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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프로농구,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하라

위기의 한국프로농구,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하라


글 / 추민선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과학부)


   예닐곱 살 때부터 가족들과 농구 경기를 보러 다녔다. 그 당시에 농구를 직관하는 것은 어린 나에게 소풍을 가는 것만큼 설레임을 주었다.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열기, 활기 넘치는 경기장은 24살이 된 지금에도 잊을 수 없다. 체육대학에 입학하여 농구를 직접 즐겨온 나로서는 현재 곤두박질치는 농구의 하락세가 서글프다.

 

 (이미지출처 : 네이버블로그)

 

   농구인들이 스스로 농구의 르네상스라고 부르는 시기는 1983년부터 시작된 대한농구협회 주관의 농구대잔치 시절이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전의 대학팀, 실업팀, 국군체육부대 등 모든 농구팀이 참여하는 국내최고 규모의 대회였다. 당시 농구의 인기는 농구 팀 전체가 의류브랜드 모델을 할 정도였고, 선수들은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렇다면, 현재의 프로농구는 어떠한가? 2017-2018시즌이 13일 막을 내렸다. 총관중수는 2016-2017시즌 832293명에 비해 9.3% 줄었다. 시청률 또한 0.2%로 명함을 내밀기도 부끄러운 수치이다.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였던 농구는 배구에게 왕좌를 내어 준지 오래이다. 관중들이 프로농구에 등을 돌린 이유는 승부조작, 잦은 오판, 불공정한 징계 등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팬들을 매료시킬만한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 스타플레이어의 부재


   우선, 스타플레이어가 없다. 농구대잔치 시절에는 다양한 포지션의 스타플레이어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 팬을 유입시킬만한 프로농구 스타플레이어를 꼽는다면 김선형, 이대성 정도이다. 비록 스타플레이어가 없다고 하더라도, 농구를 관람할 만한 다른 흥미요소가 있으면 된다.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는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을 주었고, 고려대는 마초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들의 경쟁구도와 확실한 팀컬러 이미지는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 지연 연고 정착 실패와 팀컬러 부재

 

 

   현재 프로 농구 10개 구단은 이렇다 할 독자적인 팀컬러가 없다.

 

(이미지출처 : 나무위키)

 

   10개의 연고지가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 따라서, 연고지가 달라도 팀 분위기나 응원문화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프로농구 팀들은 경기 때만 연고지 체육관에 가서 경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정도이다. 고양 오리온스, 안양KGC 인삼공사, 원주 DB 프로미,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4개의 구단을 제외하면 다른 구단들은 자신들의 연고지에 숙소조차 없다. 구단이 연고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지 못하면, 지역 팬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팀컬러가 없기 때문에 재미있는 구도를 만들 수 없다.

 

# ‘케미’(팀워크)를 저해하는 샐러리캡 제한

 

   팬들이 흥미를 갖고 있는 요소의 하나가 팀워크이다. 흔히 케미라고 불리는 팀 내의 끈끈한 팀워크는 팬들의 마음도 하나로 뭉쳐준다. 스포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가치이다. 평창 올림픽에서 여자 컬링에 열광했던 이유도, ‘여자 매스스타트에 분노했던 이유도 바로 팀워크문제이다.


   프로농구에서 팀워크를 저해하는 역할을 하는 게 샐러리캡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팀 내 선수들이 좋은 팀워크를 보이며 활약하게 되면 선수들의 전체적인 연봉이 높아지는데 선수들은 다음 시즌 샐러리캡 문제로 한 팀에서 공존하기가 힘들어진다. 특정 팀이 계속 우승하면, 팀 구도의 흥미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 KBL의 대안이다. 하지만, 팬들에게 이번 시즌은 누가 우승하는지는 정작 중요한 게 아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 내의 케미를 계속 보고 싶고, 감정을 이입하고 싶어한다. 샐러리캡 문제로 팀의 스타플레이어가 다음 시즌에는 다른 팀에 가버리고, 좋은 조직력의 선수들이 뿔뿔이 흝어져야 한다면, 팬들은 자신의 응원팀에 마음을 깊게 붙일 수 없다. 현재 NBA는 스타플레이어에 한해 샐러리캡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고,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샐러리캡 제한이 없다.


   관중이 없다면 프로스포츠는 존재가 힘들다. 농구는 어떤 스포츠보다 박진감이 넘치고, 빠른 전개가 매력인 스포츠이다. 종목 자체로 흥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KBL은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팬들이 농구를 통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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