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통한 가치공유 - 낙스빌(Knoxville) 챌린저

#우효동기자








서론



▲ 대회가 열린 Goodfriends Indoor Tennis court 출입 /  출입구를 들어서면 자원봉사 모집처와 티켓 구입처가 나온다.



 $270,000의 지방보조금을 받아 $100,000규모의 대회를 운영하고, $64,000의 지방보조금과 $72,000의 지역기업후원으로 $25,000규모의 대회가 운영되며, $58,000의 지방보조금을 받지 못해 $25,000규모의 대회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 다름 아닌 한국 스포츠계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지방보조금과 후원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스포츠 환경이 익숙한 우리에게 다소 낯선 사례가 발견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사례는 지난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미국 테네시주의 테네시대학교에서 진행된 $50,000규모의 테니스대회(Knoxville Challenger)로, 본 대회는 크게 테니스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것과 새로운 신진선수들을 발견하고 그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대회 수익금을 지역 비영리 의료기관인 The Helen Ross McNabb Center*에 기부하고 해당 센터의 창립자 Harry W. Stowers를 추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매년 개최된다.


 주목할 점은 본 대회가 지역 내 수백 명의 개인·단체·기업 스폰서 그리고 활발한 자원봉사로 이뤄지는 비영리 대회일 뿐만 아니라 대회가 끝난 뒤 수익금을 지역 비영리 의료기관에 기부한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에서도 오직 이곳 낙스빌 챌린저에서만 실시되는 보기 드문 사례다. 앞서 언급했듯, 대부분의 대회가 지방정부로부터 교부받은 천문학적인 돈을 통해 진행되며 주어진 예산 속에서 대회를 온전히 치러내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한국사정과 비교했을 때, 이는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든 사례다. 뿐만 아니라, 취재결과 본 대회는 대회기간 동안 지역 스폰서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더 많은 관람객들을 동원하기 위해 인근 클럽들을 대상으로 입장권 할인 행사를 진행하거나, 관람객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경기시작 시간을 오후 7시 이후로 잡는 등 기존의 대회에서는 볼 수 없던 특성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과연 낙스빌 챌린저는 다른 여타 테니스 대회들과 어떻게 다른지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본론


 먼저, 본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내 수백 명의 개인·단체·기업 스폰서 그리고 활발한 자원봉사들의 참여로 대회가 이뤄지며 대회로부터 발생한 수익금을 지역 비영리 의료기관에 전부 기부한다는 것이다. 본 대회의 개인·단체·기업 스폰서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600부터 최대 $10,000까지 총 5단계 로 제시된 금액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지불하면 되는데, 2016년 대회 기준, 총 243개의 개인·단체·기업 스폰서(아래 표1, 표2 참조)가 참여하여 대회의 유치 및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 대회장 입구에서부터 스폰서들에 대한 소개가 강조된다. /  대회장 곳곳에 스폰서들을 소개하는 판넬이 세워져 있다.

 





 이와 관련해 대회의 토너먼트 디렉터 아담 브록은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개인·기업·단체 스폰서를 유치하는 것이 본 대회의 핵심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비단 테니스 대회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The Helen Center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뒷받침했다. 또한 그는 매년 대회에 참여하는 스폰서, 자원봉사자들은 대개 지역사회 내의 일반 개인·단체·기업으로 병원 관계자들은 5~10% 정도밖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들로부터 지난 8년간 총 $900,000가 기부되었고, 올해 대회 또한 $165,000의 금액이 기부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힘주어 전했다.




▲ 인터뷰 기념사진 (좌측이 대회 토너먼트 디렉터 아담 브록) /  대회 입장권(좌측부터 클럽할인권, 일반 입장권, 스폰서입장권)



 앞서 밝혔듯, 본 대회의 스폰서로 참여할 경우 대회기간 동안 몇 가지 혜택이 주어지는데, 우선 경기장 내에서 관람에 가장 최적화된 코트 뒤편 2층 좌석을 오직 스폰서에게만 배정하고, 대회기간 내내 대회장 한 편에 마련된 연회장에서 스폰서들을 위한 점심·저녁 출장뷔페 식사를 제공하며, 함께 방문할 동반자를 위한 하루 2개의 추가 입장권을 제공한다.


 



▲ 2층 관중석의 스폰서 전용 좌석 표시 

▲ 우측의 스탠드는 스폰서들로 가득차고 일반 관중들은2층 스탠드 뒤에 서서 보거나 중앙에 보이는 임시 좌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



  또한 본 대회는 보다 많은 지역 사회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인근 테니스 클럽 혹은 피트니스 클럽을 대상으로 요일별 입장권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아예 받지 않는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동시에 학생선수들과 코치의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 18세 이하의 학생들과 코치들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행사도 실시했다(아래 표3. 참조).





마지막으로 본 대회는 지역 밀착형 대회를 내세우는 대회취지에 걸맞게, 일몰과 기온변화 등의 환경적 제약을 받지 않는 실내코트의 이점을 활용하여 주요 경기시간을 지역주민들의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7시로 옮기는 선택을 했다. 이는 선수들의 편의와 경기력 등을 고려하여 대개 낮 시간에 시합이 진행되고 오후 6시 전후로 모든 시합이 종료되는 기존 대회관행과는 매우 다른 파격적인 조치다. 그러나 이런 과감한 경기시간 변경에 호응하듯, 평일 낮 시간에는 한국보다 조금 많은 수준인 40~5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저녁 6시가 되자 직장에서 퇴근한 지역주민, 스폰서들이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와 7시가 되어 경기가 시작할 무렵에는 대략 500여 명의 인원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그들 대부분은 사전에 등록된 개인·기업·단체 스폰서들로, 필자와 같이 개별적으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많지 않아 보였지만 대신 그 어떤 대회보다 관중들이 대회를 웃고 즐기며 활발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눈에 띄었고, 이로 인해 마치 하나의 지역사회 축제에 테니스 대회가 들러리로 존재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지역민들을 위한 축제, 테니스도 함께 즐기는 스포츠행사를 표방하다보니 대회진행 간 문제점도 나타났는데, 테니스는 선수들의 경기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포인트와 게임의 진행 간 관중의 이동은 물론이고 소음을 일으키는 것이 극히 제한되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특성이 무시되는 상황이 빈번이 연출되었다. 이에 경기를 진행하던 선수들이 경기도중 건너편 관중들의 이동에 대해 수차례 항의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결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본 대회를 지역사회와 스포츠, 그리고 사회봉사라는 개념이 잘 융합된 성공적인 대회라 평하고 싶다. 먼저, 본 대회는 스포츠를 위한 스포츠만을 위한 대회가 아닌 스포츠를 활용한 지역사회 이벤트의 좋은 예로 여겨진다. 이는 분명 스포츠 대회의 유치 및 성공적 개최라는 단 하나의 목적으로 적게는 $20,000에서 많게는 $200,000가 넘는 금액을 소모하는 스포츠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각본 없는 드라마,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명승부, 승부를 위해 흘리는 땀과 노력, 그리고 스포츠 정신 등 스포츠는 그 자체로 너무나 숭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스포츠 대회 유치 및 진행을 통해 이러한 스포츠가 지닌 가치들을 사회에 나누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한 일이다. 또한 더욱 많은 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스포츠 종목의 발전을 꾀하고 차세대 선수를 길러내는 데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낙스빌 챌린저 사례는 스포츠가 지닌 이 모든 가치를 나누는데 있어 우리사회의 다른 소중한 가치들 또한 함께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물론 본 대회는 아직은 미국에서조차 특별한 사례에 속하고 스포츠에 대한 인식과 환경, 그리고 경제력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미국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기업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본 대회의 운영방식이 하나의 작은 단초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한국에서도 프로테니스 대회를 개최할 때,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일일레슨을 진행하거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매직 테니스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노력이 계속된다면 분명 언젠가 한국 테니스 무대에도 낙스빌 챌린저와 같은 대회가 생겨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스포츠를 통한 가치를 공유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 나아갈 때, 한국은 비로소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The Helen Ross McNabb Center센터는 정신 질환 및 약물·알콜 중독 등의 사회·정신적 문제를 겪는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서 약 70여 년간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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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 용mini 2016.12.03 17:44 신고

    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마지막 말처럼 한국에서도 조금 더 사람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대회가 도 많이 개최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