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효동 (해외 통신원)

 

 

테네시대학 테니스클럽의 펀드레이징 홍보물

테네시 인근 고등학교 테니스클럽의 펀드레이징 행사 모습

 

늦가을 선선한 바람이 불던 10월의 목요일 오후, 테네시주 낙스빌(Knoxville)에 위치한 Panera Bread Bakery Cafe에서 열댓 명의 미국 대학생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테네시대학 테니스클럽의 학생들로 클럽운영비와 대회참가비를 마련하기 위해 펀드레이징(Fund Raising)행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펀드레이징이란 자선단체 및 기타 조직에서 활동비를 마련하기 위해 실시하는 방법으로, 물품을 대신 판매하고 그 수익금의 일부를 갖거나 서비스봉사를 하는 등의 다양한 기금마련 활동을 의미한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의 학생들이 이러한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며 세차, 쿠키판매, 기념품 판매 등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펀드레이징 행사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현장에 있던 한 클럽 학생은 미국 학생들은 본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자신들의 클럽을 위한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고 클럽 운영비 및 활동비를 마련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전했다. 자신이 속한 클럽과 자신의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미국학생들, 과연 그들의 실제 스포츠클럽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지금부터 테네시대학에서 약 6개월간 직접 체험한 테니스클럽활동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NCAA의 디비전 구성

 

전미테니스협회에 등록된 대학테니스 클럽

 

 

먼저, 미국대학스포츠조직은 전미대학체육협의회(NCAA)에 소속된 비전1~3(Division~)학생선수조직과 그 밖의 종목별 스포츠클럽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디비전에 소속되어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선수로 불리는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이 교내 스포츠클럽에 가입한다. 6개의 서로 다른 시간구역을 가진 광활한 대륙에 약 3000여개가 넘는 4년제 이상 대학을 보유한 미국답게 스포츠클럽 숫자도 어마어마한데, 전미테니스협회(USTA)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클럽만 약 390여개에 이른다.

 

 

전미테니스협회 산하 지부

 

테네시대학 테니스클럽 소개자료

 

필자가 속했던 서부지역(Southern, 전미테니스협회 아래 총 17개의 지부가 있음)의 테네시 대학에는 하나의 테니스 클럽 아래 대회참가를 주목적으로 하는 Competitive팀과 연습을 주목적으로 하는 Practice팀 이렇게 두 개의 팀이 운영되었는데, 매학기 초 입단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의 소속팀이 결정되었다. 연간 클럽 참가비는 Competitive$225, Practice$50로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Competitive팀의 경우 투어비용(식비를 제외한 대회참가경비일체 ex. 참가비, 숙박비 등)과 단체셔츠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어 결코 비싸지는 않은 금액이었다.

 

  

테네시대학 테니스클럽 학생들

 

 

클럽의 공식훈련은 주 2~32시간 정도로 진행되었는데, 대체적으로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교육적인 내용으로 진행되는 한국 대학클럽과는 달리 이 곳 테네시 학생들은 웃고 즐기며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클럽훈련을 진행하였다. 훈련프로그램도 한국처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보다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훈련이라기보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평소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대학 스포츠 시스템, 평생 스포츠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던 필자는 이와 같은 스포츠클럽의 분위기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약 6개월 동안 함께 훈련하고 대회에 참여하며 그들을 바라보면서 처음에 느꼈던 오해는 곧 이해로 바뀌었다. 그들에게 테니스는 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할 인생의 동반자였고, 테니스를 통해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 그것이 테네시 테니스클럽의 가장 큰 존재이유였다.

 

교내스포츠리그 홍보물

교내 테니스대회 대진표

 

또한 학기 중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테니스 이벤트가 개최되었는데, 대학 구성원들 간의 이벤트인 교내테니스 대회와 타 대학 학생들과 교류하는 USTA 토너먼트가 진행되어 학생들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먼저, 교내 테니스대회(Intramural Sports, 보다 자세한 정보는 “Intramural Sports”참조, http://www.sportnest.kr/2701)는 나이, 전공, 직위 등에 상관없이 모든 학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토너먼트 경기로, 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경기를 계속 이어가는 방식을 사용하여 모든 선수들이 승패와 관계없이 학기말까지 꾸준히 참여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 있었다. 비록 우승이 적힌 기념 티셔츠 한 장이 대회 상품의 전부였지만, 매학기 새롭게 개최되는 교내 테니스 대회는 구성원들이 보다 흥미롭게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강한 동기부여를 제공함과 동시에 공통의 취미를 가진 구성원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USTA 토너먼트 대회운영본부

USTA 토너먼트 매니저

 

다음으로 USTA 토너먼트는 전미 약 394개 대학 테니스 클럽 팀을 총 15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 내에 속한 학교들 간 진행되는 단체전으로, 2016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6개월간 테네시 대학이 속한 Southern 지역에서는 총 6개의 시합이 개최되었다. 1인당 대회 참가비는 최소 $15부터 최대 $30로 시합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대회진행 간 물, 음료 그리고 간단한 점심이 제공되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대회진행의 편의와 참여자들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테니스단체의 경기규칙을 따르지 않고 USTA만의 방식을 새롭게 고안한 것인데, 이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한 USTA의 관계자는 대회개최의 주요목적이 테니스를 통한 축제의 장을 제공하고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평생 테니스 환경을 위한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경기규칙을 변경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실제로 현장에서 느낀 USTA의 경기방식(아래설명참고)은 경기시간을 절약하고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하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대회장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대회에 참여하며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다음 시합을 위해 대기하는 동안 학교숙제를 하는 학생들을 목격한 것이다. 방학이 짧고 개최되는 대회 수가 많다보니 대부분의 대회들이 학기 중 금요일부터 23일간 진행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대회장 곳곳에서 책을 펴고 앉아있는 학생들을 빈번하게 마주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별난 행동으로 오해받거나 주변 친구들로부터 놀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회장에 있던 어느 누구도 책을 펴고 앉은 동료들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놀라운 일로 생각하지 않았고, 이에 새삼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 그리고 스포츠참여와 학습의 조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테네시대학 테니스클럽 학생들

 

이상 지난 6개월간 테네시 대학스포츠클럽에 참여하며 느낀 점을 요약하자면 자신의 행복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참여, 참여자의 만족과 행복을 우선순위에 두는 시스템 그리고 이 모두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USTA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참여하는 클럽을 위한 모금행사에 참여하거나 대회기간동안 숙제를 하는 등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고, 이들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배가시키기 위해 승리가 아닌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이벤트들이 곳곳에서 진행되었으며,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USTA의 든든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력은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행복하게, 경기에서 이기지 못할지 모르지만 과정을 즐기면서 자신들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학생들과 이를 지원하는 협회. 기자가 바라본 미국대학 테니스클럽은 과연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알고 그것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이었다.

 

 

* USTA 대학테니스클럽 경기방식

남녀 한 팀으로 32(·여 단식, 동성 복식, 혼성복식으로 구성되며 대부분의 토너먼트가 이와 같은 팀별 단체전으로 진행됨)의 단체전 경기를 진행하며 승패가 아닌 얼마나 많은 게임을 획득했는지에 따라 승부를 결정하는 방식.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매 홀수게임마다 코트를 교체하고 휴식시간을 부여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4게임이 끝나고 하는 방식으로 변경. 또한 야구·축구와 같이 경기 도중 회수의 제한을 두고 선수를 바꾸는 것을 허용하며 새로운 선수 투입 시 별도의 연습시간 없이 경기를 이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함. 뿐만 아니라 아무리 많은 스코어차이가 나도 순서 상 가장 마지막에 열리는 혼성복식에서 뒤지고 있는 게임 수 이상을 연속으로 획득할 경우 해당 팀이 승리하게 됨. 이때 연속으로 게임을 획득하던 중 단 한 게임이라도 빼앗길 경우 경기는 그대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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