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예빈

 

 

  잠실야구장에 가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선수 응원가가 있다. 바로 현재 경찰청 야구단 소속으로 군 복무 중에 있는 두산 베어스 정수빈 선수의 응원가이다. 이 응원가는 10개 구단 중 최초로 남·여가 나뉘어서 부르는 응원가라는 점에서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자 관객들이 먼저 높은 목소리로 날려라 날려 안타 두산의 정수빈을 부르면 바로 뒤이어서 남성 관객들이 안타 정수빈을 외치는 식이다. 이처럼 여성은 이제 적극적으로 경기 및 응원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국내 프로야구의 열풍을 주도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16년에 야구장을 찾은 관객 중 여성의 비중은 43%였다. 점점 여성의 비중이 커지자 많은 구단, 야구장 측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경우 매달 여성 팬들을 위해 '퀸스 데이(Queen’s Day)'를 지정해 두고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여성 관중에 한해 대부분의 입장권 가격을 2000원 할인해 줄 뿐만 아니라 여성 팬들만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 추첨까지 진행한다. 실제로 13, 두산 베어스는 기아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퀸스 데이로 지정해 베어스를 사랑하는 여성 팬을 위한 BIG EVENT"라는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이 외에 평소에도 경기 중간 중간 여성들끼리 맥주 빨리 마시기, 댄스 대결 등 다양한 이벤트를 꾸미곤 한다.

 

  야구장에 있는 굿즈(Goods)샵도 달라지고 있다. 여성 팬들을 겨냥한 핑크색 유니폼, 핑크색 글러브, 모자 등이 인기를 끌고 있고 응원 도구들도 여성 팬들의 취향을 고려해 마치 기념품처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잠실야구장에서 굿즈 샵을 구경하는 여성들

 

 

  이러한 다양한 변화 덕뿐일까, 최근 여성 팬들 사이에서는 야구 관람을 일종의 문화생활, 나들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여성들, 특히 주부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족과 함께 야구장에 가서 색다른 추억을 쌓고자 한다. 예전에는 주류와 먹을거리들만 즐비했던 야구장이 이제는 달라졌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디저트 카페나 파우더 룸부터 수유실, 유모차 대여 공간, 어린이 놀이방까지 여성 팬들을 위한 시설들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야구장 내에 여성들을 배려한 시설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여성들은 편안하게 야구장 직관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잠실야구장에 설치된 편의시설 안내판

 

 

  물론 이러한 여성 야구팬의 증가에는 KBO 리그 자체의 수준 향상과 독특한 응원문화의 영향력도 크게 작용했다. 10구단 체제가 갖춰진 이후로 경기 수도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KBO 리그 자체의 경기 수준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다일주일 중 6일이나 야구를 즐길 수 있고 경기 자체도 더 흥미진진해졌다는 점이 여성 팬 수 증가의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팀 별로 응원가나 응원도구도 독특하다. 대부분의 주변 여성 야구팬들은 야구장에 가서 다 같이 하는 응원이 너무 재밌다”, “목청껏 응원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다라고 말한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응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격하고 구단 별로 특색도 있다는 점이 여성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갔다.

 

 

유명한 롯데 자이언츠의 비닐봉지 응원

 

 

  프로야구 구단 넥센 히어로즈는 매년 야구를 처음 접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야구 규칙, 전광판 보는 법 등을 알려주는 야구 특강을 진행한다. 실제로 기자가 재학 중인 숙명여자대학교에도 매년 구단이 찾아오는데, 학생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강연 후 홈경기 티켓이나 여심을 자극하는 각종 물품들도 나눠주며 확실하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야구는 이미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야구장은 여성들의 직관 수요 증가와 더불어 새롭게 변모해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각 구단들도 여성 팬들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 및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여성들이 국내 프로야구 흥행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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