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두진

 


  안녕하세요. 피파마스터 과정 17기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두진입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피파마스터 교과과정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석사과정에서 어떤 것을 배우는지에 대해 대략적인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지원을 고려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영국 드몽포르(De Montfort) 대학교, 스포츠 인문학 (2016년 9월부터 12월까지)

  첫 번째 과정은 영국 레스터(Leicester)에 위치한 드몽포르 대학교에서 주관합니다. 축구, 크리켓, 럭비 등 현대 스포츠의 발생지이며 스포츠의 국제화와 프로스포츠의 발전에 기여한 영국이라는 나라는 스포츠 인문학을 공부하기에 최적의 장소라 생각합니다. 특히, 드몽포르 대학은 국제스포츠역사문화연구소 (International Centre for Sports History and Culture, ICSHS)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포츠역사문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사진 1. 피파마스터 17기 입학식 사진


 

 

  9월 중순, 드몽포르 대학 내 예배당에서 17기 입학식이 진행되었습니다. 17기는 22개국에서 온 30명의 학생이 참여하였습니다. 3개 국가를 이동하며 함께 생활 하기에, 동기들 간의 관계가 매우 돈독하다는 것이 피파마스터 과정의 또 다른 장점입니다. 10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남기게 됩니다. (17기 입학생의 프로필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cies.ch/fileadmin/images/Education/FIFA_master/Recruiting_our_Alumni/20161024_FIFA_Master_class_profil_16-17_A4_version_Final.pdf)

 

  윔블던 테니스 대회 (Wimbledon Tennis Tournamanet)를 주제로 본격적인 학업에 들어갑니다. 현대스포츠사에서 아마츄어리즘과 프로페셔널리즘은 가장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테니스는 두 이념 간의 갈등이 첨예했던 종목인데, 그 중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상업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과거 아마츄어리즘의 가치를 고수한 대표적인 대회입니다. 경기장 내 스폰서십의 노출을 제한하고, 선수들에게 까다로운 유니폼 규정을 적용하고, 그리고 남녀 대회의 상금이 똑같은 이 대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과 이윤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현대스포츠의 탄생 과정에 대해 공부하게 됩니다. 여러 역사학자들의 견해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현대스포츠가 탄생했던 18-19세기 유럽의 시대적 배경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당시 모습이 보존된 영국의 마을을 직접 견학합니다. 워릭셔(Warwickshire)주에 위치한 럭비(Rugby)라는 마을에 가면 럭비풋볼이 탄생한 명문 공립중학교 럭비 스쿨(Rugby School)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학교 안에는 대형 럭비 경기장과 고풍스러운 박물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레스터에서 기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버밍엄(Birmingham)에 가면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 및 근무환경을 느낄 수 있는 건물들이 몇 채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거주하던 바로 그 이주노동자들이 영국에서 축구를 퍼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럭비 스쿨과 버밍엄을 둘러보면서, 마치 해리포터를 읽은 여행객들이 킹스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을 방문했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사진2. 럭비 스쿨 방문


 

 

  다음으로, 스포츠의 국제화라는 주제로 스포츠의 확산 과정과 각 나라의 스포츠에 대해 공부하게 됩니다. 저명한 역사학자 데이빗 골드블랏(David Goldblatt)과 피에르 란프란키(Pierre Lanfranchi) 교수가 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두 메가이벤트가 어떻게 스포츠의 발전에 기여했는지 상세히 설명해줍니다.

 

  1988 서울올림픽은 냉전을 종식시키고 도시재개발과 스포츠 이벤트를 결합한 사례로 평가하였고, 2002한일월드컵은 아시아에서 축구가 확산된 계기 그리고 IT기술의 접목을 시도한 대회로 평가하였습니다. 강의를 수강하며 한국인으로서 많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각국의 스포츠에 대해서는 30여명의 학생들이 각자 출신국에 대한 발표자료를 준비하여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 역시 한국의 스포츠에 대한 발표자료를 준비하였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2차 세계대전과 분단이라는 아픔을 동시에 겪으며 성장한 한국의 스포츠에 대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드몽포르 대학 스포츠역사문화학 박사 과정을 졸업하신 한양대학교 이종성 교수님의 남북한축구사에 대한 연구자료가 학업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스포츠서울 위원석 기자님의 인터뷰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376681)

 

  이외 견학 또는 특강 형식으로 다른 분야에 대해 지식과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 레스터 시티(Leicester City) 축구단, 레스터 타이거스(Leicester Tigers) 럭비 구단,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영국 국립축구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아디다스, 프리미어리그 등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임직원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학기 종료 마지막 3주간 커뮤니케이션과 리서치 모듈이 별도로 진행됩니다. 커뮤니케이션 모듈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와 비딩 컨설팅 업체인 베로(VERO)의 컨설턴트가 스포츠단체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들은 위기상황에서 조직을 대표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례를 듣다 보면 국내 스포츠계에도 이러한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 모듈 중 인터뷰 실습을 진행 하는데, 동기생중 방송 경험이 많은 박지성님이 프리젠터로서 뛰어난 진행 실력을 보여주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드몽포트 대학을 떠나기 전 최종 발표를 준비를 위해 1주 간의 리서치 모듈 기간이 주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최종 프로젝트에서 발표할 주제를 선정하게 됩니다.

 

 

사진 3. 커뮤니케이션 과목 실습 수업

 

 

2. 이탈리아 SDA 보코니 경영대학, 스포츠 경영학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피파마스터 과정은 방학에 들어갑니다. 유럽 학생들은 각자 출신국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다른 대륙에서 온 친구들은 유럽 내에서 여행을 하거나 일찍 밀라노로 이동해 다음 과정을 준비합니다. 영국과 이탈리아 그리고 스위스는 각각 이질적인 문화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석사 과정을 마치는 것만으로도 유럽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는 시간에 기차나 저가항공사 등을 이용하여 유럽의 유명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은 본 과정의 또 다른 장점입니다.

 

이제 스포츠 경영학 과정이 진행되는 SDA 보코니 경영대학으로 이동합니다. 밀라노는 일찍이 섬유 산업이 발달로 부를 축적한 뒤 현재까지 이탈리아의 경제 수도라 불리는 곳입니다. 또한 밀라노는 인터밀란(F.C. Internazionale)와 AC밀란(A.C. Milan)이라는 현대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두 팀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곳에 이탈리아 최고의 경영〮경제대학이라 불리는 SDA 보코니 대학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수 많은 대학원들이 스포츠 경영학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스포츠 경영학만을 주제로 1년 또는 2년 간 공부를 하지만, 피파마스터 과정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합니다. 이것은 학생의 필요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전공과 실무경험이 모두 경영〮경제와 관련되었기 때문에 인문학과 법학을 아우르는 이 과정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Sport Business International 에서는 매년 학생 만족도와 진로 등을 고려하여 전 세계 스포츠 경영학 석사과정의 랭킹을 산정하고 있습니다. 석사 과정 진학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sportbusiness.com/system/files/content-images/80-81_pgr-listings.jpg)

 

  SDA 보코니 대학에서 가르치는 스포츠 경영학 과정은 크게 7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리더쉽, 마케팅, 전략, 재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테크놀로지 그리고 국제경영입니다. 이 중 제가 많은 점을 배우고 느낀 마케팅과 재무 과목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케팅 과목에서는 이론에 대한 설명 보다는 최근 스포츠 산업의 트렌드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스포츠 마케팅의 주체인 경기 단체, 선수, 후원사 입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실제 사례를 곁들여 공부합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은행인 유니크레딧(Unicredit)의 유럽챔피언스리그(UEFA Champions League) 후원 전략, 최근 글로벌 구단으로 거듭나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hletico Madrid)의 브랜딩 전략, 이외에 반드시 축구가 아니더라도 MLB, NBA 등의 선진 사례들도 함께 공부합니다. 현장학습으로 산시로(San Siro) 스타디움, 유벤투스(Juventus) 구단, 방송국 스카이스포츠(Sky Sports), 배구단인 베로 발리(Vero Volley)를 방문하여 그들이 실행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됩니다.

 

 

사진4. 산시로 스타디움 방문

 

 

사진5. 유벤투스 구단 문

 

 

  스포츠 재무는 입학 전부터 가장 관심이 많았던 과목이었습니다. 회계법인에 근무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계와 재무에 대한 이해는 높았지만, 스포츠 산업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클럽라이센싱(Club Licensing)제도와 재정적 페어플레이(Financial Fair Play) 제도의 도입으로 스포츠 구단의 경영자라면 회계 및 재무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요구됩니다. 비단 유럽 뿐 아니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도 재정적 페어플레이 제도의 도입을 고려하는 등 세계 스포츠 시장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스위스 뉴샤텔 대학교, 스포츠 법학 (2017년 3월부터 6월까지)

  1주 간의 짧은 방학을 마치고 스위스의 뉴샤텔로 이동합니다. 뉴샤텔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칸톤(Canton, 스위스 연방정부 산하에 26개의 칸톤이 있습니다.)으로 아름다운 호수를 자랑하는 도시입니다. 무엇보다도 피파마스터 과정을 주최하는 국제스포츠연구소가 위치한 도시입니다. 국제스포츠연구소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의 회장인 지안니 인판티노(Gianni Infantino)가 사무총장을 역임하였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포츠 법학 과정 역시 9개의 세부 과목으로 나뉘어 집니다. 법학 개론, 스포츠 단체, 선수, 구단, 미국 법률 체계, 자본 조달, 이벤트와 위험관리, 윤리적 사항 그리고 분쟁조정절차 등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과정은 스포츠 인문학이었으나, 가장 만족스러웠던 과정은 스포츠 법학이었습니다. 스포츠 유관기관에서 일할 경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지식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법학 개론 강의는 왜 스포츠 기구들이 스위스에 위치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역사적 해석, 경제학적 해석 등이 존재하지만 IOC의 멤버인 데니스 오스왈드(Denis Oswald)는 스위스 법률 체계 중 사단법인에 부여하는 광대한 법적 자율성이 그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스위스 협회법(Association Law)에 어떠한 조항이 있는지 상세히 공부합니다. 이와 같이 9가지 과목 모두 현대스포츠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리고 관련법령을 이해하는 식으로 강의가 진행됩니다.

 

  모든 학생들이 가장 만족했던 과목은 역시 분쟁조정절차였습니다. IOC에서 창설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 CAS)는 어떤 단체의 감독도 받지 않는 독립기구로, 매년 300여건의 국제 스포츠 분쟁을 다루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누적된 중재사례들을 익혀 두는 것은 앞으로 발생할 분쟁 사례들의 해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포츠 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도록 자극합니다.

 

 

사진6. IOC 견학 중 FIFA Master한국 동문 모임

 

 

  뉴샤텔 대학교는 스위스에 위치한 다양한 단체에 견학 및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합니다. FIFA, IOC, 유럽축구연맹(UEFA) 등 축구와 관련된 단체는 물론 국제승마연맹(FEI), 국제양궁연맹(FITA),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농구연맹(FIBA)에 방문합니다. 각 연맹에는 피파마스터 동문들이 근무하고 있어 네트워크를 보다 쉽게 쌓을 수 있습니다.

 

 

사진7. 블루스타/FIFA 유스 컵 봉사활동 중

 

 

4. 스위스 뉴샤텔 대학교, 최종 발표 및 졸업 (2017년 6월부터 7월까지)

  입학과 동시에 최종 프로젝트를 위한 조원 발표가 진행됩니다. 최종 프로젝트는 출신지역과 전공 분야 등을 고려하여 4명 또는 5명이 한 조를 이루어 스포츠인문학, 경영학, 법학을 포괄하는 주제에 대해 논문을 작성하고 발표하는 것 입니다. 저는 이탈리아, 푸에르토리코 그리고 불가리아에서 온 학생과 한 조를 이루었습니다.

 

  12월에 주제를 선정한 뒤,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자료 수집기간이 주어집니다. 최종 발표 담당교수인 케빈 탈렉 마슨(Kevin Tallec Martson)과 각 조별 담당교수는 학생들에게 조사 방법을 교육하고 인터뷰를 주선하는 등 도움을 줍니다. 그 덕에 츠보니미르 보반(Zvonimir Boban)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부총장, 제임스 존슨(James Johnson) 국제축구연맹(FIFA) 프로축구부장, 안드레아 트라버소(Andrea Traverso) 유럽축구연맹 클럽라이센싱팀장 등을 인터뷰 하는 등 영광스러운 기회를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6월부터 7월 약 한 달여간 논문 작성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4명이 함께 쓰기에 단독으로 써야하는 일반 석사 논문보다는 부담이 덜 할 수 있지만, 길지 않은 기간이기에 매우 촉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기에 전체 논문의 구조를 빈틈없이 계획하는 것에 성패가 달려있습니다. 7월 초가 되면 논문을 제출하고 교수들의 심사가 진행됩니다. 동시에 학생들은 최종 발표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됩니다. 약 10여일 간의 준비 기간을 마치고, 졸업식 전날 스포츠계의 인사들을 초청하여 최종 발표를 하는 것으로 이 과정을 마무리 합니다.

 

 

사진 8. 최종 발표

 

 

 

사진 9. 졸업식


 
5. 과정 총평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입학하고 싶을 정도로 피파마스터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흥미로운 주제들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과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은 더 없는 행복이었습니다.


  또한, 졸업 이후에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근무하게 되었기 때문에 피파마스터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을 활용할 기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를 진행하면서 강의자료를 꼭 참고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스포츠단체와 기업에 퍼져 있는 500여명의 동문들이 힘이 됩니다. 특히, 최근 아시아 지역의 동문회가 활성화됨에 따라 네트워크를 활용할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학생들이 이 과정을 지원하여 한국 스포츠의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로 거듭나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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