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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마라톤지도자 영입은 옳은 선택인가

글 / 문삼성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제98회 전국체전 개막식에 참석해 “육상, 수영, 체조 등은 엘리트 종목을 넘어 생활체육의 기본이기에 장기적 관점에 맞춰 육성하고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육상연맹은 정부의 기본 종목 육성 방침에 발맞춰 2020년 도쿄올림픽 마라톤서 일본을 넘겠다는 계획이다.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일본선수들과 교류해 기량을 향상시키려는 것은 육성 방향의 일환이다. 도쿄올림픽 마라톤 메달을 획득하려고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는 일본을 넘어보자는 것이다.

 

 

마라톤의 '마법사'로 불리는 레나토 카노바(73·이탈리아)

제주 전지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카노바 감독. / 대한육상연맹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0/2016122000080.html)

 


  과연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하면 일본을 넘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일본을 라이벌로 인식한다. 일본은 경제 규모에서 현재 국가GDP가 우리나라보다 3배가량 앞서고 세계3위에 올라있다. 일본 정부는 약 20년 간 종합형 지역스포츠클럽 사업을 추진하여 생활체육분야도 밑바탕을 탄탄히 했고 전 국민 90%이상 만족한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인체육도 세계정상급 복지 수준을 갖추었다. 우리는 아직 일본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마라톤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의 최근 4년간 최고기록은 2016년 손명준(삼성전자)이 기록한 2시간12분대고 올해는 2시간14분대가 최고기록이다. 일본은 2시간10분 이내가 10명가량 있다. 마라톤에서 4~6분 차이는 자동차와 자전거의 대결에 비유할 수 있다. 3년 안에 실력으로 절대 이길 수 없다. 만약 일본선수들이 오버페이스를 하고 우리 선수가 아주 일정한 페이스로 달릴 경우 운이 좋으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한국마라톤의 현실이다.

 

  3년 뒤 일본을 이기겠다는 계획은 실패확률 99.9%다. 현재 우리나라 지도자 중 꾸준히 배워 더 나은 훈련방법으로 지도하는 사람도 있다.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할 만큼 역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작 달려야하는 선수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모를 뿐이다. 한국 마라톤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동기를 잃은 정상급 선수들의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3년 후 결과만 생각한다면 지영준, 정진혁과 같이 좋은 선수를 잠깐 뛰게 하고 사라지게 되는 문제가 또 생길 것이다. 문 대통령 말처럼 장기적 플랜이 필요하다. 짧아도 5년~10년 단위로 계획하여 한 선수만을 키우는 것이 아닌 모든 선수의 평균 기록을 향상시켜야한다. 평균기록을 향상시켜 나아가 최고기록을 달성하자는 계획이 필요하다. 2시간7분 초반대의 한국 최고기록을 낸다면 일본 뿐 아니라 운이 좋다면 아프리카 선수들과도 겨뤄볼만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선수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과거부터 한국은 메달 색깔만 우선시했다. 일본은 개인 최고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대우가 달라진다. 때문에 선두, 후미 할 것 없이 자신의 기록을 갱신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동기부여는 바로 그런 것이다. 마라톤선수 중상위권 평균 연봉이 3500~4000만원 가량인데 은퇴하고 평범하게 살아도 그 정도 수입이 생긴다. 우리는 마라톤선수와 5000m선수의 연봉차이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 종목 중 가장 힘들다고 증명된 마라톤을 누가 달리려고 할까. 현재 대한민국 마라톤 팀에서 선수에게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선수의 마음을 닫는 원인이다. 선수들은 전혀 만족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매년 최저임금이 올라가고 경제가 성장하는데 왜 선수의 연봉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가. 선수에게 힘든 만큼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한다. 우리는 일본을 이기는 것이 아닌 보고 배워야한다. 자신의 최고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대우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일반적인 삶을 사는 것보다는 더 높은 연봉을 줘야 선수들도 길지 않은 선수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달릴 것이다.

 

  달리는 건 결국 선수다. 정말 일본을 이기고 싶다면 선수에게 필요한 동기부여가 무언지 파악하고 선수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 지도자도 선수가 잘 뛸 수 있는 훈련방식은 다 알고 있다. 외국인지도자를 영입할 비용으로 선수에게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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