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성철(원종고등학교 교사)

 

            필자는 체육수업 집중이수가 갖고 있는 폐해가 어떠한 것인 가를 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느끼고 체험했다.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올바른 인성교육에 반하는 체육수업 집중이수제가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원종고등학교에서도 1년 동안 시행되었다. 그러나 원종고에서 체육수업 집중이수제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상실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갖게 했다. 많은 학생들이 필자를 포함한 체육교사를 찾아와 체육수업 집중이수로 받는 답답함과 고통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자는 학교의 관리자와 일반 선생님들 간의 여러 차례에 걸친 토의, 논쟁, 협상을 진행했다. 결국은 1여 년간의 노력을 통해서 원종고에서는 체육수업 집중이수가 사라지게 되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 교과 집중이수제
교과 집중이수제란 유사한 과목군을 묶어 일정 기간에 학습하는 제도로 학생들의 학습부담 경감과 심화학습 유도를 위해 도입되었다. 이 제도의 시행은 학교현장에 큰 변화를 주었다. 과목수가 크게 8개로 줄어들었으나 학생들의 학습부담은 오히려 늘었고 예술체육과목이 오히려 홀대를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학생들은 사회, 역사 등의 교과목을 1년 동안 배우다가 집중이수로 인해서 한 학기에 마무리해야 하는 과정에서 교과목에 더 큰 학습부담을 갖게 되었고 심지어 집중이수를 하는 교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잃게 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행 3년째에 있는 교과 집중이수제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반대를 직면하고 있다.

 

(2) 체육교과 집중이수 적용
현장의 많은 체육교사들은 체육수업 집중이수에 주목을 하고 있다. 체육수업 집중이수는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체육수업 집중이수는 월, 화, 수 밥을 먹었으면 목, 금, 토는 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원종고등학교 2011년에서도 집중이수제가 시행되면서 1학년 체육교과도 집중이수제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필자를 포함한 모든 체육교사들은 집중이수가 시행되기 전에 체육수업을 집중이수하는 것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2010년에 원종고에서 집중이수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 영, 수 등의 주지교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교과들은 서로 짝을 이루어 한 학기씩 나누어 수업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체육교과 역시 다른 교과와 짝으로 묶여 있어서 체육교과가 집중이수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되면 학교의 교육과정 상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이었다. 체육교과 집중이수제의 문제점에는 많은 교사들이 동감하였지만 교육과정 운영상 어쩔 수 없다 것이었다. 결국 체육교사들은 2010년에 1학년 체육교과 집중이수제를 막아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으나 체육수업을 지켜낼 수 없었다. 그래서 2011학년도 원종고 1학년 12학급 중에서 1반부터 6반 학생들은 1학기에 4시간의 체육수업을 받고 2학기에는 체육수업이 시간표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1학년 7반부터 12반 학생들은 1학기에는 체육수업이 없다가 2학기에 4시간의 체육수업을 집중해서 받게 되었다.

 

(3) 학생들의 반응 – 새장 속에 새
1학기에 체육수업이 사라진 1학년 6개 반의 학생들의 상실감과 박탈감은 무척 컸다. 물론 일부의 학생들은 체육수업이 있고 없는 것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입시 중심으로 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것에 만족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체육수업을 받지 못하던 많은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이 무기력하고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어떤 학생들은 체육수업이 학교생활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그런 체육수업마저 사라져 버려 학교올 재미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체육수업이 사라지면서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KBS 특별기획 ‘스포츠는 권리다’프로를 제작하는 기자에게 이렇게 표현했다. “새장의 새가 된 것 같아요.” 이 프로에서 인터뷰를 했던 당시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받고 있던 아이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모습이 상징하는 의미는 매우 의미심장했다. 미국과 일본의 청소년들이 체육수업과 스포츠클럽활동을 통해서 활기찬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우리의 청소년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KBS

 

체육수업 집중이수를 경험한 원종고 여학생의 EBS인터뷰 모습 ⓒEBS

 

체육수업 집중이수를 경험한 원종고 남학생의 EBS인터뷰 모습 ⓒEBS

 

 

(4) 체육교사들의 대안 모색 –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
2011년에 원종고에서는 집중이수로 체육수업 단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원종고 체육교사들은 체육수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방과후학교 종합스포츠반을 만들어 배드민턴, 농구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학교스포츠클럽 대회 농구와 축구대회를 개최해서 점심과 저녁 식사시간을 활용해서 학생들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집중이수로 체육수업에 갈증을 느꼈던 학생들은 방과후학교 종합스포츠반과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렇게 해서 원종고에서는 방과후학교 종합스포츠반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과 참여 속에서 활성화되게 되었다.

 

 학교스포츠클럽 발야구 경기를 하는 여학생들

 

 

(5) 체육수업이 모든 학년 모든 학기에 실시
체육교과 집중이수제 적용에 대한 문제 제기는 2011년에도 계속 되었다. 필자와 동료체육교사들은 체육수업이 집중이수제 적용을 받는 것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학교 안에서 계속적으로 알렸다. 학생들이 갖는 어려움, 스트레스를 다른 선생님들에게 꾸준하게 알렸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인지, 2011년에 다음 해 교육과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체육교사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2012년에는 1, 2, 3학년 모든 학년의 모든 학기에 체육수업이 진행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았으나 보람된 결과이었다.

 

 

 

참고문헌

KBS(2011). KBS 특별기획 ‘스포츠는 권리다 – 고3이 달린다!’
EBS(2013). EBS 난상토론 교육을 말한다.

 

 

 

ⓒ 스포츠둥지

 

 

 

Comment +2

  • 현장교사 2013.05.31 13:25 신고

    최근 체육집중이수를 풀어서 모든 학년 모든 학기에 체육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체육선생님들의 눈물겨운 싸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한 선생님이 어렵게 체육수업을 지켜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을까요?
    또한 얼마나 많은 체육교사들은 체육집중이수, 체육축소이수를 방치하고 있을까요?

  • 임쌤 2013.06.10 19:39 신고

    2011년 체육교과에 대한 집중이수 적용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2012년 가을에 예술체육교과는 집중이수에서 제외하라는 공문이 내려왔으나 학교 현장에서 예술체육교과가 집중이수에서 빠지는 것은 거북이 걸음이다. 몇몇의 뜻있는 체육교사들은 학교현장에서 다른 교사, 학교 관리자들과 체육교과 집중이수제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 그런 선생님들에게 "힘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선생님의 땀과 헌신이 청소년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