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학수

 

 

경기 중인 타이거 우즈의 모습 (출처 : pixabay)

 

 

  타이거 우즈가 처음 프로무대에 섰을 때, 세계 골프계는 경악했다. 1997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즈는 2위보다 무려 12타차나 앞서며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에서 흑인은 안된다는 백인들의 고정 관념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골프의 구세주로 전격 등장했던 것이다. 우즈에게 골프를 하게 한 그의 아버지 얼 우즈조차 선택된 사람이라고 아들을 말하며 그동안 어떤 사람도 하지 못한 성과를 올렸다고 극찬했다. 골프전문가들은 당시 우즈 전성시대를 점치며 그를 범접할 선수가 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즈가 주요 대회를 석권해 나가자 여러 대회 골프장들은 좀 더 길고, 까다롭게 코스를 개조했으나 그의 강세는 좀처럼 꺾일 줄 몰랐다. 코스를 힘들게 하면 다른 선수들은 더욱 악전고투했던 반면, 우즈는 탁월한 경기력으로 유유자적, 우승행진을 이어 나갔던 것이다. 마치 공원에서 편하게 산보하듯이 우즈는 우승컵과 상금을 휩쓸었다.

 

  골프는 선수들이 장비를 갖고, 대회 운영자들은 핀위치를 쉼없이 조정하는게 가능한 대표적인 인공스포츠이다. 게임을 때로는 쉽게도, 어렵게도 할 수 있는 종목이다. 우즈의 일방독주를 막으려 했던 것은 종목의 특성을 살려 경기의 재미와 흥행을 이끌어 내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즈의 신들린 경기력 앞에서는 인간의 인위적 조정도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이다. 우즈가 나중 무너진 것은 여자 문제 등의 복잡한 사생활과 나이, 부상 등이 겹치면서였다.

 

  골프에 비해 다른 종목들은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골프만큼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육상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 신기록 작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인간의 육체적 한계 때문에 여의치 않다. 최고기록이 깨지는 속도는 점차 무뎌지고 있으며 기록순위도 근소한 차이로 이루어진다. 신기록이 많이 나올수록 기록의 정직성에 대한 의심이 늘어나는 게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육상은 인간의 탁월함을 겨루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가장 강하고, 가장 빠르고, 가장 멀리, 가장 적합한 승자를 가리는 순수한 경쟁스포츠이다. 최고의 성취를 위해 부자연스러운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졌던 일이다. 따라서 부정한 행위를 단속하기 위한 연맹체 등의 노력도 함께 따랐다.

 

 

 

2013 런던올림픽에서 경기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우사인 볼트 (출처 : wikipedia)

 

 

  현재 세계 단거리 1인자 우사인 볼트는 별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폭발적인 질주를 전매특허로 내세운 볼트는 보통의 스프린터보다 키가 월등히 크다. 높이가 단점이 될 수 있지만 그는 묘하게도 이를 잘 극복했다. 볼트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방법으로 인간 역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올림픽을 3연패했다. 볼트 이전 최고의 육상선수로 불렸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 4관왕 제시 오웬스가 현존한다하더라도 볼트에게는 기록상에서 밀려 1인자 자리를 결코 넘볼 수 없을 것이라는게 국제육상전문가들의 가정이다.

 

  스포츠는 사실 순수 인간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고 부정한 행위는 방지하는 이중적인 기준에 의해 발전했다. 이를 주도해 나간 것이 슈퍼스타들이었다. 하지만 과학적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공적인 기술의 접목이 점차 늘어나면서 스포츠 자체를 파멸시킬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20년대와 1930년대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수주에서 많게는 수개월간 훈련을 하는 것 자체를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대회 당일날 순수하게 누가 더 나은 가를 겨루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라고 인식하던 고전적인 시대였다. 지금은 훈련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좋은 것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우즈, 볼트 등 최고의 선수들은 과거보다 훨씬 강한 존재들이다. 초인간적인 선수들은 완벽을 추구하며 각본없는 스포츠의 드라마를 새롭게 쓰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별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적인 노력에 의해 슈퍼스타의 입지에 오른 이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경탄의 대상이 된다. 마이클 조던, 펠레, 타이거 우즈 등은 한때 신과 같은 경이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앞으로 기술적 진보 속에서 엘리트 선수들은 결코 일반인과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서 있을 지도 모른다. 인공적인 장점을 추구하며 스포츠가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스포츠 형태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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