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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교육을 통해 국제스포츠 무대로 뻗어가길 기대한다 - 2017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교육 초급과정 개강식

 

글 / 이정은, 유승국

 

 

이곳은 미국의 한 경기장. 이윽고 내 목에 금메달이 걸리었다. 태극기가 올라가며 장내에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 이 순간을 고대하며 얼마나 달려왔던가..!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눈을 감자 포개어진 눈꺼풀 사이가 뜨겁다. 내면에 있던 고통들이 눈꺼풀을 헤집고 나오기 시작했다. 애국가가 멈추자 엄청난 환호소리와 박수가 터져 나온다. 그렇다 나는 금메달리스트이다.

 

그날 난 근처 패스트푸드점을 들른다.

 

May I take your order?
....

 

난 메뉴를 유심히 보다가 손짓으로 음식사진을 가리키며 “플리즈”라고 말한다. 잠시 후 치즈가 올려져있는 감자튀김이 나왔다. 손으로 그것을 먹다 보니 손 끝엔 기름이 흥건하다. 점원에게 간 뒤 말한다.

 

“포크 플리즈 포크”

 

점원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포크? “abcabcabcabcab 노 포크 abacabacbacacb”

 

그런데 옆을 보자니 한 여성이 포크를 손에 쥐고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난 점원에게 다시 다가가 “쉬! 쉬 포크!”라고 말하자 점원은 비웃듯이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말한다.

 

“Oh.. fork?”

 

그 순간 나는 얼굴이 벌게지며 고개를 떨구었다. 금메달을 딴 자랑스러운 선수지만 그 순간만큼은 포크하나에 절절매는 영어 못하는 한국인일 뿐이었다.

그리고 숙소에 와서는 생각한다. ‘아, 내가 영어를 제대로 배웠었더라면..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졌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부끄러움에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위의 상황은 필자가 생각해본 상황이다. 이 글을 보고 웃었을지 모르지만 영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개강식에서의 단체사진

 

 

  오늘 모인 34명의 참가자들은 체육계열의 선수나 지도자, 행정가들로 소위 ‘영어울렁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교육(초급)은 이러한 사람들이 느끼는 영어에 대한 ‘겁’ 을 없애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인재육성단에서 9년째 시행하고 있는 국제스포츠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스포츠인들을 위한 영어공부 과정이다. 세계 수준급의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경기현장에서의 오심, 판정대응 등 국제대회때 불이익을 방지 하기위해 만들어진 외국어교육(초급)은 선수경력자, 지도자, 심판, 체육단체 행정가를 대상으로 스포츠인재의 영어능력과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꾸준히 이바지 하고 있다.

 

  이 날은 국제인재팀의 장형겸 대리의 사회로 총 34명 인원이 참가했다. 정병찬 단장과 국제인재팀의 최민호 팀장, 초급과정 정선영, 리리 영어강사가 자리를 빛냈다.

 

  그 후, 정병찬 단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여러분은 체육계의 자산입니다”라고 운을 떼며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인재들이 선발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운동선수 특유의 강한 정신력과 성실한 태도를 기반으로, 영어공부를 통해 국제스포츠무대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라고 하며 공단에서 체육계 발전을 위해 많은 기금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육생들에게 어렵게 얻게 된 기회인만큼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결석이 없기를 강하게 당부하였다.

 

  이 날은 자기소개로 교육생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까지 하이원 아이스하키 팀에 소속되어 있다가 향후 은퇴준비를 위해 과정에 참가한 하재준(24)은 나중에 지도자 또는 국제 심판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은퇴를 해야 될 시기는 아니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미래를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팀을 나오게 되었다. 막상 팀을 나오니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지만, 이것저것 알아보고 경험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아이스하키는 종목특성상 서양스포츠인 만큼 전지훈련을 가거나 국제대회에 나가게 되면 영어(언어)의 벽에 부딪히며, 생활자체가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시합을 하다가 억울한 상황이 생겨도 감독이나 선수들이 영어를 하지 못해 제대로 어필할 수 없고, 통역사를 거쳐 말을 전해도 아이스하키 종목을 잘 모르는 통역사가 전하다보니 의미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해왔다고 한다.
 
  14년 넘게 축구심판을 하고 있는 정윤수(38)는 “한국도 국제대회가 많아지면서 외국 팀들이 방문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외국 선수와 관계자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대화가 되면 인맥이 되어서 그 종목의 인프라가 뻗어나갈 수 있는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그냥 그 자리에서만 보고 인사하면 남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심판 연수를 통해 영국을 가보기도 했고,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호주와 뉴질랜드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외국에서 그들과 생활하다보면 어느 정도 무슨 말을 하는지 정도는 알 수 있고 가벼운 대답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그들과 친구가 되고 글로벌 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영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노보드 지도자 생활 이후 현재 대한스키협회 심판과 분과위원장에 있는 박영남(43)은 외국과의 교류시, “나랑 대화하고 싶으면 한국말을 써라”라고 말하며 “나는 절대 외국어를 배우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나 지도자의 입장에서 외국에서 온 코치나 선수에게 자신의 감정을 담은 의사소통을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장애인스키 국가대표와 수영선수 이후 현재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소속으로 체육행정가의 길을 택한 정병엽(33)는 15년 전 선수생활을 할 때와 현재의 역할은 확실히 다르다고 한다. 선수 일 때는 코치님과 관계자분들이 항상 같이 다니면서 통역이나 서포터를 해주셨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어의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은퇴를 하고나서 체육행정 업무를 맡다 보니 국제경기 지원 및 선수들 서포터를 해줘야 하는 입장에서 영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한다. 국내외적으로 출장이나 외국선수 코치를 대면할 때마다 국외 장애인스포츠의 동향 등 궁금한 것도 많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기회가 와도 그저 웃으며 인사만 하고 뒤돌아서야할 때마다 아쉬움이 굉장히 컸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평소 거리를 유지했던 ‘영어’ 라는 두 글자를 클릭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큰 용기를 내어 기회를 잡았다. 그는 앞으로 7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100%출석을 목표로 수업에 임할 것이라고 한다.

 

  6년간의 장애인수영 국가대표선수와 최근까지 전북장애인체육회소속 사이클 선수로 활동 중이었던 전미경(46)은 국제대회 나갈 때마다 보조해주시는 통역사나 스텝의 부족 등 열악한 환경이 더 커다란 장애였다고 한다. 경기 중 생기는 이의를 신청 하려해도 말이 통하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한다. 항상 문제라고 생각해 왔지만 선수로써 훈련도 해야 되고 국제대회도 나가야하기 때문에 영어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하여 엄두도 못 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엔 굳은 마음먹고 국가대표를 반납하였다. 희생을 감수하고 참여한 그녀는 그 누구보다 절실하고 국가대표를 내려둔 만큼 ‘서바이벌 영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고 한다. 더불어 자신의 변화를 시작으로 앞으로 장애인 스포츠 이끌어 갈 차세대 선수들은 제가 겪었던 문제와 곤란한 상황이나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엿보였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열심히 기초를 닦고 더욱 노력해서 해외연수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사격선수생활을 하다가 특수체육을 전공한 오태식(27)은 졸업 후 장애인사격선수 경기보조원으로 활동하였다. 2012 런던 패럴림픽, 아시안게임 등 다양한 국제대회를 경험하였지만 외국인들이 다가오면 도망가기 바빴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몇 년전 국내에서 개최된 스페셜올림픽대회 개최당시 담당자로써 활동 할 때에는 국제대회관련해서 외국선수들이 물어보면 통역사를 찾고 내가 아는 전문지식과 그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지식이 있는데 체육전공이 아닌 통역사를 사이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한다. 현재 한국체대 대학원 재학 중인 그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외국논문도 번역기 없이 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가는 자가 경주에서 승리한다.

 

 

 

  이번 교육 참가자들이 이 글을 알아줬으면 한다. 무슨 일이든 꾸준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람의 행동에도 ‘관성’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은 큰 각오가 필요하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무거운 공을 굴리기 시작하면 힘을 덜 들이고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무거운 공을 굴려야만 한다. 

 

  교육 참가자들은 이제 막 그 무거운 공을 굴리기 시작했다. 처음은 힘들고 움직이지 않는 공을 보며 지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느려도 좋으니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영어공부에 매진한다면 나날이 발전해가는 스포츠 인재로써 한국 스포츠계를 세계로 이끄는 주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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