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도현

 

 

 

김은혜해설위원의 모습 (사진 = 네이버뉴스)

 

 

  연예인 같은 미모와 슈퍼모델 같은 몸매, 거기에 더해 뛰어난 농구실력에다 말솜씨까지. ‘얼짱슛터’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전 여자농구 국가대표 김은혜. 3점 슛이 뛰어났던 그녀는 은퇴하기 전까지 13년간 우리은행에서만 있었던 ‘원 클럽 프랜차이즈’ 선수였다. 그녀는 은퇴 후 현재 여자프로농구 해설위원으로 전향해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차분한 목소리 톤과 전문적인 분석력은 농구 해설위원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는 평가이다. 눈앞에 주어진 것에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그녀는 매우 프로페셔널하다.

 

- 해설위원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선택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네요. 해설위원들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KBS N에서 먼저 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봐서 뽑힘을 당하게 되었죠.

 

- 은퇴이유는 무엇인가요?
  ▲ 32살에 은퇴를 했어요. 요즘은 좀 길게 선수생활 하는 추세라서 어떻게 보면 이른 나이에 은퇴를 했는데, 20대 후반에 부상을 당했던 것이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양쪽 무릎 수술을 한 후 몸 상태가 예전만큼 좋아지지 않았어요. 몸 상태가 안 좋은 상태에서 아킬레스가 파열이 됐습니다. 아킬레스 부상은 운동선수들에게 굉장히 치명적인 부상이거든요. 십자인대 수술보다 더 안 좋은 사례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까 운동능력이 많이 떨어지고 운동하는데 있어서 더 이상 발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다 보니까 은퇴를 결정하게 되었죠.

 

- 은퇴 후 원래는 해설위원을 할 계획이 없었던 건가요?
  ▲ 사실 뚜렷한 목표는 없었어요. 남들은 은퇴 후의 준비를 하고서 그만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었는데 저는 뚜렷하게 뭐가 될 거야 이런 건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선수를 하는 기간 동안 나름대로 준비했던 게 대학원을 가서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학교나 그런 쪽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건 제 생각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라서 뭐 아무튼 여러 가지를 준비하면서 은퇴를 했는데 은퇴하자마자 사실 조금 막연했죠. 그러던 와중에 체육인재 육성재단이 있었을 때, 여성스포츠리더 과정을 통해서 영어 수업을 배우게 됐습니다. 첫 해에 초급, 다음해에 중급, 그 다음 해에 테네시 연수를 다녀와서 전문 과정을 하고 있을 때 (해설위원)제의가 들어와서 거의 해설을 하기까지 3~4년 기간이 걸린 거 같아요.  제 스스로는 나름대로 행정가가 되고 싶었지만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지요. 해설위원으로 어떻게 보면 조금 어린나이에 하게 된 거죠.

 

- 해설위원 제의가 들어온 것이 어떻게 보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거네요?
  ▲ 아무래도 농구 쪽에 다시 한 번 발을 디딜 수 있게 됐고, 그래서 정말 농구라는 것을 너무 좋아했지만 내 스스로가 더 발전하지 못하는 거에 대해서 은퇴를 한 거잖아요. 그래서 그 뒤로는 사실 농구를 오랫동안 안 봤어요. 은퇴하자마자부터 한 2년 동안은 여자농구를 안 봤거든요. 왜냐하면 나 스스로 상처 아닌 상처죠. 아무래도 난 더 이상 더 잘할 수 없다 라는. 그래서 농구를 안 봤었는데 해설위원이 되면서 여자농구를 더 가까이 현장에서 정말 박진감 넘치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직접 뛰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굉장히 좋았죠.

 

- 해설위원 하시면서 좋은 점과 힘든 점이 무엇인가요?
  ▲ 해설위원하면서 힘든 점이 더 많았어요. 저는 되게 수다스러운 스타일도 아니고, 막 흥이 많은 스타일도 아니에요. 근데 농구는 박진감 넘치고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흥이 있게 막 소리도 질러야 되고 그런 부분도 있었는데, 저는 제 성격이 차분해 해설위원 하는데 단점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걱정이 되게 많았죠. 근데 의외로 시작하고 나니 반응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목소리가 차분해서 듣기 좋았다, 기존의 해설위원들보다 조금 더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좋다 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일부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와야 된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이제는 박진감이 넘쳐지면 거기에 동요돼서 막 소리도 크게 질러봅니다. 경기가 루즈해지면 사실 베테랑들은 그런 재미없는 경기도 재밌게 만드는 그런 게 있잖아요. 근데 저는 아직 베테랑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잘 못하는데 이제 많이 연습을 해야겠죠. 해설도 내가 안다고 다 내뱉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계속 스스로 정말 헛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요. (웃음) 제가 야구해설위원들이랑 굉장히 친한데 그 분들이 저한테 맨날 그래요. 구라 좀 치라고. 구라를 쳐야 해설을 잘하는 거라고. 정말 팩트를 얘기하기 보다는 진짜로 없는 말 지어내서 해야 그게 해설위원이 하는 말이니까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지 아무리 내가 패턴을 얘기하더라도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연습이 필요하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죠.

 

- 해설위원하면서 가장 뿌듯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 시청률이 잘 나올 때죠. (웃음) 피디분들은 시청률을 매일매일 체크를 하시는데 그래도 그동안의 시즌보다 지난 시즌이 조금 시청률이 높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저의 영향은 아니겠지만 경기가 재밌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뭐 여러 가지 영향이 있었겠지만 시청률이 잘나올 때 그래도 나름대로 기분이 좋죠.

 

- 선수시절 팬들과 소통을 잘하는 거로 유명하셨는데요.
  ▲ 선수 시절 우선 그게 1번이라고 생각했어요. 프로는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습니다. 경기장에 온 팬들에게 인사라도 한마디 하고 시즌 끝나고 밥이라도 한번 먹고 그렇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물론 지금은 그렇게 잘 못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SNS같은 게 워낙 잘 돼있으니까 그런 데서도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팬들하고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 자신에게 농구란 어떤 의미인가요?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 농구란 ‘가족’이다 생각합니다. 같이 있을 때는 항상 좋고 떨어져있으면 굉장히 그립습니다. 저희 가족이 다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데 그래서 항상 가족에 대한 그리움 이런 게 되게 많아요. 그래서 제가 은퇴를 하고나서 미국 테네시 가서 7~8개월 있는 동안 여자농구가 되게 그리웠습니다. 미국 가서 다시 농구에 좀 재미를 붙이고 아 진짜 농구가 이런 거였지, 나한테 농구가 이런 의미였지, 왜 내가 농구를 싫어했지? 이런 느낌이 딱 미국 가서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돌아왔을 때 제가 칼럼리스트처럼 경기장 가서 글 쓰고 이런 적이 있었는데 그 때부터 다시 농구를 되게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농구는 저에게 가족이에요.

 

- 우리나라 여자농구 꿈나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지금 여자농구뿐 만 아니라 농구가 위기 아닌 위기에요. 제가 예전에 농구 시작할 때는 농구가 되게 인기가 많았었고, 또 많은 선수들이 되게 농구를 하고 싶어 했었어요. 근데 지금은 농구를 많이 안하기도 하고 저변이 워낙 얕다보니까 그만큼 또 좋은 선수가 많이 안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 엘리트 선수보다 클럽선수들이 훨씬 더 많고 엘리트 선수가 한 팀에 5~6명 정도 밖에 없는 팀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팀들이 막 해체되는 상황입니다. 농구뿐 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인데 어린 선수들이 힘든 걸 하기 싫으니까 그만 두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힘듦을 좀 더 이겨내서 우리나라 여자농구를 다시 살려서 붐이 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 제 2의 삶인 해설위원으로서 앞으로의 각오 부탁드립니다.
  ▲ 지난해에는 사실 첫 해여서 매 경기를 할 때마다 준비를 많이 했었어요. 경기분석도 그렇고 예전에 자료들도 다 찾아보고 막 하다보니까 오히려 제가 선수였을 때보다 경기를 훨씬 더 많이 봤던 거 같아요. 경기를 생방으로 보고 재방으로 또 보면서 그 팀에 대해 분석을 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좀 많이 인정을 받았다고 했었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2년차가 됐으니까 조금 더 그거보다 발전됐다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예전에는 조금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써서 항상 선수들을 바라봤다면 이제부턴 조금 더 크게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도록 좀 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 자신의 최종 꿈은 무엇입니까?
  ▲  별로 꿈을 크게 갖거나 디테일하게 잘 갖지 않는 거 같아요. 항상 열심히 일에 몰두하고 가다보면 어떤 찬스가 와서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설도 마찬가지고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고 항상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여자농구 쪽에서 항상 머무를 거지만 구체적으로 여자농구 최초로 대표팀 여자감독이 될 거야, 이런 구체적인 꿈은 사실 갖지 않고 싶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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