보면서 ‘아 우리가 같은 민족이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교류전을 하게 되면 현수막을 걸어 홍보를 하거나 TV광고 등을 하면서 통일의 열기를 고취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TV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많이 해주지 않기 때문에 남한 선수들이 운동하는 모습들을 자주 접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류전을 한다면 남한과 북한이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또 다른 형태인 남북 단일팀에 대해서도 의미와 효과가 궁금합니다.

   교류전과 같이 남, 북이 모여서 경기를 하는 것도 남과 북의 화합을 도모하지만 단일팀은 ‘우리가 같은 민족이고 통일을 해야겠다’ 라는 정신이 스포츠에서 구현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일팀이 주는 이런 의식은 우리 남한과 북한만이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게도 ‘KOREA라는 나라가 원래 하나의 나라였고, 지금은 분단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합쳐질 것이다’ 라는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나라에 통일을 하기 위해 같은 팀을 구성하고 화합을 하는 것을 다른 나라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단일팀을 구성하면 통일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하면서 통일된 것들을 하나씩 접하게 되면 남북한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도 통일 해야겠다는 의식이 생겨납니다. 공동입장 또한 같은 복장을 하고,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KOREA는 원래 한 나라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전 세계 사람들 은 한민족이 지난 1,300여년 동안 단일 국가로 있었다가 1945년 2차 대전 이후에 국제정치의 영향을 받아 분단되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일팀 구성과 공동입장 등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도 통일의식을 고취시키고 전 세계에도 남북한의 현실을 알리고 통일을 위해 노력중이라는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단일팀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그렇지만 단일팀과 관련하여 평창올림픽 당시에는 국민들이 보여주기 식의 단일팀 아니냐,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권리가 있느냐며 국민청원이 올라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07년 체육회담 당시에 남한 대표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도 단일팀 구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단일팀을 논의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은 남북 간의 회담이 민감한 문제인 만큼 사전에 진행상황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선수단들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스포츠교류는 남북한의 정치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라도 발생하면 단일팀 협상은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추가적으로 서로간의 의견차이 때문에 합의해야할 쟁점이 많아 단일팀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예를 들면 북쪽에서는 남북단일팀을 구성할 때 선수 비율을 무조건 5:5로 생각을 합니다. 우리 같은 민족이니까 같은 팀이니까. 그래야 단일팀이지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반면에 남측은 스포츠는 국제대회에 나갔으면 반드시 성과를 내야하니까 단일팀을 구성하더라도 선수들 실력을 기준으로 뽑자고 합니다. 5:5가 아니고 9:1이 될 수 있고 8:2가 될 수 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북한 선수들이 더 많을 수도 있고, 이런 복잡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포지션에는 남한선수를 기용할지 북한선수를 기용할지 이런 것 까지 합의를 봐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국가가 단일팀을 구성할 때 당사자인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봅니다. 그러한 이유로 북한과의 협상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뒤에 단일팀 하겠다는 것 정도만, 특정 협회 대표자 정도의 수준에서만 논의를 할 수 있었지 선수단과 직접 소통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단일팀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청와대 청원이 올라온 내용들을 보고 국민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앞으로 단일팀을 구성할 때에는 당사자인 선수들과 대화를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올림픽이 해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 양보한다고 해서 다음번에 꼭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장받을 수 없는 거고 미래에 부상을 입거나해서 못 나갈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 당사자와의 소통은 꼭 필요한 것이라는 걸 국가에서 알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통일을 위해 스포츠 교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현재의 스포츠 교류는 남북의 정치적 상황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포츠는 국경과 이념을 초월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만큼 그러한 정치적 상황을 배제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스포츠교류를 국가대표급에 한정 지을 것이 아니라 청소년대표로 넓히고, 노동자축구대회와 같이 일반인들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 정기적으로 일상화되는 스포츠교류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농구, 축구와 같은 대중적인 종목뿐만 아니라 태권도와 같이 민족성을 갖고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종목의 교류를 통해 양쪽의 다른 걸 봄으로써 통일에 대한 의식이 고취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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