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올림픽은 왜 7, 8월에 집중해 열리나

#김학수 교수








궁금했다.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올림픽이 여름에 많이 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날씨 좋은 봄이나 가을 대신에 무더위와 장마 등이 빈번한 여름철에 해야 올림픽이 더 유리한 것일까? 처음에 올림픽을 보면서는 여름에 열리는 불문율이 있다는 것을 잘 몰랐다. 바쁜 일상으로 올림픽을 잊고 지내다가 여름 휴가 때 열리는 올림픽을 보면서 4년이란 시간이 또 지났음을 아는 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수십년간  올림픽이 여름철에 많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는 아주 신기하면서 의문이 생겼다. 

그동안 하계올림픽은 본격적인 현대올림픽의 골격을 갖춘 1932년 LA올림픽 이후 아시아에서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9월15~10월1일)과 1964년 도쿄올림픽(10월10~24일) 등 두 번의 올림픽과 1968년 멕시코 올림픽(10월12~27일), 1956년 멜버른올림픽(11월22~12월8일) 등 4개 대회를 빼고는 여름철인 7,8월에 집중해 열렸다.  

리우올림픽은 오는 8월6일부터 22일까지 또 다시 한 여름철에 벌어진다. 남미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리우올림픽은 남반구 계절로는 사실 겨울에 열리는 것이다. 북반구와 계절이 정 반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북반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세계인들의 대부분의 관점에서는 보면 리우올림픽은 엄연한 하계올림픽이다.


그동안 하계올림픽은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비지땀을 쏟으며 질주하는 젊은 세계 남녀 청춘들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력과 인내력을 발휘해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가마솥 더위에 숨이 끊어질듯한 고통과 아픔을 참고 견디며 결승선을 향해, 승리의 고지를 향해 달려야 하는 것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라면 넘어야 할 벽이자 숙명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할까. 뜨거운 더위를 경기력으로 맞서는 선수들의 투혼이 있기에 하계 올림픽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더위와 싸우며 아름다운 감동과 소설보다 더 풍성한 스토리를 전해주는 하계올림픽을 보면서 세계 스포츠팬들은 무더운 더위를 이겨낸다.










여름은 자연상으로 동식물이 번성하는 시기이지만 인간에게는 더위와 폭우 등으로 고통스런 계절이다. 학문을 배우는 학생들은 여름에 방학이라는 휴식기를 갖고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며, 성인들은 여름 휴가로 일시적으로 무거운 노동의 짐을 덜어낸다. 여름철에는 스님들조차 탁발을 하지 않고 ‘안거(安居)’라는 수도를 한다. 여름에는 벌레들이 성하기 때문에 스님들은 살생계를 범할까 봐 나돌아다니지를 않고 ‘하안거(夏安居)를 한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 보양과 수양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한 여름에 젊은 청춘의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뜨거운 승부를 펼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비인간적인 모습일 지 모른다. 하지만  올림픽이 고대 그리스에서 신앞에서 경쟁보다는 화합과 배려, 단결을 통해 인류 평화를 기원하는 제례 행위의 형식으로 열렸다는 역사적 기원을 생각한다면 올림픽 자체는 애초 인간적인 영역을 넘어서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이 펼치는 비인간적인, 신적인 제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초인간적인 선수들이 벌이는 무한 경쟁의 무대였기 때문에 세계인들이 뜨거운 환호를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올림픽의 여름 개최결정은 선진국의 영향이 컸다. 프랑스 쿠베르탕에 의해 고대 올림픽 정신을 부활할 목적으로 창시된 근대올림픽이 지속적인 형태를 갖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1896년 아테네 대회부터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까지는 대회가 4월부터 10월사이에 열렸고, 대회 기간도 2개월씩이나 진행됐으며 무계획적인 행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인의 첫 올림픽 참가였던 1932년 LA올림픽서부터 체계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7, 8월에 대회를 치르게 됐다. 참가국과 선수수가 늘어나고 경기종목이 증가하면서 정례적인 대회 일정이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TV 등 방송매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중계권료의 비중이 커지면서 올림픽 일정은 여름철로 고정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규모의 확대로 올림픽 개최국의 비용부담이 늘어나게 됨에 따라 TV 중계권료가 올림픽 재정의 최대 수입원으로 자리잡으면서 미국 NBC 방송사 등 미국 거대 방송사의 영향력에 의해 올림픽 일정을 7, 8월 사이로 결정했다. 물론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같은 예외가 있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프로스포츠 종목들의 하한기를 올림픽 개최 적기로 선택, 올림픽 중계 효과를 톡톡히 살리려했다.


개최시기가 선진국 주도로 결정된 올림픽은 어떻게 보면 선진국들의 잔치라고 할 수 있다. 1976년 양정모가 레슬링에서 첫 금메달을 따기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선진국들의 올림픽 잔치를 한 여름에 끈적끈전한 땀을 흘리며 찜찜하게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1984년 LA올림픽이후 본격적인 올림픽 금메달 수확에 나선 한국은 4년마다 가슴 벅찬 금메달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한 여름의 올림픽 열기를 이어나가며 한국은 지난 30여년간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10대 스포츠강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리우올림픽에서 더위와 모기가 매개하는 자카바이러스와 싸우며 뜨거운 금메달 경쟁을 벌일 대한민국 선수단의 한여름 승전보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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