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대회 취재기] ‘시카고는 왜 뉴질랜드 럭비대표팀 올블랙스를 초청했는가?’

글 / 김도현(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인재육성단 해외연수과정)

 

 

 

시카고컵스 우승 퍼레이드에 모인 500만 인파 속에 뉴질랜드 럭비대표팀 선수들도 함께 컵스의 우승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 Ayanarashed)

 

(해외통신원 김도현) 201611, 시카고 컵스가 미국프로야구(Major League Baseball) 월드시리즈에서 108년 만에 빌리 염소의 저주(Curse of the Billy goat)를 풀고 우승했다. 108년의 기다림은 도시 전체를 컵스의 상징인 파란색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4(이하 미국시간)에 펼쳐진 컵스의 우승퍼레이드에는 500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AP).

 

 

 

1)시카고 컵스의 108년 만에 우승 이후 도시의 모든 동상에는 컵스의 의상이 입혀져 있다. 2)빌딩들이 조명을 이용하여, 컵스의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해외통신원 김도현)

 

컵스의 역사적인 우승으로 축제분위기인 시카고에서, 또 다른 스포츠 이벤트가 도시에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바로, 뉴질랜드와 아일랜드 럭비대표팀의 평가전이다. 필자는 한국에서 럭비선수, 지도자 그리고 대회운영 경험이 있다. 더군다나, 세계 럭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그리고 5위 아일랜드의 경기가 있어서 이곳에 오게 됐다. 이 두 팀의 경기는 축구에 비유하자면, 세계적인 축구스타 메시와 C. 호날도가 있는 바르셀로나 그리고 레알마드리드(엘클라시코; el clasico)의 경기 정도로 설명하고 싶다.

 

 

Leading Sporting Events from ‘Global Sports Impact’ project

 

Event/Host

Total

Attendance

Total

Athletes

Competing

Nations

TV

Nations

2012 Olympics

London

8,200,000

10,903

204

220

2014 FIFA World Cup

Brazil

3,400,000

736

32

219

2011 Rugby World Cup

New Zealand

1,400,000

600

20

207

2014 Winter Olympics

Sochi

1,000,000

2,894

85

220

2014 Asian Games

Incheon

400,000

9,501

45

62

올림픽, FIFA월드컵 그리고 럭비월드컵과 같은 국제스포츠이벤트 규모 (출처=BBC)

 

 

럭비는 축구와 같이 4년에 한 번씩 월드컵을 개최하며, 하계 올림픽과 FIFA 월드컵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스포츠이벤트로 평가받는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5년 럭비 월드컵은 럭비 종주국인 잉글랜드에서 열렸다. 전 세계 207개국에서 12천만 럭비 팬들이 결승전을 관람했고, 460,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 공식 SNS 동영상은 조회 수 27천만을 기록했다(Rugby World Cup, 2015).

 

 

The Rugby Weekend in Chicago경기가 열린 숄져필드(62) 전경. (사진=Expedia)

 

 

The Rugby Weekend in Chicago

2016114~5‘The Rugby Weekend’ 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이틀에 걸쳐 두 개의 국가대표 평가전이 치러졌다. 도요타 파크(2만 용적)에서는 미국과 뉴질랜드 1.5군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마오리 올블랙스의 경기, 그리고 숄져 필드(6만 용적)에서는 뉴질랜드와 아일랜드의 경기를 AIG가 후원하고, 미국럭비협회의 주관/주최 하에 치러졌다. 경기장 용적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미국에서 열리는 평가전임에도 불구하고 미국대표팀 경기보다 두 번째 경기인 뉴질랜드와 아일랜드의 경기가 주요경기였다. 이 두 경기는 모두 매진되면서 8만 명이 넘는 관중을 유치했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마오리 올블랙스가 미국대표팀을 상대로 547로 승리, 두 번째 경기는 아일랜드가 4029의 점수로 승리를 기록했다.

 

 

 

 

숄져필드 관중  공식집계                                                                               아일랜드 경기 승리 직후

(사진=해외통신원 김도현)

 

 

 

네 개의 국가가 참가한 ‘The Rugby Weekend’는 사실 평가전을 넘어 미국 럭비인구 저변 확대와 증진에 목적이 있는 이벤트다. 이를 위해 시카고와 미국럭비는 뉴질랜드 럭비대표팀 올블랙스를 초청했다. 과연 그들이 가진 영향력은 무엇이기에 이틀간 8만이 넘는 관중을 시카고로 모이게 했을까?

 

 

 

 

 

전 세계 럭비를 장악하고 있는 뉴질랜드 럭비대표팀 올블랙스. (사진=All Blacks)

 

 

 

올블랙스(All Blacks); 뉴질랜드 럭비대표팀의 닉네임

미국럭비협회가 올블랙스를 시카고로 초청한 이유, 미국에서 자국의 국가대표팀 경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틀간에 평가전이 큰 흥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올블랙스가 북미, 그리고 세계럭비에서 가지는 인기와 영향력이 그 이유이다. 이들은 1903년 첫 번째 공식경기 이후로 77%의 국제경기 승률을 가지고 있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럭비 월드컵에서 2011, 20152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며,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우승(1987, 2011, 2015)을 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번 경기에서 아일랜드에게 패하기 전까지는 18경기 연승의 역사적인 기록을 바라보고 있었던, 독보적인 럭비 국가대표팀이다. 이들이 매 경기 시작 전 하는 하카(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들이 전쟁에 나가기 전에 하던 전통의식)는 올블랙스의 경기력과 함께 특별함을 더해준다(Wikipedia, 2016). 실제로 이번 23일 일정에서 다양한 올블랙스 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들을 ‘The Rugby Weekend in Chicago’로 참여하게 한 올블랙스의 힘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첫째 날 경기인 미국과 마오리올블랙스(뉴질랜드 1.5)의 경기에서 만난 캐나다 친구들. 왼쪽부터 스틸, 스틸의 아내, 키코의 아내, 키코 (사진=스틸의 페이스북 페이지)

 

 

 

Q: 캐나다에서 시카고까지 어떻게 오셨나요?

스틸, 키코/ Nanaimo(캐나다 남서부)에서 5시간 비행으로 왔습니다. 비행 중간 환승과 대기시간을 합치면 7시간이 걸렸네요.

 

Q: 어떻게 럭비 팬이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럭비선수로서 경험은 어떻게 되세요?

스틸/ 럭비 선수들 간에 끈끈한 우정(the comradery)을 좋아합니다.

 

키코/ 럭비경기의 원시적이고 거친 플레이(the primal ferocity), 그리고 의리(the brotherhood)를 좋아합니다. 캐나다에는 럭비를 정기적으로 방송하는 채널이 없었지만, 저는 어린 시절부터 럭비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대학 4, 지역 클럽 팀에서 5년간 럭비선수로 활동 중입니다. 사실 내일 저희 클럽팀 경기가 있는데, 경기를 뛰는 대신, 올블랙스를 보기 위해 시카고에 왔습니다.

 

Q: 당신에게 올블랙스는 어떤 의미입니까?

스틸/ 한 가지 분명한 건, 저는 올블랙스의 경기를 보는 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저는 그들의 경기를 보며 자랐습니다. 2004년 남아공 럭비월드컵에서 조나로무(뉴질랜드의 전설적인 선수)가 많은 수비수들을 제치며, 달리는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아마 제가 올블랙스를 좋아하게 된 계기일 것입니다.

 

Q: 이번 시카고 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스틸/ 시카고컵스의 월드시리즈 퍼레이드에서 Beauden Barrett, Aaron Smith(올블랙스 선수들) 옆에 서 있었던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키코/ 너무 많습니다. 도시의 빌딩들은 컵스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파란색 조명으로 멋진 야경을 만들어냈고, 우승기념 세레머니도 너무 멋졌습니다. 그 와중에 많은 올블랙스 선수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두 럭비 경기를 본 것도 말입니다.

 

 

 

 

캐나다에서 10시간 운전으로 시카고에 도착한 그랜트(왼쪽)와 브래드(오른쪽).

(사진=해외통신원 김도현)

 

 

Q: 어떻게 시카고에 오시게 되었습니까?

그랜트/ 물론 세계 최강인 올블랙스의 경기를 보러 왔습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뉴질랜드 사람입니다. 이번 시카고 대회에서 많은 올블랙스 팬들과 함께하면서, 고향의 향수를 느끼고 싶습니다.

 

브래드/ 이번 올블랙스 북반구 투어(시카고-로마-더블린-파리) 일정 전체를 따라 여행하는 친구(그랜트)와 함께 제 생에 첫 번째 올블랙스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시카고에 왔습니다.

 

Q: 럭비 경험, 그리고 럭비 팬이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랜트/ 저는 5살부터 22살 때까지 뉴질랜드에서 럭비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오클랜드(뉴질랜드의 수도) 대표를 두 번 경험했고, 프로팀에서의 선수경험도 있습니다. 그 이후 캐나다로 넘어와 제가 교수로 있는 St. Lawrence College에 럭비 팀을 창단 시켰고, 첫 회 코치로서 팀을 Division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현재 25년째 코치 생활을 하고 있네요. 저는 럭비의 의리(comradery)를 좋아합니다. 세계 어디든, 럭비선수들은 의리가 있기로 유명합니다. 럭비는 스포츠에 필요한 모든 체력요소를 요구하는 스포츠입니다. 속도, 민첩성, 지구력, , 강인한 정신력 등 이외에도,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선 이 모든 요소를 경기 중에 발휘해야하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럭비를 좋아합니다.

 

브래드/ 친구들과 어울려 맥주 한 잔하며, 럭비를 보는 재미에 럭비 팬이 되었습니다.

 

Q: 당신에게 올블랙스는 어떤 의미입니까?

그랜트/ 정말 대답하기 힘든 질문입니다. 올블랙스는 뉴질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축소판입니다. 올블랙스는 뉴질랜드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것 자체입니다. 그들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승리와 패배 앞에서도 겸허합니다. 그리고 다음 경기를 위해서 노력을 멈추지 않는 팀입니다.

 

브래드/ 모든 뉴질랜드 사람들의 응원과 사랑을 받는 세계 최강의 럭비 팀입니다.

 

 

자국(캐나다)의 대표팀 경기가 아님에도 7시간 비행으로 국경을 넘어 본인들이 선망하던 팀인 올블랙스를 직접 보러 부부동반 여행을 온 스틸과 키코의 이야기를 통해서 올블랙스가 캐나다 럭비팬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뉴질랜드 이민자인 그랜트와 브래드는 올블랙스가 뉴질랜드사람들에게 자신들을 표현하는 방법과 도구이며, 그들을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한다.

 

이들 뿐만 아니라, 올블랙스를 보기 위해, 뉴질랜드 현지에서 대략 18시간 비행을 통해 미국 원정경기를 보러 온 뉴질랜드 사람들, 미국 전역에 뉴질랜드 이민자들, 북미에 살고 있는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뉴질랜드 팬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들 모두는 시간과 거리를 불문하고 올블랙스의 경기를 관람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카고에 모여들었다.

 

지역 팬들과의 네트워크

 

 

 

올블랙스의 간판스타 Budden Barret 선수가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의 대표적인 조형물 ‘The been’ 앞에서 아이에게 럭비공을 건네고 있다.

(사진=Parent Herald)

 

 

필자는 이에 더하여, 이번 시카고 럭비대회기간 동안 올블랙스 선수단이 어떻게 팬들과 소통했는지 이야기하고 싶다. 올블랙스 선수단은 경기를 관람하러 온 럭비 팬 뿐 아니라, 시카고 도심곳곳을 방문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소통했다. 시카고를 대표하는 농구팀인 시카고 불스의 경기도 관람했고, 도시의 명소인 밀레니엄 파크(The bean), 네이비피어(Navy Pier), 현대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쉐드 수족관(Shedd Aquarium) 등 많은 시간들을 시카고 시민들과 함께했다. 올블랙스가 시카고에 머무는 동안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들은 SNS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Ayanarashed).

 

 

 

 

사진 왼쪽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스틸(인터뷰 대상자)과 올블랙스 선수들 Budden Barret(가운데), Aaron Smith(오른쪽). 스틸은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자신의 럭비스타들과 함께 시카고컵스의 우승퍼레이드를 함께한 것을 최고의 기억으로 뽑았다.

(사진=Phil Walter/Getty Images)

 

 

이들이 시카고 컵스의 우승퍼레이드에서 500만 명의 대중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컵스의 우승을 축하하는 모습, 호텔 안팎에서 사인과 기념사진을 요청하는 팬들을 반갑게 응대하는 모습들을 보며 왜 시카고와 미국럭비협회가 미국의 럭비저변과 증진을 위해 올블랙스를 초청했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References

Ayanarashed (2016, November 8). New Zealand All Blacks And Adidas Celebrate Chicago Cubs Championship Win in Chicago. The Source. Retrieved from http://thesource.com/2016/11/08/new-zealand-all-blacks-and-adidas-celebrate-chicago-cubs-championship-win-in-chicago/

New Zealand national rugby union team. (2017, January 12). In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Retrieved from https://en.wikipedia.org/w/index.php?title=New_Zealand_national_rugby_union_team&oldid=759667720

RWC 2015 declared biggest and best tournament to date. (2015, November 1). Rugby World Cup. Retrieved from http://www.rugbyworldcup.com/news/121819?lang=en

Slater, M. (2014, December 4). Olympics and World Cup are the biggest, but what comes next?. BBC. Retrieved from http://www.bbc.com/sport/30326825

The Associated Press(AP). (2016, November 4). Latest: City says 5 million attend Chicago Cubs celebration. USA TODAY. Retrieved from http://www.usatoday.com/story/sports/mlb/2016/11/04/the-latest-cubs-fans-packing-trains-to-chicago-for-parade/9328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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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윤이선 2017.02.23 13:59 신고

    기사의 내용과 필력이 좋아 글을 읽기 좋습니다.

  • 차재우 2017.02.27 22:26 신고

    와... 럭비라는 종목이 한국에서는 메스컴이나 어른들의 입에서 오르내리지 못해 많이 알지 못하고 접하지도 못하니 관심도 없었는데 세계라는 무대에서는 이렇게 큰 스포츠인줄 몰랐어요~~! 우승퍼레이드에 500백만이라니.... 평소 강력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한국 럭비부터 관심 갖을테니 한국 럭비기사도 많이 써주세요~~~ 정부에서도 문체부에서도 많은 힘 실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