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종훈, 이예빈

 

 

 

교육생들의 단체사진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고 있는,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을  ‘유리천장’이라고 한다. 현재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지만,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4년 연속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9개국 국가 중 최하위를 이어가고 있다.


  직업, 국가를 막론하고 여성 임원 수는 남성에 비해 현저히 적다. 전체 국회의원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은 17%이며, 3월 31일 기준으로 롯데제과를 비롯해 삼양사, 대한제당, 동원F&B, 크라운해태 등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고, 여자 배구팀에서 여성 지도자는 6팀 중 2명뿐이며, 성별 임금에서도 남성 직장인의 경우 중위소득은 300만 원인 반면, 여자는 179만 원으로 임금격차가 크다.

 

  이는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오는 경력단절의 문제와 남성 중심적인 현대의 시스템 아래에서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보고 있는 고정관념과 여성의 고위직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체육인재육성단에서 진행하는 여성 스포츠 리더 육성과정 개강식이 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여성 스포츠 리더 육성과정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문제와 인식을 변화시키고, 여성 스포츠 인재가 핵심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교육을 지원하고, 여성에 대한 관점의 전환을 위한 적극적인 여성 리더로서의 개발을 위해 마련됐다. 


  교육은 예비․차세대․임원급 여성리더 과정의 총 3단계 육성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우선 예비과정은 은퇴 전·후의 여성 스포츠 인을 대상으로 하며 현재 대학생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올해 9~10월 중으로 2회에 걸쳐 6시간씩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 내용은 체육계 경력개발 현황 및 프로그램,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 진료교육과 은퇴를 대비한 경력개발 등이다.

 

  다음으로 차세대 과정은 은퇴선수, 심판 및 지도자 7년 미만 경력자, 체육관련 단체 대리급 이하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리더가 되기 전 동기부여를 가장 우선으로 교육이 진행되며 올해 6월 초부터 8월 초까지 매주 토요일 교육이 이루어진다. 각자 지금까지 스포츠 분야에서 쌓아왔던 경력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방향에 맞게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마지막으로 임원급 리더과정은 은퇴선수, 심판 및 지도자 7년 이상 경력자, 체육관련 단체 과장급 이상 재직자, 국내외 스포츠연맹 임원 및 분과위원, 체육전공 학자 및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다. 교육 기간은 차세대 과정과 같지만 격주로 교육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이미 각 분야에서 인재가 된 여성 리더들에게 관리자가 되고난 후 필요한 인적자원 및 조직 관리 관련 내용을 심층적으로 교육하며 최고지도자/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과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각 과정이 선·후배 멘토링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스포츠에 관심 있는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자기소개에서 ‘네트워킹’을 강조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여성 스포츠리더 육성과정의 또 하나의 묘미라고 볼 수 있다.


  차세대 과정의 김규리 씨, 전미경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 과정에 대한 세부 내용과 참가 동기 등을 알아봤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초빙연구원 김규리씨 인터뷰

 

-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구체적인 동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 최근 여성 스포츠인의 사회활동 증가 및 중요성 강조되는 추세이며,  여성 스포츠인으로서 여성의 활동 분야를 발전시키고, 조금 더 전문성 있고, 특성화된 교육을 받고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연수생들과의 소통하고 이미 사회에 진출해 있는 여성 선배들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하고 싶습니다.

 

- 여성이라서 당한 차별이 있으신가요?

 ▲ 아직 사회 초년생이라 직접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여성이라서 차별을 받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 여성 스포츠인의 사회진출에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뭐라 생각하시나요?

 ▲ 먼저 결혼과 출산 후의 장기간 경력 단절이며, 아직 사회 초년생이라 현실감이 떨어지는지 오히려 “유리천장,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라는 말들이 사회적 편견을 고조시킨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포부 및 다짐

 ▲ ‘여성이라 못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없애고, 체육계에 공헌하는 성공한 여성 스포츠 리더가 됨으로써, 먼저 길을 잘 닦아놓고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국가대표 장애인 수영선수 전미경씨 인터뷰

 

- 여성스포츠리더 육성과정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 2014년 좋은 기회를 통해 예비 여성 리더 교육을 받았습니다. 2009년부터 국가대표 장애인 수영선수로 훈련만 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선수로서의 삶을 끝내고 은퇴를 한 선수들을 보았습니다. “난 은퇴 후 뭘 할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저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 체육육성재단에서 은퇴선수들을 대상으로 예비 여성 리더 교육을 받고, 다시 차세대 여성 리더 교육을 다시 받고 싶었는데 계속 시합이다 훈련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이제는 더 이상 미를 수 없다는 생각에 다른 일들을 미루고 이제야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 여성 진출에 있어서 사회적 편견과 사회적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 스포츠는 어떤 측면에서는 남녀 차별이 없다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스포츠는 결과가 바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재미없으면 참가하지도, 보지도 않죠. 스포츠를 흥미 위주로만 본다면 그렇지만, 건강을 유도하고 국민들의 건강한 스포츠 생활을 위해서는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편협적인 생각에서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사회적 편견이나 사회적 문제점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 ‘유리천장’을 직접 피부로 느껴보셨는지?

  ▲ 장애인 선수 출신이 장애인 체육회에서 근무 합니다. 하지만 여자 선수 출신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아니 볼 수 없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능력이 없어서, 아니면 인맥이 없어서, 아니면 일할 의욕이 없어서 일까요? 저는 여성 근무자가 없는 부분을 알고 싶습니다.


- 앞으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사회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자니깐 무엇을 해 주세요. 여성 장애인이니깐 무엇을 해 주세요. 가 아니라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니 제가 맡겨 주세요라고 할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여성 스스로 비판만 하지 말고 능력을 키워서 정정당당하게 요구를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합니다.

 

- 여성 스포츠 리더 육성과정에 임하는 자세와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스포츠를 한 여성들은 충분히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장애를 이겨냈고 앞으로도 이겨 내면서 저를 채워 나갈 것입니다. 한국체육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 중입니다. 먼저 논문 준비를 잘 하고, 영어도 열심히 해서, 해외연수도 가고 좀 더 저를 개발해서 다음 패럴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일들이 저를 행복하게 하고 가슴을 뛰게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저는 가슴 뛰는 일들을 하면서 삶을 살아갈 겁니다.


여성 스포츠 리더로서 가슴 뛰는 일을 하는 것. 바로 이것이 여성 스포츠리더 육성과정에 도전한 모든 참가자들의 꿈이자 목표라고 생각한다. 여성을 향한 사회적 차별을 공유하고 국민적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에서 ‘여성 스포츠리더 육성과정’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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