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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선생님 vs 선생님

 

 

글/이태구(부천 상동고등학교 교사)

 

               저에게 “저도 영어로 해야 되나요?”라고 물어 보았던 교생선생님을 기억하시나요? 여러분들도 학창 시절에 교생선생님이 오시면 열광하고 좋아했던 경험이 있나요? 전 지금 그런 모습을 제 수업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저보다 교생선생님을 너무 좋아합니다. 그 분과 저의 학교 생활과 수업을 비교하면서 저를 반성해 보고자 합니다.

 

 

학생과 같이 식사를 한다 vs 교사 끼리 식사 한다

교생선생님과 서로 인사를 하고 몇 일 동안은 교생선생님이 저와 같이 교사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몇 일 후부터 학생들에게 식사를 하고 싶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알아서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 분은 학생들과 조금이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고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도하고 있는 학급의 학생들과 순번을 전해 모든 학생들과 돌아가며 식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선생님은 그 분이 유일합니다.

 

전 늘 교사식당에서 식사를 합니다. 식사 시간만이라도 학생들로부터 해방되어 편하게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것이 교사들의 정서입니다. 저 이러한 정서에 충실하게 행동합니다. 그러나 저의 신규 교사 때를 생각해 보니 저도 학생들과 같이 식사를 했었습니다. 물론 저의 선배 선생님들은 교사들끼리 식사를 하셨죠. 저도 언제부터인가 교사들끼리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지쳤다는 것도 맞겠고, 식사시간이 교사들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질책을 하지 않는다 vs 질책을 한다

이것은 꼭 그렇지는 않지만, 대개가 그런 것 같습니다. 교생선생님은 수업을 하는데 질책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물론 이것이 꼭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전 질책을 합니다. 물론 영어로 진행하면서 질책의 횟수가 매우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교생선생님과 비교하니 그 빈도가 차이가 있었습니다. 흔한 교육학 용어로 말하자면, 교생선생님은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 하나한의 반응에 성심껏 응대해 줍니다. 물론 늘 이런 방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이 선생님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분명한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신교 체육교사때 이런 면이 약간은(?)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규 교사때 수업을 하면 학생들 동작 하나하나에 열심히 반응해 주고 설명해 주고, 피드백 주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분명한 것은 그때 만큼 제가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열정이 있지 못한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스승의 날 선물이 많다 vs 스승의 날 선물이 적다

교생선생님은 제 책상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스승의 날 교생선생님은 지도하는 반 학생들이 만들어진 롤링 페이퍼 형식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반 전체 학생들이 편지를 쓴 것입니다. 전 제가 평소에 총애하는 다른 반의 체육부장이 음료수를 선물해 왔습니다. 제가 담임교사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너무 큰 차이였습니다. 물론 전 큰 상처도 받지 않고, 나도 교생 때 저랬지 하며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런 차이는 왜 일어날까요? 왜 교생선생님에게 학생들은 이렇게 목을 매다는 걸까요? 교생선생님이 저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노하우가 좋은 걸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 현직 교사로서 학생들 하나하나를 성심껏 대하는 교생선생님을 통해 저를 반성해 보았습니다. 학생들과 대화하기를 즐겨하고, 같이 식사하고, 같이 운동하며 뛰며, 학생들의 의사를 물어보고 토론하기를 좋아합니다. 학생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은 교생선생님으로부터 존중받는 것을 경험합니다. 아마도 제가 잘 주지 못했던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학생들이 존중받는 다고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을 스스로 동기부여하여 행동하게 하는 중요한 점이라고 합니다. 교생선생님은 학생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데 귀재인가 봅니다.

 

학생들이 같이 있고 싶어 합니다 vs 일 끝나면 바로 돌아 갑니다

교생선생님이 인기가 많다보니 체육실에 많은 학생들이 찾아옵니다. 체육부장님과 제가 있었던 4월까지는 없던 일입니다. 자연스럽게 학생들과 교생선생님이 하는 대화들을 듣게 됩니다. 대개는 어떤 일을 핑계로 계속 체육실에 머무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럼 제가 인상을 써서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교생선생님은 인상쓰지 않고 그런 학생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줍니다. 심지어는 아이스크림까지 사줍니다.

 

저도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말입니다.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 말입니다. 지금은 학생들이 저에게 찾아오면 일끝나면 무섭게 바로 갑니다. 전 찾아와서 자신과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은 교사는 더 이상 아닙니다. 교생선생님을 보면 확실합니다. 혹시라도 학생들이 더 있고자 하면 제 마음이 바빠집니다. ‘공문 해야 되는데’, ‘수업 준비해야 돠는데’, 등등, 많은 일들이 학교에서의 나를 분주히 만듭니다. 학생들과 다른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젠 부담스러운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교생선생님이 공개수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것을 저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저는 흔쾌히 알려줍니다. 제가 그 분보다 체육 수업에 대해 좀 더 아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학생들 하나 하나에 대한 마음은 부족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분을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보는 기간입니다. 그분에게 교생실습 이면서 저에겐 교사실습입니다.

 

 

 

 

ⓒ 스포츠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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