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영혼을 맑게 하는 프로스포츠

김학수교수








미국의 대표적인 블로그 뉴스매체인 허핑턴포스트의 스포츠 섹션에 올라있는 한 글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허핑턴포스트 스포츠 섹션은 다양한 전문가들의 글이 많이 올라와 자주 찾아 들어가 보곤하는데, 마침 한 기사가 꽂혔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우승은 영혼을 위해 좋다(The Cleveland Cavaliers'Win Is Good For The Soul)'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오하이오주에서 낳고 자라고 클리블랜드에 살고있는 라부엘 이트먼이라는 미디어관련 여성 사업가가 쓴 이 글은 제목에서 풍기듯이 상당한 감정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문체로 ’농구킹‘ 르브론 제임스가 맹활약한 클리블랜드의 우승 뒷이야기를 열혈팬의 시각에서 묘사했다.


농구팀, 야구팀, 미식축구팀 등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한 3개 프로스포츠팀의 지난 역사와 올해 NBA서 농구팀이 극적으로 우승하기 까지의 역경과 시련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표현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스포츠팬이라고 다 같은 스포츠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홈팀에 대한 절절한 애정과 관심이 상식을 넘어 삶의 자양분일 뿐아니라 정신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경지에까지 올라섰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스포츠팬들은 지난 52년동안 세 프로스포츠팀과 길고 지루한 길을 함께 해왔다. 농구, 야구, 미식축구팀들이 연달아 패하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1995년 미식축구팀 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연고지를 볼티모어로 이전했을 때, 2010년 오하이오의 영웅 르브론 제임스가 “내 재능을 마이애미 히트에 쏟아붓고 싶다”고 TV 생방송에서 발표하며 전격적으로 팀이적을 단행했을 때, 클리블랜드팬들은 매우 분개했었다. 팬들은 TV 카메라 앞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저지를 불태우고 분노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필자인 이트먼은 이러한 순간을 ‘난장판(hot mess)'라는 극단적인 용어로 표현했다.






패배, 당혹감, 실망의 감정은 클리블랜드 스포츠팬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는 개인적으로도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로까지 감성을 공유하며 큰 영향을 미쳤다. 클리블랜드에서 스포츠는 가장 큰 행사였을 뿐아니라 스포츠팬들에게는 삶 자체였다. 스포츠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클리블랜드 시민들은 승리를 위한 행진곡이 울리기를 간절히 원했다. 남에게 보이고 으스대기 위한 것보다는 사람들의 영혼에 울림을 주며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승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주전 마침내 NBA 챔피언쉽을 차지하면서 클리블랜드 역사상 가장 달콤한 승리를 홈팬들에게 선사했다. 캐벌리어스는 NBA 결승전사상 처음으로 1승3패의 절대열세를 뒤엎고 마이클 조던에 버금가는 ‘레전드 슛터’ 스테판 커리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를 4승3패로 극적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실현불가능한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이트먼은 “우리는 이 순간을 간절히 기다렸다. 그것은 초현실적인 순간이었다. 르브론 제임스가 ‘팬들과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고 한 말처럼 우리는 그들과 함께 했으며 그들의 저지를 입고 브랜드를 구매했다”며 농구팀에 대한 강렬한 애정을 표시했다.

올해 NBA 우승은 단순한 프랜차이스팀과 르브론 제임스, 구단의 우승 그 이상이었다. 이트먼에 따르면 캐벌리어스의 우승은 팬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향해 살아갈 힘을 주었으며 중요한 클럽에 같이 속해있다는 연대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트먼은 “우리는 따뜻한 해변과 월스트리트 같은 돈많은 장소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서로가 중요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기를 원한다”며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앞으로는 공유의 가치를 갖고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한 열성팬의 글이었지만 그 내용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스포츠는 팬들에게 오락과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한편으로는 영혼의 감동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에 대한 사랑은 피상적인 열광과 환호를 넘어서 정신의 자유를 만끽시키는 ‘플라토닉 러브’로 승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프로스포츠도 팬들과 신뢰와 교감을 쌓으며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문화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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