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엄혁주(고려대학교 강사)

 

 

       행동 경제학 교수인 Ariely(Dan Ariely, 2008)는 부정행위 실험(the cheating test)이라는 연구를 시도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Ariely는 20개의 간단한 수학문제를 주고 한 문제당 현금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는 참가자들이 상금을 타기 위해서 부정행위를 쉽게 하도록 시험 방법을 설정한 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만 시험 전 십계명(the Ten Commandoments)을 적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십계명을 적어보고 시험에 참가한 집단에서는 소수만이 부정행위를 한 반면 다른 집단에서는 많은 수의 부정행위자가 적발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도덕적 기준의 제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밝히고 있습니다. Ariely의 실험은 인간에게 도덕적 길잡이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이였습니다.

 

 

 

 “체육교사가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 해도, 도덕성을 갖게 하는 가치는 정의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하기도 어려운데......”


 

도덕발달 연구자들은 수십 년간 위와 같은 논쟁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품성발달과 도덕교육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에 종종 봉착하기도 합니다. 도덕성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수세기동안 계속되어 옴으로써, 실질적으로 스포츠 현장과 학교체육에서 도덕의 가치는 뒤로 한 발짝 물러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논쟁을 거듭하는 사이 체육과 신체활동은 육체의 성장만을 목표로 삼고 그 가치와 중요성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체활동과 체육은 단순히 육체의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생각은 예전에도 있어고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발달이 육체의 발달뿐만 아니라 정신과 품성의 발달로서 그 가치와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대 그리스시대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역시 신체활동(체육교육)과 품성교육(도덕교육)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과 지난 수 십 년간의 선행연구들에서 스포츠나 신체활동의 참여가 품성발달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엄혁주, 성창훈, 2012; 엄혁주, 최영준, 문익수, 2013; Sage, 1988)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이러한 논쟁을 하면서도 학교체육에서 도덕성 발달을 강조해야 하며, 도덕성이 중요하다면 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어떻게 접근해야 합니까?

 

학자들은 이러한 논쟁에는 두 가지 대립되는 전제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는 도덕성(morality)이 실험을 통해 정의될 수 없고 실험탐구의 방법도 애매모호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전제는 도덕의 의미(품성발달의 기초)는 가르치고, 실험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스포츠와 체육에서 십여 년간 이루어진 도덕성 관련 연구를 볼 때, 후자의 전제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체육수업을 통해 도덕성 발달과 도덕성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 본 글에서는 Bandura의 사회 인지 이론을 바탕으로 글을 전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Bandura의 사회 인지이론과 도덕성

Bandura(1991)는 “인간은 자신의 행동이 비난을 받을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규칙과 기준을 설정”하며, “자신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가 아닌가” 점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도덕적 딜레마(moral dilemmas)에 직면했을 때, 사람은 도덕적 행동을 결정하기에 앞서 구체적인 상황의 도덕 관련 정보들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Bandura(1991)는 도덕성이 순행형(proactive)과 억제형(inhibitive)의 양면성이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나쁜 환경으로부터 나쁜 행동을 하듯, 좋은 환경으로부터 좋은 행동을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끊임없이 또래와 집단에 속하여 다른 구성원들과 상호작용하고 타자로부터 관심과 인정을 받으며 우호적인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회복하려합니다.
사회 속에서 동료나 집단으로부터 원만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고 곤경에 처한 타인을 배려하고 도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도덕성의 필요성이다.

 

 

경쟁과 친사회적 행동

 

 

 

 

오늘날 경쟁은 교육환경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이슈가 되었습니다. 경쟁이 나쁘다고만 생각하여 해서는 안 될 교육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쟁은 위의 그림처럼 선의의 경쟁과 불의의 경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쟁이 선의의 경쟁이 될 때 교육적으로 더 큰 효과를 가져오게 되며, 불의의 경쟁이 지속될 때 오히려 교육이 아닌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자라나고 배운 아이들은 결국 사회에 나가서는 협동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체육에서는 수십년간 한쪽의 경쟁만을 고집한 채 협동의식은 뒷전으로 미루어 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불의의 경쟁의식 고취는 지나친 승부근성과 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도덕적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경쟁은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을 감소시키고, 반사회적 행동(antisocial behavior)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Kohn, 1986). 이처럼 개인 혹은 집단의 지나친 승부욕과 승리 지상 주의적 사고는 도덕성의 부재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를 명백히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스포츠나 게임 경기에서 경쟁상황은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지만, 이러한 경쟁적 환경은 선수들의 도덕적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특히, 승패가 강조되는 팀 스포츠(농구, 축구, 럭비등)나 지나치게 경쟁을 부추기는 상황에서는 본의 아니게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종종 있으며, 스포츠가 제공하는 경쟁적인 환경은 부도덕한 행위(규칙을 어김, 속임수, 상대방에게 언어적․비언어적 폭력 등)를 선수들로 하여금 쉽게 유발 시키게 됩니다(Kavussanu, Seal, & Phillips, 2006). 반면에, 협동적인 상황의 게임은 학생들 간의 높은 상호작용으로 친 사회적 행동이 반 사회적 행동에 비해 많이 나타나고 이러한 협동적 스포츠나 게임은 학생들의 친사회적 행동을 크게 증가시키게 됩니다(Orick, 1978). Bandura가 주장한 도덕성에서의 순행형과 억제형을 고려해 볼 때, 도덕적인 행동을 계속 하도록 격려(순행형 도덕성)하고, 부도덕한 행동을 지양하는 것(억제형)이 친사회적 행동을 높이고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친사회적 행동 장려를 통한 체육 연구의 방향

교사와 학자는 학교체육시간에 이루어지는 스포츠나 게임 상황에서의 친 사회적행동과 반 사회적행동을 연구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 사회적 행동은 게임 상황에서 상대방을 격려하고 배려하는 행동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사회적 행동은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거나 불리하도록 만드는 자발적인 행동을 말한다(Kavussanu et al., 2006). 이러한 행동이 게임상황에서 상대편 선수를 향한 강한 태클, 고의성 투구를 하는 등의 상해를 입히거나 속이는 행동을 통해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 심리 연구자들은 도덕성 발달을 위한 연구에서 친사회적 행동과 반사회적 행동을 도덕성의 선행행동(proactive)과 억제된 측면에서 다루었습니다. 그러므로 학교체육에서의 도덕성연구는 스포츠나 게임이라는 가설 상황을 설정하고 어떠한 행동(도덕적 또는 비도덕적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빈도는 어느 정도인지 도덕적 행동을 분석하고, 스포츠나 게임 상황에서 더 폭넓고 충분히 이해 가능한 사회-도덕적 행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Kavussanu et al., 2006). 이를 통해, 체육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행동과 선의의 경쟁을 교육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축구수업에서 발생하는 친사회적 행동과 반사회적 행동

 

 

이러한 관점에서 학교체육에서 도덕성 발달을 위해 학생들의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을 이끌며 반사회적 행동( antisocial behavior)을 줄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육수업에 대한 전략의 변화와 변형된 협동 게임 구조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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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혁주, 성창훈(2012). 발달적 스포츠 품성의 개념화 및 측정 모형 개발. 한국체육학회, 51(6), 141-152.
엄혁주, 최영준, 문익수(2013). 스포츠 품성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검증. 한국스포츠심리학회, 24(1), 81-95.
Bandura, A. (1991). Social cognitive theory of moral thought and action. In W.M.Kurtives, & J. L. Gewirtz(Eds.), Handbook of moral behavior and development: Theory, research, and applications(Vol. 1, pp71-129). Hillsale, NJ: Lawrence Erlbaum.
Dan Ariely (2008). 상식밖의 경제학(장석훈 역). 서울:청림출판사.
Kavussanu, M., Seal, A., & Phillips, D. (2006). Observed prosocial and antisocial behaviors in male soccer teams: Age differences across adolescence and the role of motivational variables. Journal of Applied Sport Psychology,18,326-344.
Kleiber, D.A., & Roberts, G.C.(1996). The effect of sport experience in the development of social character: A preliminary investigation. Journal of Sport & Exercise Psychology, 3, 114-122.
Kohn, A. (1986). No contest: The case against competition. Boston:HoughtonMifflin.
Olick, T. (1978). Winning through cooperation: Competitive insanity, cooperative alternatives. Washington, DC:Acropli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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