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은애

 

 

  30년 넘게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리더”라는 단어는 너무나 생소했던 나에게 우연한 계기로  여성스포츠리더 육성사업을 알게 되었다. 항상 스포츠인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여성 스포츠에 ‘리더’라는 단어는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 역시 리더는 당연히 ‘남자’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2년 전 지인의 소개로 여성리더 교육과정에 대해 들었지만 올해 교육을 지원하고 면접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나는 망설였다. 너무나 다양한 경력의 교육생들이 모인다는 것도 나를 움츠러들게 하였지만 지방에서 서울까지 10주간의 주말교육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교육 기간동안 세 명의 자녀들은 어디다 맡기고 가야하며 태권도학원을 운영하며 품새 심판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주말마다 있을 행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설렘보다는 수 백 가지 고민을 안고 한 번 부딪쳐 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교육이 나의 고민들과는 달리 너무나 새로운 경험들로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 교육도 너무 좋았지만 그보다도 각 종목의 선후배님을 알게 되었고, 평생 잊지 못 할 해외연수까지 선물로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7 여성스포츠리더 육성사업의 5기 해외연수팀은 이은지(남양주시체육회), 김혜리(한국스포츠개발원), 한유경(서울시장애인체육회)은 정말 여성 리더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훌륭한 여성체육인들이다. 포항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만날 기회조차도 없는 각 분야 리더들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 영광이었다.


  체육 강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그 이름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가슴 뛰는 여정을 다함께 공유하기 위해 글로서 적어본다. 이번 연수의 첫 방문기관인 쾰른 독일체육대학교는 휴일에도 불구하고 대학 내 스포츠시설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 중이었다. 국제시합 규격을 갖춘 수영장과 다이빙 전용 풀장, 장애인을 위한 섬세한 체육시설들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도 지역주민들에게 대학 내 시설을 개방한다는 점이 너무나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생활체육을 위한 시설개방은 전혀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다.

 

 

 


  독일체육대학교의 다양한 시설들을 본 이후 방문한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Rhein Energie Stadion) 축구장은 정말 웅장하였다. 독일 스포츠&올림픽박물관(Deutsches Sport & Olympia Museum)은 생각보다 작았지만 150년 스포츠 역사의 1,000건이 넘는 사건과 관련한 스포츠유물 및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었고, 전문큐레이터의 재치 있는 설명이 박물관의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하였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선수 재활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헤센올림픽훈련진로센터 (Olympiastützpunkt Hessen e.V)는  엘리트 선수를 위한 스포츠 의학, 물리치료, 체력 측정, 상담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에도 스포츠 선수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이러한 시스템들이 꼭 도입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간 우리는 동계올림픽을 2번이나 개최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로 향했다.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곧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이었을까 팀원들 모두 피곤함보단 설렘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들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베르크이젤 스키 점프대와 악사머리즘 스키장(Axamer Lizum)의 웅장함은 도저히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인스부르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잘츠부르크의 KADA Dual Career로 향하였다. KADA Dual Career는 선수의 이중경력 지원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는 너무나 멋진 여성 CEO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KADA는 운동선수들이 현역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은퇴 후의 인생설계를 하는 정말 멋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헤센올림픽지원센터에서의 Dual career창시자와 오스트리아 KADA의 여성CEO는 내 인생에 평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엘리트선수들이 가장 큰 고민은 누구나 은퇴 후의 진로 및 경력단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성이라는 이름과 엄마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꿈을 접고 자신의 재능을 다 펼치지 못하는 한국의 여성 스포츠인에게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Dual career는 너무나 지금 절실한 시스템이다. 현역선수로서 늘 생각해오던 프로그램을 현실로 성공시킨 두 사람처럼 나도 우리나라 스포츠인의 미래를 생각하는 진로시스템과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새로운 역할을 하기 위하여 더 많이 공부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이 번 연수 기간 내내 들었다.


  세 딸아이의 엄마로서 그냥 평범하게 살아오던 나에게 ‘할 수 있다.’ 라는 또 다른 시작의 메시지를 던져준 여성 스포츠 리더 교육과 해외연수의 기회는 나 하나의 생각이 대한민국 스포츠미래를 이끌어갈 방향을 제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주었으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보고 느끼는 것들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나의 세 딸들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여성스포츠리더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세딸들과 함께할수 있었던 여성스포츠리더과정 워크샵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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