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임성철(원종고등학교 교사)


Q) 스포츠강사로 학교에서 일하면서 잊지 못할 행복한 경험이 있다면? 

- 최선생님 : 2학기가 시작될 무렵 3학년 여학생이 도시에서 전학을 왔습니다. 새침하던 그 아이는 체육을 좋아하는 기존의 우리 아이들과는 다르게 신체활동 하는 것을 꺼려하고,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함께하는 활동을 하더라도 의욕적이지 않았고 참여하고 싶지 않은 표정과 말투를 보였습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즐거운 체육시간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할 무렵 아이가 조금씩 변했습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저를 마주 치면 내일 체육수업 하느냐며 먼저 물어왔습니다. 겨울방학 전에는 아이가 먼저 체육 수업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달려와 다른 아이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간, 흥미로운 시간, 기다려지는 시간으로 만들어 줄 수 있었다는 것에 스스로 정말 뿌듯했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년기 체육활동의 좋은 기억이 평생체육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아이들을 위해 더욱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 해야겠다는 생각하였습니다. 


박선생님 : 학교에서 아이들을 마주할 때 마다 “선생님 다음 체육시간에 뭐하나요? 오늘은 뭐해요?”라고 질문 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체육수업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행복합니다.


- 이선생님 : 졸업을 한 학생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주면서 초등학교 때 선생님 수업이 제일 즐거웠다며 자주 놀러 올 때 행복함을 느낍니다.


- 임선생님 : 제가 아파서 병상에 있을 때 체육 못하고 있다고 빨리 나아서 즐거운 수업하자고 손 편지를 전해줄 때, 저녁 돌봄시간에 트레킹, 가재 잡이, 등산, 떡볶이실습, 파티, 영화를 보면서 컵라면 먹기 돌봄 노래자랑, 댄스파티, 돌봄 배드민턴대회, 돌봄 손족구, 초능력피구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일들 입니다. 매순간이 저에게는 행복한 경험이고 매일이 최고의 순간들입니다. 


- 김선생님 : 스포츠강사는 3월~12월까지 10계월 계약직입니다. 계약 만료 후 1월~2월까지는 무직이며, 재계약 여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12년 12월 마지막 수업 후 학생들에게 “2013년에도 여러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웠고 다시 만나고 싶다”라고 이야기하고 수업을 마쳤습니다. 다음날 한 학생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선생님과 함께한 체육 수업이 즐거웠고, 내년에 다른 학교로 가시더라도 잘 지내시라는 내용의 편지었습니다. 



최선생님이 진행한 당근 뽑기 게임



Q) 스포츠강사제도에 대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반응은 어떠하나요?


- 최선생님 : 초등스포츠강사가 수업보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학생, 학부모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스포츠강사 대부분 수업권 없이 수업을 하곤 했고, 아이들이 인식하기에 스포츠강사 선생님으로 부르기 보다는 대부분이 체육선생님이라 칭하고 교직원들조차도 저희가 강사가 아닌 체육교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학생, 학부모의 평가는 매우 우호적입니다. 아이들 인성함양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신체활동을 통한 아이들의 심신의 변화를 지켜본 당사자들로서 대다수 만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선생님 : 학교 자체적으로 스포츠 강사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은 93%의 만족, 학부모는 94%의 만족이라는 결과를 얻음.


- 박선생님 :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과목이 체육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도 모두 좋아하십니다. 가끔 수요일 직원체육 연수모임 때 선생님들에게 뉴 스포츠 종목 가르치고 있습니다.



티볼 수업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최선생님의 패드민턴 수업



Q) 스포츠강사로 학교에서 일하면서 겪은 불쾌했던 경험, 마음 아팠던 순간 또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최선생님 : 시 대표 선발 육상대회가 있었습니다. 교감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침 1시간 방과 후 1시간 정도 아이들과 함께 육상연습을 하였습니다. 육상전공이 아니라 많은 부담이 되었지만,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대회 준비를 했습니다. 운 좋게 입상을 하게 되면서 학교 표창장을 받고,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한 저에게는 수고했다는 말 뿐, 교사 표창장은 체육담당 교사가 받게 되었습니다. 스포츠클럽활성화, 육상지도는 스포츠강사의 일 입니다. 그러한 업무를 부여받고도 그에 따른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그 일에 당면하고 나니 씁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 송선생님 : 행정적으로 어찌되었든 비정규직이라는 이름 때문에 학교수업 외 스포츠강사는 다른 부가적인 업무를 행해야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교직원들의 대우 또한 교사와 비정규직으로 보이지 않는  선이 있는 것 같다. 스포츠클럽에 줄넘기대회에 우승을 하여도 그 명예와 실적은 교사에게 돌아갈 때 허무함을 느꼈다. 


- 박선생님 : 스포츠 강사는 학교에서 예산을 편성하지 못해 초과근무 수당이 없다는 초과근무 하지 말라고 했던 말이 가장 가슴 아프고, 각종 대회에 지도하여 입상하면 지도자가 저희 스포츠강사 이름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고 학교 선생님 이름으로 올라가서 많이 가슴 아팠습니다. 또한 스포츠클럽 활동 입상성적이 학교평가에 반영되는데 우리가 지도해서 점수를 높여주어도 우리는 학교성과금을 받을 대상자가 아니라니 참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수업시간에 스포츠 스태킹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수업시간에 플로어볼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Q) 현행 스포츠강사제도에서 바뀌고 개선되어야 할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최선생님 : 첫 째, 초등체육의 발전을 위해서 체육 전문가가 떳떳하게 수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수업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둘 째, 초등체육 발전을 위해 학교장 채용이 아닌 시,군 교육장 및 교육감 임용으로 바꾸어 고용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조금 더 소속감을 느끼며 안정된 상황 속에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 째, 직장인으로서 받아야할 기본적 요건은 보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반 직장인들은 업무 성과를 통해 상여금을 지급 받습니다. 초등 스포츠강사에게 드러나는 업무성과는 스포츠클럽대회나 육상대회 등 각종 대회 성적 및 수업 만족도로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를 충족하고도 정당한 대우조차 요구하지 못하고, 시간외 근무를 해도 시간외 수당을 요구할 수 없는 현 상황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 김선생님 : 첫 번째로는 고용안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월~12월까지 현 10개월 계약으로 인해 1월, 2월은 무직이고, 학교 측에서 재계약 의사가 있어도, 교육부 및 지역시도교육청에 예산에 따라 TO가 변동되어, 항상 1월~2월은 경제적 부담과 더불어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1년 계약을 통해 겨울방학 교재 연구를 더불어, 각종 좋은 체육 수업 연구회 등 연수에 참여 할 수 있고, 질 높은 체육 수업을 위해 더욱 노력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급여의 인상과 수업 전담권이 필요합니다. 5년째 입금동결, 보조 수당 및 휴일 수당 하나 없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공무상에는 담임선생님과 함께 체육 주업 보조를 하는 것이오나 대부분의 스포츠강사가 수업의 주체가 되거나, 또는 단독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업은 체육 전담교사처럼 하고 있는데, 급여는 세금을 제하고 나면 135만원 입니다.


Q) 스포츠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주신다면?


-최선생님 : 저희는 매년 12월 31일이면 계약이 만료됩니다. 겨울방학이 다가올 무렵 3학년 여자아이가 "선생님 4학년 때도 선생님이 체육수업 하죠?" 라고 묻더군요. 차마 그 질문에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내년에 이 학교에 초등 스포츠강사가 배정될지 안 될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도 해 줄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갑작스레 많은 인원을 뽑고, 올해 갑작스런 감원 통보를 받았습니다. 차라리 내년을 기약할 수 있으면, 다른 학교에 간다든지 이 학교에 남는다든지 아이들과 작은 연결고리라도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마저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픕니다. 신체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훨씬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아이들과 늘 호흡하고 함께하는 저희 초등 스포츠 강사가 초등 체육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한다면 계약만료 시점에서 감원된다는 일방적 통보는 부당한 처사라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 안정입니다.


-박선생님 : 학생들을 위한 학교체육의 연속성을 고려한다면 기존 10개월 계약을 12개월로 계약기간 연장시키고, 보수도 현실적인 수준까지 향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강사가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초등체육 현장을 떠나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글을 마치며

필자는 초등학교에서 스포츠강사라는 이름으로 일했던 선생님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들이 초등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이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들이 초등체육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수많은 초등학생, 학부모, 동료교사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을 위해서 땀을 흘리고 애쓴 결과 많은 초등학생들은 학교를 가는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2014년에 들어서면서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들이 대량해고라는 큰 어려움을 직면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들이 초등체육의 발전과 개선을 이끌어 왔던 그 동안의 노고에 반하는 최근의 상황에 초등체육의 발전을 소망하는 하는 많은 이들의 우려를 갖고 있다. 부디 그 동안 초등체육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이들이 재대로 대우받고 맘 놓고 체육수업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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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9

  • hopetrip1 2014.02.12 00:09 신고

    .같은 체육인으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체육인들이 현장에서 인정받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 스포츠강사짱! 2014.02.12 13:02 신고

    지역교육청에서 선발하여 배치한 스포츠강사를 올해 다시 교육청에서 선발하는 우스꽝스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기네들이 뽑아놓고 다시 학교장에게 넘기고 또다시 교육청에서 뽑는 이런 불필요한 행정들이 정말 믿음이 안가네요

  • 배추벌레얌^^ 2014.02.12 15:57 신고

    저 또한 같은 체육인으로써 안타까울 뿐입니다.
    제가 아는 동생 또한 스포츠강사로 지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아이들에게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그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하였습니다. 제가 아는 동생이라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항상 불안한 고용 일년에 10개월 계약 2달은 말그대로 백수 또 다시 원서쓰 합격하면 재계약 그렇지 않으면 다른일자리를 찾아야하는 스포츠강사 정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어찌 스포츠강사 감축이 있었을까요?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스포츠강사 처우개선이 시급합니다.
    우리모두 스포츠강사들에게 힘이 되어 주세요.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헌신하시는 스포츠 강사님들 힘내시고 화이팅입니다.!!!

  • 뻐꿈앙 2014.02.12 16:09 신고

    무책임한 정책들 때문에 이유없이 왜 이런 일을 당해야하는지.. 빨리 해결이 됐음 좋겠습니다.

  • 김쌤 2014.02.13 09:52 신고

    힘내세요. 현실의 벽은 높지만, 그 벽을 넘고자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의지가 강하다면 언제가는 넘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 하나의 직업군이 만들어지는 것이 쉽겠습니까? 어느 정도 기득권층의 저항과 방해도 있을 것고요.
    초등학교에서 수년동안 스포츠강사들이 보여주었던 것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초등교사, 학생들, 학부모, 관리자)이 묵묵하게 여러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답답하고 씁쓸한 현실이지만, 밝은 미래를 기대해봅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 앵굴님 2014.02.13 11:48 신고

    현장에서는 체육교사로 역할을하고 그렇게 인식되고 있는데, 그에 마땅한 고용조건이 아닌 것이 매우 씁쓸합니다.
    스포츠강사들이 자신의 고용불안정걱정이아닌, 학생들과 수업에 집중하여 양질의 수업에 신경을 쓸수있도록 해주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정책과 부당한 처우가 개선되길 빕니다.

  • 붕붕이 2014.02.13 20:24 신고

    초등 스포츠강사 대량 해고라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각 시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렇게 허무
    하게 바뀌는 정책에 약자가 되어야하는 강사선생
    님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분명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혼란이 오겠네요.

  • 2014.02.19 14:07

    비밀댓글입니다

  • 2014.04.28 19:49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