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도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로저 페더러 [출처 : 호주오픈 공식 트위터 #AusOpen]

 

 

  축구 호날두와 메시, 농구 마이클 조던, 복싱 무하마드 알리, 사이클 랜스 암스트롱, 육상 우사인 볼트, 수영 마이클 펠프스, 그리고 테니스 로저 페더러.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분야에서의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슈퍼스타의 기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각자의 스포츠 종목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아이콘들이자 나아가 스포츠 자체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로저 페더러(35)는 스위스의 프로 테니스 선수이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3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로 역대 최장 연속 랭킹 1위 기록을 세웠다. 총 302주간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다. 그는 많은 스포츠 전문가들과 비평가들, 전·현역 선수들에 의해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상업적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고 그의 인기는 가히 경이로운 수준이다. 실제로 페더러는 지난 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글로벌 스포츠 스타 브랜드 가치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페더러는 ATP투어 팬들이 뽑은 최고 인기 선수로 2003년부터 무려 14년 연속 1위를 달리며 이 부문 신기록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페더러의 위대함은 비단 테니스 종목에 한정 지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는 이제 스포츠 100년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포츠 황제’의 반열에 거의 근접하였다. 그와 동시대에 산다는 것과 그의 플레이를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테니스 팬들에게는 엄청난 축복이다.

  근래 3~4년 동안 슬럼프를 겪으며 전성기가 지나갔다는 평을 들었던 페더러가 올해 초에 열린 2017호주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테니스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이번 우승으로 남자단식 역대 최다 우승(18승)을 기록하였다. 종전의 최다 기록 17승 역시 그의 업적이었지만 그랜드슬램 우승컵을 받은 지 4년 6개월이나 지났고, 마지막 우승 기록은 1년이나 지난 시점이었기에 황제의 귀환은 감격 그 자체였다.


  결승전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영원한 숙적 라파엘 나달을 2009년 이후 8년 만에 결승전에서 만났다. 코트 구석구석을 누비며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리는 나달을 상대로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보여준 페더러가 5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 하였다.

  두 전사들의 충돌은 그야말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빅 매치이자 클래식 매치였다. 페더러와 나달이 치르는 ‘9번째 그랜드슬램 결승전’이라는 사실만으로 대중들의 흥분을 일으키기 충분하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최고의 매치’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멋진 시합을 보여주었다. 두 선수의 역대 전적은 23-11로 나달이 기록 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었고, 2007년 윔블던 결승전 이후 그랜드슬램에서 줄곧 나달이 이겼기 때문에 나달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페더러는 승리를 위해 본인만의 경기 방식을 내려놓고 바꿀 줄 알고,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용해 나갔다. 페더러는 심각한 무릎 부상을 딛고 반 년 만에 컴백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페더러의 코치 폴 아나콘(미국)이 미국의 스포츠주간지 SI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로저 페더러가 라파엘 나달과의 경기에서 승리 해법을 찾기 위해 3년간 고민했음을 털어 놓았다. 폴은 “나달에게 승리하기 위해 3년 반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다”며 페더러의 승리가 장기적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나달은 엄청난 선수다. 특히 그라운드 스트로크에서 타구를 커버하는 범위가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압박 상황에 몰리게 되면 나달은 오히려 안정적인 샷을 구사함으로써 자신의 엄청난 활동량을 통해 랠리를 꾸준히 유지하려고 한다. 이는 결국, 페더러 같이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가 스스로 에러를 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호주오픈 결승에 대해 “마지막 세트 페더러가 1-3으로 뒤지고 있을 때, 오히려 페더러는 더 공격적으로 나달의 코트 구석구석을 노리며 포인트를 따냈다. 그것이 바로 그 경기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라고 하였다.


  결국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 페더러의 창이 나달의 방패를 뚫어서 경기를 잡아내며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한 대회로 마무리 되었다. 자신의 오랜 천적이자 라이벌을 이기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노력하여 피나는 연습 끝에 2012년 윔블던 이후 4년 6개월 만에 그랜드 슬램을 정복한 것이다. 황제의 시대가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35살의 노장 선수는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한창 때와 비교해서 체력과 스피드는 떨어졌을 지라도 지금은 자신의 단점들을 보완하여 움직임을 최소화시키고 샷들은 더 날카로워졌다. 이는 그가 이전보다 더 성숙된 플레이를 하고 더욱 노련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나이로는 37살, 수많은 역동적이고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였다. 자기 관리에 있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여전히 최고의 테니스 선수이다. 그러나 그가 언제까지 최고의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나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페더러는 매번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점점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그가 자신의 신기록을 어디까지 넘어설지, 그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테니스 팬들에게 있어서 즐거운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자기개발, 테니스에 대한 열정, 승부욕, 끈기, 여러 고난과 좌절 등을 겪고도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오히려 자신이 더욱 더 단단해지는 기회로 바꾸는 페더러. 그는 자신을 꾸준히 다그치고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노력하여 성장하였다. 이러한 그의 겸손하고 투철한 프로정신이 있었기에 그가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하여 그의 빛나는 외모까지. 로저 페더러를 이 시대에의 진정한 ‘스포츠 황제’라고 칭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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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 꾸시기 2017.05.22 10:49 신고

    좋은글 잘 봤네요^^ 평소에 테니스에 관심이 많았던터라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기자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