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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지방 측정에 숨겨진 진실과 꼼수

                                                                                          글 / 강상조 (한국체육대학교 명예교수)


요즈음 학계와 일반인들의 화두는 온통 건강 이야기이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오히려 학계를 뛰어넘고 있다. 신체활동 방법에 대한 연구가 부쩍 늘었고
신체구성을 측정하는 방법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그래서인지
체육건강 분야에서 비만도를 추정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었고 방법별로
개발된 기구는 그 수가 50여종을 넘는다. 이들 측정기구들 중 특히 생체전기저항
분석기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이하 BIA)을 이용한 도구는 대학연구소,
병원, 건강을 간판으로 내건 단체와 현장에서 쉽게 눈에 띈다. 즉, 없는 곳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이들 기구가 관리자의 눈에 들기만 하면 시쳇말로 대박(?)이 난다.
그렇지만 관리자의 눈에 든다고 비싼 기구를 어찌 그냥 샀겠는가? 뭔가 검토가 있었겠지.

본론으로 가자. 체지방 추정을 위해 흔히 사용되고 있는 BIA 기법은 임피던스(Z)를
이용하여 체지방을 추정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Z 는 저항(resistance:
R)과
유도저항(reactance:
Xc)에 의해 결정된다. 이런 용어 나오면 머리부터 아프겠지만
고등학교 물리책 보면 다 있다. 


이 방법은
실시하기가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연구와 현장에서
그 활용빈도가 아주 높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BIA에 기초한 측정도구가 많이
개발되었고 그 수도 대략 20여종 이상으로 기억된다. 어떤 도구는 값도 제법 비싸다.

Z 를 이용하여 체지방을 추정하는 공식 역시 적지 않게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는 비교를
위해 Segal 등(1988)이 제안한 공식: FFM(kg)=0.000646(HT
2)−0.014(R)+0.421(BW)+10.4 와
Lohman (1992)이 제안한 공식 FFM(kg)= 0.62(HT
2/R)+0.21(BW)+0.10(Xc)+4.2 만을 제시한다.
Segal 등이 1988년에 발표한 초기 회귀식에 의하면 신장(HT
2), 체중(BW), 연령과 R
포함되어 있다.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인종과 성별, 연령수준에 따라 각기 다른 공식들을
제안하였으나 특징적인 것은 이들 공식들이 한결 같이 피검자의 신장, 체중 값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측정기구가 임피던스(
Z)를 이용하여 체지방률(%BF)을
추정한다고 했으면 피검자의
Z를 측정하여 체지방률(%BF)을 제시하면 그만이지,,
왜 이들 정보를 요구할까?

그 이유는 아마도 길이(신장)와 두께(체중)변인은 전류의 흐름 즉, R값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정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Z에 의해 지방량을 추정할 경우 절대지방량이 동일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신장이
크거나 체중이 무거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왜냐하면 전류의 흐름이 그만큼 느릴 태니까)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Lohman(1992) 등은 이를 신장(HT)으로 조정한 상대저항(relative resistance)
값(HT
2/R)을 공식에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짚고 가야할 것이 있다. R값이
신장과 체중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신장과 체중이
분모가 되어야 하는데 왜 분자로 조정하려고 했을까? 다시 말하면 조정하려거든
R값을
신장으로 조정(
R/HT2) 하는 것이 이러한 의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신장만 유독 조정하려고 했을까? 체중은 어떻게 하고... 필자는 지금 논리적 타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생체전기저항분석법’이란 ‘전기저항’에 의해 체지방을
추정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
R값이 조정된 신장’에 의해 체지방을 추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언가 앞뒤가 바뀐 느낌이다.

앞에 제시한 공식 간에는 저항(R)을 정의하는 방법 이외에도 임피던스(Z)를 보는 관점에서
특징적인 차이가 있다. 즉,
Z를 추정할 때 이론적 근거에 충실하였느냐의 여부이다.
Lohman이 제시한 공식은 이론적인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부연하면
Z는 저항(R)과
유도저항(
Xc)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기초로 공식에 R 뿐만 아니라 Xc까지도
포함시키고 있다. BIA에 의해 체지방을 추정하고자 한다면 Lohman의 공식이 보다
논리적이다. 사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기구 중 몇 개의 기구가
RXc를 모두 측정하여
Z값을 제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잠시 유보해 두자.

제안된 공식들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의문은 한결 같이 체중은 일차원인 WT로,
신장은 이차원인 HT
2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 공식을 조합한 즉, 체중을 신장으로 나눈
(WT/HT
2) 값은 우리가 잘 아는 체질량지수(BMI)
이다. 신장과 체중이 실제로 R값에
영향을 미치니까 이를 조정하기 위해 신장과 체중치는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신장, 체중 모두 일차원 값이면 되지 왜 신장 값은 이차원 값으로 투입했을까?
불경스러운 말일 수도 있지만 ‘생체전기저항분석기법’에 의해 %BF을 추정한다고 기구를
만들어 놓았는데 실제로는 BMI가 %BF 결정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세인으로부터
‘뭐 이래?’하는 말을 들을 것은 뻔한 이치이고 그래서
R값을 조정한다는 미끼로 BMI 대신
신장 제곱과 체중을 따로 떼놓아 제시한 것은 아닌가? 별 생각이 다 든다.

여기에서 한 번 더 확인하고 가야할 것이 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정말 임피던스(Z)가,
아니
R이, 체지방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추정해 낼 수 있는가 이다. 사실 자료를 수집, 분석하기
전에는 제안된 공식만 보고
R이 체지방 추정에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가를 알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신장, 체중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도.... 그러나
R 이 체지방 추정에 작용하는
정도가 신장이나 체중보다 크지 않다면, 이를 측정하는 도구에 ‘생체전기
저항분석기법’이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제작자도
조심스러울 것이다.

2005년, 40~60세 남녀를 대상으로 수행된 조정환의 연구에 의하면 BIA측정기구로 추정한
%BF의 전체변량중 BMI가 차지하는 비중(
r=.57)은 약 33% 정도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필자의 연구에서는 이보다 높은 약 88%로 나타났다. 그리고 BMI 이외에 연령,
성 변인을 추가하였을 때 BIA에 의해 추정된 %BF은 99%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하였다. 이 말은 결국 피검자의 BMI와 연령, 성을 알면 BIA에 의해 추정된 %BF을
거의 100% 알아맞힐 수 있다는 그런 뜻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BMI 빼고 진짜
R 이 %BF
결정에 작용하는 정도는 얼마 만큼이란 말인가? '생체전기저항기법'이라는 명패를 달고
%BF을 추정하자고 해놓고서는 말이다.

위의 분석결과는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IA기구를
한걸음 더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BIA기구가 진짜 %BF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는가 그리고
R 이 %BF 결정에 어느 정도 작용하는가를 밝히는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런데
BIA기구가 %BF 추정을 위해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는지 제작자가 시원하게 그 내막을
알려주면 측정결과를 해석할 때 조심을 다하면서 도구를 사용할 텐데,,연구자가 요청을 해도
알려줄 사안이 아니란다.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R 은 %BF을 추정하는데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으며
R 이외에 BMI와 연령변인은 %BF을 추정하는데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EXA에 의해 추정된 %BF을 종속변인, 특정 BIA기구에 의해 추정된

R
BMI, 연령을 독립변인으로 한 중다회귀분석(standard model)을 적용하여 각각의
독립변인이 %BF에 작용하는 정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이들 3개 독립변인을 알면 %BF을
남자의 경우 72.7%, 여자의 경우는 81.1%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BMI와
R,
연령이 %BF을 추정하는데 작용하는 정도는 남자의 경우 56.9 %, 14.9%, 0.9%로 여자의
경우는 63.4%, 12.3%, 5.4%로 각각 나타났다.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독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여자 자료를 예로 들면 BMI를
알면 DEXA가 추정한 %BF을 63% 정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비해
R 은 %BF을
추정하는데 12% 정도밖에 작용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R 이 %BF을 추정하는데 작용하는
정도가 크게 잡아 15% 이내라면 이게 무슨 ‘생체전기저항분석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BMI만 알아도 DEXA가 추정한 %BF을 남자의 경우 56.9%, 여자의 경우는 63.4% 정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들 기구에 집착할 필요가 있겠는가? 라는
입방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럴듯한 용지에 기계가 무엇인가를 짤짤거리며 찍어내면 거짓이 없는 정확한
것으로 그저 믿어버리는 습성이 있다. 사실 측정기구가 100% 정확하게 %BF을 측정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싫어하거나 아주 마음 좋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얀 가운입고 공부께나 한 사람 같은 사람이 이런 기구
이용해서 ‘당신의 체지방이 얼마요’ 하면 범생이들은 그냥 믿어버리지 않겠는가. 설마
이러한 인간의 습성을 놓치지 않는 꼼수가 기구의 개발과정에 작용한 것은 아닌가.
아닐 거라고 마음을 다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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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한국체육측정평가학회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수정 가필한 것입니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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