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재현 (한국체육대학교 조교수)


지난해 북경에서 열렸던 올림픽대회를 봐도,
수영 중계방송을 봐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봐도,
어디에도 흑인 수영선수는 본적이 없는 거 같다.
왜 수영 종목에서 흑인을 찾아볼 수가 없는 걸까?

흑인 수영 선수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다.
88서울올림픽에서 안소니 네스티(남자 접영 100m)가 흑인 최초의 수영
금메달 리스트이며 유일한 사례
였다.
이후 시드니와 북경 올림픽에서 흑인 혼혈(앤서니 어빈)과 400계주(컬런 존스)에서
금메달을 포함하여도 세 개뿐이였다.

세계적인 흑인 수영선수를 잘 볼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제기되는 몇 가지 가설이 있지만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다.
가설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한 측면의 "흑인은유전적으로 신체 밀도(근육 및 뼈)가 높기 때문에 낮은 부력(浮力)
작용으로 수영경기에 불리하다"
고 보는 견해와 다른 측면은 "사회적 혹은 경제적 차별 때문에
백인에 비해 수영종목에 참여기회 자체가 적다"
는 견해로 구분할 수 있었다.



◆ 흑인과 백인의 신체 밀도차이

신체의 밀도는 부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영 경기력을 설명할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제지방(근육 및 뼈)과 지방의 밀도는 각각 1.1g/㎖와 0.9g/㎖로 물의 밀도(4℃에서 1g/㎖)와
비교한다면 지방은 물에 뜨고 제지방은 물에 가라앉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흑인은 백인에 비해서 근육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물에 뜨는데 불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인종간 비교된 골밀도 수치는 흑인, 황인, 백인의 순으로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것도 백인,
황인 그리고 흑인 순의 금메달 개수를 인종별 신체밀도에 따른 차이를 지지하고 있다.


◆ 흑인에 대한 사회 경제적 편파성

세계적인 흑인 수영 선수가 잘 나타나지 않는 현상에 대하여 흑인에 편파적인 사회 및
경제적 여건 때문으로 이유를 붙일 수 있다. 우선 수영은 수영장이라는 인프라가 필요하며
어릴 때부터 기술을 습득해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훈련이 요구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제력을 가진 흑인의 저변이 넓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흑인의 실내 수영장 출입에 대한 편견도 흑인들로 하여금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흑인의 경우 동일한 조건이라면 수영보다는 농구나 육상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위의 두 가설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을 갖고 있을까?

정답은 없지만, 나는 후자 쪽에 무게를 두고 싶고 그랬으면 좋겠다.
백인이 물에 잘 뜨는 신체를 타고난다면 우리 역시 제 2의 박태환 선수를 만드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을까?

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지만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14세의 흑인 소녀 리아 닐이 지난 북경 올림픽에
미국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 출전하게 되었다는 뉴욕타임스 스포츠면 1면 기사는 흥미롭다.

169cm의 신장에 성인선수를 능가하는 기록으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훈련은 흑인이라도 백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아닐까?

1990년 소박과 하워즈는 한명의 수영선수를 86년부터 90년까지 4년간 피하지방과 근육량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시합 전에 인체측정을 통하여 신체구성성분변화와 경기기록의 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이 선수가 두 차례의 세계최고기록을 수립하였는데
그 당시 몸 상태는 피하 지방량이 많은 경우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근육량이 많은 시기도 역시 아니었다.

세계최고기록은 근육량과 지방량의 밸런스가 적정한 시점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근육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강한 근력을 이용하여 추진력을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신체밀도가 높아 낮은 부력의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반대로 지방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부력이 높아 물에 잘 뜰 수는 있지만 수영에서 필요한
근지구력 혹은 근력을 발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박태환 선수를 시작으로 수영 종목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인적,
그리고 물적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수영이 백인들에게만 유리한 종목이라면 투자의 필요성이 없겠지만,
필요한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여, 스포츠과학을 접목한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스포츠둥지




Comment +5

  • 전자인지 후자인지 판단은 잘 못 내리겠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머리속에 기억된 흑인 수영선수는 없군요 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편안한 저녁되시길 바랍니다.

  • 박성건 2009.09.08 19:03 신고

    인종간에 종목의 특성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잘 보고 갑니다. 수영뿐만 아니라 피겨스케이팅, 리듬체조와 같은 종목에도 흑인선수가 거의 볼 수가 없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도 문화, 경제적인 차이일지...

    특히 리듬체조 같은 운동은 탁월한 유연성을 가진 흑인 선수들이 유리할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박재현 2009.09.09 16:03 신고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피겨스케이팅과 리듬체조는 심판의 질적판정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시간(초)으로 측정되는 수영종목과는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피겨나 리듬체조의 경우 흑인에 대한 편견적 시각이 수영종목보다 더 크게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나 인체측정학적으로 보면 스포츠는 경쟁적 특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적자생존의 법칙을 따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농구, 배구, 체조, 배드민턴 등 해당종목에 세계수준의 선수들의 신체는 집단별로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말은 이러한 신체특성을 갖지 못하면 세계수준의 경기력을 보유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따라서 특정 인종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종목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역시 한가지 이론임은 분명합니다.

      신장과 체중이 각각 150cm와 100kg인 여자 피겨선수가 김연아와 동일한 동작을 수행하더라도 심사자는 김연아와 동일한 연기의 아름다움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신체비율에 따른 최적의 신체미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흑인의 신체비율이 다른 인종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혹은 흑인의 신체운동에 대하여 아름다움을 평가하는데 백인보다 엄격하지는 않은지? 이런 연구들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피겨와 리듬체조 얘기에서 약간 빗나갔네요...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정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인종특성에 따른 연구도 재미있는 주제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승민 2018.01.28 16:04 신고

    제 생각에는 과거야 흑인들의 삶이 어려워서 그럴 수도 있다지만 현제에 와서 많이 평등해지고 흑인 갑부들도 다수 존재하는 현실에서

    전자의 이유가 더 가깝다고 생각이 드네요.. ^^

    저같은 경우 매일 수영을 다니는데 예전에 한 헬스 때문에 체지방이 적고 근육량이 많아서 하체가 가라앉는 바람에 유체저항이 훨씬 많아서 수영 하는데 아주 불리한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