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유승국

 

 

  영화 ‘4등’의 김지우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촬영을 진행한 수영장은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연습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다른 시간대에 아주머니들이 아쿠아빅(체조)을 한다. 같은 수영장인데 레인만 걷어내면 놀이의 장으로 딴 세상이 되더라” 스포츠는 경쟁과 화합 그리고 재미와 감동 등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의 편견과 선입견이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를 해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더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감독의 차림새는 왜 항상 후줄근하게 나오는가?

 

  많은 스포츠 영화들이 있다. 그리고 그 영화에는 팀의 감독들이 있다. ‘국가대표’의 성동일,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의 엄태웅, ‘4등’의 박해준 등 이들은 모두 후줄근한 차림에 머리칼은 헝클어져 있다. 그리고 대체로 소리를 지르거나 악을 쓴다. 그러면서도 속은 따뜻한 인물로 묘사되곤 한다. 영화에서의 스포츠 감독들은 모두 천편일률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실에는 여러 스타일의 감독들이 많을뿐더러 차림새가 깔끔한 감독들이 더 많다. 영화의 전개를 위한 부분이지만 이 부분은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아쉬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등수를 올리려면 맞아야 한다?

 

  취미로 운동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엘리트체육의 경우에는 등수에 민감하다. 영화 속에서 감독은 주인공을 체벌하며 이렇게 이야기 한다.

 

 

 


준호를 체벌하는 코치(출처 : 영화‘4등’ 캡쳐)

 

 

  “하기 싫지? 도망가고 싶고. 그때 잡아주고 때려주는 선생이 진짜다. 내가 겪어보니 그렇더라”

 

  체벌을 해야 잘하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폭력에 대한 공포가 다른 요인보다 더 크게 작용하게 되면 그것은 순간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단지 ‘맞지 말아야지’는 생각으로는 운동을 계속해서 할 수 없다. 결국은 선수 자신의 의지와 목표가 가장 중요하다.


  요즘도 체벌을 통해서 훈련하는 경우는 수면위로 드러나진 않았겠지만 남아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체벌이 없이도 선수의 순수한 의지만으로 최고의 기량을 내는 선수가 많다.

 

  운동하는 학생은 ‘1등’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편견이 아이의 순수한 행복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최고가 되지 못하더라도 즐기라는 말은 섣부르게 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 종목의 기록이나 성과가 최고가 아니더라도 종목의 다른 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된다고 생각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을 예로 들어주고 싶다. 그는 축구선수 시절,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평범한 실력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축구감독인 그는 달랐다. 그는 탁월한 통찰력과 확고함으로 세계 최고 명장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너를 위해’가 모든 문제점에 답이 될 수 있는가?

 

 

폭력의 재생산, 동생을 체벌하는 준호 (출처 : 영화‘4등’ 캡쳐)

 

 

  영화에서 주인공의 엄마는 ‘너를 위해’ 짜증을 내고, 감독은 ‘너를 위해’ 체벌한다. 아이는 그 모든 것을 떠안는다. 그리고 그것은 감당하기 힘든 상처가 된다. 감당하지 못한 상처는 나보다 약한 상대에게 답습된다. 폭력의 재생산 혹은 악순환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는 주인공이 감독에게 맞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눈감고 훈련을 보낸다. 후에 아버지가 주인공이 감독에게 맞는 것을 알았을 때 주인공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준호(주인공)가 맞는 것보다 4등을 하는 것이 더 무서워”

 

 이 대사는 필자의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엇나간 자식사랑이 ‘너를 위해’라는 말로 포장되어 아이에게 굉장히 큰 심리적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이든 체벌은 완벽한 해답이 될 수 없다.

 
 덧붙이는 이야기.

 

  ‘운동선수들은 무식하다’라는 통념이 있다. 예전에 비해 보는 시선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그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 문제는 선수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일정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생은 대회를 출전할 수 없는 제도를 도입하여 선수들이 최소한의 학습권을 보장받게 하는 제도이다. 이는 편견을 깨는 작은 움직임이라고 생각된다.

 

  예전 ‘꼴찌에게도 박수를’과 같은 기사들이 쓰여지며 비교적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조명이 가곤 했지만 그것은 단발성으로 그쳤다. 최고의 기량 혹은 그에 상응하는 매력이나 이야기가 있어야만 주목을 받는다. 우리 사회는 1등만을 기억하고 대우해준다. 이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운동선수는 운동만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은 엘리트 선수들이 은퇴하고 그 이후의 삶을 생각해주지 않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운동을 제외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탐색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의 마음가짐, 몸가짐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운동선수들을 보는 시선을 너그럽게 가지는 것이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보다는 우리의 주변 친구라고 생각하고 지켜본다면 운동선수들도 우리에게 친구처럼 다가올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