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학수(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 연구소장) 

 

 

            아침에 학교에 들어서면 인조잔디 구장에서 한체대 여대생 축구선수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고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여자 축구의 수준도 나날이 높아져 웬만한 남자선수들을 방불케한다. 공중에서 몸싸움을 하며 헤딩볼을 처리하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날렵하게 몸을 날려 슬라이딩 헤딩슛으로 골문을 가르기도한다. 20대 초반에서 10대 후반의 여자 몸으로 남자들도 결코 하기가 쉽지 않은 거친 축구를 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녀린 여자로써 남자와 똑같이 축구를 해도 과연 몸이 괜찮을까 걱정도 들었다.


마침 미국의 인터넷 미디어 ‘허핑턴 포스트’가 최근 ‘내 아내와 내가 딸에게 축구를 그만두게 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축구 선수의 헤딩과 뇌손상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팬리그를 위한 스포츠 정책’ 책임자인 켄 리드는 축구가 소녀의 뇌에 아주 해로운 운동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13살의 막내딸을 설득해 축구를 그만두게 했다고 밝혔다. 리드는 “축구를 하면서 단기간 또는 장기간 뇌손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은 축구가 주는 혜택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해 축구를 계속 하고 싶어하던 딸을 다독거려 다른 여러 종목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미국 유소년 스포츠에서 뇌손상을 당하는 선수는 미식축구 다음에 축구가 두 번째로 많다.대부분 축구선수 뇌손상은 선수끼리의 충돌이나 선수가 맨 땅에 부딪혔을 때 발생한다. 하지만 정작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외형적인 뇌손상 자체 보다는 연습때나 경기에서 헤딩을 하면서 누적되는 잠재적인 뇌손상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뇌연구소 케빈 구스키에비츠 박사에 따르면 장기적인 뇌손상은 뇌진탕 진단의 숫자보다는 잠재적인 뇌손상의 숫자와 더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즉 오랫동안 뇌손상에 노출이 될 경우 뇌진탕의 상태가 크게 악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의학협회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하버드 대학의 한 연구원은 축구선수와 수영선수의 뇌를 비교한 결과, 수영선수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뇌 회백질의 변화가 축구선수에서 감지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홈볼트주립대에서 행한 연구에서는 축구경기중 헤딩을 가장 많이 한선수는 헤딩을 전혀 하지 않은 선수들보다 인지능력이 떨어졌으며 두통, 어지럼증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검증결과를 발표했다.


‘뇌 저널’은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뇌 트라우마-뇌진탕과 잠재적인 뇌손상-이며 대부분의 뇌손상은 선수들 사이에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오랫동안 잠복해있다 누적적인 피해를 가져온다”고 최근 연구를 밝혔다. 규칙적인 축구헤딩이 뇌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립톤 박사는 “축구 헤딩은 뇌 신경섬유질을 찢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헤딩을 하게된다면 뇌조직의 퇴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스톤대 메디컬센터 뇌질환 트라우마센터 공동소장인 신경외과 전문의 로버트 칸투 박사는 14세 이하의 유소년들은 축구에서 헤딩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축구가 신체에 미치는 안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비단 젊은 선수들이나 유소년만은 아니다. 스칸디나비아 축구클럽에서 은퇴한 프로축구 선수들의 연구 조사에서 기억감퇴에 문제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 발견됐다.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처럼 축구서도 선수들이 운동중에 부상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상부위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뇌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뇌부상은 무릎, 발목,어깨, 등 부상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신체 활동의 모든 것을 이끄는 뇌는 인간에게는 핵심적인 부위이다.


리드는 자신의 글에서 “ 유소년들에게 팀스포츠는 신체적인 향상, 팀워크, 리더십, 극기, 몰입, 배려 등 다양한 장점과 가치를 키울 수 있게 한다. 축구 말고 다른 종목에서도 얼마든지 이러한 점을 배울 수 있다”며 딸이 축구를 그만두게 한 명분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우리 여자축구 선수들은 헤딩과  뇌손상의 상관성에 대한 이러한 연구결과들에 대해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설마 이기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몸을 던지는 수십년전의 남자축구 선수들과 같은 행태로 운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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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 지나 2013.09.13 22:30 신고

    타당성이 있는 연구결과인가요;
    뭔가 재밌는 이야기네요.
    헤딩하면 머리나빠지니 딸 축구안시켰다니;

  • 2013.12.01 08:32 신고

    참나 그럴거면 축구를 없애버리던지ㅡㅡ

  • 아무리 2013.12.15 23:53 신고

    그래도 복싱만 하겠나요

  • hw 2014.01.02 15:55 신고

    Head Games이라구요 운동선수의 뇌손상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있습니다. 이 다큐보면 축구에대한 뇌손상도 american football 만큼 심각하다고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