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학수(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스포츠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한국체육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에서 실시하는 스포츠 언론교실 학생들이나, 대학교와 대학원 스포츠 관련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주로 받는 질문이다. 30여 년간 스포츠에 대한 글을 써온 필자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글쓰기 원칙이 있지 않을까 해서다. 글쓰기에 고민하는 학생들이면 이러한 물음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제대로 된 스포츠 글쓰기를 가르쳐주는 데가 별로 없어 학생들의 고민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이럴 때 필자가 내놓는 대답은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라는 것이다. 글쓰기는 수학문제나, 과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을 제시하기가 어렵다. 보편타당하고 객관적인 글쓰기 모형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독특한 글쓰기 패턴과 비법들을 갖고 있어 한마디로 “글쓰기가 이렇다”고 말하기 힘들다. 


일반적인 글쓰기와 달리 스포츠 글쓰기는 에세이나 소설, 시와 다르다. 글 쓸 대상이 정해지면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감상적으로 쓰는 문학적인 글과는 판이하다. 스포츠 글쓰기는 보통  대중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일단 언론적인 글쓰기 형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떠한 틀을 잡고 설명 하기는 힘들지만 나만의 글쓰기 원칙 같은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통 학생들이 스포츠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해오면 내가 지키는 글쓰기 원칙 등에 대해 대략적으로 얘기 해준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이슈, 전문성, 재미 등이 글감을 고를 때의 고려대상이다. 매일 매일 벌어지는 스포츠 현장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려면 이슈가 될 수 있는 이야기나 화제여야 한다. 따라서 자신만의 관심사가 아닌, 대중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을 글쓰기 목록에 가장 중요하게 올린다. 쓸 만한 이슈가 선정되면 전문성 있는 글을 쓰는 게 필요하다.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다양한 정보 찾기를 통해 비판 및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은 주로 인터넷 검색, 언론 기사 참고, 내가 읽은 책과 지식 등을 활용해서 이루어진다. 


일단 이슈나 얘기 등이 선정되면 이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포츠 자체가 흥미와 재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딱딱하고 건조한 방식으로 글이 쓰인다면 대중적인 스포츠글로서는 낙제점이다. 야구에서 투수전으로 진행되는 단조로운 경기나, 축구에서 골이 터지지 않는 수비공방전이 펼쳐진다면 얼마나 재미없는지를 스포츠팬이라면 다 알 수 있듯이 스포츠글도 어려운 전문용어를 남발하거나 설명식의 글을 써서는 읽는 이의 시선을 받기가 어렵다.   

글감이 결정된 후는 글 쓸 때의 전체적인 구조를 잡는다. 대개가 이야기의 개인화를 거쳐 일반화, 개인화하는 형식을 밟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주제와 관련된 개인적 경험이나 관련된 이야기 등을 먼저 소개한 뒤, 정보에 대한 분석과정과 비판 및 대안 등을 제시하는 것으로 글이 이어진다. 예전에는 먼저 주제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리드(전문)를 세우고 이어서 순차적으로 중요한 내용 등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개인화한 에피소드나 소재 등을 먼저 소개하는 것이 훨씬 많아지는 추세이다. 이는 현대사회가 거대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여러 다양한 현상 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작고 단순한 문제들로부터 풀어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방법론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필자가 쓴 칼럼 ‘군대클래식(armed force)과 군대스리가의 차이’라는 글을 쓸 때를 설명하자면, 페이스북에 미국 대학농구 개막전이 한국에 있는 미군기지 평택의 캠프 험프리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을 지인을 통해 알게된 후 인터넷 사이트 구글 검색으로 보충적인 정보를 얻었다. 다양한 언론 기사와 경기 내용 등을 접한 뒤, 한국군에서 이와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가능한지의 여부를 평소 알고 지내는 군 장성을 전화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뒤 대안 등을 제시하는 칼럼을 쓸 수 있었다.


얼마 전 모 스포츠포럼지에 실린 ‘9월이면 생각나는 스포츠거인-박세직 전 서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의 기획기사는 먼저 박세직 위원장에 대한 원고제의를 받은 뒤 박세직 위원장이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는지를 당시 신문을 포함한 언론 등의 보도를 참고했으며 구체적인 그의 개인적인 특징을 전문에 담고 유가족과의 전화인터뷰도 시도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렁찬 목소리에 늠름하고 당당한 자세, 국제신사다운 세련된 매너, 외국인도 놀라는 영어실력. 1988년 9월17일. 서울올림픽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했던 박세직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는 전문으로 시작하는 A4 2장짜리 글이 완성됐다.



수 십 년간 반복해서 해와도 항상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스포츠글쓰기이다. 이슈를 잡아야 하고, 살아있는 정보 등을 분석해 비판과 대안 등을 제시해야 하는 스포츠글쓰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글쓰기를 계속 하는 것은 그만큼 의미가 크고 값어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스포츠둥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