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종목 올림픽 은메달, 성장의 도약대로 삼아야 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노르웨이, 독일, 스웨덴 등 유럽 부자국가들이 절대 강세를 보인 전통적인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고도 스타급 인기를 흠뻑 누렸다. 시상대에서 가장 높은 자리는 금메달이지만 그 옆 자리인 은메달이 고무적일정도로 주목을 끌었던 것은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당초 금 8, 4, 8개로 종합 5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결과는 금메달 5, 8, 4개로 종합 7위를 기록, 다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총 메달수 17개가 보여주듯, 내용면에서는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 수확을 올렸다. 주목할만한 것은 은메달이었다.

 

여자컬링팀은 숱한 화제를 낳으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다. 여자컬링팀은 선수 5명 중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4명이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 출신으로 마늘 소녀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팀원의 성과 이름으로 팀 킴’ ‘영미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예선에서부터 파란을 일으키며 관심을 모았던 여자컬링팀은 결승에서 최강 스웨덴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지만, 금메달에 못지않은 인기를 모았다. 여자컬링팀은 그동안 비인기종목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빼어난 경기력과 팀웍으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 이들의 인기는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이어져 LG전자 무선 청소기와 고향명물 마늘이 들어간 ’‘의성마늘햄광고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남자 봅슬레이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것도 여자컬링에 못지않은 값진 결실이었다. 원윤종, 서영우, 전정린, 김동현으로 구성된 남자 봅슬레이 4인조팀은 독일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독일 등 유럽국가들의 전유물인 봅슬레이에서 아시아국가가 메달을 딴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봅슬레이는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종목으로 한국이 이번에 처음으로 상위권에 입상한 것은 올림픽 사상 큰 이변의 하나로 꼽힐만했다. 당초 한국선수단에서도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남자스노보드 평행전에서 설상 종목 사상 첫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호도 의미있는 성과였다. 강원도 정선 출신으로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상호는 그동안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서 상위권 입상이 기대됐다. 2016년 유로파컵 알파인 평행회전에서 아시아 최초로 1위를 차지했으며, 12월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는 4위를 했다. 지난 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 FIS 월드컵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던 유망주였다.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서 아깝게 2위를 기록한 이상화의 활약은 다른 의미가 컸다. 2010 밴쿠버 올림픽, 2014 소치 올림픽에 이어 이 종목 3연패를 겨냥했던 이상화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최종 1, 2위로 순위가 갈렸다. 둘은 경기 후 태극기를 잡고 서로 포옹하며 격려를 나눠 큰 감동을 주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언론 등은 이것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 ’스포츠맨십이 뭔지 보여줬다‘, ’역사적인 문제로 사이가 좋지않은 한국과 일본이지만 화합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등으로 아름다운 승부의 결말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은 이밖에 메달 전략종목인 쇼트트랙 남자 5m 황대헌, 스피드 스케이팅 5m 차민규, 남자 팀추월 이승훈-정재원-김민석, 여자 매스스타트 김보름, 에서 은메달 4개를 추가했다.이번 대회서 한국이 거둔 8개의 은메달은 앞으로 한국 동계스포츠의 미래를 밝혀주는 청신호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여자컬링, 봅슬레이, 스노보드 등은 동계종목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여기에 첫 금메달을 딴 스켈레톤의 윤성빈까지 포함하면 그동안 열세종목이었던 설상과 얼음 종목에서 본격적인 국제경쟁력을 갖추며 새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알렸다.

 

지난 1980년대 양궁의 김진호, 1990년대 쇼트트랙의 김기훈, 여자골프의 박세리 등 각 종목 1세대들이 혜성같이 등장하며 양궁, 쇼트트랙, 여자골프의 전성시대를 개막했던 것처럼 앞으로 이번 대회서 금메달에 못지않은 빛나는 은메달을 획득한 컬링, 봅슬레이, 스노보드와 함께 사상 첫 금메달의 스켈레톤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네티즌들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 컬링 대표팀을 소재로 만든 '청소기 광고' 합성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이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K스포츠 제공

 

 

                                                                      이상호가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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